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영상기자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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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가난의 포르노’ 그리고 소수자들
    ‘가난의 포르노’ 그리고 소수자들      연말 세상은 미디어의 전쟁터이다. 크리스마스의 화려 한 조형물과 캐롤, 휘황찬란한 조명과 광고들의 홍수 사 이로 기업들은 판촉활동에 열을 올리고, 각종 미디어 기 업들은 특집 프로그램을 편성하고 시청자들의 관심을 얻기 위해 분주하다.    이런 연말에 TV에서 자주 볼 수 있는 대표적 풍경은 사회적 취약 계층을 다루는 뉴스들과 캠페인 프로그램들이다. 화면을 가득 채우는 불쌍하고 어려운 사람들의 이미지와 애틋한 사연들은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이고 그 아픔에 공감하게 한다. 여기에 유명 인들과 연예인들까지 가세해 소회를 말하고 나눔과 참여를 독려하면서 공동체의 가치를 환기시킨다. 여기까지가 뉴스 생산자인 기자들과 제작자들의 이야기이다. 이렇게 슬픔을 보여주는 방식은 미디어 연구자들과 시민단체 뿐 아니라 일선의 사회 복지사들에게도 집중 비난을 받고 있는 지점이다.    우리나라는 지난 7월 이런 가 난과 고통을 극적으로 묘사하는 캠페인광고에 대한 행정 권고를 내리면서 제도권 내에서 첫 문제 제기를 하였고, 유럽연합 국가들은 이미 오래전부터 이 문제에 대해 천착하여 왔다. 뉴스에서도 흔히 접할 수 있는 이런 종 류의 영상에 대해 생각해 봐야할 지점은 개인이나 단체의 정체성이 사회적으로 구성되는 단계에서 미디어가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점이다.    사회의 구성원들에 대해 올바른 정체성이 호명되는 것은 건강한 민주 사회의 기본적 토대가 된다. 노벨 수상자인 센(Sen)은 그의 저서 ‘정체성과 폭력’을 통해 우리의 자유는 남들의 시선에 의 해서도 제약 받으며, 바로 사회적 정체성은 사람과 사회 를 해석하는 중요한 틀이 되고 있음을 강조하고 있다.    그는 정체성의 규정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을 경우 공동체 문화의 붕괴와 집단적 폭력으로 변화할 수 있음을 여러 사례들을 통해 설명하고 있다. 특히, 현대 미디어 사 회에서 구성원들의 정체성을 사회적으로 구성하는데 있어 이미지는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다.    미디어 연구자인 쿨드리(Chouldry)는 본다는 것 자체가 정치적인 행위라고 규정하고 있으며, 디지크(Dijck)는 이미지가 정체성의 형성 과정을 바꾸어 놓는다고 직접적으로 주장하고 있다. 심리학자 조프(Joffe)는 미디어가 사회적 공포를 시각적이고 구체적으로 실체화 한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이미지가 정체성을 규정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가정을 받아들이면 영상 저널리즘의 제반이슈들은 훨씬 복잡하고 중요한 층위로 올라간다.    영상저널리즘의 복잡한 이슈 중 하나는 다수가 소수를 다루는 방식에 관한 것이다. 미디어는 소수자를 자신의 입맛에 맞게 묘사하고 이들을 타자화 해왔다는 비판을 오랫동안 받아왔다.    특히, 노예제와 식민주의를 경영했 던 근대 서구사회는 타민족과 소수민족을 묘사하는 방식에 대해 여러 문제를 경험하여 왔는 데, 동양을 야만적이고 원시적인 것으로 타자화 하여 서양 자신의 정체성을 규정하려 했다는 사이드(Said)와, 권력관계 밖에는 어떤 진실도 존재하지 않는다고 지식과 권력의 관계성을 조명한 푸코(Foucault)는 지식이 힘의 관계에 의해 결정 되는 지점을 심도 있게 보여준다.    미디어는 단순화와 일 반화 그리고 유형화와 이항대립을 통해 끊임없이 우리 와 타인을 구분 짓는 경계화 작업(boundary work)을 한다. 최근 이슈가 되는 제주도의 예멘 난민은 우리 언론과 사회가 얼마나 타인을 쉽게 규정짓고 판단하고 있는 지를 보여준다‘. 위험하다‘’. 지역 경제에 위협이 된다‘.’ 마약을 한다’‘. 난민이 아니다’ 등등 이들의 정체성은 잠깐 의 취재로 너무 쉽게 판정되고 뚜렷한 근거없이 타자화 되고 하나의 일탈적 집단으로 동질화 되고 있다.    취재의 방식에 이르면 문제는 더욱 심각해진다. 현재 보도 제작 시스템에서 상당 부분은 이미 취재 전에 프레 임을 잡고 그 장면을 잡기 위해 현장에 나가거나, 혹은 현장에서 아주 짧은 시간 내에 눈에 보이는 것들을 모아 서‘ 이들이 어떻다’ 식으로 단순화하여 내용을 구성한다.     소수자들은 이 과정에서 다수의 논리에 의해 쉽게 유 형화된다. 