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영상기자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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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조성광변리사의 시 론]   자유경제와 경제민주화
    [조성광변리사의 시 론]   자유경제와 경제민주화    우빠니샤드에서 말하는 인간 삶의 네 가지 목적은 다르마(dharma, 法), 아르타(artha, 富), 까마(kama, 樂), 목샤(moksa, 해탈)다. 다르마 규범에 어긋나지 않는 재물과 쾌락의 추구는 정당하며, 최종적으로 해탈의 성취를 돕는 것일 수 있다. 해탈의 문제는 차지하더라도 법질서를 기반으로 사회적 의무를 다하고 경제적 부와 행복을 추구하는 인간상, 그것은 곧 우리 헌법의 지향점이다.   우리나라의 경제질서는 개인과 기업의 경제상 자유와 창의를 존중함을 기본으로 하며(헌법 제119조 제1항), 경쟁의 자유가 보장되어 있다. 따라서 경쟁의 패배자는 상대방에게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없다. 그러나 공평하고 정당한 경쟁은 완전한 자유방임이 아니라 규제가 수반된 환경에서만 보장될 수 있다. 이에 따라 경쟁질서의 왜곡을 금지하고 독과점의 폐해를 방지하기 위한 독점규제법, 타인의 노력에 부당하게 편승하거나 타인의 신용과 가치를 부당하게 훼손하는 방식의 이익 편취를 제재하는 부정경쟁방지법 등의 경업질서법(競業秩序法)이 마련되어 있다. 물론 경업질서법이 경제상의 평등을 보장하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선점자의 정당한 지위를 보장하며, 경제주체간의 불평등한 조건과 결과의 차이를 인정한다. 창의의 결과물은 지적재산권 제도를 통해 독점·배타적으로 보호된다. 자유경제질서의 영역에서 우리가 보장받아야 할 것은 ‘평등’이 아니라 ‘공정(公正)’이다.   자유경제 영역에서 선악은 ‘부의 크기’와 관계없다. 공정한 방법으로 형성된 부(富)는 어떠한 거부(巨富)도 선이고, 불공정한 방법으로 형성된 부는 소부(小富)도 악이다. 공정한 노력이 선이고, 부정한 방법이 악이다. 선한 부는 자유의 산물이지만 악한 부는 자유를 파괴한다. 선악이 ‘의도’에 따라 구분되는 것도 아니다. 철저히 사익을 추구했더라도 공정한 질서 속의 사익 추구는 선이다. 어차피 자유경제체제가 상정한 ‘합리적 인간’은 이타적인 인간이 아니라 자신의 이익을 추구하는 인간이다. 이타적이지 않더라도 ‘합리적 인간’으로서, 합법적으로 경쟁하여 얻어낸 부는 일단 선한 부로 간주된다. 반면, 대의명분을 품었더라도 불공정한 방법이 개입되는 순간부터는 악이다. 국가는 자유경제의 수호를 위해 ‘선한 부’를 장려하고 ‘악한 부’를 응징해야 한다. ‘악한 부’에 협조하는 국가 권력이 있다면, 그것은 자유경제라는 일체(一體)의 암 덩어리다. 체제의 존립을 위해 최선을 다하여 제거할 대상이다.   ‘경제민주화’도 헌법상의 개념이다(헌법 제119조 제2항). 균형 있는 국민경제의 성장 및 안정과 적정한 소득의 분배를 유지하기 위해 부의 편중을 해소하는 일은 매우 중요하다. 다만 경제민주화의 가치는 합리적 인간만으로는 실현하기 어렵다. 여기에는 공익도 함께 추구하는 대승(大乘)의 정신이 요구된다. ‘선한 부’에도 의무가 지워진다. 공정한 룰을 지킨 당당한 승리자들에게 사회적 의무를 부여함으로써, 경쟁에서 패배한 자의 손실을 함께 부담하고 경쟁의 기회가 없었던 자를 경쟁의 무대로 끌어올리는 세상, 이것은 비효율적이고 비자연스러운 세계이다. ‘경제민주화’의 가치를 추구하는 것은 어렵고 불편하다. 그러나 이 역시 국가의 몫이다. 도달하기 어려운 목표를 향해 용맹정진하여 헌법의 가치를 수호해야 한다.   대통령이 파면되면서, 대선이 얼마 남지 않게 되었다. 정치적 수사(修辭) 이면에 어떠한 가치가 녹아 있는가, 누가 어떤 방식으로 공정한 자유경제질서를 확고히 지켜낼 수 있을 것인가, 누가 어려운 길을 선택하고 누가 쉬운 길을 찾는가, 지엄한 언론의 정념(正念), 정견(正見), 정론(正論)을 기대한다. 조 성 광 박사 특허법인 세원 파트너 변리사 우리협회 자문위원
    2017-05-22
  • ‘가슴 뛰었던 첫 출장, 뜨거웠던 쿠알라룸푸르’ - 말레이시아 출장기
    ‘가슴 뛰었던 첫 출장, 뜨거웠던 쿠알라룸푸르’ - 말레이시아 출장기 YTN 촬영기자 최광현   2017년 2월 21일. 13일 동안의 여정이 시작되었다. 목적지는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 김정남 피살 사건 취재를 위해서였다. 출장 통지를 받고 부랴부랴 짐을 싸 인천공항에서 최윤석 선배와 만났다. 함께 떠날 동행자도 타지에서의 취재가 처음인 나도 걱정 반 설렘 반으로 약간은 상기된 채였다.   6시간의 비행 후 쿠알라룸푸르국제공항(KL International Airport : KLIA)에 도착했다. 사건발생 장소가 주는 긴장감을 예상하고 입국 수속장으로 들어섰던 우리 일행의 심리상태와 별개로 KLIA는 평온해 보였고, 공항에서 나오자마자 우리를 괴롭혔던 건 오히려 더위였다. 