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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글쓰기와 건강> 지금 당신이 쓴 글이 건강한 노후의 지표다   -조영권 전북대 강의 전...
    <글쓰기와 건강> 지금 당신이 쓴 글이 건강한 노후의 지표다  글을 잘 쓰게 된다면 좋은 일이 아주 많을 것이다. 우선 회사에 제출할 보고서나 기획안을 쓰는 일로 끙끙 앓아가며 며칠 낮밤을 꼬박 보내는 일이 없어질 것이다. 좀 더 욕심을 낸다면 자기 분야에 관한 독창적인 책을 출판하고 인기 있는 강연자가 될 수도 있다. 문학에 관심이 있는 사람은 멋진 작품을 내고 시인이나 소설가로 등단하는 것도 상상할 수 있는 일이다. 그런데 이보다 더 반가운 소식이 있다. 좋은 글을 꾸준히 쓰면 노년의 복병이라 불리는 치매를 예방하고 건강한 여생을 보낼 확률이 아주 높아진다는 사실이다. ‘젊은 시절에 쓴 글은 건강한 노후의 지표’라는 다소 과장된 듯한 주장은 ‘노화와 알츠하이머병에 관한 수녀 연구’라는 이 분야에서 가장 유명하고 오래된 과학 연구 프로젝트에서 나온 것이다. 1986년에 과학자 데이비드 스노든(David Snowdon)이 이끄는 연구팀은 수녀 600명 가운데 선별한 25명의 자서전을 분석하고, 사망 후 뇌를 부검하는 방식으로 알츠하이머병에 관한 조사를 진행했다(데이비드 스노든 지음, 유은실 옮김. 2001. <우아한 노년> 사이언스북스. 참고). 기억력과 사고력, 그리고 행동에서 심각한 문제를 일으키는 알츠하이머병에 관한 통설은 85세 이상 사람들 가운데 두 명 중 한 명은 이 병에 걸린다는 것이다. 왜 어떤 사람은 알츠하이머병에 걸리고 다른 사람은 이 병을 피해갈까? 스노든의 연구팀은 이 질문에 대한 답을 구하기 위해서 생활조건이 거의 동일한 평균 나이 80세의 수도원 수녀들을 연구 대상으로 정했다. 연구팀은 수도원에 들어가서 수녀들이 20대 초반에 썼던 자서전을 분석했다. 개념 밀도(여러 개의 단어로 표현된 개별적인 생각)와 문법적 복잡성을 중심으로 자서전의 모든 문장들을 조사해 상위 집단과 하위 집단으로 나눴다. 하위 집단에 속한 수녀들이 쓴 글은 ‘나는 어떤 직업보다도 음악을 가르치는 일이 좋다.’와 같이 비교적 단순한 문장이었다. 상위 집단은 그보다 더 복합적인 사고와 감정을 이해하기 쉽게 표현하고 있었다. 예를 들면 다음과 같은 문장이다. ‘아직 3주를 더 기다려야 하지만, 지금 나는 청빈과 순결과 순종이라는 성스러운 맹세를 통해 주님에게 속박되어 내 신랑의 뒤를 따르길 기다리면서 도브 거리를 배회하고 있다.’ 상위 집단에 속한 수녀들은 자신의 문장에 더 많은 개념을 집어넣으면서도 재미있는 문장을 만들어 냈다. 조사 결과는 놀라웠다. 자서전과 사망 후 기증된 뇌의 부검 결과를 비교했더니, 이 가운데 10명이 알츠하이머병의 소견을 보였다. 그리고 알츠하이머병 소견을 보인 10명 중 9명이 자서전 분석에서 개념 밀도가 낮은 하위 집단에 속해 있었다. 단순한 문장을 썼던 수녀들이 알츠하이머병에 걸릴 확률이 90%였다는 얘기다. 개념 밀도가 높고 문법적으로 복잡한 문장을 구사했던 수녀들은 뇌에서 이상 소견이 나타나지 않았다. 이 조사 결과는 20대에 썼던 자서전의 문장을 검토하는 것만으로도 58년 뒤 알츠하이머병에 걸릴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을 구별해 낼 수 있었다는 점에서 학계와 언론의 큰 관심을 끌었다. 그런데 2009년에 흥미로운 사실이 또 발견되었다. 다른 대학의 연구팀이 추가로 기증된 수녀들의 뇌를 부검해보니 사고와 기억에 아무런 문제가 없었던 수녀들도 절반 가까이 알츠하이머병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병터를 가지고 있었던 것이다. 이것을 무증상 알츠하이머병이라고 하는데, 실제로는 알츠하이머병에 걸렸는데도 기억력 상실과 같은 인지적 증상이 전혀 나타나지 않은 것을 말한다. 특이한 것은 무증상 알츠하이머병 수녀들의 해마 신경세포가 알츠하이머병 징후가 전혀 없는 뇌의 신경세포에 비해서 최대 세 배까지 컸다는 점이다. 이 현상에 대해 연구팀은 알츠하이머병에 침범 당한 세포를 스스로 치료하려고 시도하는 과정에서 해마 신경세포가 커진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개념 밀도가 높은 문장으로 좀 더 복합적인 사고를 하며 자신의 글에 섬세한 정서까지 담아냈던 수녀들의 뇌는 알츠하이머병의 공격에 맞서 자신을 훌륭하게 방어했다는 얘기이다. 특별한 치매 징후 없이 건강하게 평생을 보낸 수녀들의 글은 몇 가지 중요한 특징을 가지고 있었다. 우선 개념 밀도가 높고 문법적으로 복잡한 문장을 구사했지만 이해하는 데 큰 어려움이 없었다. 또한 형용사와 부사를 적절하게 사용해 자신의 감정 상태를 섬세하게 드러내고 있었고, 긍정적인 삶의 자세를 재미있게 표현한 대목들이 눈에 띄게 많았다. ‘수녀 연구’에서 본 것처럼 젊은 시절에 쓴 글로 노후의 정신 건강을 예견할 수 있다면, 우리가 쓴 글은 어떤 모습을 하고 있고 또 그것으로 예견되는 미래는 어떠할지 궁금해진다. 최근에 쓴 글을 꺼내보자. 