이들에 대한 인터뷰, 즉 발언권 역시 편집권을 통해 조정되기 때문에, 이들이 자신들의 목소리를 전달 하는 것은 현행의 제작 구조내에서는 매우 어렵다.    유럽 의 진보적 제작자들과 인류학자들이 대안적 제작방식으 로 선호하는 참여적 제작방식(participatory production)은 현행 대한민국 주류 언론의 일반적 시스템에는 존재하지 않는다.    아프리카의 난민이 문제가 되 는 지점은 이들에게 제대로 된 정체성을 부여했는가에 대한 성찰과 고민 없이 너무 쉽게 이들을 자신들의 입맛 에 맞게 단순화하고 도식화한다는 것이다. 기아에 허덕 이는 장면, 힘없이 누워 도움을 갈구하는 슬픈 표정들은 보는 사람의 관점에서 그러한 것이다.    이들이 말하기 전 에는, 자신들에 대해 말로 혹은 행동으로 주장하기 전까지 해석은 언제나 일방적이다. 비주얼 문화연구의 권위 자인 미첼(Mitchell)은‘ 그림의 의미가 무엇이냐’ 보다 중요한 문제는‘ 그림을 통해 무엇을 말하려 하는가’에 있다며 이미지 자체가 정치적인 공간임을 강조하고 있다.    이런 일들은 취재 영역뿐 아니라 우리의 생활에서 일 상적으로 일어난다. 노동자, 실업자, 난민, 외국인 노동자, 여성 및 동성애자 등 대상이 소수자일 때 더욱 그러하다. 소수자와 다수의 관계는 이들의 이야기와 얼굴이 카메라에 녹화되기 전부터 이미 힘의 관계가 반영된 정치적인 것이다.    연말이면 조명을 받지 못하던 사람들이 대거 화면에 등장한다. 그러나 현재 뉴스 제작 방식이 허용하는 시간 과 방식으로는 이들의 정체성에 올바르게 접근할 수 없 다. 이와 더불어 현재의 디지털 기술은 접근과 공유를 통해 특정 집단의 목소리나 의견을 도드라지게 만든다.    주도적 채널을 가진 소수의 방송사만이 좌우하던‘ 보여 짐(visibility)’은 이제 공유와 디지털 아카이브같은 기술에도 지배 받는다. 과거의‘ 보여짐’이란 제한된 채널 안에서‘ 누가 화면을 차지하고 말하는가’의 문제였다면, 오늘 날 개인과 언론사가 여러 플랫폼에서 만나는 디지털 멀티 플랫폼 시대에는‘ 어떤 화면이 생산되고 보존되고 공유되는가’의 문제가 보다 중요한 문제일 수 있다.    연말 소외된 이웃의 표정을 담아내는 작업이 불편한 이유는 바로 우리가 영상을 통해 만들고 있는 집단기억 (collective memory)이 우리가 돕고자 하는 이들의 목소리가 아닌 나의 목소리일 수 있다는 점에도 있고, 이러한 영상들이 결국 시민사회의 상상력과 인식 속에 계 속 저장된다는 데에도 있다. 그래서 보도영상에서 윤리는 미학보다 늘 중요하다.         김우철 / 전 MBC 기자      
    2019-03-08
  • 2019년, 다시 영상저널리즘을 생각한다
    2019년, 다시 영상저널리즘을 생각한다      올 한해는 나라나 회사나 나에게도 많은 일이 일어났던 한해였다. 파업으로 (내 인생의 마지막 파업이라 명명했다) 2017년의 절반을 길바닥에서 보내고 회사로 돌아오니 영상편집부장 업무가 맡겨졌다. 부서를 추스를 겨를도 없이 1, 2, 3차 남북정상회담에, 북미정상회담 등 10년에 한번 일어날까 말까한 초대형 이벤트를 연이어 치러냈다. 벌써, 12월. 한 해가 패스트 포워드(FF)된 느낌이다.    정신없이 하루하루를 보내면서도 분명히, 꼭, 바꾸고 싶은 것이 있었다. 무엇보다도 공영방송 뉴스영상의 정체성을 분명히 하고 싶었다. 우리나라 뉴스영상은 종편이 급격하게 대두되기 시작하면서 지상파3사 경쟁시절보다 더 심한 선정성 경쟁에 빠져버렸다. JTBC가 방송뉴스 전반에 신선한 충격을 던졌지만 보도 영상에서만큼은 여타 종편과 다를 바 없었다. 정신없이 빠른 컷 전환, 현란한 영상효과, 화면 가득한 자막 등 자극적인 영상구성으로 영상 저널리즘은 황폐화되어 버렸다. 영상이 시청자들에게 메시지를 전달하는 수단으로 사용되지 않고 시청자들을 현혹해서 채널을 떠나가지 못하게 하는 눈요기꺼리로 전락하게 된 것이다. 반성의 소리도 있었지만 누구도 시청률 하락이라는 멍에를 쓰려하지 않았기에 더욱 더 악화 기로에 있었고 아직도 진행 중이다. 더구나 공영방송인 우리 KBS가 선정성 경쟁에서 결코 뒤지지 않았기에 자괴감은 더 컸었다.    그래서 나는 가장 먼저 더 정제된 영상으로 바꾸는 것을 첫 번째 과제로 삼았다. 영상을 스쳐느끼는 것이 아니라 이해하고 곱씹을 수 있는 여유를 주기 위해 컷의 길이를 충분히 늘이고, PIP인터 뷰나 화면 분할 등 과도한 영상효과들은 과감히 배제해서 영상의 내러티브를 더 살리려 노력했다. 관행이라는 강한 관성에 의한 저항이 곳곳에서 만만치 않았지만 반년이 지난 지금 외형적으로 는 조금이나마 의미 있는 성과를 낼 수 있었다. 하지만 아직도 영상의 내러티브를 살리는 정교한 단계까지 이르기에는 먼 여정이 남아 있다고 생각한다.    그 과정에서 아쉬웠던 것은 이런 노력 들이 처음에는 영상기자들에게도 공감 대를 형성하기 힘들었다는 것이다. 잘못된 것도 관행화되고 체질화되어버리면 바꿔야한다는 문제의식조차 마비되는 안타까운 현실에 부딪쳐야 했던 것이다. 