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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줌인]이유 있는 뉴스 신뢰도 꼴찌, 한국 언론
    [줌인] 이유 있는 뉴스 신뢰도 꼴찌, 한국 언론 “유시민은 솔직히 개인적으로 한 번 쳤으면 좋겠어요. ... 사실 유를 치나 안 치나 뭐 대표님한테 나쁜 건 없잖아요. ... (협조) 안 하면 그냥 죽어요. 지금보다 더 죽어요. ... 이렇게 하면 실형은 막을 수 있어요. 가족은 살릴 수 있어요. 가족을 어떻게 살릴 것이냐. 그 부분은 이제 잘 조율을 해야죠.”  “언론에서 때려 봐. 당연히 반응이 오고 수사도 도움이 되고 이거는 당연히 해야 되는 거고 양쪽(검찰과 언론)에 도움이 되는 것이다.” - 2020. 3. 31  MBC 뉴스데스크 보도 내용 중 일부 MBC 뉴스데스크가 폭로한 녹취록의 내용은 자못 충격적이었다. 하지만 이 기사가 지닌 폭발성, 가치 등을 고려할 때 다른 언론사들의 반응은 아주 시들했다. 검찰발 사건에 앞뒤 가리지 않고 집단적으로 달려드는 평소 언론 태도를 생각하면 놀라울 정도다. 혹시 이 사건에 검찰이 불리하게 개입되어 있기 때문일까? 채널A는 자체 진상 조사를 구실 삼아 검찰 압수수색을 거부했고, 두 달쯤 지난 5월 22일, 자사 뉴스 프로그램을 통해 뜻이 모호한 조사 결과를 내놓았다.  “조사 결과 저희 기자가 검찰 고위 관계자와의 친분을 과시하며, 이를 취재에 이용하려 한 사실을 확인했습니다. 명백한 잘못이고, 채널A의 윤리강령과 기자 준칙에 어긋나는 일입니다.” -5월 22일 채널 A‘ 뉴스A’ 앵커 클로징 멘트 중  해당 기자는 자사가 벌이는 진상 조사 전에 이미 노트북 PC를 포맷하고 두 대의 핸드폰을 초기화해 데이터를 모두 삭제했다. 지휘 책임이 있는 보도부의 상급자들 역시 카톡 메시지 등 해당 기자와의 통신 기록을 삭제한 상태였다. 가장 중요한 것이 빠진 채로 벌인 조사의 결론은 이것이 기자 개인의 취재 윤리 위반이라는 것이었다. 채널A는 6월 25일, 인사위원회를 열어 해당 기자를 해고했다.  검찰은 폭로 보도 후인 4월 8일, 검찰총장 지시로 대검 인권부에 사건 조사를 맡기는 등 뜨뜻미지근한 태도로 일관하다 여론의 비판에 직면했다. 검찰의 대응은 조직적으로 해당 검사를 보호하려는 무리한 제스처로 읽혔다. 결국 법무부가 보도 석 달 만인 지난 6월 25일, 한동훈 검사장에 대한 직접 감찰에 착수했다. 동시에 한동훈 검사장을 전보 조처했다. 이른바 검언유착, 즉 표적수사와 이를 받아 적어 보도하는 언론의 관행은 진화를 거듭해 오늘에 이르렀다. 부끄럽기 짝이 없다. 검찰과 언론, 이 듀오가 만들어내는 증오, 반인간적 광기는 숱한 비극을 양산했다. 이는 심각한 사회 문제로 지적되어 왔다. 2017년 국정농단 사태 와중에 당사자인 대통령과 비서들, 장관 못지 않게 검찰과 언론이 개혁(처벌) 1순위로 꼽힌 이유다. MBC 폭로는 이 두 권력의 검은 그림자가 여전히 우리 사회에 뿌리 깊게 드리워져 있음을 시사한다. 검찰, 언론 두 권력이 자신들이 타깃 삼은 부정에 대해 치는 칼은 지나치다 싶을 정도로 가혹하고 잔인하지만, 이들의 칼날은 지극히 선택적 이고 자의적이다. 무엇보다 검찰, 언론 자신들의 문제에는 철저히 관대하다. 언론은 권력을 감시해야 하지만 그 권력 리스트에 언제나 검찰이 빠져 있다. 대한민국 사회의 권력 카테고리 안에 가장 지속적이고 파괴적인 권력이 검찰이었는데도 말이다. 그리고 이 리스트엔 부끄럽게도 언론 자신 역시 빠져 있다. 검찰과 언론, 대한민국 사회를 관통하는 이 두 권력이 짜고 치는 듯한 무서운 진실 게임이 언제쯤 끝날까? 언제쯤 이 공고한 광기의 카르텔에 균열이 일까?  지난 6월 13일 한국언론진흥재단이 영국 옥스퍼드대학교 부설 로이터저 널리즘연구소와 공동연구 발간한『디지털뉴스 리포트 2019에 따르면 우리 나라 뉴스 신뢰도는 조사 대상 38개국 가운데 최하위였다. 조사 시작 후 벌써 4년째 내리 꼴찌다. 이 결과는 비판과 감시라는 기능을 사실상 상실한 채 권력 놀이를 즐기고 있는 언론 행태에 따른 필연적인 결과가 아닐까? 하지만 언론인들이 정작 이것을 얼마나 진지하고 두렵게 받아들일지는 의문이다.김정은  /  편집장 
    2020-07-17
  • 관행적인 위반, 바뀌어야 하지 않을까요?
