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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언론, 인권 감수성 부족” 비판에“ 오히려 잘 된 일” 지적도
    “언론, 인권 감수성 부족” 비판에“ 오히려 잘 된 일” 지적도방송사, 가이드라인 재정비·직원 교육 실시 등 재발 방지책 본격‘ 가동▲ 어머니께 마지막 인사 전하는 문재인 대통령문재인 대통령이 지난해 10월 31일 부산 수영구 남천성당에서 열린 어머니 강한옥 여사의 장례 미사를 마치고 고개 숙여 인사를 하고 있다.<사진=뉴스1> 대통령 모친의 시신 운구 장면을 여과없이 방송한데 대해 방송사들은“ 편집할 시간이 부족했다.”고 밝혔지만, 여론의 시선은 곱지 않다. 언론이 돌아가신 분과 유족에 대한 예우도 갖추지 못하고‘, 알 권리’를 남용한다는 비판이다. 이러한 비판은 언론계 안에서도 나온다. 한 방송사의 영상기자는“ 현장에서 취재하는 사람도, 안에서 편집하는 사람도, 그리고 이를 걸러내야 하는 데스크도 모두 인권 감수성이 부족한 상황”이라며 “보도 대상이 대통령 모친이기 때문에 문제가 된 게 아니라, 언론이 사람의 주검을 취재할 때 현장을 생생하게 보여주는 것보다 사망자와 유족에 대한 고려가 충분 한지, 뉴스를 보는 사람이 심리적인 충격이나 혐오감을 가지지는 않을지 등에 대한 고민을 하는 게 더 중요하다는 걸 보여 준 사례”라고 말했다. 또 다른 방송사의 데스크는 이번 방송통 신심의위원회의 제재 조치가“ 오히려 잘 된 일”이라고 말했다.“ 언론이 그동안 크게 인식하지 못했던 사안에 대해 지적을 받음으로써 잘못된 부분을 고쳐갈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지 않겠느냐”는 것이다. 실제로 방통심의위의 심의가 시작되자 방송사들은 재발 방지를 위한 대책 마련에 분주해졌다. 방송사들은 관련 영상의 취재·편집·보도와 관련한 가이드라인을 재정비하고, 직원들을 대상으로 교육을 실시하는 한편 데스킹을 강화하는 방향 으로 가닥을 잡았다. KBS 김휴동 보도영상 주간은“ 해당 보도가 논란이 된 이후 기존의 영상·편집 가이드라인을 개정했다.”며“ 부직포로 싸인 시신에 관해서는 직접적인 촬영이나 노출을 금지하고, 부득이한 경우 원거리나 모자이크를 사용하는 방향으로 정리 했다.”고 밝혔다. KBS는 개정된 가이드라인을 보도 게시판에 올려 모든 기자들이 볼 수 있도록 공유하는 한편 영상기자, 영상편집 직원들을 대상으로 관련 교육을 마친 상태다.  김 주간은 “시신의 모습을 보도하는 부분에 대해 인식이 소홀했던 부분이 있었다.”며“ 구체적인 문구를 삽입하고 해당 내용을 다시 한번 영상편집 직원들에게 각인 시키는 한편, 민감한 아이템에 대해서는 데스킹을 강화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MBC도 자체 가이드라인을 만들 계획이다.  나준영 뉴스콘텐츠 편집부장은 “지난해 한국영상기자협회에서 영상보도 가이드라인이 나왔을 때 영상 취재와 편집 등 관련 업무 종사가 110여 명이 모두 교육을 받았다.”며“ 올해도 영상을 취재하는 부서, 편집 부서의 업무 세칙에 취재 윤리나 영상보도 윤리와 관련한 부분을 명시했고, 관련 교육과 가이드라인 준수를 구체화하도록 업무 계획과 방향을 설정했다.”고 밝혔다. 나 부장은 이어“ 영상 편집자 입장에서 영상보도 가이드라인을 기본으로 해서 우리가 좀 더 신경 쓰고 대처해야 할 부분에 대해 부원들과 함께 가이드라인을 만들어 보려고 한다.”며“ 협회 가이드라인은 인권과 초상권 중심인데, 이 외에도 비상 상황 시 대처 요령이나 영상을 편집할 때 기본적으로 지켜야 할 것 등 실제 MBC 영상 편집 환경에 맞게 간단하게나마 가이드북을 만들고, 가이드북이 나오면 부원들과 함께 교육을 진행하려고 한다.”고 강조했다. 방통심의위 조치로 한국영상기자협회(회장 한원상)가 지난해 내놓은‘ 2020 영상보도 가이드라인’의 수정도 불가피해졌다. ‘영상보도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시신의 촬영과 관련하여“ 시신이 직접 노출되는 방식이 아니라 풀샷에서 시신이 운송되는 장면, 앰뷸런스로 이송되는 장면 등에 대한 촬영은 가능하다. 그러나 촬영한 영상을 방송에 사용하는 것은 자제되어야 한다.”고 되어 있다(재난 Q 4-8).  이에 대해‘ 영상보도 가이드라인’의 저자 가운데 한 명인 이승선 충남대 교수(언 론정보학과)는“ 어떤 상황이 되었건 시신이 방송에 노출되는 건 적절하지 않다.”는 입장을 밝혔다. “직접적 노출은 물론이고, 천으로 감싼 상황에서 시신을 운구하는 것이라고 하더라도 그 장면이 방송에 나올 이유는 없다.”는 것이다.  이 교수는 “가이드라인을 논의하는 과정에서 ‘클로즈업하는 건 문제지만 멀리에서 풀 샷 정도로 촬영하는 건 필요하다’ 는 현업의 의견이 많이 반영됐다.”며 “이번 방통심의위의 결정으로 시신의 모습은 원칙적으로 내보내선 안 된다는 기본 방침 아래 상황별로 구체적인 지침을 제시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KBS 김휴동 주간도 “추상적인 표현은 현업에서 일하는 사람들에게는 잘 와 닿지 않는다.”며 “지금보다 구체화된 문구들을 가이드라인에 삽입해야 현업 종사자들이 더 잘 인식할 것”이라고 밝혔다. 안경숙 기자