글이 없다면 이번 기회에 마음먹고 한번 써보자. 문체는 어떠한가? 문장 구조는 복잡한가 아니면 단순한가. 글의 내용은 흥미를 돋우는가 아니면 단조로운가. 또 긍정적인 정서가 넘치는 글인가 아니면 우울한 분위기로 가득 차 있는가. 중요한 질문을 하나 더 해보자. 개념 밀도가 높은 문장으로 섬세한 감정을 재미있고 긍정적으로 표현한 글을 매일 쓴다면, 우리는 알츠하이머병 같은 자기 삶의 모든 기억을 송두리째 잃고 마는 무서운 질병을 예방할 수 있을까? 대답은 비교적 긍정적이다. 글쓰기와 같은 강한 지적 자극을 꾸준히 연마한다면 치매의 인지적 증상을 예방하는 데 큰 도움을 준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결론이다. 그렇다면 지금 당장 글쓰기를 시작해야 하지 않을까? 우선 일기부터 시작해 보자. 간단하고 단순한 문장보다는 조금 더 복잡한 문장으로, 감정 표현도 과감하게 드러내면서 재미있고 긍정적인 시각에서 글을 써보자. 욕심을 내서 매일매일.  조영권 전북대 강의 전담교수
    2017-06-05
  • <새 정부에 바란다> 방송의 공공성을 회복하고 공정성을 확보해야  -김우철 /MBC -
    <새 정부에 바란다> 방송의 공공성을 회복하고 공정성을 확보해야  새 시대가 열렸습니다. 절망과 분노로 가득 찼던 땅을 다시 사람이 살 수 있는 희망된 공간으로 바꾸어 달라는 온 국민의 염원이 그 어느 때보다 드높습니다. 이중 사회적 소통의 근간이 되는 미디어 생태계를 건강하게 만드는 일은 민주적 가치의 실천과 공동체의 복원을 위해 무엇보다 긴요한 과제입니다. 분열과 불통의 잔재와 작별하고 절차와 실천적 정의가 실현되는 건강한 공론의 장을 건설하는 민주정부의 모습을 기대합니다.   그 실천을 위해 무엇보다도 새 정부가 신자유주의적 시장만능주의 패러다임을 벗어나 방송의 공공성을 지켜낼 수 있는 방송정책을 펼쳐주시길 기대합니다. 최근 뉴미디어의 기술적 산업적 성장이 민주주의를 위한 공론의 장 수준 그 자체로 직역되는 경향이 우려됩니다. 많은 미디어 학자들의 연구결과가 말해주듯, 정보통신의 발전 자체가 다양한 가치가 존중되고 최선의 의사결정 구조로 이어지는 숙의 민주주의로 직접 연결되지는 않습니다. 우리는 이미 지난 십 여 년 동안 정보통신의 기술 자체가 더 좋은 의사결정구조를 담보하지 못하며, 뉴스와 미디어의 산업적 셈법이 정보의 질을 높이고 공동체의 공통된 가치를 배양하는 데 실패하는 광경을 수없이 목도했습니다.   네트워크 커뮤니케이션 연구자 카스텔즈(Castells)가 지적하듯, 새로운 커뮤니케이션의 툴로 각광받는 뉴미디어 네트워크는 비슷한 의견을 가진 사람들의 이너서클 상에서의 소통을 강화해 서로 다른 의견의 교류에 장애가 되는 경우가 역으로 발생하며, 좋은 의견조차 양으로 밀어버려 단지 하나의 의견으로 전락시키는 등 적지 않은 구조적 문제들을 양산하고 있습니다. 또한 국민을 ‘우리’와 ‘그들’로 나뉘는 반목의 정치가 내면화된 미디어의 편향성과 타자화(Othering), 그리고 이견을 허용하지 않는 강압적 하향식 커뮤니케이션(Top-down commuication)이 공동체를 파괴하고 소통의 구조를 봉건화할 때 그 피해가 어느 정도인지 우리는 이미 뼈아프게 경험했습니다. 분열된 소통구조가 편향된 믿음을 양산해 가짜 뉴스가 범람하고, 분열의 댓글들이 사회를 찢어놓으며, 심층성을 잃은 저널리즘이 한 사회를 얼마나 절망시키는가를 우리는 날마다 지켜봤습니다.   이 모든 문제를 시정하기 위한 제일 급선무는 방송의 공공성을 회복하고 공정성을 확보하는 일입니다. 특히 미디어 플랫폼이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다양한 가치와 의견이 넘쳐나는 정보와 이미지의 홍수 속에서, 공영방송은 공동체의 공통된 가치를 구축하는데 필요한 중요한 국가적 자산입니다. 소통이 자유로운 민주적 공론의 장을 만들기 위해 공영방송의 공적 책무는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하며 이는 결코 시장중심적 사고나 기술결정주의, 그리고 무엇보다 권력과 결합한 시대착오적 일방적 구조로는 이룰 수 없습니다. 방송의 담론 안에 시장의 언어들만 존재할 때, 혹은 민주적 소통구조를 지탱하는 정책과 규제가 부재하거나 오용될 때 얼마나 큰 사회적 비용을 지불하였는지 반드시 곱씹어 봐야 합니다.   특히 영상은 현대사회 커뮤니케이션에서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합니다. 이미지는 집단 기억(collective memory)의 형성에 중요한 역할을 하고 이는 공동체를 지탱하는 공통의 정체성(identity)과 밀접한 관계에 있음을 많은 영상 연구자들이 지적하고 있습니다. 특히 현대 커뮤니케이션은 정보의 흐름만큼이나 정서의 흐름도 중요해지고 있으며, 영상이 제공하는 사회적 상상력이 사회적 소속감의 수준과 밀접하고, 더 나아가 사람과 사람간의 관계와 해석의 툴로 작용하는 경계화작업(Boundary work)의 초석이 되고 있음을 잊지 말아야 합니다. 보도영상의 사회적 가치가 올바르게 인식되어야 합니다.   급변하는 미디어 환경 속에서 새로운 정부가 올바른 영상문화의 토대를 만들어 주시길 바랍니다. 