시청자들은 이런 변화에 무감하고, 시청률 하락의 기미가 보이면 그 원인의 하나를 화끈한 그림의 부재로 분석하는 회사와 그것에 압력을 받는 데스크들. 기사는 정론을 추구하면서도 영상은 선정성을 부추기는 분위기가 가장 큰 장애물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분명한 변화들이 가능했던 것은 결국 새롭게 변화하려는 KBS 보도본부 구성원들의 열망이 있어서 가능했다고 생각한다. 변화는 시작하는 것보다 지켜내는 것이 더 어렵다. 바라기는 깨어있는 시청자 국민들이 지지를 해준다면 영속성을 갖게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내년에도 기회가 계속 주어질지는 모르겠지만 변화하고 싶은 방향은 콘텐츠 가공자에서 벗어나 콘텐츠 생산자로 변신하는 것이다. 방송환경은 디지털, 모바일기술의 지속적이고 유기적인 발전 으로 미디어 유통 플랫폼은 넓어지고 다양해지고 빠르게 계속 변화하고 있다. 뉴스영상이라는 중요한 자산을 생산하고 관리하는 우리에게 좋은 기회가 주어진 것이다. 이제 영상기자는 콘텐츠 의 진정한 생산자로서 자리매김해야 한다. 지금까지는 단순 생산, 보관만 했다 면 이제는 가공, 유통을 해야 한다. 이는 시대의 적극적인 요구이기도 하다.    마지막으로, 끝끝내 꼰대가 되지 않겠다고 다짐한다. 귀를 활짝 열겠다. 보청기라도 끼겠다. 관리자만 되면 꼰대가 되는 선배들을 보고 울분을 터뜨렸던 과거 내 모습을 다시 돌아보며...       최연송 / KBS 통합뉴스룸 영상편집부장    
    2019-01-03
  • 한국의 전략가들이 주시해야 하는 미국의 전통적 대외정책
    한국의 전략가들이 주시해야 하는 미국의 전통적 대외정책 지난 6월 12일 북한의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미국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사이에 정상회담이 열렸다. 그러나 회담 이후 북미 관계는 교착상태에 빠져있다. 미국 정치권 일각에서는 과거 정권 교체 대상이었던 김정은 정권이 핵무기를 포기할 가능성이 거의 없으므로 추가 회담의 성공여부에 대해 회의적인 반응이 지속적으로 나오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미국의 전통적 대외정책을 쉽게 이해하는 데 있어 국제적으로 저명한 정치만화가인 앤디 싱어 (Andy Singer)가 그린 만화를 보면 여러 가지 유의미한 관측을 해 볼 수 있다. 아래 만화는 우리나라 전략가들이 미국의 대외정책 이해와 핵무기와 자원전쟁을 둘러싼 국제정세 판단과 북미 정 상회담 이후 예상되는 시나리오를 바탕으로 대응전략을 수립하 는데 참고가 될 수 있으므로 사례를 들어 설명한다.  첫째, 독재국가이며 미국과 친하지 않은 나라로 가난하고 원유 등 천연자원이 부족하고 핵무기가 없으며 위기가 발생하지 않은 국가로 미디어의 조명을 받지 않는 나라는 대체로 무시해 버린다. 그런데 이들 나라 중에 식량이 부족하여 기아가 발생하거나 정부에 의한 학살이 자행되는 국가로서 미디어의 주목을 받는 나라는 인도적 지원을 하거나“ 인권”의 이름으로 반군을 지원하여 내전을 유도 또는 침략한다. 이 경우에 통상적으로 특수부대와 정보기관을 통해 상대국 정권의 불만세력에게 비밀리에 무기와  SNS를 통한 프로파간다 기법 등을 지원하여 시위나 무장봉기를 유도하고 궁극적으로“ 친미정권” 수립을 시도한다. 2011년 수단 에서 남수단이 분리된 사례가 대표적이다. 수단은 분리되기 이전에 중국과 가까운 나라로서 중국의 원유 수입국이었는데, 분리 독립한 남수단은 미국에 더 우호적이다. 수단 분리는 아프리카 지 역에서 미국이 중국의 에너지 확보를 방해한 대표적 사례다.  둘째, 독재국가이면서 미국과 친하지 않은 나라로 천연자원은 풍부하지 않지만 핵무기를 보유하거나 개발을 시도하는 나라는 “친미국가”가 될 때까지 경제재제를 통해 괴롭힌다. 여기에는 북한이 해당된다.출처 : https://www.andysinger.com 셋째, 독재국가이면서 미국과 친하지 않은 나라로 천연자원이 풍부한 나라지만 핵무기가 없는 나라는 도발의 핑계거리를 찾아  침략하여“ 친미정권”을 수립한다. 만약 실패할 경우는 반군을 조직하여 무장봉기를 유도하여“ 친미정권” 수립을 시도하고 여의치 않으면“ 실패한 국가”(failed state)로 방치한다.“ 실패한 국가”로 전락된 사례는 2003년 미국의 침공으로 붕괴된 이라크의 후세 인과 2012년에 무너진 리비아의 카다피 정권이다. 현재 두 나라 는 각각 세 지역으로 분열된 상태다. 이것은“ 혼란을 통한 질서유지”(order out of chaos) 전략이다. 2011년 이후 내전상태에 있는 시리아의 아사드 정권도 유사한 사례로 꼽을 수 있다. 다만, 시리아에는 원유가 많이 생산되지 않으나 수년 전에 인접국이자 우호국인 레바논 인근 해저에 대규모 가스전이 발견되어 가스 파 이프라인 통로이자 지정학적 요충지로 미국의 정권교체 대상이 되어 있다. 