    2020-05-11
  • 새로운 플랫폼(Platform)으로서의 유튜브(Youtube)
    새로운 플랫폼(Platform)으로서의 유튜브(Youtube) 제한적인 전통미디어를 벗어나 지리적ㆍ공간적 한계를 벗어난 인터넷 덕분에 전 세계의 뉴미디어와 채널을 통해 다양한 동영상 서비스가 쏟아지고 있다.  2005년 공식 출범한 유튜브는‘ 당신 자신을 방송하라(Broadcast Yourself)’라는 슬로건으로 이용자 개인이 새로운 미디어 환경의 주인공이 될 수 있음을 선언했다. 출범 이듬해인 2006년 10월, 16억 5,000 만 달러(약 1조 9천억 원)라는 거액에 구글 (Google)에 인수되면서 본격적인 대중화의 길로 접어들었다. 유튜브가 구글에 인수된 지 13년의 세월이 흐른 2019년 현재, 유튜브는 전 세계 19억 명 이상의 사람들이 가지고 다니는‘ 내 손안의 TV’가 되었다. 이렇게 유튜브가 동영상 유통 플랫폼으로 주목 받는 이유는 전통미디어와 구별되는 다양한 특성에 기인한다.  첫 번째, 전통미디어는 고비용의 제작방식으로 수익을 고려한 대중적 콘텐츠를 만들 수밖에 없지만, 유튜브는 전통미디어에서 시도할 수 없는 다양한 관심과 취향을 반영하여 제작한 다양한 콘텐츠가 주를 이루기 때문에 전통미디어의 보완재 역할을 충분히 하고 있다.  두 번째, 전통미디어는 TV 프로그램 제작은 방송사가 하고, 소비는 시청자가 하는 한 방향 형태의 유통 구조였다면, 유튜브는 생산자와 소비자가 쌍방향으로 상호 작용하며, 함께 콘텐츠를 제작하는 형태이기 때문에 이용자의 만족도는 전통미디어 콘텐츠에 비해 높다고 할 수 있다. 세 번째, 유튜브는 전통미디어와는 달리 빅데이터를 활용해 이용자의 취향과 성향에 맞는 개인 맞춤형 동영상 서비스를 제공한다. 예를 들어 시사ㆍ뉴스를 검색하고 이러한 동영상을 자주 이용하는 구독자에게는 메인 화면에 시사ㆍ뉴스 관련 동영상이 노출되는 환경을 말한다.  최근 유튜브 이용자는 전 세계적으로 매 달 15억 명이 넘는 것으로 조사되었다. 전 세계인 4명 중에서 최소 1명은 유튜브 영상을 본다는 것이다. 국내에서도 유튜브 이용자 수는 최근 큰 폭으로 늘어났는데, 닐 슨코리아클릭의 조사에 따르면, 유튜브(미 국)와 넷플릭스(미국), 틱톡(중국) 등 3대 외국계 OTT 동영상 플랫폼의 2019년 7월 순 이용자 수는 약 2천 998만 명으로 2018년 같은 달(2천 595만 명)보다 403만 명(15.5%) 증가하였고, 그중에서 유튜브가 2천 632만 명으로 가장 많았다.  또한‘ 2019 방송매체 이용행태 조사’에서 우리나라의 OTT서비스 이용률은 전체 응답자의 52%로 전년(42.7%) 대비 크게 증가하였고, 이중 유튜브(47.8%)를 가장 많이 이용하였으며, 페이스북(9.9%), 네이버TV(6.1%), 넷플릭스(4.9%) 등의 순으로 이용하는 것으로 조사되었다.유튜브 저널리즘  과거 종이신문, TV 등 전통미디어는 뉴스의 생산과 유통을 지배했다. 그러나 인터넷 포털사이트가 등장하면서 뉴스의 유통은 분화되었고, 전통미디어의 뉴스 지배력은 감소했다. 그러나 유튜브는 한 발 더 나아가 유통과 함께 뉴스의 생산까지 분화시켰다. 한국언론진흥재단과 로이터저널리즘연구소의 ‘Dgital News Report 2019’ 보고서 에서에 따르면“ 유튜브에서 지난 일주일 동안 뉴스 관련 동영상을 시청한 적이 있다”는 응답은 한국이 40%로서 조사대상국 전체 26% 대비 14% 포인트 높게 나타났다.  또한 시청률조사기업 닐슨의 보고서에 따르면 디지털에서의 뉴스 총 이용시간에서 유튜브가 2014년부터 유의미한 증가세를 보이다가 2016년을 기점으로 이후 뉴스채널로 급부상했다고 분석했다. 2020년 2월15일 현재 주요 유튜브 뉴스 채널 구독자수는 YTN뉴스가 151만 명이고, JTBC뉴스 125만, SBS뉴스 72만, KBS뉴스 62만, MBC뉴스 54만명 순으로 조사되었다. 유튜브 저널리즘은 유튜브의 개인 맞춤형 알고리즘 특성상 더욱 분화되고, 더욱 다양해질 가능성이 높다. 유튜브 시대 이전까지 통용되었던 저널리즘과 저널리즘 아닌 것도 유튜브 플랫폼에선 그 경계가 모호해질 것으로 보인다.전통미디어와 유튜브의 크로스미디어  방송프로그램의 기획, 제작, 유통 등의 콘텐츠 생산은 전통미디어의 전유물이었다. 그러나‘ 크리에이터’ 라고 부르는 1인 창작자들과 콘텐츠 제작 지원 및 관리 기능을 하는 다중 채널 네트워크(Multi Channel Network, 이하 MCN)라는 새로운 미디어 사업자들이 유튜브 플랫폼을 이용하여 동영상 콘텐츠 제작에 뛰어들면서 새로운 이용자 그리고 이용행태를 만들어내고 있다. MCN과 크리에이터들은 최근 인기에 힘입어 유튜브 뿐만 아니라 전통미디어에도 그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다.  국내 최초의 MCN 사업자 다이아TV는 케이블TV 프로그램 공급사업자 (Program Provider)가 되어 케이블 채널에 프로그램을 공급하고 있으며, 샌드 박스(SANDBOX) 네트워크는 애니박스 에‘ 도티X잠뜰TV’를 론칭하기도 했다. 