방송제작의 대중화가 방송 민주화의 수준으로 교환될 수는 없습니다. 또한, 권력에 영향을 받는 방송은 그 자체로 사회적 해악이 될 것입니다. 부당하게 고통 받은 많은 언론인들이 원상회복을 바랍니다. 아울러 자유로운 취재환경의 보장과 함께 영상의 전문적 이해를 높일 수 있는 제도적 지원과 교육, 그리고 영상취재의 현장과 운용에 대한 국가적 관심을 요청 드립니다. 현재 초상권 논의 혹은 미디어 관련 전문 교육에서부터 현장의 운용과 가이드라인을 정하는 실무적 의사결정에 이르기까지 영상기자들의 목소리를 보다 적극적으로 수용할 제도적, 실무적 관심을 부탁드립니다.   특히 공영방송이 커버하는 영상과 그 아카이브는 역사적 기록이라는 텍스트성을 넘어 우리사회의 집단기억과 정체성에 무엇보다 중요한 재료가 됩니다. 영상의 공공성의 문제나 미디어 윤리 등 영상 제작전반에 대한 사회적 이해도는 셀 수 없는 영상이 교류되는 미디어 생태계에서 역설적으로 점점 떨어지고 있습니다. 영상인력 채용과 노동의 질적 문제, 부서의 축소나 폐지 등 구조의 문제에서부터, 취재현장에서 공권력의 과도한 통제나 편향적 공보지상주의 같은 실무적 문제에 이르기까지 공적자산으로서의 보도영상에 많은 관심을 가져주실 것을 당부드립니다. ‘나라 같은 나라’라는 슬로건은 적어도 ‘방송 같은 방송’을 보는 날 완성될 것이라고 굳게 믿습니다.   MBC 김우철 
    2017-06-05
  • <새 정부에 바란다> 문재인 정부가 추진해야 할 언론 개혁 과제
    <새 정부에 바란다> 문재인 정부가 추진해야 할 언론 개혁 과제    연일 계속되는 대통령의 파격적인 행보로 국민들로부터 큰 호응을 얻고 있는 문재인 정부가 중점적으로 추진해야 할 국정과제 중 하나는 바로 언론개혁이다. 촛불혁명을 기반으로 탄생한 문재인 정부는 진정한 민주주의의 실현을 요구하는 국민들의 열망을 충족시키기 위해 이명박-박근혜 정부를 거치면서 무너진 언론의 공정성과 공익성을 회복시켜야 한다. 그렇다면, 언론의 공정성과 공익성을 회복하기 위해 문재인 정부가 우선적으로 추진해야 할 언론개혁 과제는 어떤 것이 있을까? 먼저 이명박-박근혜 정부를 거치면서 망가질 대로 망가진 공영방송을 정상화 시키는 일이다. 이명박-박근혜 정부 9년 동안 공영방송 KBS와 MBC는 국민의 방송으로써 권력기관에 대한 감사와 견제의 역할은 하지 않고 정치권력의 나팔수 역할만 충실히 수행해 왔다. 이처럼 망가진 공영방송을 바로잡기 위해서는 방송법 개정을 통해 현재 구조적으로 정치권의 영향력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는 공영방송 이사진과 사장 선출방식을 바꿔야 한다. 집권세력과 코드가 맞는 인사가 공영방송사 사장에 선임될 수 밖에 없는 현재의 사장선임과 이사회 구성방식을 바꿔야 한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공영방송 이사회 구성에 여·야가 비슷한 비율로 이사를 추천하도록 하고, 사장 선임에 있어서는 이사회 3분의 2 이상의 동의를 거쳐 선임하도록 하여 집권세력이 자신의 입맛에 맞는 인사를 일방적으로 사장에 임명해 정권의 나팔수 역할을 하도록 하려는 시도를 원천적으로 차단해야 할 것이다. 이와 함께, 방송의 공정성과 독립성 회복을 위해 방송 제작자들의 제작 자율성을 보장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 또한 마련해야 할 것이다. 방송 제작과 편성 과정에서 방송사 경영진과 취재 및 제작 종사자들이 동수로 참여하는 가칭 ‘편성위원회’를 설치하도록 하여 방송의 제작과 편성과정에서 노·사간 충돌이 발생할 경우, 편성위원회의 심의와 의결을 반드시 거치도록 의무화 할 필요가 있다. 이를 통해, 방송의 제작과 편성이 사장이나 소수의 간부들에 의해 일방적으로 좌지우지 되는 것을 막을 수 있고, 방송 제작종사자들의 자율성을 보장하여 방송의 공정성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다. 나아가, 편성위원회가 구성원들의 의견을 반영하여 보도·제작·편성 분야 간부의 임명과 평가에 참여할 수 있도록 명시하고, 편성위원회의 운영 과정과 결과는 사안별로 즉시 사내에 공개하도록 의무화하여 편성위원회가 유명무실해지지 않고 실질적인 역할을 할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다. 또한, 공영방송이 정권홍보 수단으로 전락하는 것에 반발해 투쟁하다 부당하게 해직되거나 좌천된 언론인들을 방송현장으로 즉각 복직시켜야 할 것이다. 나아가, 언론청문회를 통해 이명박-박근혜 정부 9년 동안 정치권력이 어떻게 방송을 장악해 정권홍보수단으로 활용해 왔는지 진실을 밝혀내, 다시는 이러한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해야 할 필요가 있다. 문재인 정부는 이명박-박근혜 정부가 망쳐놓은 언론환경을 다시 회복시켜 정권에 의한 공영방송 장악과 정치 도구화의 역사를 끊어야 한다. 그리하여, 민주주의와 시장원리가 상생하는 미디어 생태계 조성을 통해 국민의 알권리를 충족시키고 우리사회의 권력집단에 대한 감시와 견제의 역할을 제대로 할 수 있는 건강한 언론환경이 조성될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다.   최진봉 성공회대 신문방송학과 교수