원래 더위에 좀 약한 체질이긴 했지만, 습도가 높아 불쾌감이 높은 말레이시아의 날씨는 한국으로 돌아오는 날까지 우리 취재의 복병이었다. 호텔에 도착해 짐을 풀자마자 선발대로 갔던 이동규 선배에게 인수인계를 받고 말레이시아에서의 첫날밤을 보냈다.   다음날, 첫 취재에 들어갔다. 장소는 부킷아만 경찰청이었다. 부킷아만 경찰청에서 기자회견을 한다는 소식을 입수하고 부리나케 달려갔더니 일찌감치 와 입장하기 위해 대기하는 취재진들이 줄을 서서 기다리고 있는 게 보였다. 회사마다 출장팀이 있어 익숙한 얼굴도 있었고, 나머지 대부분은 현지 취재진이었다. 말레이시아 촬영기자는 어떤 모습일까 궁금했었는데, 사실 한국과 비슷했다. 현장 취재에 필요한 여러 장비를 챙기기 바쁜 모습과 기자회견 장소와 시간을 묻는 현지 촬영기자, 부킷아만 경찰서 분위기를 스케치 하는 기자의 모습도 포착할 수 있었다. 가볍게 현지 기자들에게 인사를 건넸고, 2시간의 기다림 끝에 기자회견장으로 들어갈 수 있었다. 기자회견장은 꽤 큰 강당이었다. 현장에서 현지 미디어들은 좀 더 빨리 입장할 수 있었는데, 내가 들어갔을 때는 이미 현지 미디어들이 자리를 잡은 상태라 좋은 자리를 잡기 위해 애를 써야했다. 1시간 후 기자회견이 시작됐다. 김정남 부검에 대한 경찰 입장 발표였는데, 사망의 원인은 독살이지만 북한 소행인지는 확인되지 않는다는 발표였다. 북한 소행을 확인할 수 있는 결정적 증거가 나올 거라고 예상됐던 상황이어서 브리핑 내용이 못내 아쉬웠다. 그렇게 나의 첫 취재는 아쉬움을 뒤로 하고 무사히 끝났다.   말레이시아 5일차. 나의 임무는 북 대사관 앞에서의 중계와 뻗치기였다. 취재기자 선배와 함께 매시간 중계를 타면서 상황 발생 시 커버하는 것이었다. 뻗치기의 핵심은 자리싸움. 뜨거운 태양을 피하기 위해 그늘 위치를 사수하기 위한 자리쟁탈전이 심했다. 쟁탈전에서 밀린 취재진들은 뜨거운 태양아래 땀을 비 오듯 흘리며 뻗치기를 해야 했기 때문이었다. 한 번은 운 없이 햇볕이 내리쬐는 곳에 자리 잡았는데, 흘러내리는 땀 때문에 눈이 계속 따가웠고, 옷이 땀에 흥건히 다 젖어 몸에 척척 붙으면서 일으키는 불쾌감이 심했다. 얼굴이랑 어깨, 목덜미, 손이 새까맣게 다 태닝 되었다 하니 한국에 있는 가족들이 돌아오면 못 알아보는 거 아니냐 그랬다.   북한 대사관 취재는 ‘럭비공’ 같은 취재였다. 언제, 어디로 튈지 모르는 북한 대사관 직원들의 행동 때문에 뻗치기를 할 때 항시 긴장은 필수였다. 북 대사관이 취재진들을 대하는 태도는 정말 종잡을 수 없었다. 기자회견을 할 경우 취재진들에게 미리 알리는 것이 일반적인데, 북 대사관은 아무 예고 없이 불쑥 나와서 기자회견을 하기도 했고, 취재진들의 질문은 무시한 채 보도 자료만 내던지고 가기도 했다. 밥을 먹다가, 중계를 하다가도 미어캣처럼 긴장하고 있다 북한 직원들이 나오면 뛰어가기 일쑤였다.   재밌는 상황도 있었다. 직원 차량이 나오면 취재기자들은 멘트를 따기 위해, 촬영기자들은 그림을 찍기 위해 근접했는데, 현지 미디어와 외국 미디어가 엉키다보니 차량과 부딪히는 상황이 발생하기도 했다. 한 번은 나오는 차량에 취재진이 부딪혀 강철 대사 차량 사이드미러가 땅에 떨어졌다. 깨진 사이드미러를 본 강철 대사는 잔뜩 화가 난 얼굴로 ‘누가 그랬나우?’라며 취재진들에게 따졌다. 북한사람이라고 하면 왠지 이질감이 느껴졌었는데 부서진 자기 차량 사이드미러를 보면서 역정을 내던 강철 대사의 모습은 완전 낯설지는 않았다. 하지만 요(要)는 차량 사이드 미러 파손이 아니라 촬영기자인 내 눈에 잡힌 그의 신경질과 긴장감, 엉성하고 혼란스러운 태도들이었다.   말레이시아 12일차. 전날 리정철이 강제추방 된다는 정보를 입수한 우리는 새벽부터 세팡 경찰서로 향했다. 늘 그랬듯 푹푹 찌는 더위가 취재진들을 괴롭혔고, 입구가 많은 세팡 경찰서의 입지적 특성 때문에 취재진들의 치열한 눈치 싸움이 3시간 넘게 계속되었다. 오전 8시 40분쯤 지날 때였을까 리정철이 수척한 모습으로 걸어 나왔다. TV 자료로 접했던 리정철 얼굴을 실제로 본다는 것 자체가 신기했고, 그런 리정철을 취재하기 위해 이러 저리 뛰어 다니는 내 모습에 다시 말레이시아 현장에 있는 스스로가 실감나면서 감회가 새로웠다.   말레이시아 마지막 날. 13일 동안 쉴 새 없이 일하고 둘러보니 방은 엉망이었다. 널브러진 양말과 옷가지를 정리하고, 그 더위 속에 우리가 뭘 하고 돌아다녔는지 알 리 없는 호텔 직원들과는 쌔끈하게 마지막 인사를 나눈 뒤 쿠알라룸푸르 공항으로 향했다. 그렇게 고생을 뒤로 하고 나의 첫 출장은 마침표를 찍었다.   2017년 3월 25일. 말레이시아 출장 후 한 달이라는 시간이 지났다. 어느덧 말레이시아 출장은 가슴 저 편에 ‘뜨거웠던 추억’으로 남아있다. 무더운 날씨를 잊기 위해 들이켰던 콜라 한 잔, 급하게 먹긴 해도 풍미가 남달랐던 현지 음식들, 통역이면 통역, 취재면 취재, 못하는 것이 없었던 만능 운전기사 슈가. 정신없이 뛰어다니느라 미뤄뒀던 감흥과 기억들이 차차 떠오른다.   모든 것이 새롭고 가슴 뛰었던 순간, 순간의 기억들. 이 모든 것들은 촬영기자로서 첫 발을 뗀지 이제 1년 반이 된 나에게 그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자양분으로 남을 것이다.  