또한 최근 뷰티 크리에이터 이사배, BJ 감스트 등이 전통미디어인 MBC 예능프로그램‘ 라디오스타’에 출연했고, 170만 명이 넘는 구독자를 보유한 스타 크리에이터 대도서관은 MBC 복면가왕에 출연하여 노래 실력을 뽐내더니, 현재는 EBS의‘ 대도서관 잡(Job)쇼’를 진행하고 있다. 또한, 종합편성채널인 JTBC는 1인 크리에이터들의 일상과 콘텐츠 제작 과정을 소재로 ‘랜선 라이프’라는 프로그램을 방영하여 큰 관심을 받기도 했다. 지난 2015년 MBC(문화방송)의‘ 마이리 틀텔레비전’이 지상파 방송 최초로 인터넷 방송 문법을 방송 프로그램에 도입한 후, 지상파와 종편, 케이블TV 등의 전통미디어와 유튜브 등, 스마트미디어의 크로스 미디어는 계속 확대되고 있다.   다음호에는 스마트미디어 환경을 주도하는 유튜브 플랫폼을 활용하는 지역 MBC의 실제 사례를 분석 해보고 지속 가능한 방안에 대하여 알아 보고자 한다.김병수 / MBC충북 
    2020-05-11
  • 피의자 신상공개 결정의 고뇌와 함의
    피의자 신상공개 결정의 고뇌와 함의 서울지방경찰청은 3월 24일 텔레그램 박사방 운영자 조주빈의 신상을 공개했다. 4월 16일에는 조주빈의 공범으로 구속된 피의자 강훈의 신상정보를 공개했다. 성명과 나이가 공개되었다. 얼굴은 다음 날 피의자를 송치할 때 공개했다. 신상공개를 결정한 근거 법률은‘ 성폭력처벌법’ 제25 조이다‘. 피의자의 얼굴 등’을 공개할 수 있도록 한 동 조항은 몇 가지 조건을 붙여서 성폭력범죄 피의자의 신상을 공개할 수 있도록 하였다. 범죄에 관한 증거가 충분하고 오로지 공공의 이익을 위해 필요하다고 판단할 때이다‘. 오로지 공공의 이익’이란 국민의 알 권리 보장, 피의자의 재범 방지, 범죄 예방 등에 기여할 때를 말한다. 공개할 수 있는 신상은 얼굴, 성명, 나이 등이다. 또 하나의 조건이 추가되었는데 해당 피의자가‘ 청소년 보호법’ 상의 청소 년에 해당할 때는 공개할 수 없도록 했다.  두 사람의 신상과 얼굴을 언론에 공개하기까지 당국의 고뇌는 컸을 것이다. 경찰관 3명과 외부위원 4명으로 구성된 경찰청의 신상공개위원회는 심의과정에서 피의자 인권, 피의자 가족과 주변 사람들이 입을 수 있는 2차 피해 등을 놓고 고민했다고 밝혔다. 미성년자인 강훈의 신상공개에 대해서도 심도있게 논의했다고 말했다. 심의위원회는 범죄에 대한 증거가 충분히 확보된 점, 범행의 수법과 피해자들에게 미친 지속적인 피해, 공공의 이익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했다고 밝혔다.  이 쟁점에 대한 논의가 번외로 빠지지 않기를 전제한다. 신상이 공개된 두 사람을 비롯한 관련 피의자들에게 법에 정한 사법절차가 엄정하게 적용되어야 한다는 데 아무 이견이 없다. 피해자들의 피해 방지와 구제, 사회적 규범의 복원을 위해 사회적으로 기대하는 양형 요구가 반영되어야 한다는 점도 이론이 없다.  ‘청소년 보호법’은 1997년 제정 당시 청소년을‘ 18세 미만의 자’로 규정했다. 1999년 동법은 청소년의 연령을‘ 19세 미만의 자’로 개정했다. 청소년을 청소년 폭력과 학대 등 각종 유해 환경으로부터 보호하고 구제하겠다는 취지가 반영되었다. 2001년 개정된 동법의‘ 청소년’ 조항은‘ 19세 미만의 자’로 규정하되 단서가 붙었다. ‘만 19세에 도달하는 해의 1월 1일을 맞이 한 자를 제외한다’라고 개정했다. 이른바 ‘연 나이’를 적용했다. 법률 개정 사유는 뚜렷하다. 법률 개정 사유에 따르면, 법적으로‘ 미성년자’라고 하더라도 사회통념상 ‘성인’으로 간주되는 조건과 연령대가 있다. 고교를 졸업하고 대학에 진학했거나 취업을 한 사람들이다. 이들이 ‘자유롭게 사회활동을 할 수 있도록’ 청소년의 나이 셈법이 개정된 것이다. 연 나이에 해당하 는 청년들을 성인으로 간주해 처벌을 강화하려는 취지가 아니라 청소년으로 규정 됨으로써 받게 될 제재의 위험으로부터 제외시켜 이들의 자유로운 사회적 활동을 보장하려는 법 개정이라고 할 수 있다. 이 점에 대한 신상공개심의위원회의 고민이 깊었을 것이라고 본다. 신상공개위원회의 결정은 법 규정을 위반한 것은 아니다. 그러나 단서 조항의 입법 취지에 부응했는가에 대해서는 논쟁의 대상이 될 수 있다.  필자는 고위 공직자나 공적 인물이 아닌 경우 일반 형사피의자의 신상 공개에 원칙적으로 찬성하지 않는다. 대한민국 헌법은 모든 국민이 법관과 법률에 의해 재판을 받을 권리를 천명하고 있다. 형사피고인은 유죄판결이 확정될 때까지 무죄로 추정된다. 모든 국민은 신속한 재판을 받을 권리, 형사피고인은 상당한 이유가 없는 한 지체 없이 공개재판을 받을 권리가 있다. 헌법 제27조에 규정된 내용이다. 뿐만 아니다. 법관은 헌법과 법률에 의해 그 양심에 따라 독립해 심판하며 재판의 심리와 판결은 공개한다. 헌법 제103조와 제109조에 담겼다. 흉포한 범죄자에게 엄정한 사법절차에 따라 상응한 형벌을 부과하는 것은 법치를 기반으로 하는 민주주의의 원리다. 나아가 오로지 헌법과 법률, 양심에 따라 독립적으로 심판하는 법관에 의해 법원에서 공개적으로 형사 피고인을 재판하는 절차 역시 우리 민주주의 시스템의 요체다.  한편에 공개된 법정에서 공개적으로 다투게 될 형사피의자의 구체적인 범죄 내용과 범죄 혐의자의 신상을‘ 지금 당장’ 공개 해 달라는 대중의 요구가 있다. 