    2017-06-05
  • 박근혜 전 대통령 첫 공판 취재기
    박근혜 전 대통령 첫 공판 취재기     지난23일, 전직 대통령 박근혜 씨의 뇌물 혐의 첫 공판이 있던 아침. 법조 포토라인은 각각의 포인트마다 수십 명의 취재진들로 들썩였다. 서울구치소, 법무부 호송버스 하차 포인트, 417호 대법정으로 이어지는 중앙지법 출입구, 단 2분여 동안만 촬영이 허가된 법정 내부, 태극기 집회가 열리는 법원 철문입구 돌발 상황까지... 지난 3월의 검찰 출석과 구속영장 발부에 이어 또 한 번의 대규모 법조취재 풀단이 꾸려졌다.     TV로 방송되는 화면은 사안 핵심에 집중해 단정히 정리된 영상으로 채워지지만, 현장에서는 더 많은 것들을 보고 겪게 된다. 단연코 지난 5월 23일, 서울중앙지법 417호 대법정은 당일 봉하마을을 제외하고는 한국에서 가장 ‘핫한’ 장소였을 것이다.   9시 10분경, 남색 코트 차림에 1,660원 짜리 플라스틱 집게핀으로 올림머리 스타일을 고수한 전 대통령 박근혜 씨가 호송차에서 내리자 취재진은 놀라움에 웅성거렸다. 수감생활로 다소 초췌해진 착잡한 얼굴빛 말고는 구속 전과 크게 다를 바 없어 보이는 외양. 이날 법정에서 모든 혐의를 부인했다던 박 씨의 속마음이 복장과 스타일의 표출을 통해 그대로 드러나는 상징적인 순간이었다.   아무것도 변하지 않았음을 믿고자 하는 전직 대통령, 죽은 권력이 되자 언제 그랬냐는 듯 공명심을 전시하는 태세전환의 일부 언론, 법원로 삼거리에서 스마트폰을 시청하며 실시간으로 흐느끼는 태극기 시민들, 역사적 재판을 직접 보기 위해 긴 시간 줄서서 기다리는 진보적 시민들, 미리 가족 방청을 신청해야 한다는 것에 무지해 발길을 돌려야 했던 동생 박근령 씨 내외, 법정 출입을 허해 달라 소란을 피우던 태극기 티셔츠 차림의 장애(본인 주장) 노인. 그곳은 그렇게나 다종 다기한 이질적 욕망의 주체들이 벌떼처럼 모여든 장소였다.   그토록 단단해보이던 정치권력의 하릴없는 몰락. ‘어즈버 태평연월이 꿈이런가 하노라’ 읊던 길재의 심상이 바로 호송 버스에 탄 옛 권력자의 심정 아니었을까. 수인번호 ‘나대블츠 503번’ 배지는 얼핏 브로치마냥 박근혜 전 대통령의 푸른색 코트와 맞춤해보였다. 청와대가 바뀌고, 뜨거운 뉴스들 속에 몇 주간의 초현실적이던 나날은 박 전 대통령 1차 공판 취재를 하면서 내게 비로소 현실감각을 일깨워줬다.   외부 환경의 급격한 변화 덕에 얼핏 우리 언론 지형이 바뀌었다는 인상을 받을 수도 있겠다. 그러나 지난 수년간 자·타의적으로 부역했던 방송은 내부적으로 얼마나 바뀌고 있는가.카메라기자들은 언제나 모든 것을 최선을 다해 빠짐없이 찍고 기록해두려 애써왔다. 하지만 그것이 취사선택 되고 활용되는 ‘과정’의 책임에서 우리는 얼마만큼이나 자유로울 수 있겠는가.   권력자와 재벌가가 처벌받게 된 지금에도, 마치 변검(變臉)처럼 제 민낯을 바꾸기 시작한 태세전환의 방송언론 적폐는 언제쯤이나 정돈할 수 있을까. 방송 내부 주체들 간의 또 다른 게임이 시작되려 하고 있다. 초현실이 현실로 돌아왔다.   지선호 / KBS 영상취재부        
    2017-06-05
  • 19대 대선취재기 - 조기대선이라는 아픈 역사가 반복되지 않아야 -
    19대 대선 취재기 - 조기대선이라는 아픈 역사가 반복되지 않아야 - 지난 3월 10일, 헌재에서의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탄핵 결정과 동시에 조기 대선의 막이 올랐다. 반기문의 불출마 선언 이후 자유한국당과 바른정당은 뚜렷한 대선 주자가 없었던 터라 두달이라는 짧은 대선 기간에 어떻게 준비를 해나갈지 출입기자인 나부터 궁금해지기 시작했다.   자유한국당 후보 경선은 처음부터 말이 많았다. 황교안 총리를 염두해 둔 경선 특례규정부터 홍준표 후보의 경남도지사 사퇴 시점 등. 하지만 정권연장의 끈을 놓지 않는 자유한국당에 특출난 후보는 나타나지 않았고, 3월 31일 후보자 선출대회에서 이변 없이 홍준표 후보가 자유한국당 대선후보로 선출되었다.   홍준표 후보는 경남도지사 사퇴 시까지 하지 못했던 선거운동을 발 빠르게 시작했다. ‘자유대한민국 수호를 위한 부산대첩’, ‘인천상륙작전’이라는 표현을 쓰면서 열악한 지지율을 뒤엎는 대역전을 꿈꾸며 유세를 해나갔다. 하지만 유세현장에서의 반응은 극과 극이었다. 영남권과 비 영남권의 분위기가 확실히 달랐고 결국 홍준표 후보의 유세도 환영받을 곳에서 반복해서 진행을 해 나갈 수밖에 없었다. 영남권 유세현장의 그림이 확실히 좋았기에 마지막은 ‘경부선 대첩’이 되었다.   지지율의 변동을 가져온 건 TV토론이었다. 처음의 홍준표 후보 지지율은 10% 미만이어서 선거보조금을 전액 지원받는 15% 득표율을 넘기지 못할지도 모른다는 당내의 걱정하는 분위기도 있었는데 TV토론 이후에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의 지지율이 급격히 빠지면서 홍준표 후보 지지율이 마구 오르기 시작했다. 선거 막바지에는 안철수 후보를 누르고 2등을 차지한 여론조사 결과가 보이기 시작했고 자유한국당 산하 여의도연구원에서는 홍준표 후보의 당선 가능성까지 점치기 시작했다.   