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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대 대선취재 영상기자 간담회
    “민주당-당과 캠프 소통 ‘삐걱’, 국민의힘-후보자와 캠페인 돋보이는데 성공”“1인미디어의 영향력 커진 취재환경의 변화를 체험한 선거”간담회 일시: 4월19일 오전장소:국회 소통관진행: 나준영 영상기자협회장, 참석자: 최영구 MBN 기자(민주당 담당·1진),             장재현 MBC 기자(국민의힘 담당·2진),             문진웅 MBN 기자(국민의당·정의당 담당·3진),             박주영 MBC 기자(민주당 담당·4진)  윤후보, 청중에게 전하는 메시지 단순하고 이해하기 쉬웠고,             기성정치인과 다른 프랜들리한 모습들 돋보여이후보, 선거기간 내내 대통령후보로 발전하는 모습은             마치 한 인물의 훌륭한 성장드라마를 보는 듯.  미디어가 전하는 대선 정보 늘었지만, 지지자 중심 정보 생산 문제“영상전문가인 현장 영상기자들의 새로운 취재질서 개선 고민해야” 나준영 한국영상기자협회장(아래 나) : 영국의 <더 타임즈>가 한국 대선을 “민주화 이후 35년 역사상 가장 불쾌한 선거”라고 평가했다는 보도가 있었습니다. 선거전이 미래지향적이지 못했다는 얘기가 많이 나왔는데, 가장 가까이에서 지켜본 영상기자들은 이번 대선을 어떻게 평가하는지 총평 부탁드립니다. 최영구 MBN 기자(아래 최) : 대선의 전 기간을 취재한 영상기자의 입장에서 보면, 민주당은 영상 공보의 측면에서 보면 질 수밖에 없는 선거였다는 생각이 듭니다. 당과 이재명 후보 캠프간 공보라인의 소통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습니다. 유세 현장을 취재할 때 늘어난 1인미디어들 때문에 영상기자들이나 1인미디어들이나 제대로 취재하기가 힘든 상황이 많았습니다. 취재질서와 안전을 지키며 취재에 참여한 이들이 안정적인 영상을 취재할 수 있도록 유세와 선거운동의 현장을 준비하면 좋은데, 그게 잘 이뤄지지 않았습니다. 당의 공보 쪽에 이에 대한 개선의견을 전해도, 당 공보팀과 캠프 쪽 공보라인의 소통이 잘 되지 않아 현장에서 혼선이나 실수들이 많이 발생했습니다. 민주당과 캠프의 공보 담당자들은 1인미디어들이 밀착 취재를 해야 후보와 유세현장의 분위기가 지지자들에게 잘 전달될 수 있다고 생각한 것 같습니다. 취재현장이 좀 더 질서 있게 조성되어 전국의 많은 시청자들과 온라인 접속자들에게 안정되고 차분한 영상을 전달해 줄 수 있었다면 지지자들은 물론이고, 일반 유권자들에게도 후보의 좋은 이미지와 메시지를 전달할 수 있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이에 비해, 국민의힘은 상대적으로 현장의 취재환경을 후보와 선거 캠페인이 돋보일 수 있도록 조성하는데 많은 노력을 기울여 성공한 것 같습니다.  장재현 MBC 기자(아래 장) : 2002년 노무현-이회창 대선, 2007년 정동영-이명박 대선에 이어 이번이 세 번째 대선 취재였습니다. 이른바 ‘레거시 미디’ 영향력이 감소하고, 1인미디어가 본격적인 영향력을 행사한 선거였습니다. 유권자들에 대한 영향력이 감소해서인지 당이나 캠프에서도 기성 미디어에 대한 시각이 많이 달라졌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취재 환경이 과거에 비해 열악해진 게 사실이고, 그걸 체감한 대선이었습니다.1인미디어들이 늘어나고 그들이 전하는 정보는 많아졌지만, 각각 자신들의 시청자와 지지자들의 입맛에 맞는 정보만을 전달하면서 후보와 선거운동이 왜곡되는 경우가 많았다는 생각이 듭니다. 유권자의 올바른 판단을 위해서는 지금의 선거보도 행태나 시스템이 개선돼야 한다고 봅니다. 언론과 방송, 1인미디어의 보도도 중요하지만, 후보자의 정책과 비전 등을 살펴볼 수 있는 TV토론 횟수를 늘려, 유권자들이 후보를 판단하고 비교할 수 있는 기회가 더 많아져야 할 것 같습니다.   문지웅 MBN 기자(아래 문) : 정의당과 국민의당 후보들의 활동을 담당했습니다. 소수정당에 대한 기존 매체들의 보도량이 거대정당에 비해 적고, 선거유세 현장 또한 거대 양당의 규모와 분위기에서 차이가 나다 보니 취재하는 입장에서도 힘이 안 났습니다. 국민의당은 초반에 유세 차량 사고가 있었고, 막판에는 안철수 후보가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와 단일화하면서 취재처를 잃은 모호한 신세가 됐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습니다. 그래도 첫 대선 취재였는데, 역사적인 현장을 기록하는 영광스러운 자리였고 좋은 경험이었습니다. 박주영 MBC 기자(아래 박) : 민주당 이재명 후보의 선거운동을 취재했습니다. 이번 대선 취재는 유튜브 플랫폼을 이용해서 후보의 선거운동을 아예 실시간으로 스트리밍 하는 일들이 많았습니다. 기존 방송사들도 자사 유튜브 채널을 통해서 실시간 방송을 하기도 했지만, 유투브 등에서 활동하는 유투버들도 현장에 굉장히 많았습니다. 