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영상기자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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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속가능경영
  • AR·VR 그리고 NEWS IMAGE
    AR·VR 그리고 NEWS IMAGE 김 종 완 4차 산업혁명 즉, 인공지능, 로봇공학, 생명과학이 주도하는 차세대 산업혁명이 눈앞에 다가오고 있다. 현재 우리 방송계에서는 이렇다 할 특징적 변화가 없지만, 조만간 변화는 불가피할 것이다. 그러면 인공지능에 밀려난 기자는 기사를 쓸 필요가 없어지고, 카메라 기자는 CCTV와 드론 장착 카메라, 차량용/휴대용 블랙박스, 액션 카메라에 밀려 그 존재 가치가 없어질까?   결론부터 말하자면 그런 일은 아직은 일어나지 않을 것이다. 오히려 지금보다 더 일이 많아질 것으로 보인다. 과학기술과 가사노동의 저자 Ruth Schwartz Cowan은 “가정 내의 기술혁신으로 남편과 아이의 가사노동은 줄어든 반면, 가정주부는 일이 더 많아졌다”고 한다. “냉장고, 세탁기, 전자레인지, 오븐 등 신기술 도입으로 주부를 제외한 구성원의 가사노동은 줄어드는 반면, 기술 도입 및 유지 관리를 포함한 모든 일이 주부에게 집중된다”고 말하고 있다. 가정의 산업화와 방송기술 혁신을 같은 부류로 보는 것이 타당한지 아닌지는 뒤로하고, 우선 방송뉴스에서 카메라 기자의 역할이 가정에서의 주부의 역할과 비유해서 다르지 않음이 속속 나타나고 있다.   디지털 전환 이후의 방송뉴스 제작환경을 예로 들면, 더 많은 영상소스가 실시간에 가깝게 쏟아져 들어오고, 시청자들은 더 좋은 카메라 앵글과 핫한 뉴스 화면을 요구하기에 뉴스 제작자들은 쉬지 않고 움직여야만 했다. 더욱이 뉴스의 도달시간이 짧아지고, 실시간 업데이트가 가능해지면서 기사건 영상이건 뉴스의 팩트가 변화하는 순간 업데이트되고, 뉴스 콘텐츠 제작은 계속 증가한다. 또 LTE 기술의 발전으로 과거엔 중계차를 비롯해 여러 대의 중계카메라와 인력이 필요했던 일을 카메라 기자 한 명이 TVU로 대체할 수 있게 된 것이 그것이다.   4차 산업혁명에서 연결 및 표시 기술로 UHD, Mobile healthcare, 5G LTE 등은 상용화됐거나 상용화 단계를 눈앞에 두고 있다. 이와 함께 방송환경에 이른 시일에 적용 가능한 기술로 증강현실(AR, Augmented Reality), 가상현실(VR, Virtual Reality)을 들 수 있다(미국과 영국의 일부 방송사는 벌써 AR·VR 콘텐츠를 제작·방송하고 있다).   실제 현실을 반영하는 현실과 현실 상황에 가상정보를 제공하는 증강현실(AR), 100% 가상으로 표현되는 가상현실(VR)로 구별된다. 이 두 가지 기술은 산업적으로는 개념적·기술적·생태계적 유사성 때문에 관련 시장으로 보는 경향이다. 콘텐츠(재난구조, 교육훈련, 게임·엔터테인먼트, 산업설계, 제조, 의료·항공·군사 등), 플랫폼(기술 플랫폼, 유통 플랫폼), 네트워크(방송, 통신서비스), 디바이스(디스플레이기기, 사용자 인터페이스, 영상 촬영기기)로 구성된다. 최근 페이스북은 텔레파시 AR 기술에 미래를 걸고 새로운 도전에 나서고 있고, 삼성과 구글은 새로운 가상현실 기기를 출시했고, 포켓몬을 비롯한 게임 시장은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AR/VR은 TV 플랫폼을 벗어난 새로운 방식으로, 2차원의 평면에서 재현되는 현실 영상이 아니라 3차원 입체 영상과 360도 화면재현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구별된다. 또 TV와 달리 집중도가 증가하지만, 복합적인 다중행동(시청 중 운전, 게임, 독서, 대화 등)은 제한적이다.   이러한 영상을 방송 뉴스에 활용하기 위해서는 저널리즘적 구성요소를 갖춰야 하겠다. 먼저 AR의 경우, 현실을 바탕으로 화면을 촬영한다. 카메라 기자가 직접 카메라를 조작 운영하지 않더라도 고정된 카메라에서 화면을 360도 촬영할 수 있는 공간적인 확장을 기대할 수 있다. 반면 취재현장에서의 주요한 사건의 변화(집회 현장에서 충돌 등) 또는 카메라의 위치이동이 제한적이어서 클로즈업, 집중취재 등의 제약은 해결해야 할 문제이다. 또 모자이크, 블러, 둥근 원 등 영상편집 후반 작업으로 진행되던 것들을 AR에서도 구현할 수 있으나, 현실계를 왜곡하지 않는 선에서 화면의 강조, 집중도 부여 등, 제한적 사용에 대한 가이드라인이 필요한 부분이다.   VR은 상대적으로 저널리즘적 영상보다는 쇼비즈니스에 가까운 엔터테인먼트에 활용될 가능성이 높다. 따라서 재현화면을 사용하지 않는 보도 뉴스 보다는 날씨, 연예, 제작물과 같은 엔터테인먼트 프로그램에 활용될 것으로 보인다. 현재도 사용되고 있는 가상스튜디오와 같이 앵커, 기자 등이 나와서 가상공간에 그래픽 화면을 실제와 같이 전달하는 것이다. 대형 스튜디오에서 제작하던 것을 장소와 공간에 제한 없이 실현 가능하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다. 그러나 현실을 바탕으로 하지 않는 점에서 카메라 기자의 역할이 축소되고, 진행자의 능력에 따라서 프로그램의 성패가 좌우되는 쇼비즈니스 제작물이 될 가능성을 경계해야겠다.   2차원 평면에서 제작되는 지금의 뉴스편집은 현실계를 반영하고 있다. 시간과 장소, 공간을 함축적으로 붕괴시키는 영상편집을 사용함으로써 미디어의 공정성과 악마의 편집 논란에서 벗어날 수 없었다. 반면 카메라 기자의 주관적 뉴스 해석과 편집이 가능 했다. 영화이론에서 다루어지는 세르게이 에이젠슈테인의 ‘몽타주 이론’으로 파생된 현재의 방송 편집 방식은 AR/VR 플랫폼에서는 시청할 때의 어지러움이 극복되지 않는다면 사용되기 어렵다. 반면 앙드레 바쟁의 몽타주 이론으로 대변되는 리얼리즘 영화이론은 시간과 장소, 공간 재현에 있어서 더 효율적일 것으로 보인다.   차세대 성장 동력이 눈앞에 있고, 그 변화가 기대되지만, 아직 ENG 카메라는 무겁고 비싸며, 스마트폰에 비해 한참은 멍청해서 갈 길이 멀다.