대선 레이스가 시작된 이후, 처음의 냉랭했던 분위기와 다르게 갈수록 고조되는 유세현장 분위기와 기존 자유한국당 지지층의 결집을 몸소 느낄 수 있었고 그에 따른 자유한국당 캠프의 고무된 분위기 또한 직접 느낄 수 있었다.   드디어 5월 9일, 저녁 8시쯤. 각 당의 개표 상황실에는 캠프 관계자들이 모여들었고 TV에서 발표되는 출구조사를 기다렸다. 캠프 관계자들이 보고 있는 TV들 뒤편에 자리 잡은 기자들은 TV 하나만 볼륨을 높여놓고 눈은 뷰파인더에 고정, 귀는 TV쪽으로 열어 놨다. 8시 정각에 출구조사 결과가 발표됐고 내가 있는 현장에는 소리 없는 탄식과 한숨이 나왔다. 현장 연결된 방송에선 더불어민주당 상황실의 환호성이 들리기 시작했다.   1위 문재인 후보와 다른 후보들의 격차가 커서인지 많은 관계자들이 자리를 일찍 떠나기 시작했다. 예상보다 빨리, 12시가 되기 전에 각 후보들의 승복선언이 끝이 났고, 지난겨울 촛불로 가득했던 광화문은 축제의 장이 되었다.   대한민국 역사상 유례없는 대통령 탄핵과 사상 첫 조기대선. 새누리당 출입기자들은 분당되며 두 개의 당과 후보를 커버하느라 바빴지만, 그래도 봄내음을 느끼며 땀을 흘린, 잊지 못할 대선 취재현장이 될 것이다. 대통령 탄핵과 새로운 정치에 대한 열망으로 태어난 이번 정부는 국민들의 기대를 저버리지 않고 통합과 협치의 정치를 보여줬으면 한다. 원내교섭단체 4당 체제하에서 어떠한 협치의 과정을 보여줄지 사뭇 궁금하다. 그리고 다시는 이 땅에서 조기대선이라는 아픈 역사가 반복되지 않기를 바라고 바란다. KBS 임태호   
    2017-06-05
  • 19대 대선취재기 – 대선 취재 영상의 핵심요소는 ‘사람’
    19대 대선취재기 – 대선 취재 영상의 핵심요소는 ‘사람’  국회를 출입하면서 대통령선거를 경험하는 것은 행운이다. 각 정당의 에너지가 축약된 역동적인 현장을 직접 체험하는 짜릿함이 있다. 그리고 신명나는 만큼 무한 책임이 뒤따른다. 한 컷 한 장면이 주목받고 한 차례 실수가 치명적인 현장. 그 어느 대통령선거보다 관심이 높았던 2017년의 대선은 치열하게 그러나 냉정하게 치러 낸 축제였다. 대통령선거에서 뉴스영상을 간추려보면 4가지 포인트의 영상으로 정리될 수 있다. 즉, 4가지의 영상을 확실히 취재하면 된다. 물론 취재를 하는 과정에서 수많은 경우의 수가 나타나고 반복되지만 4가지 포인트만큼만 잘 인지하고 취재하면 안정된 뉴스영상을 제공할 수 있다.   첫째, 부감 샷. 후보를 지지하고 연설을 보기 위해 운집한 군중의 이미지는 단연 최우선으로 챙겨야 할 장면이다. 뉴스의 첫 머리를 장식하는 영상으로 후보의 세를 한 컷으로 보여준다. 둘째는 이미지 샷. 아이를 안고. 자전거를 타고, 지지자를 포옹하는 등 시민들과 후보가 함께 하는 이미지 영상은 또 하나의 메시지다. 각 유세 현장의 의미를 상징적으로 설명한다. 셋째는 인터뷰 샷이다. 반드시 뉴스에 나온다. 영상과 소리가 일체화되어 전달되기 때문에 시청자에게 실제와 가장 가까운 후보의 이미지와 메시지를 직접 전달할 수 있다. 넷째는 관중반응 샷. 후보에 대해 반응하는 시민들의 모습을 통해 호응정도, 참석자의 성별 연령층, 지지의 강도 등 다양한 정보들이 제시되어 현장의 분위기와 느낌을 전할 수 있다.   4가지 포인트를 취재하는 영상기자의 관점에서 볼 때, 19대 대통령선거는 여야 모두 2002년 16대 대통령선거의 취재방식을 근간으로 취재되었다. 2002년 대선에서 등장했던, 군중을 가로지르고 작은 단상에 올라 군중사이에서 포토타임을 제공한 뒤, 단상에 올라 준비한 이벤트를 하고 이어서 연설하는 후보의 동선과 동선에 맞춘 영상취재가 그대로 재현되었다. 결과적으로 취재방법은 같은 접근이었지만 취재된 영상의 느낌은 사뭇 달랐다. 특히 후보가 많았던 이번 대선에서 각 당마다 다른 특색의 결과물이 나왔다. 같은 포인트의 촬영이지만 느낌이 달라서 비교할 수 있는 좋은 영상자료가 되었다. 결국, 대선 취재영상을 이루는 요소의 핵심은 사람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19대 선거운동의 시작지점에서만큼은 ‘더불어민주당’의 뉴스영상이 두드라졌다. 2012년 패배했던 사람들인가 싶을 정도로 달라진 사람들이 이유였다. 문재인 후보와 캠프는 패배를 통해 준비했고 절실했고 포용했다. 또한, 당명을 바꾸며 새로운 정치를 시도하는 노력을 견지해온 ‘더불어민주당’도 변화했다. 2002년 승리에서 해답을 찾고 2012년 패배로부터 배운 후보와 당원들의 응집력이 초반 뉴스영상의 차이를 만들어 냈다. 그들은 총선을 통해 검증받았고 격렬한 경선을 통해 국민들의 주목을 이끌었고 반복되는 TV토론과 지역 유세를 통해 대통령선거를 체험했다. 조직과 인력은 자연스레 짧은 기간에 맞추어 빠르게 구성되었고 치밀하게 일정을 진행시켰다. 강력한 후보들과의 경쟁 속에서 지지율 1위를 수성한 문재인 후보는 5월 9일 장미대선의 주인공이 되었다.   대선취재의 환경은 급격하게 변했다. 캠프와 당은 더 이상 뉴스영상에만 의존하지 않고 스스로 뉴스영상을 생산하며 자신들만의 방식으로 진화한다. 또한 휴대폰과 통신기술이 가져온 혁명을 통해 각 지지자들은 스스로를 언론인으로 만들었다. 