이처럼 천연자원 못지않게 이를 운반하는 파이프라인 루트 확보와 에너지 흐름의 통제도 미국의 국가전략상 매우 중요 하다.  넷째, 독재국가이면서 미국과 친하지 않은 나라로 천연자원이 풍부하고 핵무기를 보유하거나 개발을 시도하는 나라는“ 친미국 가”가 될 때까지 경제재제를 통해 괴롭히고 핵무기를 포기하도록 만든다.  다섯째, 독재국가라도 미국과 우호관계에 있는 나라의 경우다. 이런 나라와는 서로 이익을 공유하며 지낸다. 공산당 정권인 베 트남이 여기에 해당된다.  여섯째, 민주주의 국가로서 미국과 친하지 않은 나라로 가난하 고 천연자원이 거의 없는 나라인데 미국은 별 다른 관심을 보이 지 않는다. 그러나 이들 국가 중 핵무기를 보유하거나 개발을 시 도하는 나라는 이를 폐기 또는 포기하고“ 친미국가”가 될 때까지 경제재제를 통해 괴롭힌다. 중국과 친하며 핵무기 보유국인 파키 스탄이 이 범주에 속한다.  일곱째, 민주주의 국가로서 미국과 친하지 않은 나라로 천연자 원이 풍부하나 핵무기가 없는 나라는 인권유린, 핵무기 제조 의 혹 등 핑계거리를 찾아 침략하거나“ 친미정권” 수립을 시도한다. 이란과 베네수엘라가 대표적으로 꼽힌다. 과거 미국은 두 나라에 대한 정권교체를 시도한 적이 있고 현재도 진행형이다.  여덟째, 민주주의 국가로서 미국과 우호관계에 있는 나라의 경우는 서로 이익을 공유하며 대체로 친밀한 관계를 유지한다. 한 국과 일본이 여기에 해당된다.  이상에서 미국의 대외정책 흐름도를 사례별로 살펴보았다. 주 의할 점은 미국의 공화당과 민주당 집권 시에 따라 일정부분 수 단과 방법의 차이가 존재한다는 것이다. 또한 민주국가든 독재국 가든 관계없이 지정학적 요충지 여부, 아프가니스탄과 같이 인근 지역에 미국의 강력한 경쟁국(중국과 러시아) 존재 여부, 세계기 축통화인 달러로부터 이탈 여부, 미국이 주도하는 국제질서에 도 전 여부, 대통령 개인의“ 원형체험”과 성향 등에 따라 여러 변수 가 존재한다.  끝으로 북한 핵무기를 둘러싸고 트럼프 대통령의 과거와 현재 성향을 짚어 볼 필요가 있다“. 협상의 달인”으로 불리는 트럼프는 1999년 10월 북한의 핵무기 개발 의혹으로 미국 내 여론이 비등 한 시점에서 행한 <NBC방송>과의 인터뷰에서 만약 대통령에 당선된다면 북한을 어떻게 다룰 것이냐는 사회자의 질문에“ 우선 최상의 협상결과가 나올 수 있도록 미친 듯이 회담에 임하고” 바람직한 결과가 나오지 않을 경우 회담장을 나와 북한에 군사적 조치를 취하겠다고 주장한 바 있다.  최근에도 트럼프가 여러 차례에 걸쳐“ 회담이 공정하고 합리적 이고 좋게 진행되지 않는다면, 전임 정부와 달리 회담장을 떠날 것”이라며 같은 주장을 되풀이 해 왔다. 여기서 우리는 북한 핵문 제를 대하는 트럼프의 태도가 과거 20년 동안 큰 변화가 없다는 사실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장회식뉴욕주립대학교 박사, 역사학자·국제정치학자
    2019-01-03
  • 영상기자의 현재와 미래
    영상기자의 현재와 미래      한국영상기자협회 편집위원 김정은 기자(KBS)가 영상기자들 이 현재에 무엇을 해야 하고 미래에 무엇을 생각해야 하는지 <영 상기자의 현재와 미래>에 대해서 이번 호부터 총 4편의 글을 영 상기자(협회보)에 게재한다.   제1편 행위와 신념     행위가 신념을 보여주는 예    세상에는 반드시 어떤 행위를 통해서만이, 그것도 모진 시련과 고통이 따르는 행위를 통해서만이 목적을 달성할 수 있는 일이 있다. 그런 일에는 필연적으로 깊은 애정이 수반된다. 말이 좀 어 려운가? 예를 한 가지 들어 보자. 일생에 그랜드슬램 (한 산악인 이 세계 8,000m급 14좌(座)와 7대륙 최고봉, 세계 3극점을 모두 등반하는 것)을 달성해 낸 산악인이 있다고 하자. 누군가가 그 산 악인에게 당신은 산을 사랑하는가,라고 묻는다면 그것은 얼마나 어리석은 일인가?    이미 그 사람은‘ 그랜드슬램 달성’이라는 자신의 행위로써 산에 대한 자신의 깊고도 각별한 애정을 드러내고도 남았음을 우리는 안다‘. 그랜드슬램 달성’은 산을 각별히 탐닉(사랑) 하지 않았다면 시도할 엄두조차 낼 수 없는 일이기 때문이다.그랜드슬램을 달성 한 위대한 산악인이‘ 산을 사랑한다’고 말할 때, 이때 사랑이란 말은 그저 단순히‘ 기호’를 의미하는 것이 아니다. 에베레스트나 칸첸중가 정상을 정복하는 일은 동네 앞산을 뒷짐 지고 산책하 는 수준의 일이 아니다. 그것은 커피를 사랑해서 아침마다 카페 에 들러 에스프레소 더블샷을 마시는 일과도 차원이 다르다. 그 랜드슬램 달성이란 행위 그 자체는 한 인간의 특별한 소명의식, 깊은 사랑, 일생일대의 도전 등을 아울러 표상한다. 그렇기 때문 에 그 행위는 곧‘ 신념’과도 동일한 의미가 된다.   신념을 가르칠 수 있는가?    ‘그랜드슬램 달성’에만 특별한 애정(사랑)이 수반되는 것은 아니 다. 철학과 문학, 경제와 정치, 문화와 언론, 예술 등 모든 분야는 무늬만 다를 뿐 하나같이 인간의 애정(신념)을 먹고 자라는 나무 들이다. 그러나 우리가 자기 일을 사랑해 달라고, 자기 일에 신념 을 보여달라고 강제할 수 없기에 모든 분야는 발전과 퇴보의 불 안한 외줄 위를 걷는다. 