    2017-05-22
  • ‘모바일, 그 다음’을 엿보다
    ‘모바일, 그 다음’을 엿보다 아리랑TV 임현정 카메라기자   ‘세계 모바일산업의 축제’라 불리는 MWC(Mobile World Congress) 2017이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2월 27일부터 4일간 열렸다. 문과생출신이지만 개인적으로 모바일분야에 관심이 많았던 터라, 모바일의 미래를 한눈에 볼 수 있는 세계 최대의 축제에 참여한다는 것만으로도 이번 출장은 기대를 모으기에 충분했다. 그 기대만큼 취재 아이템도 다양했다. MWC 행사 전날 열리는 휴대폰 신제품 발표회를 비롯하여 MWC의 개․폐막, 올해의 화두 등 취재할 수 있는 많은 아이템들이 존재하였다. 사실 개인적으로는 MWC 행사보다도 국내 모바일산업의 양대산맥인 LG와 삼성의 신제품 발표회에 더 관심이 갔다. 최근 중국기업들의 약진으로 인해 국내 휴대폰업계가 위기를 맞고 있는 현실이었기에, 국내 기업들이 다음 무기로 어떤 제품들을 선보일지 궁금했기 때문이다. LG와 삼성 두 기업의 발표회를 모두 취재하였는데, 특히 LG의 절치부심이 눈에 띄었다. 삼성의 갤럭시S8 발표 연기로, LG로서는 전 세계 언론의 이목을 집중시킬 수 있는 최적의 타이밍이었다. 이는 제품 발표회 전반에 고스란히 반영되었다. 토크쇼형식을 빌린 색다른 방식으로 참석자들의 지루함을 반감시켰고, 바로 이어진 전시공간에 진열된 신제품에 대한 자신감이 비춰졌다. 18대9라는 넓은 화면, ‘카툭튀’를 없앤 매끈한 디자인, 여러 사진을 하나로 담을 수 있는 카메라 기능 등 사용자들의 다양한 욕구를 충족시키기 충분한 기능들을 담았다. 덕분에, 취재진들의 취재열기로 제품 스케치를 하기 위해 본의 아니게 줄을 서서 기다려야할 정도였다. 제한된 시간에 급하게 촬영을 할 수 밖에 없게 만들어, 다양한 기능들을 다양한 구도로 담아내지 못해 개인적인 아쉬움으로 남을 만큼, 전시공간에서의 분위기는 뜨거웠다. 발길을 돌려 삼성의 갤럭시탭S3 제품 발표회로 향했다. 사실 주요 관심사였던 갤럭시S8을 발표하지 않아 내심 아쉽기도 했고 취재를 망설였던 것도 사실이다. 아무래도 이슈를 끌기엔 G6에 비해 갤럭시탭으로 부족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양측의 분위기를 균형감 있게 전달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는 판단으로 현장을 담기로 하였다. 현장의 분위기는 우리의 우려를 불식시키기에 충분했다. 발표회 마지막에 클라이막스로 짧은 S8 티저영상 공개 당시의 환호성을 들으면서, 삼성의 건재함을 다시 한 번 느낄 수 있었다. 더불어 갤럭시탭의 신제품을 통해 향후 발매될 갤럭시S8에 대한 예상도 해볼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되었다. 다음날부터, 본격적인 MWC취재를 시작하였다. 공항도착 당시 현장에서 미리 ID카드를 발급받은 덕분에, 까다로운 출입을 다소 손쉽게 할 수 있었다. 행사장 입구부터 참석자들과 취재진들로 인산인해를 이룬 광경을 보며, MWC라는 행사의 가치가 어느 정도인지를 몸소 느낄 수 있었다. 작년 취재를 다녀온 선배의 전언대로, 행사장 규모는 놀라울 정도였다. MWC 행사장인 ‘Fira Barcelona’는 국내의 코엑스나 킨텍스의 규모를 뛰어넘는 엄청난 규모를 자랑하였다. 크게 3구역으로 나눠진 행사장에는, 각 구역별로 수많은 업체들의 부스들이 빼곡히 차여져 있었다. 덕분에, 구석구석 취재를 하는 데에 체력적으로나 정신적으로나 상당한 어려움을 겪을 수 밖에 없었다. 행사 첫날 우왕좌왕하던 시행착오를 겪은 이후부터는 취재에 필요한 구역들만 관람하기로 전략을 세우긴 했지만, 생각처럼 쉽지는 않았다. 한 달 여가 지난 아직도 세세하게 취재하지 못한 점이 아쉬울 따름이다. 메인 행사장이라 불릴 수 있는 HALL3구역에는, 세계의 주요업체들이 각자 상당한 규모의 부스를 마련해 홍보에 열을 올렸다. 이 구역에 최근 급성장한 중국의 화웨이를 비롯, 한국의 삼성과 LG 등의 국내 기업들이 엄청난 규모의 부스를 마련하여 서로 마주보며 포진해 있었다. 단순히 이 광경을 보면서 세계 모바일 업계의 중심에 아시아 기업들이 있다는 것에 괜시리 뿌듯함이 느껴지기도 했다. 이번 MWC의 화두는 하나로 단정 짓기 어렵다는 것이 특징이었다. 과거 MWC의 경우는 스마트워치나 VR과 같이 특정분야에 대한 집중도가 높았던 반면, 올해는 ‘The Next Element'라는 슬로건에 걸맞게 5G, VR, IoT 등 모바일의 미래가 될 가능성이 충분한 모든 기술들을 총망라하였다. 그만큼 다음 시대의 모바일산업이 하나의 기술에 국한되지 않고, 다양한 방면으로 발전될 것이라는 것을 보여주었다고 할 수 있다. 전시장들도 이러한 흐름에 맞춰 각자의 기술력들을 자랑하였다. 모바일 발전의 초석인 속도기술에서는 ‘5G’라는, 이제는 대세가 된 기술을 얼마나 효율적으로 적용시킬지에 대한 각자의 방식들을 업체별로 보여주었다. 그러한 기반아래 VR(Virtual Reality)과 AI(Artificial Intelligence), 그리고 미래생활의 필수가 될 IoT(Internet of Things) 기술들이 다양하게 전시되어 있었다. AI기술은 현재 가장 성장하고 있는 기술 중 하나였다. 현재 국내 IT광고에도 심심찮게 볼 수 있는 AI스피커만 봐도 알 수 있듯이, 인터넷과 연결된 기기들을 통해 말한마디로 사용자가 원하는 환경을 만들어주는 기술들이 다수 선보였다. SK의 Nugu를 비롯한 ‘AI비서’라 불리는 기술들에 관람객들의 관심이 모아졌다. IoT기술은, 자동차업계에 변화를 불러일으키고 있다는 것을 이번 MWC를 통해 볼 수 있었다. 세계 유수의 자동차기업과 IT기업들이 합작하여 미래 자동차의 모습을 보여주었다. 스마트기기와 동기화하여 자동차를 컨트롤하고 다양한 정보들을 실시간으로 전달받는 모습은, 앞으로 운전자들의 운전방식에도 큰 변화가 있을 것이라는 것을 느끼게 해주었다. 그 중, 취재 겸 관람을 하면서 가장 흥미롭게 눈여겨 본 것은 바로 VR이었다. 현재까지의 VR기술은 단순히 선글라스 쓰듯 VR기기를 착용하여 가상현실을 느끼는 것에 만족했다면, 이제는 그것을 얼마나 더 실감나게 또는 재미있게 실생활에 적용할지에 대한 고민들을 많이 담아내었다. 작년에 이어 삼성은 갤럭시 기반 VR기기들을 다양하게 설치하여 관람객들에게 높은 인기를 끌었다. 외국기업들 또한 관람객들이 체험 가능하도록 부스를 마련하여 VR의 미래를 보여주는 데 중점을 두었다. 개인적으로도 취재도중 스포츠VR을 체험하며, 실제 운동을 하는 듯 한 착각을 불러일으킬 정도로 실감나는 기술로 발전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기회가 된다면 다시 한 번 해 보고 싶을 정도로 재미있는 체험이었다. 4일간의 행사기간동안 매일같이 그 넓은 행사장을 누비며 느낀 것은, 우리가 생각했던 미래가 멀리 있는 것이 아니라 바로 우리의 눈앞에 펼쳐지고 있다는 것이다. 그리고 이것이 단순한 흥미에서 끝날 것이 아니라, 앞으로 우리가 생활하는 데에 있어서, 또는 내가 하고 있는 이 분야에 있어 어떤 식으로 발전시키면 좋을지에 대한 고민을 한 번 해볼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라고 생각했다.
