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영상기자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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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귀사(貴社)의 테이프(Tape), 안녕하십니까?
    귀사(貴社)의 테이프(Tape), 안녕하십니까?   ▲ MBC강원영동 방송사가 보관하고 있는 테이프 자료<사진>      14,040개.    저희 회사가 보유한 테이프 개수예요. 손으로 하나하나 셌으니, 약간의 오차는 있을 수 있지만 크게 틀린 숫자는 아닐 거예요. 1986년 자사 TV개국 방송을 담은 U-matic 테이프부터, 90년대 베타 형제들(Betacam SP/SX, Digibeta), 2000년대 HDCAM까지... 우리 지역의 역사와 문화를 고스란히 담고 있는 보물 같은 아이들입니다. 그런데 이 보물 같은 아이들, 여러분들은 어떻게 보관하고 계시나요?  각 사마다 차이는 있을 거예요. 이미 모든 형태의 Tape 자료를 디지털화해서 아카이빙을 끝낸 곳도 있을 테고, 에어컨이라도 있는 자료실에 고이 모셔둔 양심은 있는 곳, 항온이나 방습 따위는 무시한 채 창고 어딘가 방치해 놓은 곳도 있을 테지요. 특히 하루하루 콘텐츠 제작하기에도 바쁜 지역 방송사들은 영상 자료의 중요함을 알면서도 과거(?)의 테이프에 인력과 장비를 투자하기가 쉽지 않은 것이 현실입니다.  하지만 말입니다. 잘 아시다시피 이제 VCR도 생산이 중단되고, 얼마 안 있으면 부품 수급도 어려워질 겁니다. 유메틱은 지금도 재생할 수 있는 VCR 찾기가 쉽지 않아요. 테이프에 곰팡이가 피거나 서로 달라붙어 나중에는 지금의 몇 배, 아니 수십 수백 배의 비용이 들지도 몰라요. 현재 디지타이징 작업을 했거나 하고 있는 곳도 시간과 비용의 한계로 선택 보존하고 있는데, 감당할 수 없는 비용이 들게 되면 그때는 눈물을 머금고 폐기해야 할지도 모릅니다. 여러 요인으로 단기간에 방송사 경영 상황이 좋아지지는 않을 것 같고, UHD도 준비해야 하는데, Tape Digitizing에 큰 예산을 쓰기는 더욱 힘들겠지요.    그래서 더 늦기 전에 시작했어요. ‘제대로 아카이브를 구축하기 전에 일단 디지털 파일로라도 만들어 놓자!’ 회사에 있는 모든 테이프를 꺼내서 카테고리별, 시간대별로 분류했어요, 회사 한편에 공간을 만들고, NLE 두 대와 VCR, 스토리지로 한 조를 구성했어요. 오래된 것부터 하나하나씩. 테이프에 들어 있는 정보에 따라 어느 날은 하루에 10개도 정리하고, 또 어느 날은 Tape 한 개 정리하는 데 꼬박 이틀이 넘게 걸릴 때도 있었어요.  ‘알바생이라도 쓰지, 그걸 영상기자가 하고 있어?’라는 얘기도 들었어요. 단순히 Tape를 캡처하고 파일로 출력하는 일은 아무나 할 수 있지만, 영상에 생명을 불어넣기 위해 메타데이터를 만드는 일은 아무나 할 수 없다고 생각했어요. 기록이 남아 있는 테이프 자료는 비교적 정리가 쉽지만, 제목도 알 수 없는 테이프는 과거에 수기(手記)로 작성된 기사와 일일이 대조해 내용을 확인하고, 촬영 일자를 특정하기 위해 화면 속 현수막이나 작은 달력도 놓치지 않고 확인해야 했거든요.    NLE 한 대로 캡처받고, 다른 한 대로 파일 생성하고, 그렇게 1년 반을 작업했지만 작업량은 보유하고 있는 전체 테이프의 10분의 1도 되지 않습니다. 다른 업무와 병행했다 하더라도 거북이 같은 속도네요. 이대로라면 10년이 걸릴지, 20년일 걸릴지 모를 일입니다. 그래서 더 고민이 필요하고 해결책을 찾아야 합니다. 회사 자체 예산이 부족하다면, 정부가 추진하는 75조 원 규모의 디지털 뉴딜 사업에 지원해 보는 것이나 지자체와의 협업 등도 좋은 대안이 될지 모릅니다. 협회 차원에서 같이 고민할 필요도 있을 것 같고요.  이제는 더 이상 미룰 수도, 늦출 수도 없는 일이에요. 우리가 가진 보물들이 얼마나 온전한 형태로 우리를 기다려 줄지 모르는 일이니까요.    2020년도 이제 얼마 남지 않았어요. 필자의 회사같이 아직 디지타이징 작업을 마무리하지 못하셨다면 올해가 가기 전에 회사에 방치된 Tape, 꼭 확인해 보시길 바랍니다. 귀사(貴社)의 테이프(Tape)들 안녕하신지 말이에요.     김재욱 / MBC강원영동      
    2020-11-17
  • 심상찮은 전광훈 목사 현상