우리는 실제로 많은 사람들이 신념의 실 종을 개탄하는 목소리를 듣는다.“ 학교의 교사가, 정부의 관료 가, 판검사가, 또 수많은 언론인들은 왜 그렇게 신념이 없는가?”    결국 문제는 신념이 도대체 어떻게 만들어지고 계승되는가 하 는 것이다. 인간의 신념은 어디에서 오는 것일까? 가정이나 학교, 교회나 대학에서 만들어지는 것인가? 아니면 신념이란 것이 애 초에 스스로의 깨달음이나 의지에 달린, 지극히 개인적인 문제인 가? 신념을 가르치는 학교가 아예 없는 것은 아니지만 극히 드문 데다 신념이란 본디 페이퍼를 외워서 가질 수 있는 성질이 아니 기에 어떤 조직의 집단지성, 공동체의 지적 상호 교류는 신념을 다루는 거의 유일한 보루가 되었다. 현대사회에서 어떤 직업의 신 념 체계, 유혹과 불의에 대한 강력한 면역력은 대개 해당 집단의 건강한 지적 활동을 통해 형성되고 강화된다. 그렇기에 특별한 소명의식을 지닌 한 명의 인간, 올바른 신념을 가진 자들 간의 강 력한 연대는 더더욱 중요해졌다. 신념은 개인이 가지는 것이지만 오직 연대와 관계를 통해서 유지되고 강화되기 때문이다.   신념이 없어도 별 문제가 되지 않는 언론인들의 직장 생활    “사람을 살리는 일, 그것이 우리의 일이다.” 이 통찰력 가득한 의사(외과 전문의 이국종)가 말하고자 하는 것은 바로 신념이다. 영리도 좋고 출세도 좋지만 의사에게 가장 중요한 첫 번째 의무 는 사람을 살리는 일이란 신념. 이런 말, 이런 주장이야말로 곧 신념의 학교가 되며 또한 신념의 온실이 된다. 그러나 신념을 고 취하고 확장시키려는 도전은 언제나 거센 공격들에 직면한다. 신 념을 지키는 것은 어렵지만, 반대로 신념만 내던질 수 있다면 나 를 편안하게 해 주는 것들이 너무도 많기 때문이다. 편안한 저녁 식사가 있는 집, 얼굴 붉힐 일 없는 재미있는 회사 생활, 장밋빛 미래 전망, 출세, 직급 승진, 특파원과 같은 포기할 수 없는 기회 들, 좋은 평판‘(그 사람은 참 괜찮은 사람이야‘’, 그 사람은 절대 문 제를 일으키지 않아’와 같은), 원만한 대인관계‘(그 사람은 많은 선 후배들과 두루 친해’와 같은).... 이명박, 박근혜 정권 9년은 우리 가 당면해 있는 높은 벽을 절절히 실감하게 했다. 언론인들 스스 로가 아주 대담하게도‘ 신념’에 붉은 딱지를 붙이고, 나아가 박멸 해야 할 대상으로 삼았다. 이 신념의 배신자들은 자신들을 가리 켜‘ 의리’가 있고 조직을 위해‘ 묵묵히 일하는 사람’이라고 말해 왔다. 지난 9년 동안 신념을 북돋고 칭찬하고 확장시키려는 것이 아니라 그와는 정반대로 신념은 나쁜 것이며, 말만 그럴듯할 뿐 몇몇 철없는 운동권의 생각이란 주장이 더 설득력을 가졌다. 신 념을 가진 사람들은 저항 노조로, 저녁 술자리 토론장으로 모여 들었지만 그들은 점점 더 소수로, 점점 더 뒷방 구석으로 밀려났 다. 신념을 포기한 자들이 승승장구하고 그들이 언론을 좌지우지 했다. 통탄할 일이지만, 모이는 장소마다 언제나 즐거운 대화가 오가고, 부동산이나 주식 이야기로 꽃을 피우고, 주말의 캠핑이 나 댄스 교실에 대한 열정으로 친목과 우정을 다져야 한다고 믿 는 사람들은 언론사 내에 너무도 많았다. 또 그런 이야기(가정생 활, 부동산 투자, 주식, 댄스, 주말 캠핑 등)가 신념 같은 지루한 주제보다 훨씬 더 흥미를 유발하는 것도 사실이다.    그리하여‘ 묵묵히 일하는 사람’이라는 말은 지난 9년 동안 언론 사회를 좌지우지했다고 봐도 무방하다. 묵묵히 일한다는 것은 누 구에게나 모범이자 귀감이 됐다. 보직자들은 하나같이 불평, 불 만은 삼가고 묵묵히 일하라고 훈시했다. 묵묵히 일하라는 말은 신념을 가지지 말라는 것과 동일한 의미였다. 토론 없이, 치열한 논쟁 없이 묵묵히 일하라. 그러나 그런 말은 언제나 한 인간의 고 귀한 신념을 비웃고, 어떻게든 그 신념을 박살내기 위한 장치에 불과하다.   신념은 곧 방향이다    제대로 된 목적지로 갈 수 없다면 이미 그것은 무가치할 뿐만 아니라 사회적으로도 해악이 된다. 환경미화원이 단지 청소를 한 다고 할 때조차 마찬가지다. 원대한 목표를 향해 가지는 못한다 고 해도 적어도 도시 청결, 시민 공간의 정화로 나아갈 때 청소라 는 행위의 의미가 있는 것이다. 만약 환경미화원이 단지 시장이 나 도지사 개인 집무실을 단장하는 데 부당하게 동원되어야 한 다면, 그럼으로써 정작 공원과 도로 곳곳이 쓰레기로 뒤덮이게 됐다면 그것은 방향을 잃은 것이다. 아무리 묵묵히 일했다고 해 도 그 성실한 행위는 이미 쓸모없고 무가치한 노동으로 전락한 것이다. 결국 의미와 방향을 잃으면 모든 것을 잃는 것이다.    그리고 그 의미와 방향이란 결국 신념 없이는, 신념을 수호하려 는 열렬한 노력 없이는 결코 찾을 수 없는 것이다.       김정은 / KBS   
    2019-01-03
  • 52시간 근무제를 바라보는 지역방송사 현실