다른 한편에, 여론재판이 아니라 법원의 법관에 의해 공정하게 재판을 받을 형사 피고인의 헌법적 권리가 자리 잡고 있다. 언론은 양자 간의 괴리를 줄이려는 노력을 계속해야 한다. 루랑소 사건이 있다. 그는 공판이 개시되기 전에 형사피의사실을 공표하였다는 이유로 벌금형을 선고받았다. 그가 소속된 프랑스 일간지 리베라시옹의 편집국장도 함께 유죄 선고를 받았다. 벌금형을 선고받은 기자들은 유럽인권재판소에 프랑스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유럽인권재판소는 언론인들의 청구를 기각했다. 언론인들에 대한 유죄판결은 타인의 평판과 권리 보호, 사법권의 공정성과 권위 보장을 위해 필요한 조치라고 판단했다.  민주주의의 유지와 발전을 위해 언론의 취재보도 자유는 필수적이다. 공직자의 업무 수행이나 공적인 관심사에 대한 언론의 취재보도 자유는 특히 중요하다. 그러나 공인이 아닌 사인들의 범죄에 대해서는 공개법정의 공개재판을 중심으로 사안을 보도하려는 구조적 변화가 필요하다고 믿는다. 형사사건의 신상공개심의위원회나 언론 모두 고민이 클 것이다. 범죄에 대한 대중의 분노와 피해 구제의 필요성을 수용하면서 헌법이 추구하는 공정한 재판절차의 확보라는 이익을 조화시켜나갈 책무가 언론인들의 어깨에 주어져 있다. 그 책무를 온전하게 이행하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닐 것이다. 어려운 일이기에 언론이 떠맡을 수밖에 없다. 언론인들은 우리 사회에서 인권의 척후이자 최후의 보루이기 때문이다. 이승선 교수 / 충남대 언론정보학과 
    2020-05-11
  • 국민의 알권리, 사생활 보호받을 시민의 권리
    국민의 알권리, 사생활 보호받을 시민의 권리▲ 당시 연합뉴스에 보도된 화면 갈무리 (초상권 보호를 위해 모자이크 수정) 지난 1월 31일, 연합뉴스는 충북 진천의 국가공무원인재개발원에서 격리 생활하고 있는 교민들 사진을 여러 장 취재해 보도했다. 교민들이 생활하는 숙소를 대형 망원렌즈를 통해 클로즈업해 촬영한 사진이었다. 신원이 특정될 만한 사진은 모자이크 처리되었지만, 내부 사진 몇 장은 무엇을 하는지 다 볼 수 있을 정도로 (모자이크 처리 없이) 그대로 공개 되었다. 논란이 되자, 문제가 된 사진들은 홈페이지에서 삭제되었다.  이러한 보도의 취지는 격리된 교민들 간 접촉, 정부 측 격리 조치의 허점 등을 고발하는 것이었으리라. 그러나 애초 의도와 별개로, 보도 후 취재의 방식, 취재 윤리 문제가 여론의 도마 위에 올랐다. 당시 논란은 간단하지 않은 시사점을 던진다.  연합뉴스 첫 보도 이후, 거의 모든 방송사가 횟수와 정도의 차이만 있을 뿐, 이 사진을 자료로 편집하거나 직접 추가 취재하여 숙소 일부를 클로즈업한 화면을 사용했다. ‘그림 없는 뉴스’를 제작해야 할 때 흔히 변명하곤 한다. 뉴스 여건 상, 관행 상 그래도‘ 그림이 있어야 하지 않는가?‘’ 없으면 만들어서라도 빈 공간을 채워야 하지 않는가?’ 보통은 편집 과정에서 기사의 오디오에 맞게 영상을 맞춰 편집하려는 경향도 빼놓을 수 없다. 교민 격리 뉴스를 편집할 때 현실적으로 이런 고민을 하지 않을 수 없었으리라. “이것이 과연 국민의 알 권리 를 위한 것인가” 일부 언론에서 숙소 사진이 보도되자 둑이 무너지듯 거의 모든 방송사에서 이 사진을 활용했다. 이에 대한 수용자의 반응은 차가웠다. 보도에 달린 댓글엔 잔뜩 성이 나 있었다. 여론의 반감이나 프라이버시 침해 논란 등에 대해 그저 무대응으로 넘기는 것은 이제 한계점에 이른 듯하다. 공익적 목적이 있더라도 개인의 거주공간을 들여다보는 것은 이제 그것 자체로 여론의 반감을 사고 있다. 이렇게 보도했을 때 달성할 수 있는 공익적 목적이 무엇인지 사회적 합의 역시 부족한 게 사실이다. 예컨대, 추가 감염 차단을 위해 자가 격리 중인 시민의 집을 찾아가 문을 두드리며 불러내 인터뷰를 하는 것은 과연 공익을 위한 것인가, 시청률을 위한 것인가? 단순히 관행에 대한 합리화는 아닐까? 한국영상기자협회가 지난해 12월 개정판을 내놓은 <2020 영상보도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거리, 공원, 경기장, 다중 이용시설 등의 취재 시엔 특정인을 부각 해서 촬영하지 않아야 한다”,“ 부정적인 뉴스에서 특정인(원 샷, 투 샷)을 촬영하는 경우 초상권 침해 소지가 특히 크다.” 촬영 장소가 공공장소라는 이유만으로 초상을 촬영하고 공개하는 것이 부적절 하다는 의미다. 더욱이 여기는‘ 격리 시설’이었다. 시청자들은 이곳을‘ 공공장소’라고 생각하지 않는 듯하다. <2020 영상보도 가이드라인>에 추가된 내용 중‘ 병원, 의료’ 부분이 있다. 병원이나 의료 관련 또는 전염병에 대한 영상보도에서 가이드라인이 강조하는 것 중 하나는 “환자의 개인정보 혹은 사생활을 적극적으로 보호한다”는 것이다. 교민들은 확진자도 아니다. 전염병이 확산하고 있는 상황에서 보건 당국에 의해 관리되고 있는 시민들이 다. 사생활 보호가 필요한 이유이다.  메르스, 사스 등 감염병은‘ 재난 및 안 전관리 기본법’, '감염병의 예방 및 관리에 관한 법률’에서 정의한 ‘재난’에 속한다. 