이제 그들은 방송사들의 뉴스영상취재를 위해 자리를 양보하지 않는다. 일반지지자들이 양산하는 소셜 미디어(social media)들과 라이브중계를 통해 유세현장의 상황을 뉴스영상보다도 월등이 빠른 속도로 참여하는 환경이 되었지만, 정제된 뉴스영상은 여전히 핵심이다. 경험으로 축척되어 온 영상취재의 전통과 기본기에 충실한 자세가 영상기자에게는 강력한 자산이다. 앞으로 더욱 격렬해질 환경에 변화에도 시청자를 대신해서 현장으로 달려가고 매순간의 역사를 기록하는 사관으로서의 영상기자들을 응원한다.   p.s 하나의 변호사 사무실에서 함께 했던 두 변호사가 모두 대통령이 되었다. 개인적으로 2002년에는 국회 막내로, 2017년에는 야당반장으로 두 사람이 대통령이 되는 과정을 함께 지켜볼 수 있어 개인적으로 매우 기억되는 대통령선거였다.  정민환/MBC
    2017-06-05
  • 방심위, 최순실 태블릿PC 의결보류
    방심위, 최순실 태블릿PC 의결보류   방송통신심의위원회(위원장 박효종)는 지난 25일 전체회의를 열고 일명 ‘최순실 태블릿 PC’에 대해 보도한 ‘JTBC 뉴스룸’ 프로그램들에 대해 '의결 보류' 및 '권고'를 의결했다. 그간 방심위는 JTBC뉴스룸 프로그램이 ‘태블릿PC 입수경위'와 ’태블릿PC 발견당시 영상‘ 등을 조작했다고 주장하는 민원이 접수되어 이에 대한 검토를 해왔다. 방심위는 이날 "JTBC 뉴스룸 2016년 10월24일 방송분과 2017년 1월11일 방송분에 대해 조작을 주장하는 민원이 있어 심의를 했으나 수사권 또는 행정조사권이 없는 위원회로서는 방송내용만을 가지고 민원인이 주장하는 ‘조작’ 여부를 판단할 수 없다"고 밝혔다.   특히 "이 사안과 관련하여 민원인 측과 JTBC간 2건의 형사고소·고발이 제기된 바, 해당 사법절차가 종료될 때까지 의결을 보류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다수위원의 의견에 따라 의결를 보류했다고"고 덧붙였다.   다만 방심위는 2016년 12월8일 방송됐던 ‘JTBC 뉴스룸’에 대해서는 행정지도인 '권고'를 의결했다. 방심위는 JTBC가 제출한 자료(의견진술서, 고소장 등)를 통해 2016년 10월18일 오전, JTBC 취재기자가 태블릿PC를 더블루K에서 발견한 후, 이를 더블루K 사무실 밖으로 가지고 나온 점, 같은 날 오후 3시 32분 전자제품 서비스센터에서 충전기를 구입해 같은 장소에서 태블릿PC 전원을 켰으나 곧바로 전원이 꺼졌던 것, 이후 더블루K 인근주차장에서 태블릿PC 전원을 다시 켜고 일명 ‘최순실 파일’ 취재를 시작했고 같은 날 오후 6시경 태블릿PC를 더블루K 사무실에 가져다 놓았음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2016년 12월8일 방송됐던 ‘JTBC 뉴스룸’ 중 ‘[단독 공개] JTBC 뉴스룸 '태블릿PC' 어떻게 입수했나’ 제하의 보도에서는 위와 같은 사실에 대한 충분한 설명이 없어 태블릿PC 발견 당일 취재기자가 이를 더블루K 사무실에서 가지고 나온 사실이 없는 것으로 오인할 우려가 있었다는 게 방심위의 설명이다.   "심의위원 다수(6명)가 이 같은 의견이었다"면서 방심위는 “시청자에게 전달한 정보가 사실과 다르거나, 보도의 효율성만을 고려한 나머지 사실관계를 지나치게 생략하거나 축약함으로써 결과적으로 시청자의 오해를 불러일으킬 우려가 있는 경우에는 '방송심의에 관한 규정' 제14조(객관성)를 위반한 것이 된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전체보도 시간(약 12분) 중 문제가 된 부분이 극히 일부에 불과하다는 점, 사실과 다른 ‘허위보도’라기 보다는 불충분한 정보로 시청자의 오해를 불러일으킬 우려가 있는 보도라는 점에서 위반의 정도가 ‘경미’하므로, 앞으로 보다 정확하고 충분한 정보를 전달할 수 있도록 유의해 달라는 의미에서 방심위는 행정지도인 ‘권고'를 의결했다. 이번 의결에서 소수위원(3인)은 해당 방송내용의 '시청자 오인성이 없다'고 판단해 '문제없음'의 의견을 냈다.   박효종 방송통신심의위원장은 이와는 별도로 “이번 사안은 보도내용의 정확성, 시청자 오인 가능성 등을 '방송심의에 관한 규정'에 근거하여 판단한 것일 뿐"이라며 "방심위가 태블릿PC의 입수경위나 소유자, 그 안에 담겨 있던 파일의 조작여부 등에 대해 수사·검증할 수 있는 기관이 아니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위와 같은 결정을 두고 마치 방심위가 ‘태블릿PC 조작여부’ 등에 대해 판단한 것으로 사실을 왜곡하거나 확대해석함으로써 불필요한 사회적 갈등을 부추기는 행위를 자제해 줄 것”을 당부했다. 방심위가 <JTBC뉴스룸> 방송 2건에 대한 의결 보류를 결정함에 따라 해당 안건들은 오는 6월 이후 임기가 시작되는 제4기 방심위가 심의할 전망이다. 지난 23일 박근혜 전대통령과 최순실이 법정에 앉아있다.                                                                 사진제공 : 한국사진기자협회
    2017-06-05
  • <특별기고> 대통령선거와 카메라기자 - 이민규 교수 - 중앙대학교 미디어커뮤니케이션...