    관행적인 위반, 바뀌어야 하지 않을까요?▲ 이승선 교수/ 충남대 언론정보학과 습관을 바꾸기는 쉽지 않다. 오래된 것 일수록 그렇다. 바꾸어야 한다는 것을 알면서 수용하지 못하는 것들도 있다. 바뀌지 않으면 죽을 수 있다는 경고도 불문한다. 흡연 같은 경우다. 몰라서 바꾸지 못하는 것들도 있다. 사람들은 자신도 잘 모르는 커뮤니케이션 습관을 갖고 있다. 누군가 진지하게 그 행태를 지적해주면 대부분의 사람은 자신의 언어 방식을 바꾸려고 노력한다.  조직에는 관행이 있다. 오래된 관행을 바꾸기란 쉽지 않다. 이유는 여러 가지다. 몰라서 바꾸지 못할 수 있다. 잘못된 관행이라는 것을 알지만 바꾸는 것이 귀찮다거나 시간과 비용이 수반되기 때문에 여전히 반복하는 경우도 있을 것이다. 그러다가 어떤 계기가 오면 시간이 걸리더라도 혹은 귀찮더라도 관행을 바꾸는 경우들이 있다. 언론중재위원회에 불려가서 손해배상 조정을 당하거나 법원의 재판에 의해 상당한 액수의 손해배상을 해야 할 때가 그렇다. 그런 경우는 약과다. 가장 해악적인 것은 취재보도의 환경이 바뀌었다는 것을 알면서도 취재보도 대상의 인격권쯤이야 무시해도 괜찮다는 퇴행적이며 관행적인 사고방식이다. 어마 무시하고 거창한 공적 인물의 인격권에 흠이 될 만한 취재보도라면 언론은 법적인 책임을 지지않고 윤리적으로도 정당화될 여지가 크다. 저널리즘에 부합한 용감한 취재보도 행위일 것이다.  문제는 기자들이 무시로 침해하는 인격권의 대부분이 소소하고 힘없는 일반 시민들이라는 데 있다. 그림이 좋다는 이유로, 혹은 촬영하지 않으면 그림이 안 만들어진다는 이유로, 기자들은 일반 시민을 영상에 담아 방송한다. 다정하게 손을 잡고 걷는 사람들, 시험문제를 풀기 위해 집중하고 있는 사람들, 어떤 시각 어떤 상점에 들러 물건을 구매하고 있는 사람들의 근접 촬영과 클로즈업도 일삼는다. 무심코 시험에 참여한 사람들의 이름과 점수를 촬영해 방송하는 경우도 있다. 영상에 담긴 촬영 상대로부터 초상 촬영과 영상 사용에 대해 어떤 동의도 얻어내려는 노력 없이 그들을 방송으로 내보내고 재활용하는 사례가 너무 많다. 심지어“ 방송 카메라에 찍히지 않으려면 외출하지 말았어야지, 왜 외출을 해!!!”라는 생각을 언론이 하는 것은 아닌지 의심스러울 때조차 있다. 상대방의 동의 없이 함부로 찍고 마구 방송해도 괜찮던 시절이 있었을지 모른다. 그러나 지금은, 분명히 그렇게 해도 괜찮을 때가 아니다.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하여 언론이 부당하고 부패한 권력에 맞서 싸울 때 시민들은 언론의 소소한 시민권 침해행위를 용인해 주었지만, 언론이 자신의 경제적 이익을 위하여 관행적으로 일반 시민의 정당한 권리를 부당하게 침해할 때 더는 언론의 위법행위에 눈감지 않는다. 시민들은 이미 그런 관행적인 언론을 “경제적 이유로 시민 위에 군림하려는 언론”으로 간주할 뿐이다.  한국영상기자협회의 ‘영상기자상’ 심사에 참여하면서 예상했던 것보다“ 관행적” 인 취재보도 사례가 많다고 느꼈다. 특히 일반 시민들의 “인격권을 제대로 보호해 주면 취재보도 자체가 안 된다”는 사고방식을 가진 언론인들이 적지 않은 듯하다. 당장 바뀌어야 할 오래되고 낡은 관행이다. 지난 6월 17일 영국 옥스퍼드대학교 로이터저널리즘연구소는 세계 40개 국가의 언론 신뢰도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Digital News Report 2020으로 해마다 조사 결과를 발표한다. 한국인들이 언론에 부여하는 신뢰도는 수년째 40개 국가 중 꼴찌를 차지하고 있다. 2,300여 명 의 시민이 참여한 한국의 경우 응답자의 21%만이 언론의 뉴스를 신뢰한다는 답변을 했다. 이러한 반응은 뉴스 자체의 품질 외에 언론인과 언론기관 등에 대한 만족과 신뢰도와 관련이 있을 것으로 본다. 영상 촬영을 담당하는 일선의 기자들뿐 아니라 영상 편집자, 특히 영상데스크가 영상보도의 잘못된 관행을 개선하는 데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 영상 데스크와 보도 책임자의 생각이 바뀌어야 많이 바꿀 수 있다. 현장의 후배 기자들이 시민들로부터 신뢰와 명예를 회복 하도록 영상 취재보도 책임자들이 관행 개선을 위해 행동해 주어야 한다. 올해 3~4월 방송물을 대상으로 실시한 제92회 이달의 영상기자상 심사에 참여한 소감을 개정한 <2020 영상보도 가이드라인>의 내용과 함께 공유하고자 한다.  첫째,“ 자료 영상”을 사용할 때 반드시 ‘자료화면/영상’이라는 표시를 해야 하고 ‘자료화면’ 표시는 해당 자료 영상을 사용하는 동안‘ 처음부터 끝까지’ 지속해야 한다. 법적으로 저작권 시비를 피하면서 동시에 시청자들에게 해당 영상정보를 정확하고 정직하게 제시하는 방법이기도 하다. 물론 보도 내용과 관련이 없는 자료 영상을 사용하면 안 된다. 길게는 몇 분 동안 기존의 영상 자료를 재사용하면서 기껏 몇 초간‘ 자료 영상’이라고 표시하고 넘어가는 경우가 허다하다. 시청자들에게 정확한 정보를 제공하는 것이 아니라 면피용으로‘ 시늉만’하고 넘어간다는 비판을 받을 것이다.  둘째, 어떤 사람들의 선행을 알리고 싶은 선의를 가지고 기자가 취재하더라도 그 영상에 등장하는 사람들의 동의를 받아 촬영하고 방송해야 한다. 또 사적인 공간이나 사적인 휴식을 방해하는 방식으로 취재하고 방송하면 안 된다. 고위 공직자나 선출직 공직자의 경우 취재보도의 기준과 방식이 다를 수 있으나 일반 시민들의 일상적인 생활을 취재 보도할 때는 반드시 그들의 동의를 얻어야 한다. 