    심상찮은 전광훈 목사 현상        ‘하나님 나한테 까불면 죽어’    이 발언으로 논란이 됐던 전광훈 목사가 최근 코로나19 상황에서 광화문 집회를 독려해 감염병 재확산의 주범으로 지목되면서 전 국민이 그의 이름을 알게 되었다. 사실 그의 이름은 2005년 처음 알려졌다. 목회자들을 대상으로 하는 부흥 설교 도중 ‘여신도가 나를 위해 속옷을 내리면 신자, 그렇지 않으면 아니다’라는 발언이 도마 위에 오른 것이다. 설명 과정에서 예화, 풍자의 의미로 사용했다고는 하나 일반적인 시민의 관점으로 보더라도 부적절한 발언이 틀림없었다.    목사라는 호칭에 걸맞지 않은 그의 발언과 극우적인 행보는 다수의 국민들로 하여금 염려와 질타의 대상이 되기도 했지만, 극우적 성향을 가진 집단의 사람들에게는 영웅과도 같은 인물로 떠올랐다. 더 나아가 반정부 태극기 집회를 주도하고 이끄는 카리스마적 종교 지도자로 추앙받기에 이르렀다. 전 목사의 말 한마디에 내 편이 아니면 모두 빨갱이가 되어버리고 말았다.    2019년, 전 목사가 금권선거 논란 등으로 주요 교단들이 모두 탈퇴해 유명무실한 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의 대표회장이 되고 나서부터 그의 적극적인 반정부 극우 정치 행보가 시작되었다.    취임 첫 기자회견에서부터 문 대통령은 간첩이 아닌지 의심스럽다고 말했고 이후 광화문에서 문 대통령 하야와 퇴진을 주장하는 대규모 태극기 집회를 한기총 이름으로 개최하면서 본격적으로 논란의 중심에 섰다.    그의 무대가 기독교계를 벗어나 일반 언론의 관심을 받기 시작하면서부터 그의 발언 하나하나는 늘 이슈가 되었고 전 목사는 신이라도 난 듯 더욱 과격한 발언들을 쏟아내기 시작했다.    언론은 이런 전 목사의 입에 주목했고 영상기자들도 그의 말 한마디를 신경 써 담았다 - 자괴감이 드는 일이다. 어쩌면 그의 자극적이고 선정적인 막말을 분별없이 퍼 나른 언론이 전 목사를 극우의 중심에 설 수 있도록 도와준 격이라는 생각을 떨칠 수 없는 이유다.  취재 현장에서 객관적 사실을 전달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하지만 언론이 객관적 사실에 주목한 것인지 아니면 자극적인 그의 발언에 주목한 것인지 회의적일 수밖에 없다.    전 목사는 보석 140일 만에 8·15 광복절 대규모 집회를 주도한 혐의로 보석이 취소돼 서울구치소에 재수감되었다.    최근 열린 기독교계 주요 교단 총회에서 전 목사에 대한 이단 심의 및 연구를 마치고 그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었으나 어찌 된 일인지 결론을 내리지 못했다. 사회적으로 물의를 일으킨 전 목사에 대해 왜 뚜렷한 결론을 내리지 못했는가에 대해 혹 주류 보수교회 세력들의 정치적 입장이 그와 크게 다르지 않기 때문은 아닌가 하는 의심마저 일고 있다.       최내호 / CBS    
    2020-11-17
  • 병아리 깃털과 초콜릿 상자
    병아리 깃털과 초콜릿 상자   ▲ 일광욕을 즐기는 얄리와 쎵      떠오른다. 10대 때 아주 힘들게 읽어나갔던, 책(데미안) 내용은 잘 기억나지 않으나, 그 구절이 어렴풋이 떠올라 스마트폰으로 검색해 본다.  ‘새는 알을 깨고 나온다. 알은 새의 세계이다. 태어나려는 자는 한 세계를 파괴해야만 한다. 새는 신에게로 날아간다. 그 신의 이름은 아브락사스이다.’    5월 초, 유튜브를 보던 둘째가 병아리 부화기를 사달라고 했다. 딸과 나는 절대 안 된다고 했지만, 아이들 엄마와 아들은 인터넷으로 부화기를 주문하고 유정란을 사 왔다.    부화기는 뭔가 부족해 보였다. 설마 여기서 부화할 리가 없다. 그러나 부화기에 떠 있는 ‘d-day’ 동안은 함께 응원해 주자고 생각했다. 아이들의 순수한 동심을 파괴할 수는 없는 노릇이니까.    전원을 연결하고 물을 조금 넣고, 조심스레 유정란 세 개를 올려놓는다. 옵션에서 오리, 메추리, 닭 중의 닭을 선택한다. d-day가 뜬다.     21일...... start!!!    몇 시간에 한 번씩 모터 소리가 들리며 부화기는 알을 돌린다. 마치 보이지 않는 신이 생명을 빚듯 부화기가 조심스럽게 알을 만진다. 액정에 찍힌 날짜는 하루하루 줄어든다. 십여 일이 지나 처음으로 부화기와 동봉되어 배송된 특이한 손전등으로 조심스레 알을 비추어 본다. 육안으로는 전혀 차이를 느끼지 못했다. 다행이라 생각했다. 내 집이 단독 주택이지만, 닭과 함께 생활하는 것은 상상해 보지 못했다. 원래 번잡한 집이 더 번잡해질 것은 불보듯 뻔한 일이다. 혹시나 해서 자주 비추어 보고 싶지만, 아들은 알이 스트레스받는다며 만류한다.    계란이 부화기와 함께 고군분투하는 동안 집안에 여러 큰일을 치렀다. 그러면서 정신없이 십여 일이 지나갔다. 잡생각이 많아 밤에 잠을 잘 이루지 못했다. 문득 어디에서 ‘뺙’ 작은 소리가 들린다. 무슨 소리일까? 애써 외면하고 싶었다.    알은 깨지지 않았다. 하나 분명 소리는 부화기에 흘러나온다. 정신없이 흘러간 그 시간 동안 신경을 쓰지 못했는데도, 생명은 잉태되어 자라고 있었던 것이다. 알 세 개 중에 한 개 정도 성공했을 것으로 추측한다. 절망… 그리고 이내 두렵다…. 하루가 지나고 또 하루가 지나고 그 신기한 삐약 소리는 좀 더 자주 들렸다. 6월 9일, 여전히 밤에 잠 못 들던 나는 새벽 3시쯤 소파에서 벌떡 일어났다. ‘뺙 뺙’이 ‘삐약 삐약’으로 들린다. 첫 번째 알이 깨졌다. 아들을 깨웠다. 그 순간은 아들에게 맡겨야 한다고 생각했다. ‘삐약이 나왔다’는 말에 잠 많은 아들은 벌떡 일어났다. 부화기의 투명 플라스틱은 병아리의 입김으로 뿌옇게 변했다. 아이는 조심스레 뚜껑을 열고 계란 껍데기를 걷어내고 병아리를 들어 올렸다. 