    2017-05-22
  • 드론 항공촬영, 개인영상정보보호제도의 법적보호 기준 필요
    드론 항공촬영, 개인영상정보보호제도의 법적보호 기준 필요 국토부 주최 드론 컨퍼런스 열려… 개인영상정보보호법, 올해 국회에 제출   지난 10일 국토교통부는 서울 여의도 전경련회관에서 ‘드론 활성화 컨퍼런스’를 개최했다. 이날 회의에서 최근 드론촬영의 활성화로 드론과 관련된 사생활 침해 이슈가 늘어나고 있는 가운데 개인정보 침해의 우려를 고려해 드론에 대한 보안 정책과 수준을 명확히 판단할 수 있는 법적보호 기준을 마련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되었다. 정종일 행정자치부 사무관은 “드론을 통해 촬영되는 영상정보에 대한 법적 보호 기준이 없는 것이 문제”라며 “드론을 통한 공개 장소에서 영상촬영과 해당 영상의 인터넷 공개 등은 각종 민⋅형사상 분쟁이 제기될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또 정 사무관은 “영상기기 특성을 반영한 명확한 법적보호 기준 마련을 통해 무인 비행장치 이용자들의 책임을 강화하는 한편, 비의도적 행위 등은 면책될 수 있음을 법으로 정 할 필요성이 있다”고 주장했다. 드론 관련 개인정보보호제도는 항공법, 개인정보보호법,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형법 등 현행법이 있지만 명확한 보호 기준이 없어 다양한 법령을 참고하는 데 어려움이 있었다. 이에 대해 행정자치부는 개인영상정보보호법을 올해 국회에 제출할 예정이다. 개인정보 보호법은 영상정보기기 다양화(드론, 웨어러블 카메라 등)와 대규모 영상정보 유통(유튜브 등)으로부터 개인영상정보보호를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현재 입법 예고된 개인영상정보보호법에는 ▲사적 목적으로 개인이 드론으로 촬영한 행위를 처벌하지 않는다. ▲일반 개인이 아니라, ‘개인영상정보처리자’라면, 촬영 시 안내판, 불빛, 소리 등으로 촬영 사실을 표시해야 한다. ▲무인항공기를 통한 촬영의 경우 웹사이트를 통해 촬영 장소에 대하여 사전 고지를 하고 촬영할 수 있다. 주의할 것은 드론으로 촬영한 영상을 유튜브에 올렸을 경우, 타인의 명예를 훼손했을 때에는 개인정보보호법 위반이 아니더라도 형법상 명예훼손죄로 처벌받을 수 있다. 이와 같은 법에 관한 설명에서 정 사무관은 “영상기기는 타인의 자유와 권리를 침해하지 않는 범위에서 운영해야 하며 영상촬영 시는 안내판 등이 합리적이고 가능한 수단을 통해 수집 사실을 표시하여 피촬영자가 촬영을 거부하지 않을 경우 개인영상정보 수집, 이용이 허용 되어야한다”고 말했다. 개인정보보호법 관련해서 오스트리아는 장난감이나 모형비행기 수준은 아무런 규제가 없으나 업무용 드론의 경우에는 인물에 대한 인식 가능한 수준의 촬영은 금지하고 있다. 또, 미국은 사유지와 사생활 침해가 우려되는 경우에는 촬영을 금지하고 있다. 그리고 영상정보 주체자가 삭제를 요구할 때에는 합리적 이유가 없으면 삭제해야 한다. 하지만 이 법의 내용에서 신속을 요구하는 방송의 뉴스보도에 대한 예외 규정 등은 아직 마련돼 있지 않아 기존 방송 뉴스보도 영상의 초상권과 취재 관행 등은 어떻게 차별화되고, 개인정보보호법 제정은 보도영상과 카메라기자에게 어떤 영향이 미치게 되는지 자세히 검토할 필요가 있다.   이정남 기자
    2017-05-22
  • 논쟁의 기회 조차 박탈된  시국비판 풍자 전시회 중 ‘더러운 잠’ 논란
    논쟁의 기회 조차 박탈된 ‘더러운 잠’ 논란 시국비판 풍자 전시회 중 ‘더러운 잠’ 논란    작년 한 방송사의 코미디 프로그램에서 유명 코미디언이 결손가정을 비하하는 대사를 했다가 문제가 되었다. “양쪽에서 선물을 받으니 재테크”, “쟤 때문에 엄마, 아빠 갈라선 거 모르나 봐” 등의 이혼가정의 자녀를 희화화의 대상으로 삼았고, 제작진의 사과와 함께 해당 코너가 폐지되었다. 실제 권력에 대한 풍자나 패러디는 다양한 방식으로 이루어지지만 약자나 소수성에 대한 패러디나 풍자는 사회에서 용인되기 어렵다. 그 대상이 권력자라고 해도 상관없다. 2009년 뉴욕포스트는 오바마 전 대통령을 총 맞은 침팬지로 묘사하며 경제부양책을 공격하는 만평을 게재했다가 정치권, 인권단체 등에 비판의 대상이 되었다. 19세기 미국과 유럽은 유색인종을 영장류로 묘사하여 조롱했던 게 뿌리 깊은 관행이 있었기 때문이다. 한 시의원은 “폭력적이고 인종차별적인 만평을 개제한 뉴욕포스트는 모든 뉴욕 시민에 대한 모욕”이라며 보이콧 운동을 제안했다. 최근 이구영 작가의 ‘더러운 잠’이라는 작품이 국회의원 회관에 전시되어 논란이 있었다. ‘더러운 잠’은 박근혜 대통령의 세월호 7시간을 풍자한 그림으로 마네의 ‘올랭피아’ 매춘 여성의 모습에 박근혜 대통령의 얼굴을 합성하여 보여주고 있고, 흑인 시녀는 최순실의 모습으로 그림에 나타나고 있다. 원작에는 없는 창문 밖으로는 세월호가 침몰하고 있다. 새누리당 의원들이 제출한 징계안에는 “표창원 의원이 연 전시회는 표현의 자유를 빙자한 인격살인 행위와 다를 바 없다. 그 대상이 대통령이라는 점에서 국격까지도 크게 훼손했다”라고 밝히고 있다. 소속 정당의 유력한 대선후보인 문재인 전 대표 역시 예술의 자유는 존중돼야 하지만 국회에서 정치인 주최로 전시된 것은 적절치 않다고 말했다.  새누리당 중앙여성위원회, 경기도의회 새누리당 여성의원들은 표창원 의원의 의원직 사퇴를 촉구했다. “표 의원이 여성을 성적으로 조롱했다. 표현의 자유를 인정한다 하더라도 일국의 대통령을 매춘부에 비유해 여성 전체를 비하하는 전시회를 국회에서 연 것은 용서받을 수 없는 행동이다”라고 비난했다. 