“현장 수요에 비해 턱없는 인원”…“해수 거르지 말고 꾸준히 선발해야” 방송사들이 올해 신입사원 공개채용에 나서고 있다. KBS와 SBS, YTN이 공채 절차를 진행 중인 가운데 MBC도 사장 선임 절차가 마무리되면 채용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내부에서는 만성적인 인력난을 해소하기에는 채용 규모가 턱없이 부족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SBS‧SBS A&T‧KBS‧YTN 채용 절차 진행중…MBC는 사장 선임 절차 마무리되면 실시할 듯 지상파 방송사 가운데 가장 먼저 신입 공채에 나선 곳은 SBS다. SBS는 지난 5월20일 취재기자, PD, 아나운서, 미디어엔지니어 직종에 대한 지원서 접수를 시작했다. SBS는 “2026 SBS 미디어그룹 공개채용은 SBS와 드라마를 책임지는 스튜디오S, 예능을 책임지는 스튜디오프리즘이 함께 하는 통합 채용”이라고 밝혔다.SBS는 서류전형을 통과한 지원자를 대상으로 필기 시험(7월11일), 역량 및 합숙 면접(8월), 임원 면접, 인턴십(9월)을 거쳐 최종 합격자를 선발하고, 합격자는 11월부터 근무가 시작된다. SBS 영상기자는 영상제작을 맡고 있는 자회사인 SBS A&T를 통해 별도로 선발한다. SBS A&T는 지난 6월 29일 서류 접수를 시작으로 영상기자, 방송 조명, 방송 엔지니어에 대한 공채에 돌입했다. SBS A&T는 SBS미디어그룹과 같은 채용 절차를 거쳐 합격자를 선발한다. KBS는 지난 7월 20일부터 8월 4일까지 원서를 접수받아 21일까지 1차 전형 합격자 발표를 마무리했다. KBS는 오는 30일 필기 시험을 거쳐 9월~11월에 실무능력 및 최종 면접을 실시하고, 2027년 1월부터 수습 사원들을 맞이한다는 계획이다. 해마다 8월~9월 초에 신입사원 공채를 해온 MBC는 올해는 채용 일정이 늦춰질 것으로 보인다. 현재 사장 선임 절차가 진행중이기 때문이다. MBC 최대주주인 방송문화진흥회는 27일까지 신임 사장 공모를 거쳐 사장후보국민추천위원회 회의, 최종후보자 면접 등을 거쳐 9월13일 사장 내정자를 최종 결정할 예정이다.MBC의 한 관계자는 “공채가 다가오면 인사팀에서 각 부서별로 필요한 인원에 대한 수요조사를 실시하는데 지금은 전혀 그런 움직임이 없다”면서 “9월 사장 선임이 예정되어 있어 차기 사장 체제에서 공채를 진행할 것 같다”고 전했다. ▶KBS, 3년간 퇴직자 대비 신규채용율 11%…이대로 가면 방송사 붕괴 방송사들이 신입사원 공채에 들어갔지만, 현장에서는 누적된 인력 공백과 퇴직 규모를 고려하면 현재 채용 규모로는 인력난을 해소하기 어렵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윤석열 정부 당시 수신료 분리징수로 경영 위기를 겪으며 2023년, 2024년 2년 동안 신입사원 채용이 중단되었던 KBS는 서울 뿐 아니라 지역에서도 인력 부족을 호소하는 목소리가 높다.수신료를 다시 통합징수하기로 법이 개정되면서 지난해 3년 만에 신입 공채가 재개됐지만 채용 인원이 70명에 그쳤기 때문이다. 올해 공채를 앞두고 사측의 신규 채용 규모가 40여 명인 것으로 알려지면서 내부에서는 크게 반발한 것도 이 때문이다.전국언론노동조합 KBS본부(본부장 이승철)기 공개한 KBS의 퇴직자 대비 신입사원 충원율에 따르면, 2023년과 2024년의 경우 각각 243명, 262명이 퇴직했다. 지난해에는 120명이 퇴직하고 신규 채용은 70명에 그쳤고, 올해 예상되는 퇴직자는 117명이다. KBS본부는 “(2023년부터 2025년까지)3년 동안 퇴직자 대비 신입사원 충원율은 11%”라며 지난달 9일 본사 신관 로비에서 신규 채용 인원 확대를 요구하는 조합원 피케팅을 진행했다. 이 자리에서 이승철 본부장은 “KBS가 공영방송으로서 제 역할을 하기 위한 출발점은 신입사원 채용"이라며 ”41명이 아니라 세 자릿수 이상을 채용하라”라고 촉구했다.