라이언 킹의 무파사가 심바를 들어 올리는 장면이 오버랩되었다. 생명의 탄생은 그야말로 신비로웠다.    ‘알’을 깨고 새로운 세계로 나온 병아리는 그렇게 우리에게 날아왔다. 그리고 몇 시간 후, 그리고 그다음 날 예상과 달리 나머지 두 알에서 모두 병아리가 나왔다. 축축해서 볼품없던 모습은 털이 마르고 나자마자 금세 귀엽게 탈바꿈했다. 박스에 신문지를 깔고 조그만 접시에 물과 상추 쪼가리들을 올려놓았다. 작은 입으로 잘도 먹어댄다. 병아리는 온도에 민감해 따뜻한 전구를 달아주어야 한다 - 비싸다. 집에 있는 양키 캔들 전등을 사용하면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번쩍 들었다. 세 마리가 옹기종기 캔들 조명 밑에서 잘도 잔다. 몇만 원이 굳었다.    병아리 사육을 반대했던 딸도, 나도 병아리의 귀여움에 빠져들었다. 이제 세 마리 삐약이들은 우리 식구가 되었다. 병아리 이름으로 옥신각신하다가, 신해철의 ‘굿바이 얄리’ 노래가 떠올라 병아리 이름을 ‘얄리’, ‘얄라’, ‘셩’으로 짓자고 했더니 만장일치로 통과됐다.  병아리는 보통 2주만 지나도 앳된 모습이 사라진다. 삐약이들도 제법 닭의 모습으로 탈바꿈되어 ‘병 닭’이 되었다. 나름 날개도 커져서 여기저기 날아오르고 박스를 넘어 다니기 시작한다. 이제 세 마리를 더는 좁은 박스 안에서 키울 수 없게 됐다. 일단 임시 거처를 화장실로 옮기고 닭장 만들기에 돌입한다. 인터넷에 파는 닭장은 20~30만 원을 호가했다. 유튜브를 보고 닭장을 검색한다. 우리 집에 맞는 닭장 만들기는 찾기 힘들다. 어쩔 수 없이 주변 조언을 얻어, 고기 굽는 그물망 큰 것과 개 울타리를 사고 이것들을 얼기설기 엮어 닭장을 만들었다. 얼마 전 주워 온 인형의 집을 개조해 닭장 안에 집어 놓고 방도 만들었다. 모이통과 물통을 페트병으로 만들까 했으나, 인터넷에 3~4천 원짜리를 구매해 좀 더 안정적인 먹이 공급을 시작했다.    마당에 닭장이 생겼다. 한 달이 지나니 성체 닭이 되었다. 새로 옮긴 거처가 어색한지 울어대기 시작한다. 혹시나 옆집에 민폐를 끼칠까 밤새 조마조마했지만, 이내 적응했는지 울음소리가 잦아들었다. 그러던 어느 날 아침 얄리 얄라 셩에게 문안 인사를 하러 갔는데 왠지 닭장 분위기가 다르다. ‘얄라’가 안 보인다. 불길하다. 동네를 배회하던 들고양이가 어쩌다 벌어진 틈을 이용해 닭을 채간 모양이었다. 닭털 한 가닥만 보일 뿐 흔적 없이 사라져 버렸다. 그날 아침 우리 집은 울음바다가 되었다.    얄리와 셩은 석 달이 지난 지금도 잘 크고 있다. 똥을 너무 많이 싸서 집안으로 닭똥 냄새가 진동하지만, 닭의 몸짓이 은근히 우아하다. 믿기 힘들겠지만, 닭은 사람도 알아본다. 졸졸 쫓아다니고 무릎 위에 올라 얌전히 앉아 있고, 어깨 위에 올라가 근엄하게 주위를 바라보기도 한다.  요즘 비가 너무 많이 온다. 닭장에 비닐을 덮고 철물점에서 사온 발을 씌워주고 무릎 담요를 닭 방에 올려 깔아 준다. 한 번도 생각해 보지 못한 닭과 함께 하는 삶. 태어난 지 6개월 후부터는 달걀도 낳는다고 한다. 산란장을 슬슬 만들어 줄 때가 되어 간다. 아침마다 신선한 달걀을 수거하는 기분은 어떨까?  서울에서 닭을 키우는 몇 안 되는 가정. 언제까지 키울 수 있을 지. 남들이 하지 않는 특별한 집이 된 듯한 느낌이다. 동시에 닭에 대한 무한한 책임감을 느끼게 된다.  정육점에서 닭 한 마리에 3,000원에 판다는 푯말이 보인다. 화가 난다. 얄리와 셩에게 들어간 돈이 벌써 얼마인데? 그 돈으론 사료값도 안 된다. 앞으론 닭값이 비싸다고 불평하지 않으리. 물론 치킨값은 너무 비싸다.    가끔 인생은 뜻하지 않은 기회로 새로운 과정을 거쳐 의도하지 않은 결과를 보여준다. 닭과 함께 날아온 이 체험이 우리 가족에게 어떤 영향을 끼치고 아이들에게 어떤 기억으로 남게 될까?    영화 ‘포레스트 검프’에서 책 속에 끼워져 있던 깃털이 바람을 타고 날아간다. (물론 닭털은 아닐 것이다.) 그리고 거기에 나오는 대사. “엄마가 늘 말씀하시길 인생은 초콜릿 상자 같은 거라고 하셨어요. 어떤 초콜릿을 먹을지 모르니까요.”       조성진 / OBS    
    2020-11-17
  • KBS 김정은 기자와 함께 삽니다
    KBS 김정은 기자와 함께 삽니다       ▲ 작년 가을, 미국 뉴욕 브루클린 브리지 위에서 가족과 함께      내가 남편을 처음 만난 건 2007년 초겨울이었다. 그는 KBS에 막 입사했었고, 연애를 시작하기엔 너무 바빴다. 야근이 일상이었고, 그런 그를 만나기 위해선 내가 여의도나 그의 집 근처로 갔어야 했다. 서로의 배려 덕분에(?) 쉽지 않은 상황 속에서도 우린 만남을 이어갈 수 있었고, 결혼까지 골인할 수 있었다.     첫 만남 당시에 난 카메라기자(지금은 영상기자)란 직업에 대해 알지 못했다. 방송국엔 뉴스를 리포트하는 기자(취재기자)만 있는 줄 알았다. 뉴스영상에 대해선 궁금해한 적조차 없었다. 그러나 지금은 누가 남편의 직업을 물어 답했을 때, 카메라맨이냐고 되묻거나 연예인 많이 보겠다며 아는 척을 해대면 심히 불쾌할 정도다. 