언론이 감염병을 취재ㆍ보도할 때 재난보도 수준에서 접근해야 한다. <재난 보도준칙>(한국기자협회) 제18조에서는 “취재 보도 과정에서 사망자와 부상자 등 피해자와 그 가족, 주변 사람들의 의견이나 희망사항을 존중하고, 그들의 명예나 사생활, 심리적 안정 등을 침해 해서는 안 된다”고 밝히고 있고, 제19조에서는“ 피해자와 그 가족, 주변 사람들의 상세한 신상 공개는 인격권이나 초상권, 사생활 침해 등의 우려가 있으므로 최대 한 신중해야 한다”고 적고 있다. <감염병 보도 준칙>(보건복지부 출입기 자단-한국헬스커뮤니케이션학회,2012) 제6항에 ‘감염인에 대한 보도’엔“ 감염인에 대한 보도는 환자 및 감염자, 가족의 인권을 침해하지 않도록 최대한 배려해야 한다. 즉, 환자 및 감염자, 그리고 가족의 개인정보를 보호하고 사생활을 존중해야 한다. 감염인에 대한 사진이나 영상을 보도에 활용하는 경우 특히 주의한다”고 명시돼 있다. 언론이 새겨들어야 할 지점이다.  2015년 메르스 사태 이후 5년이 지난 지금, 2020년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를 마주한 지금의 상황은 과연 예전에 비해 나아졌다고 할 수 있을까? 같은 실수를 되풀이하지 않으려면 영상기자도 이를 숙지 하고 취재와 보도에 임해야 한다. 취재 아이템을 지시하는 데스크부터 현장 기자들 이 이런 고민 속에서 자괴감을 느끼며 취재하지 않도록, 적극적으로 각 언론사의 편집회의에서 문제점을 지적해야 한다. 피해 규모를 줄이고 국민 건강을 담보 하기 위해 언론이 어떤 역할을 할 수 있을 지 고민해 봐야 한다. 감염병 보도 준칙 및 재난보도준칙에 대하여 영상기자들이 충분히 숙지하고 취재ㆍ보도에 임 할 수 있는 고민과 여건 조성을 방송 사의 보도 책임자 들에게 촉구한다.이성재 / MBC 
    2020-05-07
  • [줌인] 포비아와 왜(倭)신
    포비아와 왜(倭)신 국내에서 처음 코로나19 확진자 및 사망자가 한두 명씩 나올 때까지만 해도 코로나19는 자기 진면목을 온전히 보여주지 않았다. 당시엔 그 누구도 코로나19가 이렇게까지 파괴적일지 알지 못했다. 코로나19 감염병 발생 초기, 국내 언론은 대체로 감염병 자체보다는 정부 비판(일부 극우 언론은 대놓고 정부 깎아내리기)에 초점을 맞췄다. 다행인지 불행인지, 코로나19 사태가 유럽과 미국 등지로 걷잡을 수 없이 확산되면서 한국은 반전을 맞았다. 정보의 균형성, 진실이란 측면에서 말이다. 우리 사회가 코로나19 상황을 한층 객관적으로 바라볼 수 있는 준거틀이 외부로부터 제공된 것이다. 동시에 국내 언론, 특히 국내 극우 언론이 코로나19를 다루며 의도적으로 왜곡시키거나 빠뜨린 것이 무엇 인지도 알게 되었다.  국내 언론의 보도 경향은 ‘진실 추구’보다는 정치적 목적, 정치적 의도가 더 크게 작용한 듯하다. 특히 일부 극우 언론은 처음부터 포비아 (Phobia : 공포 혹은 혐오)와 정부의 방역 실패라는 두 가지 프레임으로 이 문제를 조명했다. 중국에 대한 반감과 혐오를 부추기는 이른바 차이 나 포비아(중국 공포증)는 극우 언론과 극우 정치세력이 코로나19 사건을 다루는 중요한 틀, 사실상 유일한 틀, 이었다. 감염병 발생 초기부터 집요하게 중국인 입국 차단을 주문하고 코로나19라는 명칭 대신 우한 코로나, 우한 폐렴 등의 차별적 단어를 사용하면서 감염병 문제를 공산주의 이데올로기와 연결하려 했다. 이는 4월에 예정되어 있던 선거와도 무관하지 않아 보인다.  초기의 확진자 증가, 이후에 벌어진 대구 현상 등을 모두 정부 대응의 무능, 실패의 결과로 몰아가려는 시도 역시 코로나19의 세계적 확산과 함께 힘을 잃었다. 세계 언론, 유력 정치인 등의 (코로나19 사태 대응과 관련한) 한국 평가는 이제 설명이 불필요하다. 또 통계라는 객관적 수치의 도움으로 국가 간 직접 비교가 가능해져 정부의 무능과 실패란 주장은 설 자리가 없어졌다.  아시아 정치경제 전문가 네이선 박(S. Nathan Park)은 지난 2월 27일, 미국 외교전문지 포린 폴리시(Foreign Policy) 기고문을 통해 “한국이 방역 초기 효율적인 관료주의와 최첨단 기술로 코로나19를 잘 통제했으나 종교와 정치라는 가장 오래된 문제로 인해 전염병과의 전투 계획이 좌절됐다.”고 논평했다. 그는 ‘한국의 보수주의자들도 바이러스를 퍼트리는 또 다른 요인이며 국회와 수구언론 또한 끊임없이 정부에 중국인 입국금지를 요구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국내 언론만으로는 진실을 파악할 수 없다는 불신이 확산되면서 왜신 (倭信 : 부정적 측면을 의도적으로 부각시키거나 왜곡해 우리 사회, 우리 정부에 대한 혐오를 일으키는 데 보도의 목적을 둔 언론이란 뜻)이란 신조어까지 등장했다. 지금 수용자들은 (비단 코로나19 문제만 그런 것이 아니라) 한 사건의 진실을 알려면 국내 언론이 아니라 해외 언론을 봐야 한다고까지 말하고 있다. 씁쓸한 풍경이 아닐 수 없다.  세계는 한국의 의료진이나 의료기술, 장비, 시민의식뿐만 아니라 한국 정부의 대응, 리더십도 높이 평가하고 있다. 민주주의 성숙도, 통계와 정보의 투명성 등이 세계의 호감, 세계의 부러움을 사고 있다. 여기서 이것을 새삼 언급할 필요는 없으리라. 코로나19가 세계적 확산 없이 지나갔다면 지금 우리가 알고 있는 것, 새롭게 알게 된 것들은 알지 못한 채 그냥 지나갔을 것이다. 생각만 해도 끔찍한 일이다. 언론의 주요 기능이 비판이고 권력 비판, 정부 비판은 그중에서도 비중이 크다는 것은 부정할 수 없다. 하지만 여기에도 균형이 필요하다. 어떤 사건도, 현상도 한두 가지의 틀, 프레임으로 해석되지 않는다. 진실을 향해 나아가는 견실한 과정이 필요한 것이다. 이것은 지금 우리 언론에 전반적으로 결핍된 것이기도 하다. 왜신이란 멸칭, 언론에 대한 불신을 극복하기 위한 특별한 성찰, 특단의 대책이 필요하다.김정은 / 편집장 