공인이 아니라면 설령 범죄 혐의자라고 하더라도 익명성을 보장해야 한다는 것이 아주 오래된 한국 법원의 언론 판결 기준이다. 코로나 19와 사투를 벌이는 사람들의 아름다운 이야기를 전하고 싶은 의도는 충분히 이해하지만, 공식으로 인터뷰를 한 당사자를 제외하고 그 프로그램에 노출되고 싶어하지 않은 주변 사람들의 모습을 액면 그대로 방송하면 곤란하다. 그들로부터도 동의를 얻지 못했으면 촬영하지 말아야 하고 동의를 얻어 촬영했더라도 익명성을 요구하면 모자이크 처리를 해야한다. 코로나 19와 관련한 입출국, 병ㆍ의원 출입 영상의 경우에도 초상권자가 식별되지 않도록 더 깊은 주의를 해야 한다.  제32회 한국영상기자상을 받은 G1 이광수 기자의 경우‘ 마구잡이 콘크리트 타설’을 방송하면서 건설 현장에 있는 여러 명의 작업 인부들, 다수의 제보자 등에 대한 초상권 보호는 물론 맥락상 익명성이 필요한 부분을 성실하게 공들여 처리하는 노력을 기울였다. 제33회 한국영상기자상 수상자인 KBS제주 조세준 기자는 ‘기다리다 죽는 사람들’을 촬영, 방송하면서 병원 응급실에 모여든 사람들 한 분 한 분에게 방송의 필요성과 초상 사용에 대한 동의를 얻어냈다. 진정한 저널리즘의 실천을 위해 오래되고 낡은 관행을 깨고 시민의 인격권 보호까지 담아낸 이러한 영상기자들이 상을 받는 것은 아주 당연했다. 그리고 그들의 영상은 “어떤 기자가 되어야 할 것인가”에 대한 대학생들의 훌륭한 교재로 활용되지 않을 수 없다.  한국영상기자협회가 펴낸 <영상보도 가이드라인>은 네 사람의 영상기자, 언론소송을 연구한 세 사람의 대학교수, 한 사람의 언론법 전문 변호사가 모여 작성을 했다. 작성 과정에서 현장 영상기자들의 질문과 의견을 수시로 들었다. 또 경찰청, 검찰, 시민사회의 언론 관계자의 의견을 수차례 직접 수렴하고 각 방송사의 법무팀장이나 자문변호사로부터도 직접 의견을 수렴해 제작한 것이다. <영상보도 가이드라인>을 만든 목적은 간단명료하다. 영상보도의 정확성, 공정성 그리고 독립성을 강화하는 데 있다. 또 저널리즘을 실천하면서도 취재원에 대한 배려와 존중을 지키는 데 있다. 그리고 무엇보다 영상기자는 인권이 침해되는 현장에 투입되는 최전선의 척후이자 인권 보호의 최후 보루라는 점에서 높은 수준의 품위유지, 무엇보다 영상기자 자신의 생명과 안전을 지킬 수 있게 하자는 데 있다. <영상보도 가이드라인>이 방송사에 영상기자의 안전과 인격을 보호할 최선의 의무를 이행해야 한다고 촉구한 이유이기도 하다.​​​​​​​
    2020-07-17
  • 피의사실 공표 논란, '쉼표'가 될 기회
    피의사실 공표 논란, '쉼표'가 될 기회▲ 법원의 영장실징심사에 출석하기 위해 경찰서를 나서는 피의자 인사를 나누는 시간이 반갑다. 그간 소원해진 것 같다며 서로의 안부를 묻는다. 하루에도 몇 번씩 현장에서 얼굴을 마주하던 시절은 지났다. 대전·충남 영상기자들의 이야기다.  검경의 피의사실 공표기준 강화는 출입처 지정이 없는 지역 기자들 사이의 물리적 거리감을 시나브로 벌렸다. 영상기자로 입사하면 수사기관 브리핑과 피의자 스케치라는 걸 가장 먼저 배우게 된다. 피의자와의 소통(?)이란 일을 핑계로 피의자를 낙인찍는 작업이다. 소통이 억압으로 둔갑하는 과정, 어찌 보면 그동안 이 억압의 클리셰를 우리는 당연시 해왔는지도 모른다. 수사 대상자가 암묵적형 확정자가 되는 것이다. 그들에게 카메라는 판사의 판결봉보다 무겁게, 기자들의 질문은 검사의 형량 구형보다 절망적으로 느껴지지 않았을까?  피의사실 공표와 범죄 피의자 신상 공개 등에 대한 논란은 끝이 없다. 조주빈의 얼굴이 공개됐을 때 TV 앞의 국민은 분노했고, 조국 부인의 얼굴 공개 여부를 놓고는 모자이크 처리의 촌극이 빗어진 걸 보면.  불과 몇 해 전까지만 해도 검경 수사 결과 브리핑은 영상기자가 할 수 있는 비교적 쉬운(?) 아이템이었다. 잘 차려진 밥상처럼 놓여 있는 각종 증거물 및 압수품들, 서로 반갑게 인사를 나누는 수사기관 관계자와 기자들 모습이 오늘 일은 쉽게 가겠구나, 하는 안도감을 안겨줬다.  이제 밥상 위에 숟가락 올리던 시절은 지난 걸까? 요즘 지역 사회부 기자들은 아이템 고갈에 시달리고 있다. 피의사실 공표가 되지 않는 이상 통신사 뉴스 빼곤 알 수도 알아볼 수도 없는 사건이 많아졌기 때문이다. 영상기자 역시 마찬가지다. 사실 확인이 덜 된 사건에 대한 영상취재는 자칫 르포르타쥬의 경계를 훌쩍 넘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취재 환경의 변화를 어떻게 봐야 할까? 한 박자도 쉬지 못하고 ‘음표’ 만 보며 달려왔던 취재 관행에 찾아온 ‘쉼표’를 단순히 영상취재 영역의 축소로만 해석할 필요는 없다. 알 권리와 소통이란 결국 국민에게 진실과 행복을 주기 위한 과정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사이코패스 전문가이자 컬럼비아대학교 심리학과 교수인 로버트 헤어 박사는 "상대방을 이해하는 마음 없이 경쟁만 강조하는 사회, 이기는 자만이 추앙받는 사회에서 사이코패스는 필연적"이라고 말하기도 했 다. 피의사실공표라는 알 권리와 소통의 명제가 영상기자에게 또 하나의 사이코패스를 만들진 않았는지 곱씹어 볼‘ 쉼표’의 시간이 왔다. 치열했던 자리싸움과 고성, 욕설 속에서 우리가 담으려 했던 장면들, 그 풍경 속의 우리 모습이 정상적이고 합리적 이었는지 생각해볼 시간 말이다.  어쩌면 이제 더 이상 검경이란 공간에서 영상기자 간 만날 일이 없어질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든다. 선후배 간 만남의 장 (?)이 그만큼 줄어들고 나아가 관계가 소원해질지도 모른다. 그래도 반갑다! 영상기자의 영혼을 살찌울 수 있는 쉼표의 시간이 온 것에 말이다. 이참에 다시 새로운 음표를 맞이할 준비를 해 보면 어떨까? 더 많이, 더 빠르게 전달된 것이 언제나 우리 삶을 풍부하게 해 주는 진실이란 보장은 없지 않은가? 새로운‘ 음표’는 바로 그러한 인식에 서부터 시작하면 충분하리라.박인학 / MBN 대전지부