같은 맥락에서, 그를 만나기 전 언론의 역할에 대해 깊이 고민해 본 적 없는 나는, 요샌 언론 같지 않은 언론에 분개하기도 하고, 어떤 기사엔 기자를 향한 (비판적) 댓글을 스스로 달기도 한다.     평소 남편과 나는 참으로 다양한 주제의 많은 이야기를 나눈다. 주로 그가 얘기하고 나는 듣는 편이지만, 난 그 시간이 참 좋다. 재미있고, 유익하고, 혼자 듣기 아깝다고 생각하기도 한다. 정치, 검찰, 언론, 교육, 부동산, 가십에 이르기까지, 아무도 들려준 적 없는 새로운 관점의 이야기이기 때문이다. 새로울 뿐 아니라 훌륭한 논증 방식이다. 팔불출 같지만, 남편만큼 지적인 기자는 없다. 덕분에 나는 언론이 알려주지 않는, 현상의 이면에 대해 매일 수준 높은 해설을 듣는 행운을 누리고 있다.     그런데 가끔은 당연하지만 유별난 그의 언론인으로서의 사명감 때문에 피곤하기도 하다. (김정은 기자를 좋아하지 않는 당신만 피곤한 게 아니다.) 적당히 눈감고, 적당히 타협하고, 적당히 당신을 치켜세워 주면 좋으련만, 그래서 승진도 하고 특파원도가면 좋으련만 꼭 그렇게 고집스럽게 꼿꼿하다.  남편이 책을 통해 검찰이나 언론의 문제점을 다루고, 지난 KBS 파업 때처럼 앞장서 조직의 부조리나 영혼 없는 언론인에 대해 비판의 목소리를 내는 게 아내인 나는 가끔 걱정스럽기도 하다. 아무도 알아주지 않고 계란으로 바위 치기인 싸움에 제 발로 뛰어드는 게 대단하기도, 안쓰럽기도 한 것이다. 그렇게 치열하게 싸우지 않아도 월급은 나오는데, 다들 그리하듯 눈치껏 제 잇속을 차리는 게 남편에겐 왜 그리 어려운 일인지 이해가 안 갈 때도 있다. 나 역시 직장인이기 때문에, 어떤 조직원이 그 조직 내에서 잘 나가는지 혹은 꺾이는지 잘 알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가 남편을 지지하고 응원하게 되는 건 그 어떤 미사여구보다 결국 인간적인 “양심” 때문인 것 같다. 무엇이 부조리하고 혹은 정의로운 건지, “양심”은 알기 때문이다. 그걸 무시하고, 혹은 없는 것처럼 사는 건 소위 “잘 산다” 해도 껍데기뿐인 삶이기 때문이다.  나는 우리 딸들이 - 이 녀석들은 남편이 지어 준, 활리와 제라라는 멋진 이름을 가지고 있다 - 아빠를 닮아 주체적인 삶을 살기를 바란다. 좋은 대학에 가서 좋은 직업을 가지는 것 따위를 목표로 하는 삶이 아니라 소외된 이웃과 함께 살아가기를 자처하는 품 넉넉한 삶을 살기를 바란다. 부자 되는 게 꿈이 아니길 바라고, 사회의 조화로움 속에서 개인의 행복감을 느끼길(쟁취하길) 바란다.  이미 시작은 성공적인 것 같다. 김정은 기자를 아빠로 두었으니 말이다.  추신. 이 글이 남편 예찬론으로 보이지 않았으면 좋겠다. 흉보는 얘기는 다음 기회로 미뤄뒀을 뿐... 다음이 있을지 모르겠지만 말이다.   최향주 / KBS 김정은 기자 아내
    2020-11-16
  • 방송사 시신이송 장면 솜방망이 처분 ‘논란’
    방송사 시신이송 장면 솜방망이 처분 ‘논란’ 민언련 “행정지도만 세 번째…면피성 징계 말고 법정제재해야”       ▲ 방송통신심의위원회 방송심의소위원회 <사진/방송통신심의위원회 제공>        언론의 시신 영상 보도가 개선되지 않고 있는 가운데 심의 기관이 제재 수위를 높여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민주언론시민연합(상임대표 김서중)은 지난달 18일 내놓은 논평에서 “방송통신심의위원회(위원장 강상현·아래 방통심의위)가 솜방망이 징계를 되풀이하는 사이 방송사들은 개선의 노력은커녕 ‘죽음’의 길조차 상품화하는 보도행태를 답습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앞서 방통심의위 방송심의소위원회는 같은 달 16일 고 박원순 전 서울시장의 시신 이송 장면을 방송한 KBS·TV조선·채널A·MBN·YTN에 대해 ‘권고’ 결정을 내린 바 있다.    한국영상기자협회(회장 한원상) ‘영상보도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자살한 사람의 시신은 “촬영해선 안 된다.”고 명시하고 있다. 또한, ‘주요 사건의 현장 생방송 중에 자살한 사람의 시신이 노출될 가능성이 있을 때’에는 영상기자와 방송사가 시신 장면이 방송되지 않도록 미리 대비해야 한다고 되어 있다.    방통심의위 방송심의소위원회는 △2018년 고 노회찬 의원 시신 이송 생중계 △2019년 문재인 대통령 모친 시신 운구 모습 △2020년 고 박원순 전 서울시장 시신 이송 장면 등을 방송한 방송사에 대해 모두 ‘권고’를 의결했다. 방통심의위는 심의 결과에 따라 △해당 방송 프로그램의 정정·수정 또는 중지 △방송편성책임자·해당 방송 프로그램 관계자에 대한 징계 △주의 또는 경고 등의 제재를 할 수 있다. ‘권고’는 심의규정 등의위반 정도가 가벼워 제재를 할 정도가 아니면 내리는 행정조치다.     민언련은 방통심의위를 향해 “방송에서 같은 문제가 세 번씩이나 반복되어 일어났는데도 어김없이 행정지도 권고를 결정했다.”