    2020-05-07
  • 우리 삶과 닮아 있는 정치
    우리 삶과 닮아 있는 정치 사전투표장에 갔다. 한 시간 일찍 도착해 선거관리위원회 직원, 정의당 대변인과 취재 동선 등에 대해서 논의했다. 정의당 심상정 대표가 투표하러 투표장에 오려면 아직 30여 분의 시간이 남아 있었다. 26살인 오디오맨에게 시간 괜찮으니 미리 투표하라고 하자 별로 하고 싶지 않다는 대답이 돌아왔다. “그냥 다들 비슷한 얘기만 하는 것 같아요. 누가 되어도 다 똑같아서 별로 하고 싶은 마음이 들지 않네요.”라고 말했다. 그러자 내가 “너, 몇 개월 후면 2년 계약 만기잖아. 이런 부분을 대변해 줄 수 있는 정당이 있는지 찾아봐. 네가 직업을 잡으면 2년마다 옮겨 다니지 않아도 안정적으로 월급을 받을 수 있는 권리를 주장하는…”라고 말하자. 그는 “그런 정당이 의석을 잡을 수 있을까요?”라고 다시 물었다. 한 청년의 낮아진 정치 효능감. 이 오디오맨은 1년 이상 국회 출입하면서 정치인의 말을 자주 경험했다. 작년에 패스트트랙 법안 상정으로 여야 간 몸싸움을 하며 밤을 지새우기도 했다.조국 사태, 윤석열 청문회, 예산안 등에서 치열했던 현장도 경험했다. 그런데도 뽑을 사람과 정당이 없다? 이 청년을 위해 목소리를 낸 정당 혹은 의원이 없었던 걸까? 우리 정치가 현실을 있는 그대로 반영하려면 여전히 갈 길이 멀다. 지난 총선 투표에서 20대 인구 비율은 약 13%였다. 하지만 당선 결과 20대 국회의원은 1명에 불과했다. 국회의원 평균 연령은 55세, 국민 평균 연령은 40.8세. 국회의원 평균 재산은 41억.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의원 중 다주택자 비율은 40%를 넘는다. 여성 의원 비율은 17%에 불과하다. 2019년 1월 기준으로 국제의원연맹(IPU)의 통계에 따르면 세계 평균 여성의원 비율은 24.3%에 달한다. 우리의 여성 의원 수는 이를 크게 밑돈다. 우리나라 여성 의원 비율은 세계 121위이다. 20대 국회에서 법조인의 비율은 15%였다. 사무직을 제외하면 대한민국은 여성들은‘ 매장 판매 종사자’로, 남성의 경우‘ 운전기사’로 일하는 비율이 가장 높다. 그러나 이 직종에서 국회에 진출했다는 이야기는 들어보지 못했다. 다문화가정은 전체 가정의 2%를 차지하고 있다. 20대 국회에서 그들의 목소리를 대변할 수 있는 의원은 없었다. 그렇다면 주부를 대표하는 의원이 있었던가? 21대 국회의원 후보들을 살펴보면 20대 상황과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거대 양당의 여성 후보 비율은 10%뿐이다. 후보 평균 나이는 54.2세. 50대 후보는 638명, 60대 후보는 346명이다. 20대 후보는 27명, 30대 후보는 88명에 불과했다. 2019년 12월 27일. 공직선거법 개정안이 본회의를 통과했다. 완전하진 않지만, 민의를 더 온전하게 반영하기 위한 시도로 평가할 수 있을 듯하다. 준연동형 비례대표제가 진통 끝에 통과했지만 시행 첫 선거부터 취지가 무색해졌다. 거대 정당들이 비례 위성정당을 창당하면서 군소정당의 국회 진출이라는 애초 취지가 퇴색된 것이다.덕분에 국회 풀단도 일이 늘었다. 1~2개 이상의 위성정당을 더 커버해야 하는 정신없는 총선 기간을 보낸 것이다. 만약 총선 후 거대 양당에 위성정당들이 통합된다면 결과 적으로는 공직선거법 개정안 이전의 양당 구조로 되돌아가는 것이 된다.우리 국회는 대부분 지역을 대표하는 의원들로 채워지고 있다. 유권자들은 이런 선거법 틀 안에서 사실상 ‘최고의 지역 영업사원 대표’를 뽑고 있다. 의회 구성 방법으로 이것이 선인지 의문이다. 입법권자는 미래를 제시하는 이들이다. 사회 현상에 대한 민의를 그때그때 민감하게 받아들일 줄 알아야 한다. 각 위원회를 통해서 법령을 제정, 비준, 개정 또는 폐지하는 역할도 한다. 제정된 법에 따라서는 이익의 지도가 민감하게 뒤바뀔 수도 있다. 이 과정에서 논의 대상에서조차 소외된 유권자가 있을 수 있다. 더불어민주당의 선거 슬로건은 코로나19사태 극복 의지를 부각시키는 ‘국민을 지킵니다’였다. 미래통합당의 슬로건은‘ 힘내라 대한민국 바꿔야 산다!’였다. 코로나 사태를 감안하더라도 모두 과거와 현재에 매몰되어 있다. 정당들이 미래와 가치에 대한 슬로건을 언제 한번 제대로 제시했는지 의문이다. 향후 4년의 전 망이 명쾌하지 않은 이유다. 당신의 불행은 당연하지 않다. 이번 선거에서 48cm의 투표지에 35개의 정당이 등재되었다. 투표용지를 보며 누군가는 놀랐을 것이다. 또 누군가는 ‘쓸데없는 정당’이 많다고 생각했는지도 모르겠다. 정말 그들은 쓸 데가 없다, 아니 쓸 수가 없다. 원외정당이니 말이다. 사표를 고민하지 않고 정당에 투표할 수 있어야 한다.21대 국회에서 어떤 식으로든 다시 선거제도 논의가 진행되어야 할 것이다. 동시에 선택의 범위가 넓어져야 한다. 다양한 세대, 계층, 세력들이 원내로 진입할 수 있어야 한다. 환경에 관심이 많아질 때는 녹색당이 원내에서 역할을 하고, 세대 불평등이 이슈화된다면 미래당이 원내에서 일정 역할을 하는 국회를 꼭 보고 싶다.  하륭 / SBS 