    2020-07-17
  •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세계질서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세계질서 올해 초부터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전 세계를 강타하여 정치, 경제, 사회, 문화, 안보 등 거의 모든 분야에 걸쳐 엄청난 영향을 미치고 있다. 1918년에 발생하여 약 5천만 명의 인명을 앗아간 ‘스페인 독감’과 비교해 보면 코로나 19의 영향은 엄청나다. ‘스페인 독감’이 발생한 20세기에 비하면 지금은 국경이 훨씬 개방되어 있을 뿐만 아니라 글로벌화에 따른 국가간 인적교류와 경제적 의존성이 깊어짐에 따라 코로나19가 세계 질서에 미치는 영향은 더 클 수밖에 없다. 미국의 저명한 외교 책사인 헨리 키신저 (Henry Kissinger) 박사는 지난 4월 4일 <월스트리트저널>에 기고한 글에서 코로나 19의 대유행은 세계 질서를 영원히 변화시 킬 것이라고 주장한 바 있다. 코로나 이후의 세계 질서가 어떻게 변화할 것인지 예측하는 일은 매우 어렵지만 현재 나타나고 있는 사전지표와 현상을 종합적으로 고려하면 어느 정도 방향성은 가늠할 수 있다.  첫째, 중동 지역의 불안정이 예상된다. 세계 각국에서 ‘사회적 거리두기’ 또는 ‘생활 속 거리두기’가 실시됨에 따라 재택근무가 정착되고 공장 생산라인의 중단 등으로 인해 석유연료 사용과 천연가스 수요 감소가 예상됨에 따라 주요 산유국의 경제파탄 가능성이 있고, 이에 따라 중동지역 각국 정권의 ‘국면전환용’ 전략 등으로 불안정이 증대될 가능성이 높다.  둘째, 세계 2대 강대국인 미국과 중국의 긴장 악화로 인한 동북아 역내 불안정성의 증대다. 두 나라 사이의 불협화음은 표면적으로 다양한 측면에서 긴장 관계 악화의 조짐이 이미 나타나고 있다. 두 나라 정부 사이에서 코로나 19 바이러스의 발원지를 둘러싸고 서로 화살 쏘기가 시작되었으며, 이로 인한 감정적 앙금은 안보적·경제적 대결 양상으로 번지고 있다. 하지만 초강대국의 정면 대결은 아니더라도 동아시아 지역에서의‘ 대리전’(proxy war) 발발 가능성도 있다. 최근 코로나로 인해 경제적 타격을 입은 북한의 일방적인 남북공동연락사무소 폭파에서도 볼 수 있듯이 남·북한 사이의 긴장도 높아져 ‘데탕트’ 시대의 종언이 예상된다. 더불어 미국 역대 대통령 선거 이전의 실업률 및 코로나19 영향으로 인한 경제 데이터의 악화가 지속될 경우에는 트럼프 대통령의 재선 가능성은 작아 보인다.  셋째,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세계 질서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변화로 민족주의 고조와 보호주의 강화를 예상할 수 있다. 코로나19 대처를 위해 각국이 국경을 봉쇄하고, 무역과 인구이동 의 제한으로 인해 중세의 성곽도시와 유사한 21세기형 폐쇄적이고 민족주의적인 국가 운영 경향이 가시화될 것이다. 코로나19 대응을 명분으로 개인의 자유에 대한 정부의 과도한 제한은 민족주의 고조에 의해 상쇄될 것이며, 결국 코로나 위기가 종료될 때까지 각종 입법조치를 통해 정부 권한의 확대가 불가피할 것이다. 단기적 관점에서 볼 때, 코로나19에 대응하기 위해 보다 중앙집권적이고 권위주의적인 정부의 출현이 예상되며, 민족주의 고조와 보호주의 강화는 정부로 하여금 국가 간 무역마찰이냐, 각자도생이냐 두 가지 길을 가지고 고민하도록 만들 것이다. 결국 ‘세계화의 종언’(The End of Globalization)은 국가의‘ 경제적 자기고립’(economic self-isolation)으로 귀결되고, 이럴 경우 천연자원이 부족하여 무역을 통해 국가의 부를 축척해온 나라에 큰 피해가 예상된다.  넷째, 코로나의 후폭풍은 기존 국제 시스템의 약화로 이어질 것 이고 세계의 불안정과 갈등을 증폭시킬 것이다. 그래서 각 정부는 반이민정책 등 국내 정책에 경도되어 기후변화처럼 국제적 협력이 필요한 세계적 이슈는 관심밖에 놓일 수 있다. 미국 하버드 대학교 국제관계학과 교수인 스티픈 월트(Stephen Walt)가 주장하듯이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변하지 않는 것은 근본적으로 세계 정치의 갈등 측면”이 두드러질 수 있고 국제 시스템의 변동에 따른 강대국 간‘ 힘의 균형’(balance of power)이 무너질 가능성이 크다.  마지막으로, 위와 같이 포스트 코로나 시대 세계 질서의 변화를 예측하는데 중요한 포인트는 코로나 19가 언제 그리고 어떤 형태로 종식될 것이냐에 있다. 여기에 대해서는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의견이 분분하다. 코로나 19가 종국적으로‘ 엔데믹’(주기적인 유행) 바이러스로 일상화될 것이라는 주장과 향후‘ 대유행’ 또는‘ 재유행’이 지속된다는 설 등이다. 