또한, 직무정지 중인 박근혜 대통령은 한 인터넷방송에 출연하여 자신이 여성이라는 이유로 악의적인 공격을 받고 있다며, ‘더러운 잠’을 우리나라에 남아있는 여성비하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림을 표면적으로 살펴보면 관객으로 하여금 불쾌감을 느낄 수 있는 소지가 다양하다. 여성, 그리고 환갑이 넘은 인물을 나체로 표현한다는 점에서 도덕적으로 용인되기 어렵다. 이 불편한 작품을 어떻게 봐야 할까? 대통령이라는 절대권력의 대상에 대한 패러디, 풍자는 어떤 민주주의 사회에서나 허용되어 왔다. 결국, 여성 비하의 여부가 1차적인 쟁점이라고 할 수 있다. 이 작품에서 정조준 하여 비판하고 있는 부분은 바로 ‘세월호 7시간’이다. 박근혜 대통령은 아직까지 그 날에 대한 행적을 밝히지 않고 있다. 박근혜 전 변호인인 유영하 변호사는 세월호 7시간 논란에 대해 “대통령이기 전에 여성으로서의 사생활이 있다는 점도 고려해 주셨으면 좋겠습니다”라고 발언하였다. 국가 비상상황이자 업무 상황에서 대통령의 여성성을 강조했다는 점에서 국민들은 분노했다. 사실 국민들은 그 7시간 동안 무엇을 했는가에 대해 궁금해하지 않는다. 그 7시간 동안 왜 조치를 취하지 못하였는가를 궁금해하고 있다. 결국, 이 작품은 세월호가 침몰하고 있을 때 ‘여성으로서의 사생활’이라는 측면으로 접근하고 있는 대통령을 비판하고 있다. 원작에서의 창녀를 비유 대상으로 했다는 점에서도 많은 논란이 있었다. 하지만 ‘올랭피아’는 기존의 여성들이 성상품화 되어 작품에 등장하는 패턴이 아니다. 작품 속 여성은 누드화를 감상하고 있는 부르주아 남성들의 왜곡된 시선을 응시하고 있다. 남성의 이상향으로 그려지던 아름다운 여성의 곡선과 입체감이 평면적이고 투박한 선으로 보여지고 있다. 에두아르 마네가 보여주는 신체는 근대적인 신체이며 이상성이 부재하다. 분명 원작 역시 여성을 비하하거나 감상의 대상으로 보고 있지 않은 것이다. 두 번째 논쟁은 예술의 영역을 왜 정치적 공간으로 끌고 왔다는 점에서의 비난이다.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예술의 영역과 정치의 영역은 다르다. 예술에서는 비판과 풍자가 중요하지만 정치에서는 품격과 절제가 중요하다고 본다”라고 본인의 입장을 페이스북에 남겼다. 이에 대해서 전국 56개 예술단체는 광화문 기자회견에서 ‘표현의 자유’가 국회에서는 발휘될 수 없다는 것이냐는 의문을 제기했다. 정세훈 한국민족예술총연합 수도권 이시장은 “’표현의 자유’가 광장에서는 가능하고 국회에서는 불가능한 것인가? ‘표현의 자유’는 헌법이 보장하고 있는 기본법이다”라고 말했다. 어쩌면 여전히 국회라는 영역을 우리 사회는 계급 체계 속에서 하버마스의 공론장의 개념으로 바라보고 있는 것이다. ‘품격과 절제’의 영역이라는 단어 선택은 부르주아의 정치적 입장으로 등장한 공적인 것(public)을 떠올리게 한다. 기관과 기구에 의해 이뤄지는 법제화는 결국 시민 개인의 여론화는 불가능하다고 정의하는 것과 같다. 여론은 결국 국가 행정기관에서 창출되어야 성립하는 것이고, 국회는 민의와는 동떨어져 있다는 역설적인 상황을 보여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늘 상황은 약자 위주로 해석되어야 한다. 감상하는 여성이 불편하다면 분명 논란이 있는 작품임에는 분명하다. 표창원 의원은 “블랙리스트 피해 작가들이 예술과 표현의 자유를 보장하기 위한 장소 마련에 도움을 드린다는 취지였지만 결과적으로 여성분들을 포함해 불편함과 불쾌함을 강하게 느끼신 분들이 계신다. 다시 한 번 사과한다”라고 입장을 밝혔다. 작품을 제작한 이구영 작가 역시 “원래 표현 의도는 권력이 가진 민 낯을 보여주고자 했다. 그것을 표현하다 보니 누드화의 형식을 사용하였다. 서로가 작품 해석에 대한 이견을 가질 수 있다고 본다. 그 부분에 대한 비판이라면 충분히 받아들이고 논쟁할 준비는 되어 있다. 그럼에도 불편하다면 사과의 뜻도 있다”라고 말했다. 사실상 ‘더러운 잠’이라는 작품은 우리가 더 이상 눈으로 보기 어려워졌다. 보수 단체 회원들에 의해서 작품은 훼손되었고, 해당 전시를 주최했던 표창원 의원은 당직 정지 6개월이라는 제도적 처분을 받았다. 민주주의 안에서 문제적 작품에 대한 성숙한 토론의 기회 역시 박탈 당했다. 예술은 늘 사회적 역할을 해왔고, 역사를 반영해왔다는 점에서 가치는 더욱 빛나고 있다. 예술과 정치의 영역이 분리되어 있다면 권력이 문화계 블랙리스트 작성을 지시하고, 반대자들을 철저히 억압하진 않았을 것이다. 이번 국정농단 사태를 통해서 우리가 그토록 강조했던 것이 바로 ‘표현의 자유’이다. 블랙리스트가 당사자 모르게 헌법의 가치를 유린했다면, 이번 사태는 우리가 늘 간과하던 헌법적 가치가 무시당하는 모습을 실시간으로 목격한 것은 아닌지 의심스럽다. 하륭 / SBS
    2017-05-22
  • 특검 취재 후기 - 내 인생에 중요한  역사적 한장면