    52시간 근무제를 바라보는 지역방송사 현실        오늘도 시간 외 근무를 신청했다. 아무 리 발버둥을 치고 빠릿빠릿하게 움직여 봐도 시간 외의 울타리에서 벗어날 수 없 었다. 하루에 리포트 두 개를 제작하고, 틈나는 대로 미세먼지 날씨 스케치를 해 야 하고, 편집실에서 쓰는 넌리니어 편집 기는 에러 경고가 뜨면서 다운됐다. 방송 시간에 쫓겨 편집을 하다 보면 영혼까지 털리는(?) 기분이다. 거기에 주말근무까 지 있으면 정말.. 내가 속해있는 방송사의 영상기자는 5명. 그중 한 두 명은 연차와 대휴를 소진해야 하니 빠져있다. 5명이 다 있으면 왠지 기분이 좋은 날이다.    주 52시간 근무가 코앞으로 다가왔다. 필자가 속해있는 방송사는 50인 이상∼ 300인 미만 사업장으로 2020년 1월 시 행 예정이다. 장시간 근무 환경에 노출 돼 있는 노동자로서 주 52시간 근무제 는 쌍수를 들고 환영이다. 하지만 걱정 부터 앞서는 건 왜일까. 최근 전주MBC 보도국은 토요일 아침 뉴스 폐지를 결 정했다. 전주MBC를 보는 지역 시청자 는 토요일 아침 뉴스 시간에 우리 지역 이야기를 들을 수 없다는 뜻이다. 회사 는 앞으로 다가올 주 52시간 근무제를 대비하고, 또한 현 적자 상황에서 인건 비 감소를 실현시키고자 결정했다 한다. 기분이 이상했다. 뉴스를 폐지한다? 비 록 휴일 아침이라는 특수한 상황이지만 과연 이러한 결정이 맞는 것일까?    이것이 지역사의 현실이다. 토요일 아 침 뉴스를 폐지하듯, 위 제도가 본격 시 행된다면 휴일 뉴스 완전 폐지로 갈 수 있다. 주 52시간 근무제를 대비하려면 두 가지가 실행돼야 한다. 일을 줄이든지 인력을 보충하든지. 인력 보충은 인건비 지출.. 쉽게 얘기해 돈이 드니 재정난에 허덕이는 지역사에는 쉽지 않은 선택이 다. 그렇다면 일을 줄여야 한다. 시간 외 근무가 발생하지 않도록, 휴일 근무가 자 주 생기지 않도록 회사가 지속적으로 관 리해야 한다. 하지만 지역사의 이러한 노 력은 뉴스 시간의 축소 및 폐지로 이어 질 수밖에 없다. 노동자에게 적정 근무 시간을 도입하는 건 환영한다. 하지만 우리의 뉴스가 방송되지 않고, 그로 인 해 지역 시청자의 알 권리 축소로 이어 질 수 있다니 너무도 꺼림칙하다. 일이 많다고 항상 투덜대던 내가, 이러한 걱정 을 하는 걸 보면 아이러니하다.    선택과 집중의 문제로 가야 한다. 작금 의 백화점 나열 방식 뉴스 포맷으로는 주 52시간 근무를 맞추기 힘들다. 지역 현안 을 더욱 면밀히 들여다보고 주요한 핵심 과제를 뽑아내는 능력, 그로 인해 뉴스 시간은 줄더라도 꼭 알아야 할 뉴스, 사 회의 감시견으로서 시청자의 알 권리를 충족시킬 수 있는 그런 아이템으로 채워 야 한다. 시간 메꾸기용 뉴스 아이템은 과감히 버려야 한다는 뜻이다. (뉴스 시 간을 때워야 한다는 데스크의 외침은 머 나먼 안드로메다로 보내버리자.) 또한 MBC는 서울 본사를 비롯해 지역 16개 사의 네트워크로 이뤄져 있다. 지역의 문 제는 첨예한 대립도 있지만 비슷한 처지 의 현안도 분명 존재한다. 본사를 비롯해 지역 사들의 적극적인 아이템 공유는 지 역의 문제를 상호 인식할 수 있는 기회일 수 있으며, 문제점 제시와 해결책에 이르 기까지 서로 소통할 수 있는 장으로 만들 수 있다. 주 52시간 근무제를 안정적으 로 도입하고, 지역 시청자들의 알 권리도 지킬 수 있는 방법이 아주 없다고 생각되 진 않는다. 지금부터라도 머리를 맞대면 더 나은 성과를 만들 수 있다.    저번 주 나의 시간 외 근무시간은 10시 간이다. 하루도 빠짐없이 시간외 근무를 했다. 주말 근무까지 있다면 주 52시간 은 매우 가볍게 뛰어넘을 수 있다. 하루 에 리포트 2개 이상, 틈틈이 미세먼지 날씨 스케치, 오래된 넌리니어 편집기로 일을 하다 보니 내 몸은 지칠 대로 지쳐 간다. 난 주 52시간 근무를 손꼽아 기다 리는 사람 중 한 명이다. 내 바로 후배는 6년 차 막내. 며칠 후면 7년 차다. 개인 적인 바람은 내 후배가 막내를 탈출할 수 있게 신입 후배를 뽑아주는 것이다. 그리고 바람은 주 52시간 근무제를 통 해 방송 노동자들이 과도한 업무에서 벗 어나고, 더불어 시청자의 알 권리도 충 족하길 바랄 뿐이다.       진성민 / 전주MBC       
    2019-01-03
  • 2018년을 돌아보며
    2018년을 돌아보며      퇴근길에 이모에게 전화가 왔다. 네가 김장할 정신도 없을 것 같아서 이모가 해 놓았으니 시간 될 때 찾아가라는 내용이 었다. 고맙다는 말을 하고 전화를 끊고 보 니, 올해도 저물어 가는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사회부 캡을 맡은 지도 1년“. 이렇 게 바쁜 해가 또 있었나?” 할 정도로 정말 정신없는 한 해였다.    2018년의 첫 번째 키워드는 단연‘ 북한’ 이었다. 빅 이벤트인 월드컵과 아시안게임 도 있었지만, 결국은 북한이었다. 현송월 삼지연관현악단 단장이 방남을 시작으로 싱가포르 북미 정상회담, 판문점 남북 정 상회담과 문재인 대통령 방북까지. 연말 에 김정은 위원장까지 내려왔으면 피날레 까지 멋지게(?) 장식할 뻔했다. 북한 관련 뉴스를 할 때마다 가장 고민스러웠던 것 은‘ 영상취재’와‘ LTE LIVE’였다. 