           <특별기고>        대통령선거와 카메라기자   19대 대통령선거는 조기 대선으로 짧아진 대선 기간 동안 ‘한명의 유력한 후보’에 대한 집중과 견제를 지속하며 선거 ‘흥행’을 위해 대항마를 조명하기에 분주한 선거보도였다고 평가할 수 있다. 각당의 네가티브 발언에 대해 충분한 검증도 하지 않은 퍼나르기식 보도 프레임으로 일부 매체는 편향성 시비로 여론의 도마에 오르기도 했다. 특히, 여론조사에서 꾸준한 ‘1강’ 독주는 선거 중반까지는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를, 선거 막판에는 홍준표 자유한국당 후보가 상대적으로 집중적인 언론의 조명을 받았다. 현장의 유권자들의 이야기를 듣기 보다는 형식적인 ‘따옴표’ 보도, ‘확성기’ 보도와 여론조사와 지지율에 초점을 맞추고 딱딱한 정책분석 보도에서 탈피하지 못한 것은 이번 대선 언론보도의 한계점 이라고 할 수 있다. 언론 보도 측면에서 이번 19대 대선보도에서 가장 큰 특이점은 미국발 ‘가짜뉴스 논란’과 이에 따른 언론사들의 ‘팩트체크 열풍’이었다. 대부분의 언론사가 가짜뉴스 검증을 위한 다양한 팩트체크 시스템을 선보였고 방송사 중에는 jtbc와 SBS가 선도적으로 활용하였다. 하지만 팩트체크 시스템이 언론사의 특성에 따라 다르게 밝혀지는 기현상도 발견할 수 있었다. 팩트체크가 문서를 통한 단순한 사실 확인 뿐만 아니라 영상 분야까지 확대되어 적용되어야 할 것이다. 영상은 왜곡 없이 있는 그대로를 기록하기 때문에 팩트체크에 있어서는 팩트체커의 근간을 이루는 것이 바로 영상임을 다시금 떠올려야 한다. 카메라기자들이 촬영하는 정치인들의 말 한마디가 역사의 기록이자 팩트체크의 근간이 됨을 카메라기자들이 자각해야 한다. 따라서 정치인의 발언을 팩트체크를 할때도 과거의 발언을 '기사'가 아니라 영상으로 직접 확인해야하며 이를 뉴스영상 아카이브에서 대선보도에서 즉각적으로 활용할 수 시스템 필요하다. 다음 대선때는 주요 대선후보들의 주요발언들을 미리 모아서 정리해놓고 빅데이터 알고리즘을 활용하여 실시간으로 사용할 수 있는 시스템이 필요하다. 앞으로 대선 보도는 ‘공급자 중심의 일방적인 뉴스’가 아니라 ‘유권자 중심의 쌍방향적인 뉴스’로 거듭나야 한다. 정당이나 후보자들보다 유권자들의 살아있는 생생한 이야기를 더 많이 담아내는 선거보도는 항상 현장의 최일선에 서있는 카메라기자들에게 더 많은 노력을 요구 한다. 유권자중심의 보도는 정치권의 '받아 적기' '인용' '확성기'보도를 지양하고 유권자들의 생생한 목소리를 뉴스에 활용할 수 있는 방법을 적극적으로 모색해야 한다. 대선보도의 대부분이 정치인의 동정이나 여론조사 등을 시청자들에게 전달하는 것에 초점이 맞추어져 있는데 반해 향후 대선보도는 유권자들을 농민, 청년, 노인, 여성, 지역과 같이 세분화하고 계층화하여 이들의 목소리를 대선 후보자들에게 전달할 수 있는 창구 역할을 언론이 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아이템 발제 단계에서부터 국회나 청와대 등 풀기자단에서 중심에서 탈피하고 카메라 기자들이 적극적으로 아이템을 발제하여 시민들의 목소리를 담아 내야한다.   이민규 교수 /중앙대학교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부
    2017-06-05
  • <특별기고> ‘보도되는 자의 권리’이자 ‘보도하는 자의 윤리’로서 ‘초상권’  -류종현 초빙...