    2017-05-22
  • <특별기고>  콘텐츠 빠진 새로운 판짜기
    <특별기고> 콘텐츠 빠진 새로운 판짜기   지난 정부 출범의 화두는 ‘창조경제’였다. 결국 창조경제는 국민들이 공감할 수 있는 개념정의조차 제시되지 못한 채 탄핵되어버린 느낌이지만, 아쉬움이 남는 것도 사실이다. 장미대선 국면으로 급변한 현재는 창조경제의 자리를 ‘제4차 산업혁명’이 대신하고 있고, 미래창조과학부를 포함한 정부 조직 개편이 뜨거운 이슈로 부각되었다. 이러한 상황에서 제4차 산업혁명은 무엇이고, 실질적인 추진력을 가진 조직개편은 가능한지 여부에 대해 문제제기를 하지 않을 수 없다. 문제제기의 핵심은 제4차 산업혁명의 핵심 추동력의 실체에 대한 공감대 형성의 필요성에서 기인한다. 우리는 흔히들 ‘ICT’, ‘CPND’라는 용어들을 사용한다. 여기서 영문자 'C'는 커뮤니케이션(communication)일 때도 있고, 콘텐츠(contents)를 의미할 때도 있다. 과연 제4차 산업혁명이란 개념 속에서 콘텐츠나 커뮤니케이션을 찾아볼 수 있을까, 그렇다면 과연 ‘C’는 콘텐츠와 커뮤니케이션 중에서 무엇을 강조하는 개념일까? 이러한 질문의 가치는 우리 방송산업의 발전 과정에서 CATV, 모바일, IPTV, HDTV, 3DTV 등의 개념이 과연 콘텐츠를 내포하고 있었는지에 대한 근본적인 인식의 중요성에서 기인한다. 과거의 사례들을 종합해보면, 기술선도의 산업 육성이 자연스럽게 콘텐츠산업 자체의 경쟁력이라고 당연하게 간주하고 있었다. 3D기술이 가능해지면 소비자들은 3D콘텐츠를 시청하기 위해서 3DTV를 구매하는 것이 당연했다. 하지만 기술이 있다고 해서 콘텐츠가 만들어지고 성공한 사례는 그다지 많지 않다. 화질 문제도 마찬가지다. 또한 기술 개발과 제작방식에서의 지체현상은 제작비를 지속적으로 상승시키는 결과를 초래하고 있지만, 이에 대한 정책적 고민은 이루어진 적이 없다. 눈부신 기술 발전이 정책전문가부터 일반 시청자들까지 모두를 현혹시키고 있는 것은 아닐까? 아직까지도 마치 기술선도 정책이 당연히 콘텐츠마저도 선도할 수 있다고 생각하고 있다면, 이는 주객이 전도되거나 선후가 뒤섞인 상태에서 발생하는 논리적 오류이며, 콘텐츠산업의 속성에 대한 무지가 초래한 자만의 결과에 지나지 않는다. 콘텐츠는 기술을 필요로 한다. 하지만 기술과 콘텐츠는 양립하는 가치이지, 새로운 기술을 육성하는 것이 곧 콘텐츠산업을 육성하는 유일한 전략인 것은 아니다. 콘텐츠의 가치는 고유의 영역이다. ‘미녀와 야수’는 동화로서도, 만화로서도, 2D나 3D 애니메이션으로도, 실사에서까지도 고유한 가치를 지닌다. 스토리 가치가 있는 콘텐츠에 적절한 기술이 가미되는 것이 콘텐츠산업의 영역을 확장하게 된다. VR기술이 새로운 콘텐츠를 만들어내기도 하겠지만, VR기술을 활용하는데 최적화되어 있는 기존의 스토리가 VR콘텐츠산업의 핵심 동력이 될 가능성이 높다. 기술선도의 콘텐츠산업 육성에도 노력해야 하지만, 근본적으로 투자가치가 있는 원형스토리를 개발하는 데 전력을 다해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우리 콘텐츠산업의 명성이 날로 높아지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부가가치가 높은 원형스토리가 빈약한 것이 우리 콘텐츠산업의 가장 큰 약점이다. 제4차 산업혁명이라는 단어에도 원형스토리에 대한 고민은 없고 ‘기술’이나 ‘정보’와 같은 개념이 토대를 이루게 될 가능성이 높다. 이러한 상황에서 원형스토리의 빈곤으로 인해 발생하는 우리 콘텐츠산업의 상대적 열위는 극복될 가능성이 낮다. 정부조직 개편의 방향에서도 콘텐츠의 가장 기본이 되는 토대 역량을 더욱 탄탄히 구축할 수 있는 부서에 집중하고, 기술 영역과는 차별화되어 있는 원형스토리를 장기적으로 지원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기를 기대한다. 기술 선도와 스토리 선도는 인과관계에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노 동렬(성신여자대학교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과 교수)
    2017-05-22
  • “영상에 스토리 붙이고 내레이션도…취재기자와의 경계 흐려질 것” [인터뷰]심석태 SBS ...