회사 쪽은 채용 규모를 57명으로 늘리겠다고 밝혔지만, 현장에서는 ▲기술 직군의 경우 지난 5년간 244명 퇴직에 50명만 채용했고 ▲영상제작국 촬영감독은 만 50세 이상이 3/4을 차지하고 있으며 ▲PD 역시 2027년 퇴직하는 PD는 32명인데 반해 채용 규모는 3분의 1도 안 된다며 열악한 인력 구조로 인한 공영방송의 붕괴를 우려하고 있다.이승철 본부장은 “신규 채용 규모가 57명으로 확정돼 현재 절차가 진행되고 있는데, 내년 초 진행 예정인 G7직급(고졸 이상) 채용에서 좀 더 많은 인원이 이뤄지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SBS A&T "8년 뒤 현재 인원 절반도 안돼…방송제작 영위 위해 채용 확대해야“ 왜곡된 인력 구조는 다른 방송사도 비슷했다.전국언로노조 SBS A&T지부 홍종수 지부장은 지난달 23일 노조 홈페이지에 올린 ‘지부장 편지’에서 2024년부터 2033년까지 10년 동안 각 팀의 정년퇴직자 인원을 정리해 공개했다.이 자료에 따르면, 미술제작본부, 방송제작본부, 보도영상본부 산하 11개 팀의 경우 최근 2년 동안 정년퇴직한 사원과 향후 8년 동안 퇴직 예정인 사원이 팀별로 적게는 5명에서 많게는 36명이나 됐다. 특히 뉴스기술팀, 조명팀, 방송기술팀, 영상제작팀 등 4개 팀은 현재 인원을 기준으로 2033년까지 각각 66%, 58%, 56%, 53%의 인원이 퇴직 예정인 것으로 나타났다.홍 지부장은 “이들 4개 팀은 2023년부터 2025년까지 36명이 퇴직했고 그 기간 채용은 고작 5명이었다”면서 “젊은 구성원들까지 KBS와 MBC로 떠나면서 빈자리는 더욱 커지고 있다”고 우려했다.홍 지부장은 “SBS가 91년에 개국하면서 채용한 많은 60~70년대 출생자들이 정년 퇴직을 앞두고 있어 작년에도 노사협의회에서 고령화와 인력 구조 문제를 지적했다”면서 “나간 만큼 뽑는 게 어렵다면 최소한 각 팀별로 역피라미드형 인력 구조를 보완할 수 있도록 채용이 이뤄져야 한다”고 밝혔다.홍 지부장은 이어 “작년에 아예 신규 채용이 없었고, 퇴직자는 23명인데 올해 공채 예정 신입 사원은 4명 뿐”이라며 “4~5년 후면 팀의 절반 정도가 빠져나가는 팀도 여럿 있는 만큼 경영상의 어려움이 있더라도 방송제작을 영위하기 위해서는 채용 확대가 꼭 필요하다”고 요구했다.SBS A&T 관계자는 구체적인 채용 규모와 구성원들의 채용 확대 요구 등에 대해 “확인해 줄 수 있는 게 없다”고 밝혔다. ▶ YTN, 취재기자만 공채…노조 “신규채용 근간 흔들면서 노조와 협의도 안해” 보도전문채널인 YTN은 공채 대신 사전에 등록한 인재풀 가운데 경력사원을 선발하겠다면서 올해 공채 분야를 취재기자로 제한해 노조의 반발을 사고 있다.지난 7월27일 서류 접수를 시작한 YTN은 지난 22일 실기 시험을 온라인으로 실시하고 28일 합격자를 발표할 예정이다. YTN지부(지부장 전준형)는 7월27일 낸 성명에서 “양상우 이사는 이사회에 측근들을 배치한 데 이어 경영관리본부장, 이사회경영기획실장, 저널리즘연구소장 등 회사의 주요 보직에 잇따라 한겨레신문 시절 자신의 측근들을 영입하며 YTN 장악을 기도해왔다”면서 “공개된 채용 절차와 경쟁을 거치지 않고 미리 등록된 인재풀 안에서 사람을 고르는 방식은 결국 특정인을 손쉽게 채용할 수 있는 ‘음서제’를 도입하려는 것 아니냐는 의심을 살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전준형 지부장은 “채용 계획은 노사가 협의를 해야 하는 사안인데 회사 쪽이 일방적으로 통보한 데다, 인력 부족에 허덕이는 영상기자나 기술 등 다른 직군은 선발할 계획이 없다고 밝혀 임시노사협의회를 열어 강력히 항의했다”면서 “회사는 경영상의 판단이라는 주장만 하고 있는데, 인재풀 제도는 특정인 채용을 위한 비정상적인 통로가 될 우려가 큰 만큼 채용은 공개적인 절차를 거치는 게 맞다”고 강조했다. 안경숙 기자 cat1006@naver.com
2026-09-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