아무도 예측할 수 없는 바이러스의 향방에 대해 작년 10월 18일 미국 뉴욕의 삐에르호텔에서 각계 전문가 130여 명이 모인 가운데 열린‘ 이벤트 201’(The Event 201)로 알려진 바이러스 대유행 모의 연습에서 나온 결과는 다음과 같다. ① 바이러스는 브라질 돼지농장에서 최초로 발생하여 초기에는 조용하고 천천히 감염되나 이후 급속도로 전파, ② 브라질에서 항공여행객을 통해 포르투갈, 미국, 중국으로 퍼진 후 세계 각국에 전파, ③ 감염 첫해에는 백신 확보 불가능, ④ 모의 연습에서 바이러스‘ 대유행’은 발생 18개월 만에 소멸되고 65백만 명의 사망자 발생 예상, ⑤ 하지만‘, 대유행’은 일정 비율에서 백신이 보급되거나 전 세계 인구의 80∼90%가 바이러스에 노출될 때까지 지속, ⑥ 이 시점부터 어린이에게 취약한 고질적인 바이러스로 전락할 가능성을 독자들은 참고 바란다.장회식 / 뉴욕주립대학교 박사, 역사학자·국제정치학자
    2020-07-17
  • 기억의 외주화와 영상의 공공성
    기억의 외주화와 영상의 공공성 미국 911 이후 쌍둥이 빌딩의 폐허 자리에 지하 공간을 유지해 참사를 기억하자고 했던 건축가 다니엘 리베스킨드(Daniel Libeskind)의 제안보다 그 인근에 고만고만한 건물들을 건설하자는 계획은 시민들의 더 큰 반발을 샀다. 테러리스트들이 미국 자본주의의 상징을 파괴하려는 목적을 지닌 것만큼 대중들은 미국의 상징성을 복원시킬 시각적인 스펙터클 (Spectacle)의 복원을 원했다.  시각적 표현과 상징은 현대 커뮤니케이션 문화의 핵심이고, 사람들의 기억과 상상력에 영향을 미친다. 분명 우리는 영상 매체 중심의 미디어 시대를 살고 있다. 전 세계적으로 하루에 50억 개 이상의 영상이 시청되고 분당 500시간의 영상이 유튜브에 업로드되고 있다. 특히, 학교 안에서 보자면 현재 젊은 세대는 확실히 일기장을 쓰는 것보다 브이로그(vlog)가 편해 보인다. 영상은 뉴미디어의 핵심이고, 하루하루의 일상과 의미를 연결해주는 매개체이다. 시각문화 연구자 미첼 교수(W.J.T. MITCHELL)의 표현을 빌리자면 이미지에 불과한 것들이 세상을 지배 할 수 있는 시대가 된 것이다.  영상 중심의 새로운 미디어 생태계에서 사실과 정보를 기록하고 가공하는 영상저널리즘은 어느 때보다 중요해졌다. 아마추어와 프로들이 한 공간에서 만나고, 시민의 카메라가 사회 감시 기능을 하고, 또 언론과 유사 언론이 무한 경쟁을 펼치는 미디어 생태계 안에서는 감당하기에 벅찬 수준의 정보와 사건들이 시 각화되고 공유된다. 디지털 아카이브와 기억의 관계를 연구하는 럼지(Rumsey) 교수의 표현대로 우리는 점점 더 기억을 미디어에 외주화하고 있고, 이런 새로운 방식은 우리의 정체성과 사회 문화를 바꾸고 있다. 가짜 뉴스를 진짜 뉴스와 섞어 놓은 이미지를 보여주고 시간이 지난 뒤 사람들의 기억을 확인했더니 가짜 뉴스도 사실로 인식했다는 미국 슬레이트지(Slate)의 연구는 생물학적인 기억의 한계는 명확하고, 그만큼 미디어가 생산 하는 이미지가 중요하다는 점을 보여주고 있다.  문제는 영상저널리즘의 자리가 점점 더 위축되어 간다는 점이다. 기자 사회 밖에서 보면 미디어 학부 안에서조차 영상저널리 즘을 제대로 이해하고 있는 사람을 만나기가 쉽지 않다. 동시에 취재 시스템 안에서는 기관의 통제가 더욱 심해지고, 영상 제작이 대중화되고, 아카이브 영상들이 범람하면서 사실을 담보할 수 있는 기록으로서의 영상의 가치는 점점 빛을 잃어가고 있다. 탈맥락화된 아카이브 영상에 의도와 자막을 입혀 메시지가 가공되는 일은 흔한 일이 되었고, 더 심한 경우 영상은 맥락을 잃고 악의적인 가짜 뉴스의 포장지처럼 쓰이고 있다. 이런 흐름은 건강한 민주주의의 공론장을 훼손시키며 분열과 혐오 같은 사회적 비용도 발생시킨다. 미디어를 공유하며 사람들이 소속감과 정체성을 갖게 된다는 앤더슨(Anderson)의 설명보다 더 직접 적으로 우리는 응당히 보여야 할 영상이 없거나 왜곡되었던 참담한 시대를 경험해 왔다.  그래서 전문인으로서의 영상기자는 그 어느 때보다도 필수적인 직종이다. 문제는 현재의 영상저널리즘이 ‘영상은 사실이다’ 란 전통적인 낡은 가치에 사로잡혀서 변화된 시각 문화에 안착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포토샵 아티스트인 에릭 요한슨 (Eric Johansson)의 성공이 보여주듯 현대의 영상은 점점 회화를 닮아가고 있고, 사람들의 관심은‘ 그림이 무엇을 말하는가’란 질문에서 ‘그림으로 무엇을 말하려 하는가’로 이동하고 있다. 이런 변화된 환경에서 기존의 제작 방식은 부침이 있을 수밖에 없다. 우리는 흔히 인력 부족과 운영의 문제 등으로 인해 현장에 오래 머물지 못했고, 텍스트(sync) 중심의 하향식(top-down) 취재 관행 속에서 현장의 목소리를 충실하게 기록하는 역할, 사회적 함의를 창조하는 커뮤니케이터로의 역할 등을 종종 놓쳐 왔다.  이런 환경을 극복하는 게 지속 가능한 저널리즘 모델이라면 영상저널리즘은 특정한 단어와 싱크를 따는 역할이 아닌 맥락을 기록하는 독립적인 모델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서 ‘사실의 기록’ 이라는 전통적인 믿음과 가치와는 별개로 적극적인 기획과 표현력이 요구된다. 우리는 이미 여러 선례를 보아 왔고, 우수한 콘텐츠는 언제든 폭발적으로 공유될 수 있다는 사실도 잘 알고 있다. 오늘날 시청자들은 수동적 역할이 아니라 뉴스를 자신의 소셜 관계망을 통해 공유하고, 적극적으로 댓글을 다는 행위를 통해 ‘제2의 게이트 키퍼 역할’을 하고 있다.  관심이 공유되고 또한 수익으로 연결되는 시대에 영상저널리 즘은 현장의 맥락을 보여주고, 또 팩트를 사회적 의미로 만드는 새로운 방법을 모색할 필요가 있다. 기술적인 표현력이 뛰어난 영상기자들에게 아이디어와 기술이 결합한 새로운 형태의 모델이 필요하다. 하루 일상에서 여러 미디어를 넘나드는 트랜스 미디어 환경에서 영상저널리즘은 하나의 쇼트(shot)에서 의미를 찾는 것이 아니라 맥락(context)을 포함해야 한다. 그리고 나아가 새로운 의미를 재창조하는 기획과 프로그램을 통해 돌파구를 찾아야 한다.  중요한 질문은 다시 미첼(W.J.T Mitchell)의 말속에 있다. “우리는 매체의 이미지 에, 매체의 이미지는 우리에게 말을 건다. 우리는 어떤 말을 건넬 것인가?김우철 / 경희대 언론정보학부 강사