    “영상에 스토리 붙이고 내레이션도…취재기자와의 경계 흐려질 것” [인터뷰]심석태 SBS 뉴미디어국장   온라인 콘텐츠로서 동영상이 이미 ‘대세’로 자리 잡고 있다는 것은 누구도 부인할 수 없는 현실이다. 최순실 국정 농단,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19대 대통령 선거 등 초대형 이슈가 꼬리를 물고, 스마트폰 보급률은 85%로 세계 최고이며, 빠른 데이터 전송 속도와 저렴한 요금까지 3박자가 갖춰져 동영상 콘텐츠의 인기는 당분간 상승 곡선을 탈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한국방송카메라기자협회는 제30회 한국방송카메라기자상 대상에 SBS 뉴미디어국 비디오머그팀 이병주·김태훈 기자의 <응답하라 노량진 수산시장>을 선정했다. 이 팀을 대상으로 선정하기에 앞서 협회 심사위원회는 ‘그 해에 방송된 뉴스와 보도 프로그램 가운데 수상작을 선정한다’는 원칙을 수정해야 했다. 다변화한 미디어 플랫폼 환경에 맞게 카메라기자상의 범위와 대상도 확대돼야 한다는 자각 때문이다. 뉴미디어 시대를 맞아 디지털 저널리즘의 변화를 주도해 온 SBS 보도본부 심석태 뉴미디어국장을 지난 19일 SBS에서 만났다.   - 2년 4개월 동안 전국언론노동조합 SBS 위원장으로 있다 복직한 부서가 인터넷부였던 것으로 기억한다. 노조위원장 시절 SBS의 지주회사 문제에 대해 꾸준히 문제제기를 한 데 대한 보복인사 아니냐는 논란까지 있었는데, 뉴미디어 사업을 성공적으로 이끄는 책임자로 언론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소회가 어떤가?   뉴미디어부의 전신인 인터넷뉴스부가 2000년에 처음 만들어졌는데, 그때 자원해서 첫 번째로 참여해 3년 반 가량 근무했다. 그 뒤 노조위원장을 마치고 3년 있었고, 다른 부서를 거쳐 다시 돌아와서 3년이니까, 햇수로 10년째다. 2000년은 PC를 중심으로 한 인터넷 발흥기, 2010년은 모바일 변화가 급격한 시기라 결과적으로는 운 좋게 두 가지를 다 현장에서 경험할 수 있는 기회가 됐다. 이 동네가 트래픽과 리크루팅을 비롯해 방송이 아닌 것이 존재감을 갖고 살아가기 대단히 어려운 곳이라 여러 측면에서 살얼음판을 걷듯 지내고 있다. 다행인 것은, 2014년에 다시 보직 부장으로 와 보니, 젊고 혁신적인 생각을 하는 친구들이 자원해서 와 있더라. 난 그 친구들이 일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들어 주는 일을 하고 있다.   SBS 뉴미디어국에 대해 소개해 달라.   보도본부 안에 보도국과 뉴미디어국이 있는데, 방송 뉴스를 제외한 모든 것을 다 하는 곳이라고 보면 된다. 취재기자 19명, 카메라 기자 4명, 대학생 인턴, 작가, 편집자, 디자이너, 개발자 등등이 일하고 있다. 기자들이 방송과 무관하게 생산하는 콘텐츠를 유통하고, 포털과 SNS를 운용한다. 뉴미디어 제작1부는 카메라기자들이 많이 일하고 있는 곳으로, ‘비디오머그’와 함께 데이터저널리즘 기사인 ‘마부작침’ 등을 맡고 있다. 제작2부는 동영상 취재도 하고 라이브 중계도 하는 곳인데, 간판 콘텐츠로는 스브스뉴스가 있다.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을 촉구하는 촛불 시위 현장이나 구속 현장 등 큰 이슈가 있을 땐 뉴스, 비디오머그, 스브스뉴스 등 뉴미디어 채널을 3개나 운영하기도 했다. 라이브로 송출할 수 있는 장비까지 갖추고 있어 미니 방송사가 2~3개 모여 있는 것이나 다름없다.   - 지금의 뉴미디어국의 모습을 갖추기까지 힘든 점이 있었다면? 뉴욕타임스나 워싱턴포스트, CNN, BBC 등 디지털 혁신의 선두에 있는 외국 언론사들을 보면, 뉴미디어 부문에 대한 전략을 지속적으로, 강한 강도로 추진한다는 공통점이 있다. 하지만 우리는 그러지 못하고 있다. 뼛속까지 방송사 직원인 사람들은 쉽게 마인드세팅을 바꾸지 못하고, ‘뉴미디어를 꼭 해야 하나’ 하는 생각을 하는 사람도 많다. 이런 상황에서 구성원들은 각자 맡은 일이 있고, 자기 일에 집중해야 하는 만큼 회사가 큰 틀에서 준비하지 못하면, 뉴미디어의 흐름을 따라가지 못할 것이다.   - 한국 언론이 필요성을 절감하면서도 뉴미디어 사업에 과감하게 나서지 못하는 가장 큰 이유는 수익 모델이 없기 때문이다. SBS 뉴미디어국의 수익 구조는 어떤가?   비용 문제 때문에 회사에서 우리 사업을 고민하지 않도록 하는 정도랄까. 3년 전에 비해 2배 이상 수익이 늘었다. 콘텐츠 판매 비중이 크고, SNS를 포함해 광고까지 합하면 제작비 정도는 충당할 수 있다. 뉴미디어는 관리를 어떻게 하고 얼마나 효율적으로 페이지를 운영하느냐에 따라 수익이 달라질 여지가 있는 분야다.   - ‘2015년은 스브스뉴스, 2016년은 비디오머그의 해였다’고 자평할 정도로 최근 뉴미디어국 콘텐츠가 큰 영향력을 발휘했다. 이 콘텐츠들이 성공적으로 자리를 잡을 수 있었던 배경은 무엇인가?   사람들이다. 동영상 콘텐츠를 어떻게 브랜딩하고 제작해야 하는지 알고 있던 팀장과 기자들, 누가 시켜서가 아니라 주체적으로 나서 일을 해 온 카메라 기자들, 작가, 편집자 들이 있었다. 