    2020-05-07
  • 한국 영화 100年史 속 봉준호, 그리고 김기영
    한국 영화 100年史 속 봉준호, 그리고 김기영-잊혀진 씨네아스트 김기영-  ▲ 사진(MBN뉴스 갈무리)                                      ▲ 김기영 기획전 포스터(사진) 영화 기생충이 아카데미 최고상인 작품상과 칸 황금종려상을 동시에 석권했다. 영화 역사상 이 둘을 동시 석권한 작품은 1945년 빌리 와일더의 잃어버린 주말, 1955년 델버트 만의 주말, 단 두 작품밖에 없다. 기생충은 무려 64년 만에 이 놀라운 기록을 새로 썼다. 한국 영화 역사 100년이 되는 해에 일어난 겹경사였다. 봉준호 감독은 얼떨떨한 얼굴로 연설을 시작했고 이내 특유의 재치로 스콜시즈 감독에 대한 찬양사를 읊었다. 아카데미와 유독 인연이 없었던 스콜세지는 그날 봉준호의 언급으로 박수 갈채를 받는 이색적인 장면을 연출한다. 승자와 패자의 경계가 사라지고 모두가 하나가 되는 순간이었다. 봉 감독은 제72회 칸영화제 시상식 이후 기자회견에서도 고전 감독을 찬양한 바 있었다. “이번 수상을 통해 아시아에 일본의 구로사와 아키라, 중국의 장이머우 감독만 있는 것이 아니라 故 김기영 감독처럼 한국에도 외국 거장을 능가하는 마스터가 존재 한다는 사실이 널리 알려지길 바란다." 김기영의 女들 김기영만큼 자기 세계에 끊임없이 집착한 감독은 드물다. 하녀, 화녀, 화녀82, 충녀 그리고 육식동물 등으로 이어지는 동어반복. 그는 독보적인 스타일리스트라는 수식어를 달고 다녔다. 김기영의 영화에서 남자들은 항상 불안해한다. 그들은 우유부단하고 무능력하다. 반면 그의 영화 속 여자들은 가부장의 위기, 우유부단한 남자들 속에서 점점 미쳐간다. 그의 영화 속에서 남성과 여성의 역할은 언제나 고정적이다. 등장인물들은 집단화 되어 있다. 모든 인물은 감독이 의도한 상징으로 읽힌다. 상징은 김기영의 작품에 굉장히 중요한 요소이다. 부르주아 가정의 계단. 계단을 통해 인물들은 상승과 하락을 반복한다. 이 반복은 점점 가정을 몰락시킨다. 계단은 수직의 불안한 이미지를 상징한다. 봉준호는 김기영의 이 상징에서 기생충의 전체 구조에 대한 영감을 받았노라고 여러 차례 말한 바 있다. 시대 정서의 영화들 김기영 영화는 그로테스크하다는 평을 들었지만 그렇다고 시대와 동떨어져 있는 것은 아니었다. 오히려 시대상이 적극 반영되었다.“ <하녀>도 그 시대의 상황이 반영된 영화다. 그 당시는 전라도, 경상도에서 처녀들이 무작정 서울로 올라올 때다... 그런 시대를 알지 못하면 이 영화의 현실감을 이해하지 못한다”라며 김기영 본인이 직접 인터뷰에서 밝히기도 했다. 당시 관객들이 영화를 보다 일어나“ 저년 죽여라”를 외칠 정도였다.  <살인 나비를 쫓는 여자>에서는 청년들의 무기력함을 그려낸다.“ 라면은 먹어 도 먹어도 배가 고프니, 차라리 죽는 게 낫겠군” 주인공은 라면을 끊임없이 먹어댄다. 아무리 먹어도 공허함이 채워지지는 않는다.  이마무라 쇼헤이 감독의 <나라야마 부시코> 보다 20년 먼저 만들어진 <고려장>. 김기영은 이 영화가 단순히 원시시대를 동화처럼 묘사한 듯 보일 수도 있지만, 사실은 4·19 정신, 즉 시대적 억압에 대한 저항 정신을 다룬 측면도 있노라고 밝혔다. 자신만의 독특한 영화를 만든 김기영은 한국영화 암흑기와 함께 홀연 사라진다. 그러다 1997년 부산국제영화제에서 ‘김기영 회고전’을 통해 부활한다. 1998년 2월 5일, 명륜동 본가가 불에 전소한다. 김기영은 이 화재로 너무나도 영화적인 죽음을 맞이한다. 차기 작으로 준비하고 있던 “악녀”의 원고를 손에서 놓지 않은 채였다. 2020년 한국영화 101주년과 봉준호 감독의 쾌거로 다시 한번 김기영은 주목받는다. 코로나 감염병 때문에 전 세계가 신음 중인 지금 만약 김기영이 살아 있다면 어떤 상징으로 이 시 대를 그렸을까? 아무리 먹어도 배부를 수 없는 라면. 그 라면을 먹으며 배고픔 중에도 삶의 의지를 꺾지 않고 당당히 거리를 걷는 주인공? 김기영이 그렸을 이 시대를 상상해 보는 것으로 김기영, 그리고 김기영의 영화를 추모해 본다.MBN / 김영진 MBN 
    2020-05-07
  • 영상기자의 아내로 사는 법