    특검 취재 후기   KBS 영상취재부 최만용     지난해 12월 12일. 대한민국 국민의 모든 관심이 쏠린 방송사 여섯 개 특검 취재반 카메라기자들이 대검찰청 카메라기자실에 모였다. 그때까지만 해도 박영수 특검이 어떤 성과를 낼 수 있을지 반신반의했고 그 과정이 기대됐다. 선릉역 1번 출구 앞 대치빌딩 14층에서 보냈던 지난 90여 일, 대한민국 역사의 중요한 한 페이지가 우리 카메라기자들에 의해 기록되었던 기간을 회상해 본다. 12월 21일 특검 현판식을 시작으로 매일 오후 2시 30분에 있었던 이규철 특검보의 공식 브리핑. 국정농단 주범인 최순실을 비롯해 장시호, 문형표, 김종덕, 안종범, 정호성 등의 소환조사. 삼성과 국민연금의 불법행위 여부를 조사하기 위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소환과 박근혜 정부의 주요 내각 인사인 조윤선, 김기춘, 우병우 등을 소환할 때 특검 출입기자들 중 가장 긴장된 순간을 보냈던 카메라기자단은 매일 아침 간단한 회의를 시작으로 하루를 시작했다. 검찰이나 법원 출입기자들은 잘 알겠지만, 특검의 최순실 국정농단 관련 다양한 분야의 인물들에 대한 수사를 위해서 초반에는 압수수색을 했다. 중⋅후반에 접어들자 주요 참고인과 피의자에 대한 소환 조사가 강도 높게 이어졌다. 수사 초기에는 보안 등의 이유로 압수수색에 대한 효율적인 영상취재는 힘들었지만 주요 소환자들에 대해서는 꼼꼼한 영상취재가 이루어졌다. 소환자들이 특검 사무실로 올라가 조사를 받기 위해서는 3층에 위치한 특검 전용 엘리베이터를 타야 하는데 건물의 주차장으로 쓰이는 3층에 특검 카메라기자단이 정리해 놓은 포토라인에는 이른 아침부터 자정까지, 때로는 24시간 내내 카메라기자들이 지켜 서서 취재했다. 최순실이나 이재용 부회장, 김기춘 前실장, 우병우 前수석 등 국민들의 관심이 높은 주요 인물들이 소환될 때는 소환 예정시간보다 항상 3~4시간 먼저 와서 기존의 포토라인을 정리하고 취재 동선을 파악하여 소환자들을 기다렸다. 기다리고 준비했던 시간에 비해 너무나 빠르게 지나가는 소환자들의 모습과 멘트, 특징을 잡기 위해 뷰파인더에 온 신경을 집중하다가 소환자가 특검 전용 엘리베이터를 타면 포토라인에 촘촘하게 선 취재진들이 취재를 마치고 썰물처럼 빠져나간다. 이후 기자들은 각 방송사에 영상 송출과 기사 송고를 한다. 특검 기간 중에 NHK 촬영, 취재 기자를 안내할 일이 있었는데 NHK 한국 주재 촬영기자인 쇼지 토모하루(荘司 知春)씨는 주요 소환자들에 대한 영상취재 장면을 보고 “상당히 많은 매체의 영상취재기자들이 포토라인을 준수하여 취재하는 모습이 매우 인상적이다!”라는 이야기를 취재기자인 토쿠다 료스케( 徳田 亮祐)씨는 “기자단을 구성하여 취재 대상(특검 대변인 등)과 소통하며 사안이 중요한 만큼 시청자들의 욕구 충족에 영상취재 기자들이 효과적으로 대처하는 모습이 대단하다!”라는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다. 물론, 항상 매끄럽게 취재가 이루어지진 않았다. 포토라인을 정해 놓고, 순간을 포착하기 위해 기다리고 있는데 갑자기 주요 소환자의 얼굴을 향해 뛰어들며 마이크나 휴대폰을 들이미는 일부 매체의 취재기자도 있었고 약속을 깨고 순간적으로 일어나 앵글을 가리거나 언성을 높이는 사진기자도 있었다. 몇몇 방송사의 중계 카메라감독들과 포토라인 준수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고 현장의 중계, 붐 마이크 오디오맨들과는 앵글 간섭에 대한 이야기도 나눴다. 이는 현장의 카메라기자들이 사전에 여러 취재 구성원들과 소통하여 조율하고, 협회의 지속적인 소통 또한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대한민국 국민의 큰 관심을 받았던 특검 수사기간 90여일. 국민의 알 권리 충족을 위해 뷰파인더에 온 신경을 집중하며 지내왔던 날들이 내 인생에 중요한 역사의 한 장면을 취재한 것 같다. 
    2017-05-22
  • 포토라인은 취재현장에서 ‘취재원 보호’와 ‘국민의 알권리’를 위해 필요
    포토라인은 취재현장에서 ‘취재원 보호’와 ‘국민의 알권리’를 위해 필요   박근혜 전 대통령이 피의자 신분으로 서울 중앙지검에 출두하고 있다       - 사진제공 : 한국사진기자협회- 지난해 10월 31일 비선실세 최순실씨가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를 받기 위해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검으로 출두했다. 이 때 최씨는 검찰청으로 들어가는 도중 취재하고 있는 카메라기자, 취재기자와 엉켜 넘어졌다. 그리고 신발도 벗겨졌다. 이 장면을 본 시청자들은 취재 현장에서 일어나고 있는 상황에 대해서 기자들을 어떻게 바라보고 있을까. 그리고 국민적 관심이 많은 취재라고 하더라도 기자들은 왜 취재원 보호는 생각하지 못할까. 지난 1994년에 한국방송카메라기자협회와 한국사진기자협회는 취재질서를 지키고 취재원의 인권보호를 위해 포트라인 규정을 선포했다. 하지만, 매체의 증가와 경쟁으로 인해 포토라인 규정의 재제 강화와 세부 준칙의 필요성이 꾸준히 제기되어 2006년 8월 31일 한국방송카메라기자협회, 한국사진기자협회, 한국인터넷기자협회는 포토라인 시행준칙의 내용을 개정해서 확정 선포했다. 포토라인 시행준칙 제3장 제1조에는 “취재원의 인권보호와 취재 안전을 위해 현장에서 취재원의 동선과 취재진과의 간격을 엄격히 제한한다”고 하고 “일반적으로 도보거리는 현장 상황에 따라 정하고, 인터뷰 장소와 도보거리 내 적정한 위치에 설치한다”고 하고 있다. 또 제7조에는 “포토라인 내에서 대표 인터뷰는 각 매체의 대표기자 1인씩 총 3명이 포토라인 내 정해진 자리에서 인터뷰를 시도하도록 한다”고 하고 있다.   “넘어지고, 벗겨지고”, “일그러진 포토라인”   비선실세 최순실씨가 서울중앙지검으로 출두하고 있다     - 사진제공 : 한국사진기자협회- 이번 피의자 신분으로 출두한 최씨의 취재에 대해 포토라인 시행준칙을 지켰는지 의문이다. 하지만 최순실 씨의 출두 장면과 대비되는 되는 것도 있다. 최근 박근혜 전 대통령의 소환되는 상황에서는 포토라인에서의 혼란과 소란을 미연에 방지했다. 서울중앙지검은 국민적 관심과 취재 경쟁으로 인한 돌발사고 등 여러 가능성에 대비해 비표가 있어야 취재진들도 들어갈 수 있게 했다. 비표가 있는 취재진도 8시 이후로는 출입할 수 없었으며 검찰청사 주변에는 경찰 병력 2000여명이 배치가 돼 있었다. 