며 “(방송사들이) ‘불필요한 시신 이송 장면을 관행적으로 쓰는’ 배경에는 문제가 벌어질 때마다 아무런 법적 효력이 없는 행정지도를 반복해 내린 방송통신심의위원회의 책임도 가볍지 않다.”고 꼬집었다.    민언련 김서중 상임대표는 “심의 제도는 사후에 제재를 가하는 것도 있지만 그렇게 하지 못하게 예방하는 측면도 있다.”며 “특히 심의를 잘하고 결정을 알리는 것 못지않게 방통심의위가 심의하고 제재를 가하는 사안이 무엇이고 무엇을 조심해야 한다는 것에 대해 언론사들과 어떻게 소통하는지에 대해 의문”이라고 밝혔다.    실제로, 방통심의위에 의견 진술을 다녀온 경험이 있는 한 방송사 관계자는 “대부분의 방송사 관계자들은 제재 수위를 조금이라도 낮추기 위해 ‘방송사가 앞으로 무엇을 어떻게 해서 재발을 방지하겠다’고 진술한다.”며 “심의 결과가 나온 뒤 방통심의위가 방송사들이 의견 진술에서 밝힌 내용을 잘 실천하고 있는 지 확인하는 과정은 없었다.”고 전했다.     김 대표는 “방통심의위원들은 시신 이송 장면 보도가 갖는 위험성에 대해 정서적인 문제라고 생각하는 것 같은데, 이 사안은 시청자의 불쾌감이 아니라 사자와 유가족의 인권에 관한 문제”라며 “세 번이나 같은 잘못을 반복한 언론들이 변명하는 데도 한계가 있었을 텐데, 그걸 고려했다면 단호한 제재를 할 필요가 있었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방통심의위 관계자는 “당시 회의록을 보면 방송심의소위 위원들이 현장 취재와 보도가 필요했다는 점과 문재인 대통령 모친 사망 당시와 비교할 때 흐림 처리를 하는 등 방송사들이 지난해 심의 결과를 반영하는 노력을 기울였다고 보는 것 같다.”고 밝혔다.   안경숙 기자    
    2020-11-16
  • 협회, 2020 영상보도 가이드라인 온라인 교육 닻 올리다
    협회, 2020 영상보도 가이드라인 온라인 교육 닻 올리다 12월5일까지 총 14회…“취재 현장에 맞게 끊임없이 수정·보완할 것”     ▲ 지난 10월 21일 영상보도 가이드라인 온라인 교육 현장에서 강사들이 강의를 하고 있다. <사진 왼쪽부터> 나준영 부장(MBC뉴스콘텐츠편집부), 양재규 변호사(언론중재위원회), 윤성구 기자(KBS 전략기획부), 이승선 교수(충남대 언론정보학과)      한국영상기자협회(회장 한원상·아래영상기자협회)가 지난 10일부터 ‘2020영상보도 가이드라인’ 교육에 들어갔다. 교육은 영상보도 가이드라인을 둘러싼 현장 기자들의 질문에 강사들의 답변하는 교육용 VOD로 시작한다. 영상을 시청한 뒤에는 가이드라인을 실제로 적용한 사례와 기준에 대해 강사와 교육 참여자가 실시간으로 질의응답하는 시간이 이어진다. 교육 강사는 영상보도 가이드라인 제·개정 작업에 참여해 온 윤성구 KBS 전략기획국 전략기획부 기자, 양재규 변호사, 이승선 충남대 언론정보학과 교수, 나준영 MBC 뉴스콘텐츠편집부장 등이 참여했다.     현업 영상기자들은 협회가 가이드라인 제작 과정에서 이론과 실제 사이에서 발생하는 괴리를 좁히기 위해 어떤 노력을 했는지 궁금해했다. 이에 대해 나준영 부장은 “주변 동료와 영상 기자들에게 궁금한 것이 있는지 물어봤고, 현업 기자들이 작업에 참여했기 때문에 평소 가졌던 궁금증들을 대방출했다.”고 밝혔다.  이승선 교수는 “전국의 영상 기자들에게 가장 궁금한 질문이 무엇인가 여쭤봤고, 현업 기자들이 질문을 가다듬어 집필진들이 거기에 대한 현재 법원 판결이나 언론중재위원회 조정 기준을 가지고 답을 드리려고 했다.”며 “현재 한국에서 발표된 여러 윤리강령 기준, 각 방송사 편집 지침과 가이드라인, 외국 방송사의 모범적 기준을 이 답을 만드는 과정에 담았다.”고 덧붙였다.     ‘개정판에서 특별히 중점을 둔 사안은 무엇인가’에 대해서는 “2018년 가이드라인은 취재 사안별로 정리가 되어 있었는데, 이번에는 취재 현장에서 고민할 수 있는 것, 편집 과정의 고민, 새롭게 나오는 영상 장비들, 예를 들어 드론에 대해서도 세밀하게 들여다볼 수 있게 개정했다.”고 윤성구 기자가 답변했다. 나 부장은 2018년 이후 두 차례나 개정판을 내게 된 데 대해 “코로나19 사태가 취재 현장에도 많은 변화를 가져왔다.”며 “취재원의 안전, 사회 방역 시스템을 방해하지 않고 취재 활동을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등을 다뤘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하지만 현장 기자들은 “취재원을 보호하고 윤리적 영상 보도가 이뤄져야 한다는 원칙에는 동의한다.”면서도 “가이드라인이 이야기하는 원칙과 실제 현장이 항상 같을 수는 없는데, 가이드라인을 실제 취재 현장에 활용하는 것이 가능하겠는가”라는 의문을 제기했다.    나 부장은 강추위에 길에 쓰러져 있는 취객, 음주운전으로 경찰서에 온 남성의 모습이 나간 보도, 강릉에서 잠수함이 내려왔을 때 사살된 무장공비의 모습을 그대로 보도했던 일화 등을 언급하며 “가이드라인이 이야기하는 것들이 현장에선 하기 힘들고 실천하기 어렵다고 얘기하지만, 해보면 변할 수 있는 좋은 기준이 된다는 걸 느낄 수 있을 것”이라고 확신했다.     