    2020-07-17
  • 지역 MBC의 유투브 플랫폼 활용
     지역 MBC의 유투브 플랫폼 활용                        ▲ MBC충북 '한국 남매' 제작 현장  방송ㆍ통신 기술 발전에 따른 새로운 미디어 플랫폼의 탄생으로 전통미디어인 지상파 플랫폼의 존재 가치가 희미해지고, 스마트미디어가 새로운 플랫폼으로 강조되고 있는 현시점에서 지역 지상파방송이 지역주민이 공감할 수 있는 콘텐츠를 자체 개발하고, 이를 통해 부가 수익도 창출할 수 있는 새로운 유통 서비스 창구로서 ‘유튜브 플랫폼’이 주목받고 있다.  최근 지역 MBC 방송사들은 이러한 유튜브 플랫폼에 진출하기 위하여, 담당 부서를 신설하고 인력을 배치하여, 기존 지상파 TV 프로그램 큐레이션을 통한 콘텐츠 재생산과 새로운 오리지널 콘텐츠 제작에 집중하고 있다.  지상파TV 큐레이션 콘텐츠 <지식 플랫폼 하우투>  MBC강원영동의 ‘지식플랫폼 하우투(이하 하우투)’는 지역 MBC 공동제작 프로그램 ‘TV특강’을 큐레이션하여 재생산된 콘텐츠로, 뉴미디어 전용 콘텐츠를 제작할 예산이 부족해 자구책으로 시작된 것이었지만 전통미디어와 뉴미디어의 경계를 넘나드는 일명 크로스미디어 전략으로 많은 성과를 이뤄냈다.  ‘하우투’는 2020년 7월 현재 구독자 15.2만 명에, 193개의 동영상을 업로드 했으며, 단일 콘텐츠 최다 조회 수는 222만 회를 기록하고 있다. 크로스미디어를 통한 오리지널 콘텐츠 <한국 남매>  한국 남매는 한국어를 배우고 싶어 하는 영어권 외국인을 상대로 하는 MBC충북의 유튜브 전용 오리지널 콘텐츠이다. 전 세계에 불고 있는 K-pop, K-culture 등 한류를 배경으로, 한국어에 관심 있는 10ㆍ20대의 영어권 청소년들에게 맞춤형 한국어 교육 콘텐츠를 제공하기 위하여 제작되었다. 한국 남매는 콘텐츠 제작과정에서 MBC충북 뉴스센터 스튜디오를 이용하는 등, 기존의 지상파 방송시설과 장비를 활용하고 제작 스태프(카메라 감독, 엔지니어 등)의 지원을 받았다. 이러한 크로스미디어를 통한 제작방식은 위기를 극복하고 변화된 미디어 환경에 적응하려 는 전통미디어들에 훌륭한 바로미터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지역 MBC 유튜브 라이브 방송  2019년 4월 3일 치러진 경남 창원 국회의원 보궐선거에서 MBC 경남은 개표방송을 유튜브 오리지널 라이브로 선보였다. 편성 시간의 제약이 없는 유튜브 플랫폼의 장점을 최대한 활용하여, 보도 부문과 협의하여 취재기자가 직접 라이브 방송을 진행했으며, 단일 라이브 스트리밍 최다 동시 접속자 수를 기록했고, 이를 통해 지역 밀착형 라이브 콘텐츠의 가능성을 확인할 수 있었다.  또한 2019년 5월 울산MBC에서는 현대중공업 주주총회를 라이브로 중계했다. 법인 분할을 결정하는 총회 자리에서 노사 갈등은 극에 달해 있었고, 전국적인 이슈로 서울에서도 관심을 가지는 사안이었다. 그러나 당일 NBA 류현진 야구 경기가 지상파 전국 중계방송이 편성되어 있었고, 편성 시간의 제약 속에서 울산MBC는 지상파 방송 카메라 감독과 중계차를 동원하여 유튜브 플랫폼에서 주주총회를 라이브로 중계하기로 했다. 지역 이슈였지만 결과는 예상외였다. 당시 조회 수는 4만 9천 건이었고, 구독자 수도 급증하였다.      ▲ 전통미디어 환경에서 스마트미디어 방송환경으로의 변화스마트미디어 방송환경과 지역 지상파방송  스마트미디어 시대 변화된 방송환경에 적응하기 위한 지역 MBC 방송사들의 다양한 시도들에 대하여 알아보았다. 그렇다면 이러한 시도들이 지속 가능하기 위한 방안은 무엇인지 알아 보고자 한다.  첫 번째, 방송 환경 변화에 따른 지역 지상파 방송사 내부의 조직 변화 및 구성원들의 인식 변화의 필요성이다. 이러한 인식 변화를 통해 새롭게 변화된 스마트미디어 방송 환경에 적응하여 알맞은 콘텐츠를 생산할 수 있는 능력을 키워야 할 것이다.  두 번째, 지상파방송과 유튜브 플랫폼의 크로스미디어 전략이다. 구성원들의 인식 변화가 선행된다면, 지역 지상파방송사가 지난 50여 년간 쌓아온 수많은 동영상 콘텐츠를 유튜브 문맥에 맞게 큐레이션하고, 각종 지상파방송용 제작 시설, 장비, 그리고 숙련된 인력을 제작에 활용하여 오리지널 콘텐츠를 생산한다면, 지상파와 유튜브 플랫폼이 함께 상생할 수 있는 훌륭한 자양분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세 번째, 유튜브 라이브 방송과 스타 크리에이터의 발굴이다. 최근 지역에서 이루어지는 각종 행사나 축제 현장을 유튜브 채널을 통해 전 세계로 송출하는 라이브 스트리밍이 증가하고 있 다. 이러한 라이브방송은 그동안 지역 지상파방송의 태생적 한계로 지목되었던 방송권역과 방송 시간의 제한을 극복할 방법이며, 이러한 라이브 방송에 활용할 수 있는 스타 크리에이터의 공동발굴을 통해서 지역 MBC 유튜브 채널의 인지도를 높이고, 구독자를 증가시킬 수 있을 것이다.  