사실 비디오머그는 2015년 2월 오픈한 이후 오랫동안 여러 실험을 해왔는데, 트래픽이 스브스뉴스를 추월한 건 지난해 가을이었다. 1년 넘게 트래픽이 저공비행해도 압박하지 않고 콘텐츠를 연구하고 실험하는 분위기를 용인했다. 뭔가 시도할 땐 전략 목표가 확실해야 하고, 제대로 가고 있는지 리뷰와 실험을 해야 한다. 가장 중요한 것은, 때로는 견디고 기다려줘야 한다는 것이다.   - 콘텐츠를 제작할 때 기준이랄까, 무엇에 중점을 두는가?   SBS라는 방송사에서 훈련받은 저널리스트 여럿이 일하는 만큼 순전히 재미만을 위한 것이나 트래픽만을 위한 콘텐츠는 만들지 말자는 데에 구성원들이 합의를 한 상태다. 또, 아무리 뉴미디어에서 여러 실험을 한다고 하더라도 저널리즘적 기준을 넘으면 법은 물론 윤리적으로도 문제가 될 수 있으니 책임있게 하자는 것도 합의 사항 가운데 하나다. 팩트가 틀리거나, 영상을 잘못 붙이거나 하는 등의 빌미를 주지 말고, 선거 국면에선 부당하게 영향을 미쳐서는 안 된다.   대선을 앞두고 어떤 콘텐츠를 준비하고 있나? 페이스북과 협업을 통해 특별 페이지 '포커스'를 운영하고 있고, ‘아이보트챌린지’라는 캠페인도 진행하고 있다. 기본적으로는 동영상이 뉴미디어국의 대표 콘텐츠이니 여기에 최선을 다하자는 입장이다. 정치 이벤트가 있으면 열심히 생중계를 하려고 생각중인데, 자칫하면 잘 하려던 게 정치적으로 왜곡될 측면이 있어 조심스럽다. 선거 운동 기간에는 재미도 중요하지만 공정성을 유지하는 게 가장 큰 과제인 만큼 문제될 것 같으면 재밌어도 버릴 생각이다. 비디오머그 담당 데스크가 국회 반장하던 기자라, 이 부분에 대해선 누구보다도 더 잘 할 것이라고 믿는다.   - 올해는 SBS 뉴미디어국이 어떤 히트상품을 내놓을지 관심이 높다. 새롭게 준비하고 있는 서비스가 있는지?   어떤 뉴스도 안 보는 사람들을 위한 ‘뉴스드라마’를 만들었다. 첫 번째 작품에서 주거 빈곤 문제를 다뤘는데, 다행히 반응이 괜찮아서 2편을 제작하고 있다. 하반기가 되면 시스템화될 것 같다.   - 노조위원장을 역임한 분이라 이 질문을 안 할 수가 없다. 뉴미디어국의 근무 환경과 노동 강도 등에 대해 어떻게 평가하나?   노동 관련 법규는 지킬 수 있는 것은 다 지키려고 한다. 고민이 있다면 비정규직 문제인데, 처음부터 수익성이 확보되지 않은 상태에서 ‘맨땅에 헤딩’하면서 모든 인력을 정규직으로 뽑을 수는 없다고 본다. 초반엔 외부 인력을 계약직이든 프리랜서든 고용할 수밖에 없는데, 장기적으로 일하는 작가나 스태프들은 최대한 재정적 전망을 만들어 내면서 정규직 전환을 지속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또, 일한 만큼 보람을 느끼는 방법을 제도화하는 것도 고민하고 있다.   ‘가짜 뉴스’ 문제가 심각해지면서 서울대학교가 14개 언론과 함께 내놓은 ‘SNU 팩트체크’ 서비스가 관심을 모으고 있다. 일부에선 각 언론사가 팩트 체크한 기사를 올리는 방식이 얼마나 효과가 있겠느냐는 지적도 있는데, 어떻게 보나?   이 서비스는 ‘언론사들이 각자의 입장에서 팩트 체크를 하고 있는데, 이것이 과연 공정한 것일까?’ 하는 문제의식에서 출발했다. 한국 언론이 처한 여러 상황을 감안할 때 유럽처럼 협업 모델로 하는 건 힘들고, 그게 안 된다면 한 군데에 모아놓고 비교라도 해 보자는 것이다. 예를 들어, 한 언론사가 특정 정당을 비이성적으로 평가하는데, 과연 옳은 것인지 공개된 장소에서 펼쳐 보자는 것이다. 같은 사안에 대해 두 언론사가 함께 검증에 들어갔는데, 결과가 서로 다른 경우가 있다. 이렇게 언론사의 팩트 체크 수준과 품질이 공개되고 대중이 그것을 비교하기 시작하면 언론이 스스로 자정 능력을 키우지 않을까.   - 마지막으로 뉴미디어 시대에 영상 기자의 역할에 대해 어떻게 전망하는지 말해 달라.   2015년 1월 서울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서울시향 기자간담회에서 정명훈 예술감독이 회견을 하다가 피아노 독주를 한 적이 있다. 이런 경우 영상 기자들은 보통 여러 각도에서 잠깐씩 촬영을 하고 마는데, 당시 현장에 있던 SBS 기자는 독주 장면을 처음부터 끝까지 촬영해 하나의 OST를 보내면서 뉴미디어국에 연락을 해 줬다. 이 친구는 정 감독의 연주가 뉴미디어 콘텐츠가 되겠다는 생각을 한 것이다. 이것은 엄청난 변화다. 두 번째 사례로는 비디오머그팀 김태훈 기자를 얘기하고 싶다. ‘라이브 황제’라는 별명을 갖고 있는 김 기자는 영상 기자지만, 촬영과 내레이션을 함께 하는 기자다. 실제로 지금도 어떤 취재 기자는 스마트폰으로 영상을 찍어서 기사를 올리기도 하고, 반대로 카메라 기자가 스틸 사진이나 영상에 스토리를 덧붙여 보내는 경우도 있다. 뉴미디어적인 변화가 많아지면 많아질수록 두 직종의 경계가 흐려지면서 새로운 직종이 탄생할 수도 있고, 재미있는 결과물들이 많이 나올 것 같다. 안경숙 기자 cat1006@naver.com
    2017-05-22
  • 세월호 인양 취재기  “서울MBC에서 오셨어요? 저리 가! 빨리 저리 안 가?”