한원상 영상기자협회장은 가이드라인이 영상취재·편집 현장에서 적극 적용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타 언론 단체와 협력해 가이드라인 준수를 촉구하는 등 언론 문화를 개선하고 △언론 분쟁이 발생할 경우 가이드라인이 법적 근거의 자료가 될 가능성이 높은 만큼 중·장기적으로 안착 방향을 모색하는 한편 △경찰청·검찰청·국가인권위원회·자살예방센터 간의 협력을 통해 가이드라인이 취재 현장에 적용될 수 있도록 공유하겠다고 밝혔다. 또, “가이드라인을 적용하면서 발생하는 실질적인 고민들을 취재 현장에 맞게 끊임없이 수정 보완해 개정하고 교육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올해 제33회 한국영상기자상 지역뉴스부문을 수상한 KBS제주 조세준 기자는 “동료들도 가이드라인이 그렇게 어려운 것이 아니라는 걸 경험적으로 기억하고, 취재 환경과 시대적 환경에 우리도 같이 맞추어 변해가는 것을 모색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한편, 지금까지의 교육에는 수도권 회원사 참여가 저조한 상황이다.    익명을 요구한 영상기자는 “KBS는 자체적으로 보도제작 가이드라인을 만들었는데 실질적인 교육이 이뤄지고 있는 지, 다른 방송사들은 교육 자체가 존재하는지 의문”이라며 “세월호나 강릉 펜션 참사 당시 수많은 논란이 있었고, 최근엔 시신 운구 장면 보도 등에서 지속적으로 방송통신심의위원회의 제재를 받고 있는데, 이러한 현실을 개선하고 해결하려면 가이드라인을 숙지하고 궁금한 것을 함께 얘기해 봐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또 다른 영상기자는 “교육을 받고 싶어도 분위기 때문에 못 받는 곳도 있고, 교육 사실조차 제대로 전달이 되지 않는 경우도 있는 것으로 안다.”며 “영상 보도가 문제가 되면 사과 방송을 내보내야 하는 등 방송사 입장에서도 유·무형의 손해가 크다는 점을 감안한다면, 데스크 등 간부들이 오히려 기자들에게 교육을 적극 권장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이번 교육은 전국 방송사의 영상기자, 영상 편집자 500여 명이 대상이지만, 그 밖의 방송 관련 종사자들도 받을 수 있다. 10월 10일부터 12월 5일까지 모두 14회 실시되며, 코로나 19 상황을 감안해 온라인으로 진행된다. 교육은 사전 신청자만 참여할 수 있으며, 교육 시간 전에 줌 참여 링크를 접속해야 한다. 교육관련 문의와 신청은 한국영상기자협회 사무국(02-3219-6476)으로 하면 된다.       안경숙 기자      
    2020-11-16
  • “몰카 촬영 여부 판단 기준은?” “물리력으로 취재 방해할 땐 어떻게…”
    “몰카 촬영 여부 판단 기준은?” “물리력으로 취재 방해할 땐 어떻게…” 온라인교육서 쏟아진 현장 목소리…대학생 명예기자 “생방송 가이드라인 있나” 질문도       ▲ 지난 24일 영상보도 가이드라인 온라인 교육 장면          영상보도 가이드라인 온라인 교육에서는 평소 취재 현장에서 고민해 온 사안들에 대한 영상 기자들의 질문이 쏟아졌다. 지난 10일부터 24일까지 네 차례에 걸쳐 진행된 교육 현장에서 나온 질문을 ‘Q&A’ 형식으로 정리했다.   Q1. 정당하게 취재 중인 영상 기자에게 물리력을 동원해 취재를 방해하는 경우 어떻게 해야 하나.  A. 집회와 시위가 벌어지고 있는 현장을 취재할 때는 ‘집회와 시위에 관한 법률’에 취재 완장을 착용하도록 되어 있는 만큼 상대방이 정당한 취재 상황인 것을 알 수 있도록 완장을 통해 취재 중임을 표시해야 한다. 또, 때에 따라서는 증거가 필요하니 계속 녹화를 해 증거를 획득해야 문제가 생겼을 때 정확하게 상황을 알 수 있다. 하지만 가장 좋은 방법은 대화로 해결하는 것이다. 영상기자는 현장의 안전이 확보되지 않은 상태에서 취재하는 경우가 많다. 그런 경우 물리력을 행사하는 사람과 똑같이 하면 문제가 될 수 있다. 특히 기자라는 직업 자체가 공적 영역에 있기 때문에 취재 현장에서 문제가 있었더라도 가급적이면 공적 역할을 수행하는 기자가 그냥 넘어가라고 조언하는 사람들이 많다. 가급적 대화로 해결하고, 안된다면 공권력의 힘을 빌려라.   Q2. 동의를 받지 않은 상황에서 사무실과 복도 등 공용 공간에서의 촬영과 건물 앞, 길거리 등의 영상 취재는 어디까지 가능한가.    A. 건물의 외관은 초상권과 같은 인격권의 보호 대상이 아니며, 다만 저작물로서 저작권 보호의 대상이 될 뿐이다(영상보도 가이드라인 Q2-11). 건물 외관을 보여줄 때 뉴스 취재에 있어서는 허용된다. 주의할 것은 보도 내용과 직접적인 연관이 없는 자료 영상으로 나갈 때 문제가 생기는 경우가 있을 수 있다. 보도 내용이 무엇이냐에 따라 영상이 혹시라도 오보가 될 가능성은 없는지 꼭 따져봐야 한다. 반면, 사무실과 복도 등 공용 공간은 다른 내용과 결부해 판단해야 한다. 우선 장소와 관련해서 몇 가지 정리해둘 필요가 있다. 해당 장소에서 왜 촬영하는가, 보도 내용(사안)이 무엇인가, 이런 공간에서 촬영하는 대상이 공인인가 등을 판단해야 한다.   