검찰이 철저한 대비를 하는 것은 언론의 취재경쟁으로 인한 돌발 상황이나 박근혜 전 대통령을 지지하는 측과 반대하는 측의 충돌이 우려되기 때문이었다. 이러한 가운데 포토라인 안에는 각 방송사마다 1명의 카메라기자만이 설수 있게 하고 방송사 풀이 시행됐다. 방송사들은 삼성동 사저에서부터 서울 중앙지검까지 각 지점마다 취재진을 배치했다. 낯선 장면은 아니지만 역사적인 순간이었다. 국민들은 포토라인에 선 전직 대통령과 다시 마주했다. 박근혜 전 대통령은 서울중앙지검 현관 앞에 있는 한 변이 70㎝가량인 삼각형을 가운데 섰다. 취재진은 7m 간격의 포토라인에서 피의자 박근혜 전 대통령을 향해 국민의 눈을 대신해 지켜봤다. 포토라인은 취재 경쟁에서 일어나는 예상치 못한 사고를 막기 위해 설치한 약속이자 반드시 지켜야 할 준칙이다. 포토라인 준칙은 다매체, 다채널 시대에 수많은 언론사들의 현장 취재와 취재원의 인권보호, 그리고 안전한 취재환경을 조화롭게 유지하기 위한 구체적인 준칙이 언론직능단체의 합의로 제정된 것이다. 하지만, 11년이 흐른 지금은 종합편성 채널과 인터넷미디어들의 취재로 방송 현장은 미디어 빅뱅 시대를 맞이했다. 이에 따라 취재현장에서의 포토라인의 중요성은 더욱 커졌다. 실제로, 취재현장에서 무질서한 경쟁체제가 있을 경우 취재현장에서 ‘포토라인’을 적용하고, 실행한 사례가 많이 있다. 특히, 이번 박근혜 전 대통령 소환 장면은 포토라인의 모범 사례라 할 수 있을 것이다. 포토라인과 관련한 취재현장의 문제점은 취재원의 취재거부 사태, 취재 방해로 인한 취재원과의 극한 갈등이 표출되는 경우도 있다. 이로 인해 취재원보호 라는 당초 취지를 벗어나는 결과들이 발생하기도 했다. 또한, 프리랜서 영상제작자라든가 포토라인 안에서 취재원의 육성을 담기 위해 마이크나 휴대폰을 들고 움직이는 취재기자들도 포토라인 준칙으로 제어할 수 없다. 따라서 다양한 매체의 취재기자들도 포토라인 문제에 대한 고민을 공유해야 할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포토라인’ 설치와 운영은 협회와 취재진, 취재원이 충분히 상의하고 실시해야 한다. 기존 포토라인 준칙 참여 단체외의 기자도 취재현장에서 취재원 보호와 국민의 알권리를 위해 이를 지켜야 하는 이유이다. 주관 협회는 ‘포토라인 시행준칙’에 대해서 회원과 비회원, 취재원 등이 인식 할 수 있도록 지속적인 홍보가 필요하다.   이정남 기자
    2017-05-22
  • 옥상의 카메라, 무엇을 찍고 있는가  -양재규(변호사, 언론중재위원회 홍보팀장)-
    옥상의 카메라, 무엇을 찍고 있는가   양재규(변호사, 언론중재위원회 홍보팀장)   강남구 삼성동에 있는 일부 건물주들이 난데없는 임대업 특수(?)를 누리고 있다고 한다. 탄핵 인용 이후 박근혜 전 대통령이 삼성동 자택으로 돌아옴에 따라 방송사 기자들이 몰려들고 있기 때문인데, 자택 주변 건물 옥상 자릿세가 제법 나가는 듯하다. 취재를 위해 건물 옥상에 오르는 기자들을 무조건 나쁘게만 볼 일은 아니다. ‘서는 위치가 다르면 보이는 세상이 다르다’고 했다. 기자들이 옥상에 오르는 것은 높은 곳에서 피사체를 내려다보면서 촬영하는 기법인 ‘부감샷(high angle shot)’을 실현하기 위해서다. 옥상에 와이어 카메라를 설치해서 찍으면 현장영상을 입체감 있게 담아낼 수 있다고 한다. 또, 다른 장소였다면 불가능했을 특종이 옥상이라서 가능해진 예도 있다. 이른바 ‘황제조사’ 논란을 일으킨 보도사진을 두고 하는 이야기다. 작년 11월 7일 <조선일보> 1면에는 ‘팔짱낀채 웃으며 조사받는 우병우’ 제하의 기사가 실렸다. 이 기사에서 사람들의 이목을 끈 것은 함께 실린 한 장의 사진이었다. 사진 속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의 모습은 피의자 신분이었음에도 비교적 여유로워 보였다. 희미하게나마 얼굴에서 웃음기마저 느껴진다. 물론, 맞은편에 앉은 검사도 환하게 웃고 있다. 웃는 두 사람 사이를 시커먼 검찰청사 외벽 면이 가로막고 있다. 그래서 창문으로 비친 밝은 조사실 속 아이러니한 풍경은 더욱 도드라졌다. 지금 다시 봐도 참으로 절묘한 장면이 아닐 수 없다. 기자는 이 장면을 어떻게 카메라에 담을 수 있었을까? 사진을 찍은 장소는 서울중앙지검에서 직선거리로 300미터쯤 떨어진 서초동의 한 오피스텔 건물 옥상이었다고 한다. 기자는 밤 시간 적막했을 건물 옥상에 올라 5시간 가량 머무르며 사진을 찍었다. 그러한 노력이 특종을 만들어낸 것이다. 이 사진으로 기자는 한국기자협회에서 주는 제48회 한국기자상 전문보도부분 상을 받았다. 우 전 수석 관련 보도사진의 예에서 볼 수 있는 것처럼 기자에게 건물 옥상은 사진 찍기에 적합하며 경우에 따라 특별한 행운의 장소가 될 수 있다. 그래서 그 많은 기자들이 오늘도 무거운 장비를 메고 때로는 돈을 내거나 때로는 통사정을 해가며 건물 옥상에 오르는 것이다. 그런데 건전한 상식과 직업윤리를 가진 기자라면 촬영에 앞서 반드시 생각해봐야 할 한 가지 사항이 있다. 당신이 건물 옥상에서 그토록 간절히 찍고자 하는 것은 과연 무엇인가? 도로 양쪽으로 벚꽃이 화사하게 핀 거리의 봄 풍경이라면 괜찮다. 광장으로 모여든 군중의 열띤 집회 및 시위 장면이라면 역시 무방하다. 그러나 옥상이 아니었다면 시선이 미치지 못했을, 담장 너머 누군가의 집안 풍경이라면 사생활 침해는 물론이고 취재윤리상 문제가 있다고 말하지 않을 수 없다. 민주주의 체제 하에서 언론의 자유는 무척 소중한 것이지만, 유일무이한 가치는 아니며 다른 기본권과의 관계에서 우월적 지위에 있는 것도 아니다. 언론의 자유에 관한 근거 규정이라 할 수 있는 헌법 제21조에는 “언론·출판은 타인의 명예나 권리 또는 공중도덕이나 사회윤리를 침해하여서는 아니 된다”라고 그 한계가 명시되어 있다. 