물론 복수의 팀이 나가서 한 팀은 본연의 임무 인‘ 영상취재’에 집중하고, 또 다른 팀은 ‘LTE LIVE’에 집중한다면 고민할 필요 도 없겠지만. 항상 모든 고민의 출발점은 인력부족이다. 어쩔 수 없이 한 팀이 나가야 하고, 그 팀에게 취재기자 현장 연결이 라는 롤까지 주어지면, 더 이상‘ 영상취재’ 까지 바라는 건 무리이다. 눈앞에 상황이 벌어지고 있는데, 취재기자 연결에만 집 중하라고 지시하는 것은 데스크로서 매 우 가슴 아픈 결정이다. 하물며 현장에 있는 영상기자는 오죽했을까 싶다. LTE 속도는 점점 빨라지고, MNG는 점점 경 량화되면서‘ LTE LIVE’는 이제 우리 영 상기자에겐 선택이 아니라 필수가 되어가 고 있다. 기왕 필수 덕목이 된 마당에 보 다 잘 해내야 하겠지만, 부족한 인력에 다 시금 정답 없는 선택을 해야 한다.    2018년의 두 번째 키워드는‘ 노동시간 단축’이다. 법정 노동시간이 올해 68시간, 내년 52시간으로 정해지면서 팀원들의 노동시간 관리가 데스크의 중요한 업무 가 되었다. 이제 더 이상 데스크가“ 고생 하는 김에 조금만 더 고생하자!”는 말을 할 수가 없다. 출장을 보낼 때는 교대시기 를 먼저 고민해봐야 하고, 조근자와 대기 자를 구분해서 배정해야 하며, 야간 풀 시간이 19시인지, 21시인지가 중요해졌다. 올해 SBS 영상취재팀도 많은 변화가 있었다. 가장 큰 변화는 야근자 출근시간 조정이다. 13시간 연속근무 금지 노사합 의에 따라 기존 13시 출근이 19시로 조정 되었다. 야근자가 19시에 출근하다보니 야근자는 야간상황에만 집중할 수 있어 근무여건이 좋아졌지만, 정작 주간에서 야간으로 이어지는 업무에는 공백이 생 길 수밖에 없다. 그 공백을 메우기 위해 데스크는 또 다른 선택을 해야만 했다.    이제 열흘이면 2018년도 지나간다. 1년 을 겪어보니, 데스크라는 자리는 끊임없 이 결정해주고 선택해주는 자리임을 깨닫 는다. 2019년에 내려질 제 결정과 선택에 는 부디 시행착오가 없길 바란다.       이재영 / SBS       
    2019-01-03
  • 새해를 맞아 다짐하는 세 가지
    새해를 맞아 다짐하는 세 가지      다사다망(多事多忙). 2018년 직장인들 이 뽑은 올해의 사자성어로‘ 일이 많아 눈코 뜰 새 없이 바쁨’을 뜻한다. 보름도 채 남지 않은 나의 2018년을 되돌아봤 다. 1월 평창동계올림픽을 시작으로 4.27 남북정상회담, 6.13 지방선거 등 올해도 굵직한 이슈들이 지나갔다. 나에 게도 2018년은 다사다망한 한 해였다. 하지만, 돌이켜 보건대 영상기자가 된 이후 다사다망하지 않았던 해는 없었 다. 영상기자란 본래 그런 직업이다.    어느덧 5년 차 영상기자가 됐다. 모든 것이 어설프고 부족했던 수습기자 시절, ‘진짜’ 촬영기자가 되기 위해 묵묵히 내 공을 쌓겠다고 다짐한 지 4년이 지났다. 지난 4년간 여러 현장을 다니며 다양한 경험을 한 것 같다. 남들은 뉴스로 접하 는 소식들을 나는 현장에서 직접 보고 영상으로 담아 전달했다. 하고 싶은 일 을 할 수 있어 감사하고 보람된 시간이 었다. 2019년에도 이슈들이 끊이지 않을 것이다. 김정은 위원장의 남한 답방 과 2차 북미 정상회담 그리고 크고 작은 사건·사고들까지. 여느 해와 마찬가지로 내년도 다사다망한 한 해가 될 것임이 틀림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새해에는 망중한(忙中閑)을 찾으며 몇 가지 목표 를 잡아보려 한다.    새해엔 유연하게 취재하겠다. 취재현 장에서 찍으려는 자와 못 찍게 막는 자 가 만나면 종종 싸움이 일어나는데 나 는 그 빈도가 잦은 편이다. 상대방의 시 비조 말투에 같이 흥분하는 성향이다. 그렇게 감정을 소모하고 나면 회사로 복 귀하는 차 안에서 허무함을 느낀다. 새 해에는 좀 더 침착하고 여유 있게 일하 겠다.    2019년 MBN 영상취재부의 가장 큰 변화는 아마도 신입 영상기자의 입사가 될 것이다. 5년 만이다. 더불어 나의 부 서 막내 생활도 끝이 난다. 그동안 선배 들로부터 받은 관심과 애정을 후배들에게 되돌려주겠다. 힘든 수습기자 생활을 잘 버티고 성장할 수 있도록 든든한 선 배가 되고 싶다.    내년은 나에게 특별한 한 해가 될 것 같다. 기해년(己亥年) 황금 돼지띠 딸이 태어난다. 곧 태어날 아이에게 어떤 아 빠가 되어줄 수 있을지 고민이다. 세상 여러 이야기를 담아내는 일을 하지만 딸 에겐 아름다운 것들만 보여주고 싶다. 2019년은 영상기자로서 그리고 한 가정 의 가장으로서 지금까지와는 다른 환경 에 놓이게 될 것 같다. 한층 성숙해질 수 있는 한 해가 되길 희망한다.       라웅비 / MBN       
    2019-01-03
  • 우리가 아는 ‘팀킴’은 김경두의‘ 킴’이었다