Q3. 일상적인 스케치 그림이 필요할 때가 많다. 그러다 보면 자동차 번호판이나 사람들 얼굴 노출될 수밖에 없는데, 어떤 기준으로 모자이크를 처리해야 하나.  A. 사람의 모습을 담을 때는 당사자 동의를 받거나 풀샷을 찍어 특정인이 부각되지 않도록 하는 것이다. 자동차 번호판 자체는 개인정보가 아닐 수 있지만, 다른 것과 결합해서 식별 가능한 정보면 개인 정보로 보고 있다. 그러다 보니 자동차 운전자가 그 시간에 거기 있으면 안 되는 상황인데 뉴스 노출로 손해를 입을 수 있지 않느냐는 논리로 모자이크를 요구하기도 한다. KBS는 명절 때 톨게이트에 나가 차량 스케치를 많이 하는데, 가급적 번호판이 나오지 않도록 촬영하고 있다. 어쩔 수 없는 상황에선 모자이크를 해야겠지만, 번호판이 노출되지 않도록 촬영하는 걸 고민하는 것도 영상기자의 몫일 것이다.   Q4. 고발 프로그램의 경우 몰래 찍는 영상이나 녹취가 있다. 위법 행위를 하는 장소에 몰래 들어가기도 한다. 이 경우 공익을 위한 것이면 국민의 알 권리 차원에서 양해받을 수 있는 면이 있나.  A. 몰래카메라, 위장취재는 원칙적으로 안 된다(Q 2-26 ~ Q 2-29). 법원은 보도 내용이 공익적인가, 보도 대상이 공인인가, 보도 내용이 공익적이라고 하더라도 취재 과정이 적법했는가를 모두 살피고 있다. 공익성이 충분히 있다면 명예훼손이나 초상권 침해 등은 위법성 조각 사유에 해당할 가능성이 높다. 반면, 기자라는 신분을 숨긴다든지 어떤 장소를 몰래 들어간다든지 등 취재 과정의 위법성에 대해서는 법적 책임을 묻고 있는 경향이 있다. 특히 통신비밀보호법은 기자들에게는 굉장히 위험한 법이다. 언론인이 직접 도청하는 것은 물론, 도청 자료를 방송한데 대해서도 책임을 묻고 있다.     일반인 출입이 안 되는 공간을 기자라는 사실을 숨기고 들어갔을 때 주거 침입이나 건조물 침입 가능성이 생긴다. 주거 침입이 라고 항상 처벌받는 것은 아니지만, 이를 면책받기 위해서는 주거 침입으로 인한 피해보다 보도로 인한 공익이 훨씬 커야 하는 등 여러 요건을 모두 충족해야 해서 생각보다 훨씬 어렵다. 이런 취재가 반드시 필요한 경우라면 혼자 고민하지 말고 데스크에게 보고하고 승낙을 받아라. 보도 책임자가 승인 여부에 대해 결정해 주지 않더라도 승인해 달라는 보고를 명시적으로 하고, 이에 대한 증거를 남겨둬야 분쟁 상황이 생겼을 때 기자에게 유리한 증거가 된다.   Q5. 요즘 뉴스 화면에 흐림 처리, 자료화면이 과하다는 느낌이다. 시청자에게도 깨끗하고 실감 나는 영상을 볼 권리가 있지 않을까.  A. 90년대 이전이면 이런 고민은 안 했겠지만, 이미 세상이 많이 달라졌다. 법적으로 문제 되는지를 떠나 시청자는 일반인의 얼굴이 노출되는 것이나 영상의 출처가 불분명한 부분에 대해 문제의식을 갖는 사람이 많다. 현장 기자 입장에선 일반 시민들의 초상을 흐림이나 모자이크 처리하는 게 다소 현실과 거리가 있는 것 아니냐고 할 수 있지만, 일반 시민의 초상권 보호라는 차원에서 생각해 주길 바란다. 시민의 얼굴을 내보내는 방식이 아니라 다른 방법으로 영상을 촬영해 전달할 수는 없는지, 시청자에게 어떤 게 정말 좋은 화면인지를 영상기자들이 고민해야 할 때다.   Q6. 영상 기자 일이라는 게 언제 무슨 일이 생길지 알 수 없어 드론 촬영 허가를 미리 받아놓을 수 없을 때가 많다. 이런 상황에서 드론을 쓰는 게 맞는가. A. 드론 촬영을 할 때 중량에 따라 허가를 받지 않아도 되는 게 있고, 반드시 허가를 받아야 하는 경우가 있으니 이를 확인해 두면 좋을 것이다. 또, 드론을 많이 사용하는 지역의 경우 한 달 단위로 미리 허가 신청을 해 놓는 것도 방법이다.   Q7. 1인 미디어 시대다. 1인 시사채널 등에서 이슈가 된 사안을 보도할 때 모자이크와 음성 변조를 어떤 기준으로 해야 하나.  A. 1인 미디어나 유튜브 영상을 방송에서 활용할 때 관련 내용이 부정적인 아이템이라면 상대방이 문제 제기할 가능성이 있다. SNS에 올라온 자료를 언론이 그대로 가져다 활용했을 경우에도 법적 책임을 져야 한다. 좋은 내용이라면 소송 가능성이 낮지만 비난이나 공격하는 내용이라면 동의 없이 자료를 가져다 써선 안 된다.   Q8. 뉴스에서도 라이브 환경이 더 발전할 것으로 보인다. 생방송은 뉴스가 즉시 송출된다는 점에서 초상권 문제가 더 클 것 같은데, 이에 대한 가이드라인이 있나.  A. 라이브 방송은 편집을 할 수 없어 초상권 문제가 발생할 소지가 큰 게 사실이고, 그렇기 때문에 영상기자 역할 크다고 본다. 다행인 건 라이브 방송을 하게 되면 시간 여유가 있는 편이니 미리 주변 사람들에게 동의를 구하거나 생방송이라는 걸 대중에게 최대한 알리는 노력을 해야한다. 그것도 어렵다면 보조 인력을 통해 주변을 통제해 원치 않는 사람들은 방송에 나오지 않도록 해 줘야 한다.     안경숙 기자  
    2020-11-16
  • 사생활 침해 vs 언론 자유 침해