    세월호 인양 취재기 “서울MBC에서 오셨어요? 저리 가! 빨리 저리 안 가?” 1080일. 오랜 시간 바다 안에 있던 세월호가 반잠수선의 도움을 받아 목포신항에 접안했다. 세월호 참사가 일어난 이후로 인양작업이 순탄치 않았던 것과는 달리 물 밖으로 모습을 드러낸 세월호는 큰 애로 없이 목포로 옮겨졌다. 미수습자 가족들과 유가족들이 고대하던 순간. 그 순간을 기록하기 위해 3년여 만에 세월호를 다시 찾았다. 미수습자 가족들은 목포신항 안에 있었고 유가족들은 목포신항 울타리 밖에 천막을 설치하고 있었다. 이 상황을 스케치하던 나에게 유가족 중 한 분은 그렇게 단 세 마디를 건넸다. 이제는 익숙해질 법도 한데 그렇지 않은 건 지난 시간동안 잊지 않은 멍에 때문이다. 그날 저녁 숙소에 들어가 TV를 켜니 목포MBC 기자가 세월호 인양에 관한 뉴스를 상세히 전하고 있었다.   낯설지 않은 느낌. 3년 전 진도 팽목항에서도 느꼈던 참담함이었다. 단원고 학생 전원구조라는 대형 오보를 내보낸 방송사. 민간잠수사의 죽음이 세월호 유가족의 조급증 때문이라는 리포트를 내보낸 MBC의 기자라는 멍에를 지고 나는 현장에 있었다. 부감을 촬영하러 건물에 올라가면 주먹만한 돌이 날아왔고 삼각대 위에 올려놓은 카메라가 미수습자 가족 텐트를 향하기라도 하면 어디선가에서 보고 계시던 미수습자 가족들이 험한 말을 쏟아내셨다.   몇 달 뒤 단원고 생존학생들이 모여 안산에서 여의도까지 도보행진을 했다. 진실을 알려달라는 그들의 목소리와 걸음걸음을 온전히 담고 싶었다. 그리고 짊어진 멍에를 조금이라도 더 무겁게 느끼고 싶어 부지런히 같이 걸었다. 학생들과의 접촉과 인터뷰는 자제해달라는 주최 측의 부탁에 무거운 마음으로 걸음을 옮기고 있을 때, 한 학생이 다가와 물었다. “왜 촬영하시는거에요?” 진실을 밝혀달라는 학생들의 외침을 시청자들에게 전하고 싶다는 얘기를 해줄 수는 없었다. 몇 분 전에 기사는 단신으로 밀린 상황이었고 그마저 사라질 수도 있다는 소식을 취재기자를 통해 이미 전해 들었다. 미안한 마음에 학생과의 접촉을 피하려 잠시 자리를 옮겼다. 그날 저녁 뉴스에 학생들의 도보 행진 소식은 한 줄로 요약되어 있었다. ‘이런 가운데 안산 단원고 생존 학생들은 진상규명을 촉구하며 학교에서부터 1박2일의 도보 행진을 벌여 국회에 도착했습니다. 닷새째 농성을 벌이고 있는 유가족들은 특별법을 처리하라며 국회 본청에 진입하려다 이를 막는 경찰과 몸싸움을 벌이기도 했습니다.’   2017년 4월 4일 목포신항 브리핑실. 김창준 선체조사위원장이 브리핑을 진행하고 있었다. “상하이샐비지 측이 예상하는 세월호의 중량이 갑자기 늘어나서 세월호 육상 거치가 연기될 수 있다. 반잠수식 선박 거치 상태에서 미수습자 수습을 시작할 수도 있다.” 조용히 브리핑을 지켜보던 미수습자 어머님 한 분이 큰 소리로 항의했다. “아이 찾는 걸 우리에게 합의해달라고 했는데 안 해주고.......내 딸을 찾는데 내가 말할 권리가 없는 나라다. 내가 들어가서 내 손으로 다 찾을 것이다.”   하루빨리 자식을 찾고 진실을 찾기 위해 인양되기만을 기다릴 수밖에 없던 그들. 지난 3년 동안 자식을 가슴에라도 묻기 위해 하루하루를 버텨온 그들을 목포MBC 기자들과 나는 어떻게 기록하고 있는가. 어떤 마음가짐으로 기록하고 있는가. 그리고 서울에서 내려온 나의 취재들은 그들에게 어떻게 기억될까? 김경락 / MBC
    2017-05-22
  • 언론의 중립성과 역사의 교훈
    언론의 중립성과 역사의 교훈   최근 우리나라의 신문기사와 방송을 보면 언론의 중립성에 대해 강한 의구심이 들 정도로 정치에 매몰되어 있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언론이 마치 전쟁 중인 나라가 심리전을 치루는 듯이 한 쪽으로 경도되어 있다는 것이 과연 필자 혼자만의 생각일까?   언론의 중립성과 심리전의 역사에 대해 간단히 정리해 보자. 과거 제2차 세계대전 때 미국, 영국, 일본, 독일 같은 제국의 전쟁에서 흑백논리, 이분법적 구도, 이데올로기에 호소하는 단어로 신문을 도배하다시피 한 심리전 논조가 여론을 지배했다. 가까운 나라인 일본을 예로 들어 보자. 지금은 ‘진보’ 언론으로 대표되는 <아사히신문>은 1930년대 중반까지만 해도 전쟁을 반대하는 논조가 주를 이루었다. 그러나 1937년 중‧일전쟁 발발 이후 일본 사회가 서서히 군국주의자들의 논리에 동조해 가면서 국민을 전쟁광으로 내모는데 적지 않은 역할을 했다. 물론 군국주의자들의 압력이 있었던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언론사 내부의 ‘자기검열’ 즉 군부와 정부가 강제로 시키지 않아도 사회분위기에 편승해서 군국주의자들로 대표되는 ‘힘센 사람’에게 ‘아첨’하기 위해 자발적으로 ‘사회의 목탁’으로서의 역할을 방기한 사실을 부정할 수 없다. 이러한 언론의 전쟁선동으로 인해 일본사회에서 ‘평화’라는 단어는 철저히 금기시 되었다.   1945년 8월 일본이 연합국에 무조건 항복함으로써 전쟁이 끝나자 <아사히신문>은 언제 그랬냐는 듯이 ‘평화’를 소리 높이 외치기 시작했다. 당시 일본이 패전직후라는 점은 충분히 이해하더라도 군국일본이 몰락하여 갑자기 평화가 찾아왔다고 해서 언론의 논조가 하루아침에 180도로 바뀌고 정권에 따라 오락가락하는 태도가 과연 언론의 역할인가 하는 것이다. <아사히신문>이 전쟁 후 ‘진보’ 언론으로 거듭난 뒤에 보수 언론으로부터 받은 비판은 전쟁에 찬성한 언론이 진보의 탈을 쓰고 있다는 것이었다. 이는 권력에 아첨하고 시류에 편승한 결과 돌아온 ‘부메랑’인 셈이다.   역사를 뛰어넘어 최근 한국의 언론을 보면 객관적인 팩트의 보도보다는 주관적이고 편향된 보도에 치우치는 모습을 자주 볼 수 있다. 2012년 대선 때 마치 선거운동원 처럼 특정후보를 치켜세우던 다수 언론과 평론가들이 지금은 당선가능성이 높은 특정후보를 옹호하는 행태가 돋보인다. 이러한 현실이다 보니 언론에 불만을 가진 특정집단이 ‘가짜뉴스’를 만들어 유포하는 사태까지 이르게 된 점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가짜뉴스’란 한마디로 유언비어와 같은 종류다. 유언비어가 난무하는 사회의 조건은 대체로 두 가지로 보면 된다. 언론보도를 믿을 수 없을 때와 정부가 정확한 정보를 국민에게 숨길 때 흔히 나타난다.   특히 ‘가짜뉴스’는 전쟁말기나 사회가 매우 불안한 나라에서 두드러진다. 아마 역사상 ‘가짜뉴스’가 가장 난무한 때는 일본의 패전 기색이 농후한 시기인 1944년 중반부터 1945년 8월 사이, 일본군 최고사령부였던 대본영(大本營)은 전시상황을 국민에게 알리는 ‘대본영 발표’를 했다. 당시 대본영은 팩트에 근거하지 않은 ‘가짜뉴스’를 내보내고, 이에 부화뇌동해서 라디오방송과 신문이 군사정권의 ‘나팔수’ 역할을 한 것이 가장 큰 원인이었다고 보는 것이 지배적인 시각이다. 그 결과 일본인 다수가 ‘대본영 발표’나 이를 베껴 쓴 언론기사보다는 오히려 민간 자생적인 ‘가짜뉴스’와 적국인 미국이 공중에서 뿌린 심리전 전단을 더 신뢰하는 아이러니한 상황이 된 것이다. 특히 국가붕괴가 임박한 전쟁말기에는 이러한 경향이 더욱 두드러졌다. 이에 놀란 군부와 정부가 ‘가짜뉴스’에 대응하여 당시 일본인 사이에서 감시와 공포 대상으로 악명이 높았던 헌병과 특별고등경찰을 동원해서 대규모 사찰을 벌일 정도로 예민한 반응을 보였다는 사실이 당시 일본 정부 문서에 고스란히 기록되어 전해지고 있다.   물론 시대가 변하고 미디어 환경이 달라지긴 했지만 언론에 대한 일반인의 태도는 크게 변하지 않았다. 최근 탄핵과 대선 정국에서 우리 언론의 정치적 편향성은 자칫 잘못하면 ‘부메랑’이 되어 돌아올 수 있다는 사실을 경계해야 한다. 정치적으로 편향된 언론을 불신한 나머지 ‘가짜뉴스’가 사회에 만연할수록 우리나라와 같이 남북이 첨예하게 대립되어 있고 전쟁가능성이 상존하는 나라가 국가적 위기에 봉착할 때 그 부작용이 극명하게 드러나게 된다는 점을 우리는 역사 속에서 교훈을 얻어야 한다.