네 번째, 새로운 미디어 환경에 걸맞은 콘텐츠 유통 서비스 전략 수립이다. 전통미디어의 프로그램 유통 방법은 방송사가 중심에 있고, 안테나와 케이블을 이용하여 각 가정에 콘텐츠를 제공하는 한 방향의 환경이었다. 그러나 스마트미디어 환경에서는 콘텐츠가 중심에 있고 지상파를 포함한 다양한 스마트미디어 플랫폼들이 공존하는 멀티플랫폼 환경이다. 따라서 지상파에 뿌리를 둔 지역 지상파방송은 지상파를 포함하여 유튜브,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네이버TV, 넷플릭스, 웨이브, 팟캐스트 등 다양한 스마트미디어 플랫폼에 콘텐츠를 유통할 수 있는 전략을 수립해야 할 것이다.김병수 / MBC충북
    2020-07-17
  • 코로나19, 대구에서
    코로나19, 대구에서▲ 청도노인요양병원에서 코로나19를 취재하고 있는 필자 전 세계적으로, 코로나19로 인해 약 917만 명(2020년 6월 24 일 기준)이 넘는 사람들이 감염되거나 목숨을 잃었습니다. 국내에서도 연일 확진자가 발생하고 있습니다. 감염 확진자가 줄기는 했지만, 재유행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어 예방에 대한 주의를 놓을 수 없는 상황입니다. 사태가 완전히 종식되기 전까지는 현재의 비상 상황이 지속될 것으로 보입니다. 큰일입니다.  방송기자들은 지금까지 감염병 관련 정보를 취재해 알려 왔습니다. 감염병에 맞서 싸우고 있는 의료진, 시민의 안전을 위해 일하는 소방관, 시민들의 참여 등이 담긴 화면이 뉴스 전파를 타고 전달돼 화제가 되기도 했습니다. 상황이 급변하면서 뉴스의 소재나 방향이 조금 변한 부분도 있습니다. 예컨대 코로나19가 국내에 처음 발생했을 때 감염자 동선은 중요 뉴스 대상이었습니다. 보건복지부 감염병 예방법 제 34조에 의하면 “감염병 환자의 이동경로, 이동수단, 진료의료기관 및 접촉자 현황 등 국민들이 감염병 예방을 위하여 알아야 하는 정보를 정보통신망 게재 또 는 보도자료 배포 등의 방법으로 신속히 공개하여야 한다.”고 명시돼 있습니다. 이는 시청자들이 궁금해하는 내용이기도 했습니다. 확진자의 동선은 추가 감염자 추적에 유의미한 자료입니다. 하지만 확진자가 급격하게 늘어남에 따라 이러한 역추적, 동선 파악은 현실적으로 방송하기 어려워졌습니다.  영상기자들은 코로나19 사태 속에서 참 열심히, 변함도 없이 꿋꿋하게 일해 왔습니다. 다만 한 가지, 아쉬운 점이 있습니다. 취재 현장에서 기자들의 최소한의 안전 문제입니다. 한국영상기자협회 영상보도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보호 장비가 갖춰진 후 취재에 임해야 한다."고 적혀 있습니다. 현장을 취재하는 기자들은 바이러스에 노출될 가능성이 매우 높은 사람들입니다. 직업 특성상 불특정 다수를 만나야 하기 때문에 전파 위험도 큽니다. 만약 취재 중 감염된다면 2차, 3차 추가 감염이 발생하기 쉽고 이는 낭패가 아닐 수 없습니다. 하지만 현재로서는 특별한 대책이 마련되지 않은 상태입니다. 예를 들어 보호 장비를 갖추지 않은 채 확진자가 발생한 병원에 들어가는 일도 흔합니다. 위험천만한 일입니다. 사실 보호장비라고 해 봐야 마스크 한 장이 전부인데 이것으로는 감염을 완벽히 막지 못합니다. 이런 것 이외에도 많은 위험 상황이 존재합니다. 향후 개선되어야 할 부분입니다. 코로나19 속에서도 연일 현장에서 발로 뛰는 선후배님들의 노고에 찬사를 보냅니다. 답답한 마스크를 벗고 맑은 공기를 한번 깊게 마셔 볼 날을, 코로나 19가 종식되는 그 날을 기다려봅니다.백재민 / KBS대구
    2020-07-16
  • 지금은 할 수 없는, 여행을 위하여
    지금은 할 수 없는, 여행을 위하여▲ 이탈리아 피렌체에서 필자 9시 15분 피렌체행 기차는 2시간이나 연착됐다. 역무원에게 물어보니 “토스카니에서 지진이 나서 어쩔 수 없다.”고 한다. ‘넘어 진 김에 쉬어간다.’ 생각하고 아침을 먹고 있는데 연착 시간이 9시간으로 바뀌었다가, 타고 가야 할 기차번호가 전광판에서 아예 사라졌다. 그리고 도착한 한 통의 이메일. 테르미니(Termini) 역에서 출발 예정인 기차가 트리부르티나(Triburtina)역에서 30분 뒤에 출발한다는 내용이었다. 한국으로 치면, 서울역에서 출발해야 할 기차가 영등포역에서 출발한다는 안내를 받은 것과 비슷했다.  바뀐 역으로 가기 위해 지하철로 향했다. 내게 주어진 시간은 30분. 배낭은 무겁고 일정이 엉망이 돼버려 화도 났지만 이내 웃음이 나왔다. 나는 휴가 중이고 바쁜 것도 없었다. 짜 놓은 일정은 변수가 고려되지 않은 그저 ‘계획’일 뿐이다. 여행을 다니며 짜 놓은 일정대로 움직인 적은 단 한 번도 없었다. 언제나 변수가 발생했고 여행이 계획하지 않은 방향으로 흘러가기 일쑤였다.  여행은 익숙함에서 벗어나는 일이다. 일상의 지루함과 반복된 패턴을 벗어나 ‘처음’이라는 가슴 두근거리는 상황과 마주하는 행복한 모험이다. ‘처음’은 예측 불가능한 불편함을 만들어내는데 더 새로울 것도 놀라울 것도 없이 하루를 견뎌내는 이들에게 마술 같은 힘을 발휘한다. 새내기 대학생 시절에 느꼈던 아련함, 서툴렀던 신입사원 시절에 가졌던 용기. 낯선 곳을 여행하는 것은 용기가 필요하고 아련한 옛 시절만큼이나 강한 향기를 뿜는다. 길을 잃는 묘미는 여행이 가져다주는 최고의 선물이다. 대만 여행 중 번호를 헷갈려서 탄 버스 덕에 내 생애 최고의 우롱차를 마실 수 있었다. 