대다수 권리나 법익들이 그렇듯이 언론의 자유 또한 다른 권리들과의 조화를 전제로 법적 보장을 받는 것이다. 현재 언론의 자유와 자주 충돌하는 법익 중 하나로 ‘사생활의 비밀과 자유’를 들 수 있다. 사생활의 비밀과 자유는 인간이라면 누구나 누릴 수 있고, 누리는 것이 마땅한 권리다. 만일 누군가가 다른 사람의 시선이나 간섭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다면 문자 그대로 인간적인 삶이 불가능할 것이다. 물론, 사생활이라고 해서 무조건 보장되어야 한다는 뜻은 결코 아니다. 공공의 이해와 관련된 사항으로서 공중의 정당한 관심사라고 하면 비록 그것이 사생활일지라도 공개되는 것이 옳다. 지난 2000년대 초반, 한 거물급 정치인이 동료 정치인들에게 거액의 정치자금을 댔다는 의혹이 제기되었다. 이 사건에 세간의 관심이 쏠리고 있는 상황에서 그 정치인이 자신의 아파트 거실에서 측근들과 회의하는 장면이 카메라에 포착, 보도되었다. 문제의 회의 장면은 맞은편 아파트에서 망원렌즈가 장착된 카메라로 촬영되었다. 이에 대해 해당 정치인은 자신의 사적 공간인 아파트 거실을 촬영했다는 이유로 사생활 침해를 주장하며 소송을 제기했다. 그러나 법원은 “정치자금 지원에 대한 의혹을 받는 상태에서 그 측근들과 회의를 하고 있는 모습은 공중의 정당한 관심의 대상”이라는 이유로 청구를 기각했다. 이처럼 공인의 사생활 중에는 공중의 정당한 관심사에 해당하여 사생활 침해가 문제되지 않는 경우도 존재한다. 공인보도와 관련하여 사생활 침해가 문제될 경우 실무상 참고가 될 만한 기준으로 독일의 ‘인격영역론’이 있다. 이 이론은 사람의 인격의 영역을 내밀영역, 비밀영역, 사사적 영역, 사회적 영역, 공개적 영역 등으로 세밀한 구분을 시도한다. 포괄적이며 추상적인 인간의 인격영역을 그 특징별로 분류하여 각각의 영역별로 보호의 범위 내지 공개 가능성에 차등을 두겠다는 생각은 개별 영역의 한계가 불분명하다는 비판에도 불구하고 사생활 침해적 언론보도의 위법성 판단에 매우 유용한 접근 방식이다. 그래서 독일 연방헌법재판소는 인격영역론을 채택하고 있으며 최근 들어 우리 판결 중에서도 인격영역론과 유사한 입장을 취하는 것들이 나타나고 있는 실정이다. 이러한 인격영역론에 따르면 자택 담장 너머의 일은 사사적(私事的) 영역에 속한다. 집 주인의 가족, 친구, 친척 등 제한된 범위 내의 사람들만이 접근할 수 있는 영역이기 때문이다. 물론, 앞에서 든 정치인의 예처럼 매우 특수한 상황 하에서 예외적으로 공적 관심의 대상이 될 수는 있다. 그러나 단지 공인이라는 이유만으로 사사적 영역 안에서조차 홀로 있을 권리, 타인의 엿봄을 배제할 권리를 아예 박탈하는 것은 온당하지 않다. 2015년 6월, 한 언론사에서 병실에 누워 투병 중인 이건희 전 삼성그룹 회장의 모습을 촬영, 보도한 적이 있었다. 이에 대해 언론중재위원회에서는 사생활 침해를 이유로 시정권고를 내렸다. 작년 연말에는 자택에서 저녁식사를 마치고 거실로 돌아가고 있는 김기춘 전 비서실장의 모습이 카메라에 포착되었다. 역시 사생활 침해를 이유로 시정권고가 내려졌다. 독일에서도 2006년 지중해 유명 휴양지에 위치한 공인의 저택을 항공촬영하려는 시도가 문제된 적이 있었다. 이에 대해 연방헌법재판소는 그것이 비록 공인의 저택이라 할지라도 주거는 제3자의 관찰로부터 배제되는 사적 영역이라는 이유로 촬영을 불허했다. 가끔은 언론에서 말하는 ‘알권리’라든가 ‘언론자유’라는 말이 공허하게 들릴 때가 있다. 혹시 지금 어느 건물 옥상에서 촬영하고자 하는 것이 단지 누군가의 집 담당 너머의 풍경이라면 더욱더 그러할 것이다. 무엇을 촬영하고자 하는가에 따라 그 건물 옥상의 카메라들은 알권리에 기여하는 도구가 되든지, 아니면 고작 대중의 말초적 호기심을 위한 도구로 전락하고 말 것이다. 그러니 옥상에 선 기자라면 지금 찍고자 하는 것이 어떻게 공적 토론에 기여할 수 있는지 고민해볼 일이다.
    2017-05-22
  • 거꾸로 가는 초상권 -류종현 / 부산대 초빙교수 전MBC 국장-
    거꾸로 가는 초상권    초상권이라 함은 사람이 자신의 초상에 대하여 갖는 인격적, 재산적 이익을 의미하는 것으로서 … 함부로 촬영 또는 작성되지 아니하고, 촬영된 사진 또는 작성된 초상이 함부로 공표·복제되지 아니하며, 초상이 함부로 영리 목적에 이용되지 아니할 권리를 포함하는 것으로서 피촬영자 본인의 동의가 있으면 초상권 침해는 성립하지 않는다고 할 것이나, 본인이 동의하고 또 예상한 것과 다른 방법으로 공표·복제·판매되는 등 동의의 범위를 초과하는 경우에는 초상권 침해가 있다고 할 것”이며, 초상권침해기준으로서 영미법계의 판례는 이른바 ‘건전한 상식의 기준(mores test)'을 따르고 있다면, 대륙법계인 독일의 판례와 학설은 ‘정상적으로 사고하는 품위 있는 일반인의 인식’을 그 기준으로 하고 있다.  건전한 상식을 갖춘 일반인의 수준으로 생각해서 ‘시민으로 돌아온 한 여성의 안마당이나 유리창을 통해 거실을 들여다보는 것’이 과연 정당한 것일까? 언론의 카메라렌즈는 곧 국민의 눈동자이다. 기자라면 국민의 눈동자가 과연 그곳을 보고 싶어 하는 것인지, 과연 바라보고자 하는 것이 사건의 본질적 내용과 부합하는 것인지를 늘 생각하면서 취재하는 것이 올바른 자세일 것이다.      박근혜 전 대통령 가저를 취재하기 위해 모여있는 기자들   최근 언론의 박근혜 전 대통령 삼성동 사저 부근의 취재열기가 뜨거웠던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 물론, 국민들의 최대 관심사로서 국가적인 뉴스라서 그 열기가 뜨거운 것은 당연한 일이라고 생각된다. 