    우리가 아는 ‘팀킴’은 김경두의 ‘킴’이었다      지난 11월 8일, 대구의 한 세미나실의 문을 열었다. 그곳엔 평창 동계 올림픽의 스타‘ 팀킴’이 있었다. 그들은 십 분도 지나지 않아 눈물을 흘렸다. 아마 평창에서 이들을 취재해 봤던 기자라면 누구나 이런 날을 예상했을 테다. 나 역시 그랬으니까. 이들과 한 시간이 넘게 인터뷰를 진행했다. 듣고도 믿기 힘든 내용이었다. 설마 이렇게 유명해진 이후에도 그런 일이 있을까 싶었다. 게다가 자칭‘ 팀킴의 아버지’라고 했던 김경두 씨가 그런 일을 저질렀다는 사실이 믿기지 않았다. 그는 팀킴의 사유화를 넘어 자신의 영광을 위해 팀 킴을 와해시키려 했다.    김경두 씨를 만나기 위해 의성으로 갔다. 그 사이 팀 킴 멤버들이 기자회견을 하면서 나라가 더 시끄러워졌기에 김 씨를 만나기는 쉽지 않을 터였다. 하지만 최초에 이사태를 기사화했던 우리가 만나야 했다. 집을 찾고 동선을 파악하려 했지만 그 어떤 것도 알아낼 수 없었다. 김 씨와 그의 가족의 지문만으로 열린다는 컬링장은 여전히 쇠사슬로 굳게 닫혀 있었다. 의성군청 역시 김경두 씨에 대한 피로도가 이미 상당한 듯했다. 그도 그럴 것이 의성 컬링장은 군청의 공공시설인데 김 씨는 군수를 비롯해 컬링장 시설을 궁금해하던 외신에게도 문을 열어주지 않았다. 원장도 아니고 회장 직무대행도 아닌 데도 말이다. 그를 만나야 할 이유는 그것 말고도 차고 넘쳤다. 일단 과거 취재 당시의 기억을 더듬어 김 씨와 그의 딸인 김민정 전 감독의 차량을 파악한 뒤 기다리기로 했다.    당일 뉴스를 송출하고 밤 10시경이었다. 컬링장 주변의 차량만 보고 있었는데, 문득 뒤편을 보니 사무실 창문 너머로 빛이 새어 나오고 있었다. 정문의 쇠사슬도 어느샌가 사라져 있었다. 급하게 움직였다. 내부를 확인하려다 일을 그르칠 수도 있으리라고 판단해서 우선 건너편 아파트 후미진 곳에 카메라를 설치한 후 그의 차를 찾기 시작했다. 얼마 지나지 않아 근처에서 김씨의 차를 발견했다. 차에 적힌 전화번호도 일치했다. 단 한 번의 기회뿐이라는 생각에 실수하지 않으려 했다. 우리를 눈치 챌 수 없게 건너편 아파트의 어두운 그림자 속에서 잠복했다. 김씨가 나오는 모습을 촬영할수 있고 이후에 우리를 피할 수 없는 위치에서 인터뷰를 할 수 있도록 작전을 짰다. 얼마나 지났을까, 손에 서류뭉치를 들고 조용히 나오는 김경두 씨와 그의 아내의 모습을 카메라에 담을 수 있었다. 지문 장치를 잠그는 모습도 촬영했다. 의혹만 있던 장면이다. 올림픽 당시부터 인터뷰 컷으로만 쓰이는 김씨의 실제 모습이 회사 데이터베이스에 추가되는 순간이었다. 우리가 다가서서 인터뷰를 시도하자 김경두 씨는 곧바로 자리를 피하면서도 자신은 일평생 컬링에 헌신했다며 억울함을 호소했다. 그리고 그 억울함을 털고자 감사가 끝나면 곧 기자회견을 열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김경두 씨의 말과는 달리 그가 억울함을 벗기 위해 기자회견을 할 가능성은 낮아졌다. 이미 김씨 일가가 모든 잘못을 시인하고 물러났기 때문이다. 일 년을 넘는 추적으로 SBS의 취재는 어느 정도 마무리 되었다. 그러나 규명되어야할 일들은 여전히 더 남아있다. 그동안 제기된 팀 사유화 정황을 비롯해, 사비를 털었다고 입버릇처럼 말하면서도 실제로는 착복해온 여러 지원금의 행방, 이중 청구와 같은 의혹은 앞으로 철저히 조사되어야 한다‘. 진실규명’이라는 숙제를 해결할 때까지 김경두 씨와 그 가족들이 자리에서 물러난다고 해서 해결될 일이 아니다.       SBS / 최준식        
    2019-01-02
  • ‘만족합니다’
    ‘만족합니다’      ‘제가 누른 리코딩 버튼으로 역사를 기록하고 세상을 바꾸는 영상기자가 되겠습니다’. 내가 입사 면접에서 이야기한 자기소개의 한 문장이다. 지난여름 태광그룹의 이호진 전 회장의 이른바‘ 황제 보석’을 취재한 적이 있었다. 사회적으로 적지 않은 파장을 일으켰던 사건이었는데 얼마 전 이호진 전 회장이 7년 9개월 만에 구치소에 재수감되었다. 처음으로 피부에 닿게 언론의 역할과 내가 하고 있는 일이 정말 사회를 바꿀 수 있는 일이라는 것을 느꼈다.    얼마 남지 않은 내년이면 회사에 후배도 들어온다고 한다. 아직 많이 부족하고 한 명의 온전한 영상기자가 되기 위해 노력하고 고민하고 있는 시기에 좋은 선배, 선배다운 선배가 될 수 있을까 하는 부담감이 드는 것 또한 사실이다. 회사에서는 신입 막내이지만, 현장에서는 KBS 카메라를 메고 온 단 한 명의 영상기자이기 때문에 그 순간에는 제가 KBS의 눈과 귀가 된다는 사실에 항상 긴장하고 부담감을 안고 현장에 임하게 된다.    이제는 한국영상기자협회로 이름이 바뀐 한국방송카메라기자협회는 저의 대학 시절 상당 부분을 차지했고 저의 현재의 모습이 있기에 상당한 영향을 주었다. 정말 오랜만에‘ 명카’가 아닌 신입 영상기자로서 2018년 소회의 글을 쓰자 하니 영상기자가 되고 싶다는 일념 하나로 군 전역과 동시에 처음 협회에 문을 두드린 스물셋의 겨울이 생각난다. 영상기자를 동경하며 준비했던 4년의 시간이 지나고 스물일곱 겨울을 영상기자로 맞게 된 지금 ‘나는 만족한다’.     박장빈 / KBS       
    2019-01-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