    2017-05-22
  • 줌인 - 극한직업 폴리널리스트 -
    줌인 극한직업 폴리널리스트     관대한 주인에 예속된 노예는 일정한 자유를 부여받고 스스로 자유인이라 느끼며 생활을 할 수 있다. 그러나 혹독한 주인에 예속된 노예는 참혹한 환경에서 스스로 인간이 누려야 할 자유를 모르면서 주인의 관용만으로 여생을 보내야 한다. 해묵은 노예이론을 들고나온 이유는 스스로 종노릇하며, 권한을 대리하는 마름(지주를 대신하여 소작농을 관리하는 자)에 충성하는 사람이 다시 주목받고 있기 때문이다. ‘폴리널리스트(polinalist)’, “정치(politics)와 언론인(journalist)이 결합한 신용어로, 중립적인 자세를 버리고 정ㆍ관계에 진출한 언론인”을 말한다. “그들은 정치권에 진출하기 위해 언론인으로서의 경력을 팔아넘기는 정ㆍ언 유착의 상징적 표본으로 비판받기도 한다.” 또, 언론인 또는 전직언론인으로서 언론사 내 주요 보직을 맡으면서 정치적 목적을 달성하려는 사람이 되겠다.   현직기자로서 정당에 가입하는 것은 1993년 정당법 개정으로 가능해졌다. 하지만 언론인의 정치활동에 관해서 헌재는 “정치적 중립성이 요구되지 않고, 정당가입이 허용되는 언론인에게 언론매체를 이용하지 않고, 업무 외적으로 개인적인 판단에 따라 선거운동을 하는 것까지 금지할 필요가 없다”고 함으로써 소속된 언론매체 내에서의 정치 활동을 제한하고 있다.   언론사 주요직책에 합당한 유능한 인사이고, 언론사 내부의 공정방송 보도시스템이 잘 갖춰져 있다면, 폴리널리스트의 언론사 내부 기용이 불가능한 것도 아닐 것이다. 그러나 미국에서 시작된 엽관제(獵官制)를 표방하고 있는 한국에서 정치권력에 줄을 대는데 우선 목표를 가진 사람이 방송의 근간인 공정방송을 지켜낼 리 난무하고, 이는 곧 언론사의 존립기반을 흔들 수 있다.   다가올 대선에서 각 당의 대통령 후보들은 과거와는 달리 언론정책에 대해서는 이렇다 할 정책이 없다. 그런 후보들을 찾아 이런저런 언론의 문제를 해결해 달라고 여러 단체가 움직이고 있다. 그리고 과거 그것에 동조했던 사람을 솎아내자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잘못된 정책과 인사는 바로잡아야 한다. 그러나 다음 정권에서도 보은 인사와 정치성향에 따라서 사장과 보도국장, 부장이 임명된다면 악순환의 고리는 끊을 수 없다. 스스로 노예의 길을 선택하는 폴리널리스트가 존재하는 한 그다음 정권에서 우리는 또 잃어버린 몇 년을 계산하게 될 것이다.   민주주의 국가에서 언론의 주인은 국민이 되어야 한다. 따라서 언론 문제에 대한 이상적인 해답은 시청자인 국민에게 물어야 한다. 그러나 주인인 국민에게 문제 해결을 기대는 것이 이제는 어려워 보인다. 그 징표는 추락하는 시청률 표에 명확히 나타나고 있다. 다음에 기댈 곳은 언론사 내부의 공정방송 시스템이 될듯하다.
    2017-05-22
  • 선거보도에서 공정성에 대한 문제
    선거보도에서 공정성에 대한 문제 대통령선거에 접어들면서 뉴스도 대결구도로 치열하게 보도되고 있다. 후보자간에 공방이 만만치 않은 속성과 승패를 결정하는 경쟁관계에서 나타나는 필연적인 이유 때문이라는 주장이다. 대통령 탄핵으로 파면 후에 치루는 비정상적인 선거라서 더더욱 후보자들 간에 공격이나 방어의 수위가 높아질 가능성도 높다. 따라서 선거보도도 공정성과 편파, 왜곡등 보도와 관련된 문제를 피하기 어려운 상황으로 보고 있다. 선거보도에서 꾸준히 제기되어온 공정성 문제가 과연 얼마나 달라질 것인가에 대한 관심이 없는 것도 아니다. 미디어선거나 다름없는 현실에서 보도에 의존도가 높고, 또 국민에게 전달해야 할 의무도 동반하고 있기 때문에 선거보도의 중요성과 가치는 절실해 지고 있다. 선거보도의 문제로 지적되었던 경마식 보도나 흠집내기의 선거전략이 그대로 보도됨으로서 정치적 냉소주의나 정치적 신뢰에 타격을 주고 있다. 뉴스보도라는 이름으로 “가짜뉴스”에서 “기우러진 뉴스”나 “PR식 뉴스”등 뉴스에 대한 비난도 고조되고 있다. 이러한 문제는 일시적인 유행에서 나온 것으로 판단하기에는 버거운 짐이 되고 말았다. 우리가 겪은 혼란과 소용돌이는 뉴스보도의 독립성이나 자율성이 다져지지 못한 배경도 있지만, 언론 스스로 지켜내지 못한 원인도 하나의 이유이다.과소평가 어렵다는 점이다. 뉴스보도가 추구하는 사실숭배가 초래한 부작용도 과소평가하기는 어렵다. 그 많은 사실들 중에서 자극적이고 선정적인 사실을 따라다니는 뉴스보도의 한계를 지적하기도 한다. 뉴스보도의 기능을 외면한 선정주의 늪으로 빠져든 보도는 뉴스를 보는 사람들에게 어떤 반응이 나타날 것이라는 기대가 없거나 일방적 인식밖에 없는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상업성이나 정치적 입장이 깊이 반영된 뉴스보도는 공정성이나 신뢰성을 약화시키거나 파괴시켰다는 점이다. 즉 대통령후보자로서 경쟁하는 모습을 저버리지 않는 품격을 기대하는 부분에 방점을 두고 싶다. 대부분 탈진하거나 만신창이가 된 당선자가 하는 일은 무엇이었던가? 또 국민은 무엇을 기대할 수 있느냐?고 반문하고 있다. 반쪽자리 대통령을 뽑기 위해 너무나 +많은 시간과 비용을 드려야 하는지도 걱정해야 한다. 