다만 언론이 지켜야 할 기본윤리는 지키면서 취재하고 보도해도 국민들의 알권리를 충분히 충족시킬 수 있을 것이다.  이미 탄핵되어 사저로 돌아 온 상황에서는 더 이상 대통령이 아닌 법적으로 현실적으로 한 시민의 신분이고 여성일 따름이다. 그런데 사저 맞은 편 5-6층 건물의 옥상에 지미짚으로 ENG카메라를 설치하여 사저의 내부를 감시하듯 촬영하여 뉴스로 보도하는 것이 과연 정당한 것인가? 대문 앞에서 출입하는 관련자들을 취재해도 충분히 국민의 알권리를 충족시킬 수 있을 것이다.  특히 시위현장을 취재하는 기자가 긴 망원렌즈를 장착하여 군중 속에 특정인의 얼굴을 클로스업하는 행위는 일반적 상식으로나 법리적으로도 초상권의 취지를 거꾸로 가는 행위임에 틀림없다. 망원렌즈는 사건의 내용으로서 국민의 알권리에 해당되는 피사체 예를 들어, 기자가 시위대를 촬영하다가 시위대 중에 한명이 아스팔트에 넘어져 피를 흘리고 있을 때 그를 조준하여 촬영하는 것처럼 특별한 경우에서만 그 이용이 정당화될 수 있을 것이다. [참고로 카메라의 촬영도 영어로 ‘총을 사격하다’와 동일한 ‘shoot’이다. 그런데 예를 들어 (탈영병이) 도망가면서 그를 추적하는 장병의 위치를 짐작으로 조준 없이 그냥 사격하는 것은 자신을 방어하기 위한 엄호사격이라면 망원렌즈로 군중 속의 어떤 사람의 얼굴을 클로스업하는 행동은 그것이 초상권침해로 되는 순간 지휘관이나 특정인을 향해 조준사격을 한 것과 다를 바 없기 때문이다. 실제로 꽃이 만발한 봄 날, 어느 회사 유부남과장과 여직원이 여의도에서 점심시간에 벚꽃을 즐기는 군중 속에서 산책하는데 다정한 두 사람의 모습을 클로스업해서 ‘벚꽃 따라 사랑도 만발’이라는 캡션을 달아 보도한 사례를 되새겨 볼 필요가 있다.  언론에 부여된 취재와 보도의 자유는 그것이 국민으로서 상대의 개인적 인격권이나 인권을 침해하지 않는 범위이지, 무제한의 범위로 권리가 허용되는 것이 아니라는 점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 우리법원도 “모든 국민은 인격권으로서의 초상권을 침해받지 아니할 권리가 있고, 언론매체에 대하여 자신의 초상에 관한 방송을 동의한 경우에도 당시 예정한 방법과 달리 방송된 경우에는 초상권의 침해가 있다 할 것이고 이는 불법행위를 구성하므로 원고들의 정신적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서울중앙지법 2006.11.29.선고 2006가합36290판결)고 판결한 사실을 염두에 둘 필요가 있다.   류종현 / 부산대 초빙교수 전MBC 국장
    2017-05-22
  • <줌인> 열 수 없는 선물
    <줌인>  열 수 없는 선물     지난 10일 탄핵반대 집회자들에 의해 촬영기자를 비롯한 취재 중인 기자가 집단폭행을 당했다. 집회 주최 측은 이전집회에서도 확성기를 통해 폭력을 유도하는 선동 방송을 지속해서 내보내는 등 폭력을 의도적으로 부추기고, 자신의 불만을 기자들에게 표출하려는 계획적인 불법행위를 저질렀다. 이에 대해 카메라기자협회를 시작으로 언론 단체는 연달아 성명을 내고 책임 있는 행동과 재발 방지, 사과를 요구했다. 하지만 성명에 대한 답은 정도를 넘어선 이 날의 집단폭행으로 되돌아왔다. 그들의 행동은 대한민국 언론 역사상 가장 치욕적인 언론 자유에 대한 폭거로 기록될 것이다. 그 기록에는 촬영기자에 대한 폭행을 보고도 보호하지 않고, 주의 문자만 발송한 경찰의 부작위(不作爲)도 포함될 것이다. 그래서 이날의 폭거는 폭행을 당한 촬영기자 개인은 물론, 대한민국 언론, 언론 자유를 보장하고 있는 헌법을 기반으로 살아가는 대한민국 모든 국민이 그 후유증을 심각하게 받아들여야 한다.   이후 사저로 거처를 옮긴 박 전 대통령의 경호에서도 언론 자유를 침해하는 취재방해는 계속됐다. 경호를 담당해야 할 사람들이 민간인으로 보이는 탄핵반대 집회자들을 동원해 촬영기자들이 취재 중인 현장 앞을 가로막고, 그들이 취재진에게 욕설하고, 현수막과 태극기로 방송 카메라를 가로막아선 것이다. 이는 경호를 빌미로 취재를 방해하고, 공권력을 이용해 언론 자유를 침해하는 것으로 책임자와 당사자에게 엄중한 책임을 물어야 한다.   그러나 대한민국의 언론역사에서 기자 개인이 언론 자유를 향한 끊임없는 외침을 그동안 수없이 외쳐왔지만, 현행법은 촬영기자를 폭행한 탄핵반대집회 참가자, 취재를 방해한 전직 대통령 경호담당자, 경찰의 부작위 등에 대한 처벌의 수위는 헌법 제21조 언론의 자유를 침해한 중죄임에도 불구하고 현격히 낮은 양형에 머물고 있기에 2017년 현재의 대한민국의 현실은 이렇게 냉정하기만 한 것이다.   앞으로는 달라져야 한다. 각 언론사와 데스크는 현장의 기자를 보호해야 할 의무를 성실히 이행해야 하며, 현장 취재에서 발생할 수 있는 각종 위험으로부터 자사 기자의 보호 조치를 먼저 시행해야 하며, 위급 시에는 경찰을 비롯한 공권력의 즉각 개입을 요청해야 한다. 경찰을 비롯한 공권력은 직무를 회피하지 말아야 하며, 언론 자유를 침해할 경우, 현장 기자의 안전을 먼저 조치해야 하고, 원활한 취재를 위한 제일 나은 방법을 찾아야 한다. 현장의 기자는 취재방해를 비롯한 언론 자유에 대한 도전에 대해 묵과하지 말고, 협회를 비롯한 소속단체를 통해 언론 자유 침해 사례를 적극적으로 바로잡아 나가야 할 것이다. 또 입법부와 사법부는 언론 자유를 침해한 경우, 처벌 강화 및 엄격한 법 집행을 위한 제도를 이른 시일 내에 준행(準行)해야 한다.   “권리 위에 잠자는 자는 보호받지 못한다.” 언론의 자유라는 커다란 선물을 준 대한민국과 그것을 실천하는 언론인, 국민이 있을 때만이 그 큰 선물을 열어 볼 수 있을 것이다.
    2017-05-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