날은 무더웠고 세워놓은 계획은 꼬일 대로 꼬였지만, 그날 먹은 차 한 잔에 모든 근심을 훌훌 날려버렸다. 어쩌면 닿지 않았을 인연이지만 ‘예측 불가능한 불편함’이 부린 마법은 운명도 거부한다.  이탈리아 여행을 다녀온 지 얼마 되지 않아 코로나 19가 발생 했다. 셀 수 없이 많은 사람이 감염되고 사망했다. 신천지 사태로 한국도 상황이 좋지 않았지만 뉴스로 본 이탈리아 풍경은 더 참혹했다. 얼마 전까지 거닐던 도시들은 봉쇄됐고 감염자 수는 기하급 수적으로 늘어났다. 국가 간 이동이 중지됐고 여행은 물론 일상도 멈췄다.  코로나 19는 일상만 망쳐놓은 것이 아니다. 모험하는 재미와 예측 불가능한 불편함을 겪는 재미까지 중지 시켜 버렸다. 익숙 함에 지친 사람들은 새로운 것을 원하고 반복되는 것에 신음한다. 여행은 중단되었고 비행기가 공항의 주기장에서 날개를 펼 날 만 기다리고 있다. 처음 보는 풍경과 처음 들어 본 언어, 기꺼이 낯선 이방인이 되기 를 주저하지 않던 기억이 그립다.김회종 / MBN
    2020-07-16
  • 해외 출장 후 자가격리기(記)
    해외 출장 후 자가격리기(記) 코로나를 뚫고 해외 출장을 다녀올 일이 있었다. 목적지는 미국. 코로나 공포가 한창이던 5월 초였다. 항상 붐비던 인천공항은 고요했다. 가장 먼저 해야할 일은 코로나 19와 무관하다는 검역당국의 확인증 발급. 적막한 분위기 속에서 체온을 측정하고 코로나 19와 무관하다는 증명서를 작성한 뒤에야 출국 절차를 마칠 수 있었다. 출장을 마치고 돌아와서야 우리나라가 얼마나 방역에 신경을 쓰고 있는지 알 수 있었다. 사실 미국에 입국할 때에는 출입국 사무소에서 체온 측정 한번 한 것이 전부였다. 반면 우리나라의 경우 체온 측정과 설문지 작성뿐만 아니라 실제 거주 할 곳의 주소 기입, 자가격리 안심 어플 설치 등을 필수적으로 실시해야 했다. 물론 입국 절차를 거치며 거주지 주소를 몇 번이나 반복해서 적으며 이 주소를 왜 이렇게 반복해서 적어야 하는지 의문이 들긴 했지만, 방역을 위해서 고생하고 있는 공무원과 관계자들을 위해 불평을 하지는 않았다.  인천공항을 빠져나와 보건소에 들러 코로나 검사를 마치고 음성 판정을 받은 뒤 본격적인 자가격리에 들어가게 되었다. 부모님과 함께 살고 있었지만, 도저히 격리시설에서 2주간 머무를 자신이 없어 부모님께 양해를 구하고 집으로 들어갔다. 집에 도착하자마자 가장 먼저 한 일은 출장 장비 소독이었다. 사실 보통 출장을 다녀오면 장비를 회사에 반납하고 파일 인제스트를 하게 되지만 이번에는 그렇게 하지 않았다. 장비 어딘가에 코로나 바이러스가 묻어있을 수 있다는 염려 때문이었다. 배터리 접촉 부분 등 전기가 닿는 부분과 렌즈 부분을 제외하고 집에서 방역 도구를 이용하여 1차로 소독을 마쳤다. 외장하드와 노트북에도 이중으로 백업을 마치고 며칠이 지난 뒤에 회사에 연락하여 장비를 반납하고 파일을 넘겼다. 장비를 가지러 집으로 찾아온 촬영보조친구의 다소 겁먹은 표정이 아직도 생생하다. 혹시나 하는 마음에 촬영보조 일을 하는 친구에게 회사에 도착하는대로 다시 한번 소독을 하고 난 뒤에 장비 반납을 하라고 일러두었다. 자가격리 기간 동안 가장 고통스러운 것은 사실 정신적인 부분이었다. 집 밖에 나갈 수 없다는 사실이 2주 내내 굉장한 압박으로 다가왔다. 입국 다음 날 구청 보건소에 코로나 검사를 받기 위해 외출을 한 적이 있었는데 집 밖에 나선 즉시 휴대폰에서 자가격리 위반 알림이 울렸고 이내 담당 공무원으로부터 전화가 왔다. 어느 날은 초인종이 울리길래 ‘집에 올 사람이 없는데..’ 생각 하고 문을 열어보니 관할 구청 공무원이 집으로 찾아왔다. 자가 격리를 잘 지키고 있는지 불시에 방문을 한 것이라고 했다. 자신이 가지고 있는 내 사진과 나의 얼굴을 몇 차례 번갈아보며 응시하고는 떠났다. 휴대폰에 자가격리자 안심 어플을 설치할 때 허용 권한으로 위치정보, 통화내역, 문자메시지 등을 열람할 수 있다고 적혀있는 것을 보았다. 물론 문제가 생긴 경우에 살펴보기 위해서였겠지만, 2주 내내 누군가 나를 감시하고 있을거라 생각 하니 기분이 썩 좋지 않았다. 통화를 하고 있는 것도 듣진 않을까? 생각한 적도 있다. 우연의 일치겠지만 며칠 뒤에 구청에 있는 정신건강복지센터에서 심리지원을 시행하고 있다는 문자가 오기도 했다. 몇 번의 위기가 있었다. 자가격리 기간동안 휴대폰을 집에 두고 외출했다는 사람들의 기사를 보기도 했다. 다른 사람과의 접촉을 완전히 차단하고 산책이라도 다녀오는 게 집에서 가만히 있다가 미쳐버리는 것보다는 낫겠다는 생각을 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렇게까지 전염병 확산을 막기 위해 온 나라가 고생을 하고 있는데... 나도 조금만 힘내서 버티자 다짐하며 하루하루 마음을 굳게 먹고 버텨나갔다.  5월 22일 0시 0분, 드디어 자가격리가 해제되었다. 그날 새벽 4시에 일어나서 6시에 집에서 나왔다. 3시간 일찍 출근해서 회사 앞 스타벅스에서 샐러드와 커피를 마시며 바깥 공기와 자유의 소중함에 대해 절절히 생각했다. 그리고 다시는 자가격리를 하는 일이 없게 하겠다는 다짐했다. 회사에 돌아오자 반갑게 맞아주는 동료들의 인사가 고맙고 반가웠다. ‘재현 씨는 집에 있는 것 원래 좋아하니까 잘 지냈 지?’라는 질문에 자가격리의 어려움에 대해 상세히 설명해주었다. 자유의 소중함과 외출의 즐거움. 자가격리를 통해 절절히 느끼게 되었다.               김재현 / KBS  
    2020-07-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