공정한 선거보도가 선거의 품격이나 뉴스의 가치를 살리는 중요한 역할이다. 공정성의 가치는 주장에 비해 실천과정에서는 어려움이나 비현실적이라는 반박도 있지만, 다른 대안이 마련되지 않고 있다. 객관성에 대한 논란도 정리되지 않았지만, 공정성의 가치를 실현하는 대안으로 보고 있다. 객관성 또한 명확하게 실현하기는 어렵지만, 그 기준에 접근하려는 노력을 요구하고 있다. 객관성은 취재하는 기자에게 나름대로 계율로 전해진다고 미첼 스티븐슨은 지적하고 있다. “ 뉴스를 곧이 곧 대로 이야기하라. 어떠한 종류의 편견으로 뉴스를 더럽히지 말라 ”는 것이다. 뉴스의 신성한 가치가 훼손되는 것이 더 안타깝다는 전제로 기자들이 지켜야 할 규칙을 제시하고 있다. “1) 뉴스기사에 기자 개인의 호/불호를 명백하게 개입시키지 말아야 한다. 2) 특정가치가 겉으로 들어나는 용어나 영상은 사용하지 말아야 한다. 3) 균형성을 유지하기 위해서 하나의 쟁점에 대해 2~3가지 관점을 제시하는 것이 균형을 잡 는 방법이다. 4) 정보의 확실한 출처와 논쟁성이 있는 주장에 대해 말한 사람을 밝혀야 한다“ 고 했다. 선거보도에서도 이러한 원칙은 더 중요하게 다루어져야한다. 현실적으로 지키기 어려운 점도 있지만,규칙이나 판단에서 기자의 전문성이나 사명감이 좀더 분명하게 무장할 필요는 있다. 바람의 선거처럼 묻어가는 언론 보도에 대한 후환을 더 크게 보는 안목도 중요해 졌다. 꽤나 오래전에 있었던 일인데, 신문방송학과를 지원한 학생에게 면접시험 중에 “ 졸업 후에 어떤 일을 하고 싶은가?” 물었더니 “ 정치를 할 겁니다.”라는 의외의 대답이었다. “그럼 정외과로 가야지” 했더니 “ 아닙니다. 기자가 되어 인맥을 넓혀 놓고, 그 다음에 정치를 할 겁니다” 이 학생의 생각이 현실이 아니기를 바랐지만, 그 학생의 눈이 더 정확했다는 생각도 지울 수 없게 되었다. 인맥이 네트워크가 되었고, 계획적인 전략으로 비쳐지는 선거보도의 어려움은 거시적인 틀에서 확인하고 검색하는 뉴스보도를 바라고 있다. 120년전 황성신문에서 “ 기자는 권력이나 세도가에 굴하지 않고, 재벌이나 호사가에 아첨하지 않는다. 그들에 대해 공정하고 당당하게 그 입장을 밝혀야 한다” 는 내용을 논설에서 다루고 있다. 인체의 혈관에 비유한 언론의 역할처럼 막힘이 없이 돌고 돌아야 건강한 사회를 만들 수 있다. 대통령선거와 관련한 보도가 공정성 시비로 얼룩지는 것을 막는 기회가 되기를 바란다.    정 대 철 (한양대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과 명예교수)
    2017-05-22
  • 19대 대통령 선거 무엇을 보도 할 것인가 -방송언론의 독립 없이 진정한 민주주의 없...
    19대 대통령 선거 무엇을 보도 할 것인가 방송언론의 독립 없이 진정한 민주주의 없다.     1987년 이후 민주화 과정에서 방송사들은 정권과 권력으로부터 독립되고 간섭에 영향 받지 않는 공정방송의 시스템을 만들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해왔다. 영상취재 준칙 제정과 방송사 내부, 각 종 출입처를 중심으로 한 취재현장에서 공정성의 문제를 사전에 방지하고 취재방식과 제작시스템을 개선하기 위한 노력 등 이다. 이것은 지난 30여 년간 실제로 취재와 제작 현장에서 영상기자 개개인은 물론이고, 여야정치권과 국민으로부터 공정의 시비를 끊어내는 일정 정도의 성과를 이루기도 했다. 하지만, 18대 대선보도에서 방송사 중에서는 특정 후보와 정당에 대한 편향적인 영상취재와 편집이 뉴스의 주를 이루고 있었다. 여당에게 유리하고 야당에게는 불리한 편파적인 구성과 부적절한 영상자료의 사용, 여당에게 유리한 CG의 사용 등, 선거준칙이 지양하고 있는 모든 불공정의 사례들이 취재, 제작되어 뉴스로 방송되었다. 지난 선거들에서 영상보도를 중심으로 살펴본 선거방송의 결과물들이 30여 년 전 민주화 초기 단계의 논란들로 회귀했다는 사실은, 정치적 입장과 관점을 떠나, 방송의 독립성과 공정성이 지난 몇 년간 얼마나 심각하게 훼손당하고 위협 받았나를 극명히 보여주고 있다.   보도의 독립성, 전문성 제고를 위한 시스템 강화 역사상 유례없는 대통령 탄핵으로 인한 대통령 보궐 선거 운동이 진행 중 이다. 방송은 공익과 공공의 사회적 책무를 부여받은 만큼 어떠한 목적과 이해를 계산에 둔 정파적 보도를 경계해야 한다. 하지만, 선거 보도에 있어서 항상 비판받고 있는 ‘경마식 보도’가 횡행하고 있고, 유력 후보자들을 중심으로 ‘편향 보도’를 하고 있다. 선거에서 어느 후보자가 당선될 것인지 중요한 관심사 이지만 그것이 전부가 되어서는 안 된다. 우리가 선거보도에 있어서 ‘경마식 보도’를 우려하고 있는 것은 경마식 보도 자체가 아니라, 이 보도로 인해 선거의 중요성이 없어지기 때문이다. 이러한 것은 정책에 대한 관심보다 주변적인 관심만이 부각되고 있다. 앞으로 불공정 보도의 논란이 더 이상 불거지지 않기 위해서는 방송사와 언론이 권력으로부터 독립을 보장 받을 수 있는 중립적인 제도의 시스템이 시급히 만들어져야 한다. 
    2017-05-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