    영상기자의 아내로 사는 법▲   카메라 뷰파인더를 보면서 취재에 몰두하는 SBS 영상취재팀 김태훈 기자<사진> 봄 방학을 외가에서 보내려 아이들과 친정으로 가던 도중 남편(SBS 영상취재팀 김태훈 기자)의 전화를 받았다. 전화를 잘하지 않는 그가 전화를 했다는 것은 분명 무슨 일이 있는 것이다.“나 출장 가.” “어디로?” “응. 대구.”“……”  남편 대답을 듣자마자 코로나19 때문임을 알 수 있었다. 대구 경북 지역이 전쟁이나 감염병 발생 지역은 아니지만 혹시나 하는 마음 걱정에 이내 머릿속이 복잡해졌다. 솔직히 말하자면 남편 일이 종종 이런저런 위험 상황을 감수할 수밖에 없다는 것을 웬만큼 알고 있는 터라 영 내키지 않았다. 대구? 대구가 좀 큰 동네인가? 대구 어디를 간다는 건지도 모르고 기한은 얼마나 되는지도 모른다? 산 너머 산이다. 하지만 일하러 가는 사람에게 부담이 될까 이런 내색을 할 수가 없었다. 취재가 끝나고 나서 격리 기간에는 어디에 있게 되는 건지, 혹시나 아이들이 감염되는 일은 없는 것 인지... 생각이 복잡했다, 잠을 이룰 수 없을 만큼. 그러나 어쩌겠는가? 나는 영상기자의 아내다. 결혼하면서 영상기자의 아내로 살게 된 순간 이후로 어느 정도 각오(?)는 했다. 결혼 후 두 달 정도 지났을 무렵 남편은 ‘연평도 포격 사건’이 나자 출장을 떠났다. 북한의 포격 이후 섬 주민들은 대피하는 데 이 사람은 왜 반대로 그 섬으로 들어가는 거지? 이런 생각이 드는 한편으론 거기 가면 잘 곳은 있는 지, 먹을 것은 어떻게 하는지 등 걱정도 됐다. 강산이 변한다 하는 10년이 꼬박 지났다. 뉴미디어 부서 등을 거치긴 했지만 남편은 여전히 사건팀 기자로 현장을 누비고 있다. ‘사건팀’이 그의 숙명처럼 느껴질 정도다. 출장이 길어지면 남편의 부재로 내 육아 스트레스가 커지지만, 다행히 아들 민우가 초등 학교 들어가는 시기에 맞춰 휴직을 한 터라 학교와 어린이집을 가지 않는 아이들 케어가 가능하다. 작년까지만 해도 아이들은 이렇게 묻곤 했다. “아빠는 왜 휴일에 회사에 가?” “아빠는 왜 추석 때 일해?”  이번 대구 출장 이후로 아빠가 무슨 일 하는지 확실히 알게 된 걸까? 인터넷 다시 보기로 뉴스를 보다가 잠깐 지나가는 바이라인을 보고 “아빠 다!”라고 외칠 만큼 아이들은 눈썰미가 생겼고, 아빠의 출근 시간만 보고 조근, 야근을 알아차리기도 한다. 아이들이 커 가는 만큼 우리 가족이 아빠의 직업에 대해서 이해하는 마음도 커진 듯하다. 남편이 자기 일에 충실하는 만큼 가정에서도 최선을 다하려고 노력하기 때문이리라. 끝으로 영상기자 가족의 건승을 기원 드린다. 사람들이 살아가는 세상 이야기를 사실적으로 담아내려 애쓰는 영상기자들과 그 가족 분들! 힘든 이 시간을 건강하게 보내시길 바랍니다.이승희 / SBS 김태훈 기자 아내 
    2020-05-07
  • 스마트폰 맛집 투어
    스마트폰 맛집 투어▲ 맛집 음식 ‘오늘 점심은 무엇을 먹을까?’ 보통 직장인들이 하루 중 가장 많이 하는 고민 일 것이다. 하루하루 전국 방방곡곡을 누비는 우리들의 고민도 크게 다르지는 않다. '끼니 때우기’ 로 치자면 흔한 순댓국집이나 해장국집 등을 찾는 게 간편하리라. 하지만 (매일 큰 변화가 없는) 일상 속에서 이런 작은 것에서 재미를 찾을 수 있다면 행복 가성비로 치면 그만이다.  직장인들은 대개 회사 근처에 몇 곳 정해진 식당을 두고 메뉴를 고민하는 게 보통이겠지만 이에 비하면 영상기자들은 선택지가 다양한 편이다. 여기저기 이동할 일이 많은 만큼 지역 색채, 전통, 메뉴, 식당 등 선택의 폭이 다양해진다. 그렇다면 영상기자들은 맛집을 어떻게 찾을까?  우선 오래전부터 선배들 입에서 입으로 내려오는 전통(?)의 맛집들이 있다. 각종 예능, 블로그, SNS 등을 통해 맛집이라고 소문난 곳을 적은 리스트도 종종 공유된다. 하지만 그런 정보가 늘 만족스러운 결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다. 큰 기대를 안고 한입 넣는 순간 그저 그런 맛, 예상치도 못한 맛에 실망할 때도 제법 있다. 그러면 이래서 선배 들이 순댓국집을 가는 것인가 하는 생각이 든다.  개인적으로 맛집 찾기에 관심이 많아 (여러 시행착오 끝에 찾은) 실패하지 않는 내 나름의 비법이 있다. 휴대폰 내비게이션 앱은 요즘 누구나 운전하면서 많이 사용한다. 다양한 내비 앱이 대체로 유사한 기능을 지원하지만, 그중에서도 ‘티맵’을 잘 활용하면 전국 어디든 근처 맛집을 빅데이터를 통해 손쉽게 찾아갈 수 있다. (더 나은 방법을 아는 분도 있겠지만) 짧게나마 내 비법을 협회원들과 공유하고자 한다.  우선 티맵에서 ‘근처 맛집’이라고 검색을 하면 근거리에 있는 음식점들이 쭉 나열된다. 그다음 식당 명칭 하단에 보면‘ 티맵 인기’라고 적힌 집들이 있다. 물론 이 음식점들이라해서 다 맛집은 아니다. 이중 최고의 맛집을 찾으려면 음식점 이름 옆 ‘상세’를 누른다. 그러면 티맵 사용자들이 최근 3개월 이내에 이곳으로 얼마나 길 안내를 받았는지가 수치로 표현된다. 이것을 잘 봐야 한다. 보통 (지극히 내 개인 판단의 기준이지만) 1,500~2,000회 정도 수치 이상은 어느 정도 맛 이 보장된) 맛집이다. 만약 3,000~5,000회 이상 검색된 곳이라면 정말 사람들이 많이 찾는 맛집이다. 이쯤 되는 식당은 보통 점심시간에 맞춰가면 줄을 서서 기다리는 것을 감수해야 한다. 참고로, 티맵‘ 근처 맛집’ 검색을 통하면 주차 가능 여부도 표시되기 때문에 편리하다.  바야흐로 방송사들도 ‘뉴스 맛집 되기’ 노력을 경주하고 있다. 스마트 미디어 시대, 뉴스도 맛집과 같이 스마트폰으로 소비되고 있다. 일도 좋지만 틈틈이 스마트폰 검색을 통한 맛집 투어로 일의 스트레스를 날릴 수 있길!최내호 / CBS 
    2020-05-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