    사생활 침해 vs 언론 자유 침해 추미애 장관, ‘뻗치기’ 사진기자 얼굴 공개에 언론현업단체 “공개 사과하라”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자택 앞에서 대기 중이던 사진기자의 얼굴을 SNS에 공개하고 취재 행태를 비난하자 언론현업단체가 공개 사과를 요구하고 나섰다.     추 장관은 지난 15일 오전 자신의 페이스북에 카메라를 들고 대기하던 <뉴시스> 기자 사진을 올렸다. “이미 한 달 전쯤 법무부 대변인은 아파트 앞은 사생활 영역이니 촬영 제한을 협조 바란다는 공문을 각 언론사에 보냈다”면서 “그런데 기자는 그런 것은 모른다고 계속 뻗치기를 하겠다고 한다. 출근을 방해하므로 이 상황이 종료될 때까지 집에서 대기하며 일을 봐야겠다”는 글과 함께였다. 추 장관은 기자의 얼굴을 그대로 노출시킨 데 대해 논란이 일자 모자이크 처리한 뒤 게시글을 다시 올렸다.     한국기자협회와 한국사진기자협회는 즉각 반발하고 나섰다. 두 협회는 16일 성명서에서 “언론의 신뢰가 무너진 상황에서 기자를 바라보는 시선이 곱지 않다는 점에 대해 우리는 자성하고 성찰한다.”고 전제하면서도 “이번 사안은 기자의 정상적인 취재 활동이었다.”고 밝혔다.    법무부 대변인을 통해 공문을 보냈다는 추 장관의 주장에 대해서도 “그런 공문은 보낸 적도 받은 적도 없다.”며 “그저 출입기자들에게 문자메시지를 보내 취재에 협조 요청을 했을 뿐”이라고 일축했다. 두 협회는 △SNS에 기자의 얼굴을 공개한 것에 대한 공개 사과 △해당 글 삭제 △해당 사진 기자에게 직접 사과 등을 요구했다.    지난 20일 나온 전국언론노동조합의 성명은 두 단체와는 분위기가 조금 다르다.    언론노조는 “추 장관의 뉴시스 사진기자 얼굴 공개는 의미 없는 폭력일 뿐”이라며 관련 글을 삭제하고 해당 기자에게 사과하라고 밝혔다.    그러면서도 언론노조는 유력 정치인이 라고 해서 출근길이나 자택 앞에서 무차별 취재를 하는 관행에 대해서는 고민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러한 보도관행이 “정확한 사실을 전달하고 사회적 논의를 이끌기보다는 편견을 조장하고 낙인찍기로 악용될 수 있기 때문”이라는 지적이다.    언론노조는 “문재인 정부 초기부터 언론개혁을 위한 언론정책 마련에 나설 것을, 또 이를 위한 사회적 공론화를 시작할 것을 주문했다.”며 “현 정부와 정치권은 기자 개개인에 대한 불만을 제기하는 것으로 자신들의 책임을 회피하지 말라.”고 강조했다.    양재규 변호사는 “취재 시 고려할 것은 대상자의 신분이 공인인지, 촬영 장소가 어디인지, 어떤 상황인지를 고려해 판단해야 한다.”고 밝혔다. 양 변호사는 개인의 의견임을 전제로 “휴일에 가족과 여행을 가려는데 취재한다면 사생활 침해가 강하지만, 관용차를 타고 출근하는 상황이면 완전한 사적 공간은 아닐 수 있다.”며 “공적 이슈가 터져 장관에게 그걸 확인하는 질문을 던져야 할 필요가 있는 상황이라면 취재의 정당성은 더 인정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법치주의 바로 세우기 행동연대(법세련)는 지난 16일 “자택 앞에서 취재 차 대기하던 기자의 사진을 페이스북에 올리고 ‘출근을 방해했다’ ‘흉악범 대하듯 앞뒤 안 맞는 질문도 퍼부었다’ 등의 글을 덧붙여 기자의 명예를 심각하게 훼손했다”며 추 장관을 정보통신망법 명예훼손 혐의로 고발한 상태다. 서울동부지검 형사1부가 해당 사안을 배당받아 수사에 착수할 계획이다.     안경숙 기자
    2020-11-11
  • 제주MBC ‘직장내 괴롭힘’으로 조만간 인사위 개최
        제주MBC ‘직장내 괴롭힘’으로 조만간 인사위 개최 영상기자, 오디오맨에 폭언·사적 심부름…‘갑질’ 못이겨 퇴사도          제주MBC 오디오맨들이 영상기자들로부터 직장 내 괴롭힘을 당해왔다는 증언이 나와 노사가 진상 조사에 나섰다.    전국언론노동조합 제주MBC지부는 최근 퇴사한 오디오맨으로부터 영상기자들이 지속적으로 괴롭혔다는 제보를 접하고 자체적으로 피해 사례를 조사해 회사 측에 결과를 넘겼다.    <미디어오늘>에 따르면, 영상기자들은 오디오맨들을 대상으로 욕설이나 성희롱을 포함한 폭언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 일부 기자는 취재차량 운전을 겸하는 오디오맨에게 사적인 용무의 심부름을 시키기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오디오맨 가운데선 영상기자들의 ‘갑질’을 못 이기고 회사를 그만두기도 했다. 영상센터에는 각각 7~8명의 영상기자와 오디오맨이 근무하고 있으며, 가해자로 지목된 영상기자는 3명이다. 오디오맨은 파견업체 소속 비정규직이고, 영상기자는 정규직이다.    현재 사측은 조사를 마무리하고 조만간 인사위원회를 열어 관련자들에 대한 징계 조치에 나설 예정이다. 진상 조사에 앞서 사측은 지난 8일 영상센터장을 보직 해임한 상태다.     제주MBC의 한 관계자는 “진상 조사가 마무리 국면에 접어들었다.”며 “조만간 인사위 일정이 정해질 것”이라고 밝혔다.     안경숙 기자
    2020-11-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