    <특별기고> ‘보도되는 자의 권리’이자 ‘보도하는 자의 윤리’로서 ‘초상권’     요즈음 지구촌 곳곳에서 ‘초상권’소송이 범람하고 있다. ‘비주얼 커뮤니케이션(visual communication)’시대의 도래와 함께 ‘초상권 인식’이 확산되면서 지역과 세대를 초월하여 ‘초상권’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지난해 9월, 오스트리아에서는 아빠가 딸의 사진을 소셜미디어(SNS) 상에 공유한 것이 초상권침해 문제로 확대된 흥미로운 사건이 있었다. 이 사건은 18세 딸이 소셜미디어에 올려 진 자신의 어릴 때 사진을 삭제해달라는 요구와 함께 시작되었다. 자신의 사진이 부끄럽다며 삭제를 요구하는 딸에게, 아버지는 “사진에 대한 권리는 모두 나에게 있다.”며 삭제를 거절하자 딸은 초상권 침해로 아버지를 고소했다. 소송으로 번진 부녀간의 초상권다툼이라는 점에서 사람들의 시선을 모았다. 딸의 주장은 명확했다. “아빠가 올려놓은 유년 시절 자신의 사진들이 그녀에게 인생을 비참하게 만들고 있다는 것”이었다. 법원은 초상권이 딸에게 있다고 판결했다.   국내에서도 비슷한 초상권사례가 있었다. 지난 “2014년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신 모 씨 등 2명이 ‘SNS에 올린 사진을 복사, 게재해 초상권과 사진저작권을 침해했다’며 박 모 씨를 상대로 낸 사진 게재 금지 가처분 신청을 받아들였다. 재판부는 ‘사람은 누구나 자신의 얼굴 등을 함부로 촬영해 공표되지 않을 권리를 가진다’며 동의 없이 사진을 게재하는 것은 초상권 침해에 해당한다고 판시하였다. 그런가 하면, 국내의 한 온라인 연예매체 A는 지난 2011년 대기업의 정모 부회장과 그와 혼담을 진행 중이던 한모씨의 초상을 몰래 촬영하여 보도하였다. 이에 대하여 정씨 측은 기사 삭제를 요청했으나 거부당하고 다음 날, 상견례 자리를 다시 몰래 취재해 동의 없이 보도한 A를 초상권침해를 들어 기사 삭제 및 위자료 2억원을 지급하라는 소송을 제기하였다. 이에 대법원은 A의 보도는 분명한 사생활 침해라고 원심판결을 확정하고 기사 삭제와 위자료 1500만원을 지급하라는 판결을 내렸다. 이처럼 이미 우리법원도 오래 전부터 일반인격권에 ‘초상권’을 포함시켜 엄격하게 다루는 판례의 태도를 보이고 있다.   조금 수치스런 초상권사례지만, 이른바 ‘코피노(코리안+필리피노=한국인 아버지와 필리핀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혼혈아)’라 불리는 사람들이 초상권문제의 도마에 오르기도 한다. 코피노들이 아버지를 찾는다면서 인터넷 등에 그들의 어머니가 남편이라 주장하는 사람들의 사진을 올리면서 초상권문제가 수면위로 떠오르게 된 것이다. ‘아이들이 아빠를 찾고 있다’라는 글과 사진이 사이버공간에 업로드 된 사진 중에는 실제 아버지가 아닌 엉뚱한 사람도 있어서 이들이 패가망신당하는 등 당사자들로서는 회복불능의 충격적인 사례들도 없지 않다고 전해진다. 그래서 남자는 혀끝, 손끝 그리고 거시기 끝, 이렇게 세 끝을 조심하라고 했던 옛 말에, 요즈음에는 ‘꼴(초상)값’을 하나 더 보태서 ‘세 끝에 꼴값’을 조심해야 한다는 우스개소리도 등장했다고 한다. 특히 언론에 종사하는 기자들은 무엇보다도 형사피의자의 초상권을 조심스럽게 다루어야 하지만, 최근 들어서는 수사기관에 피의자를 수행하며 포토라인 안에서 부수적으로 찍힌 관계자까지도 초상권침해를 주장하고 나섰다 하니 그 판결의 끝이 자못 궁금해진다. 이런 사람들 중에는 대개 평소에는 ‘국민의 알권리’차원에서 ‘언론의 자유’를 강조하다가 언제 그랬느냐는 식으로 이미 남의 이야기처럼 자신의 권리에만 집착하는 경우도 있다. 그래서 이들에게 꼭 하고 싶은 말은 ‘개인의 인격권으로서 초상권’이 정당한 방법으로 취재되고 보도된 ‘언론의 자유’보다 결코 우월한 지위에 있지 않다는 점을 알아주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만일 그가 공인이나 공적 인물이라면 그는 국민의 알권리 대상으로서 개인의 초상권보다 언론의 자유가 더 우월한 지위에 있음은 두말할 나위가 없다. 비록 외국에서는 부녀간이나 심지어 연인사이에서도 심각한 다툼으로 초상권이 돌출하고 있다고는 하지만, 그러나 어떠한 경우라도 공정하고 정당한 언론의 자유를 위협하는 무모한 초상권다툼은 자제되고 배척되어야 마땅하다. 주지하다시피 ‘초상권이란 한마디로 사람이 자신의 초상에 대해 가지는 일체의 인격적·재산적 이익을 내용으로 하는 권리로서, 사람이 자신의 얼굴 기타 사회통념상 특정인임을 식별할 수 있는 신체적 특징에 관하여 함부로 촬영되고 공표되지 아니하며 광고 등에 영리적으로 이용되지 아니할 법적보장’이다. 따라서 누구든지 초상권을 운운하거나 초상권침해소송을 제기하기에 앞서, 적어도 자신이 국민의 일원으로서 ‘알권리’를 주장했을 때와 이율배반적인 모순은 없는지 입장 바꿔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그래도 그렇다면, 과연 자신의 초상이 정말로 ‘함부로 촬영되고 공표된 것인 지’도 곰곰이 따져볼 일이다. 왜냐하면 ‘초상권’이란 ‘보도되는 자의 권리’이자 ‘보도하는 자의 윤리’로서 정교한 균형을 유지할 때 비로소 그 의미와 가치가 실현될 수 있기 때문이다.   류종현 초빙교수 /부산대 신문방송학과 
    2017-06-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