그러다 보니, 민주당 공보팀이나 이재명 후보 캠프에서도 현장에 온 유투버들을 각 각의 취재자로 대한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대부분의 영상기자들이 아직은 유투버들과 현장에서 어떻게 공존할지 정리가 안 된 부분이 많아서 크고 작은 문제들이 발생하기도 했지만, 예전 대선 취재와는 다른 분위기였습니다. 이제는 일상이 되어 버린 포털을 통한 속보 경쟁이 유튜브라는 또 다른 플랫폼으로 옮겨가고, 그 파괴력을 확인할 수 있었던 선거였습니다.  이재명 후보와 윤석열 후보 모두 프로야구 한국시리즈 관람을 갔는데, 유료로 티켓팅을 하고 온 관중들이 있기 때문에 취재 가능한 구역과 취재 시간도 경기의 ‘특정 몇 이닝’으로 제한하기로 하고 KBO의 취재 비표를 받아서 동행했습니다. 그런데 일부 유투버들은 정식 취재 비표를 받지 않고 자기들이 지지하는 후보와 같이 경기장으로 들어왔습니다. 그래서 경기를 관람하러 온 관중들이 불편을 겪어야 했습니다. 이런 일은 유투버들이 보다 질서 있게 현장에서 함께 취재할 수 있는 가이드라인이 필요하다는 생각을 갖게 만들었습니다.   또, 대선취재를 경험하다 보니, 개인적으로 선거일 전 6일부터 투표 마감 시간까지 여론조사 결과 공표를 금지한 제도는 아쉬운 점이 있습니다. 언론사들이나 각 정당은 이 기간에도 여론조사를 실시해서 여론의 추이를 다 알고 있는데, 유권자들만 이를 모르는 건 문제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유권자들도 정보를 알고 전략적 판단하고 선택을 할 수 있도록 해야 하는 것 아닌가. 흘러가는 상황을 보면서 최선은 아니더라도 보다 나은 선택을 할 수 있는 정보가 있어야 하는데 그게 안 된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런 정보가 선거 기간 내내 누구나 확인할 수 있는 공개적인 정보가 된다면 선거보도와 방송 준비도 좀 더 정확한 정보를 바탕으로 전달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나 : 전반적으로 레거시 미디어의 영향력이 줄어들고 1인미디어의 영향력이 커지면서 현장에서 어려움이 있었던 것 같네요. 취재를 잘 하느냐 못하느냐의 문제도 있지만, 경호 등 안전 차원에서도 현장질서를 잘 확립해야 하는데 지금의 취재현장 모습은 문제가 있어 보입니다.  장 : 이번에는 양당 후보가 모두 당내 기반이 약하다 보니, 양쪽 모두 기존 정당의 공보 조직과 캠프 쪽 조직이 분리되어 운영됐다고 생각합니다. 그런 면에서 1인미디어들이 캠프 중심으로 활동하다 보니, 오히려 특수한 경우가 발생했었다는 생각이 듭니다. 미국이나 유럽, 일본 등지에서는 취재현장에서 주요 언론들의 영상취재를 시청자와 독자들의 보편적 접근성을 보장하는 차원에서 우선 고려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도 이에 대한 개선이 필요하지 않을까하는 생각입니다.   박 : 이번만의 특수성이라기보다는 플랫폼 중심으로 취재·보도 환경이 변화하면서 이런 상황은 달라지지 않을 것 같습니다. 앞으로 속보성은 더 강해질 것이고, 현장라이브가 더 강화되면 공보 쪽에선 거기에 더 신경 쓸 수밖에 없을 것입니다. 방송사의 영상기자들이 역사적으로 현장을 기록한다는 생각, 속보에선 밀리더라도 정확한 기록을 남긴다는 생각으로 취재하고 기록 한다고 해도 당장 미디어로서의 영향력이 감소하는 것은 정말 우려되는 상황입니다.  최 : 이번 대선 취재 공중파풀단에는 6개사 24명이 있었는데, 현장에서는 영상기자협회 회원이 아니거나 소속사 회원이기는 하지만 풀단 소속기자들이 아닌 사람들이 뒤섞여 취재하면서 생기는 문제가 많았습니다. 지난 30여 년 동안 영상취재풀(pool)단은 ‘협회 소속사와 그 회원으로만 구성하고 동일한 취재협력의 조건을 제공한다’는 원칙으로 만들어지고 운영되어 왔는데, 이번 대선취재에서는 제대로 적용되지 못했습니다. 여기에 대한 정리도 필요해 보입니다.  나 : 취재 과정에서 본 후보들의 특징이나, 뉴스에서는 다뤄지지 않은 인상적인 장면들이 있나요.  장 : 윤 후보는 유세 초반부터 어퍼컷 세리머니를 했는데, 점점 횟수가 잦아지고 완성도도 높아지더라고요. 유세 중반으로 가면서 사람들이 관심을 갖게 되었는데, 이렇게 ‘프렌들리’한 점은 이재명 후보나 타 후보에 비해 장점인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또, 당 관계자들하고 얘기하다가 자기 생각과 안 맞거나 의견이 틀어지면 라이브에 잡히는데도 불쾌한 감정을 자연스럽게 드러내는데, 이 점이 기성 정치인하고는 다른 스타일이라 지지자들에게 긍정적으로 작용한 것 같습니다.  최 : 이재명 후보는 유세가 끝나고 취재기자들과 이야기할 땐 굉장히 조심스러운 모습이었는데, 영상기자들과 이야기를 나눌 때는 좀 더 편하고 친근하게 대해서 후보의 인간적인 면모를 볼 수 있었습니다.박 : 이재명 후보를 경선 때부터 취재했는데, 이런 표현이 맞는지 잘 모르겠지만 시간이 지나갈수록 후보도 점점 성공적으로 자신을 발전시켜 간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또 이미지 메이킹도 다양하게 시도했는데, 머리색을 예로들면 처음엔 흰색이었다가 후보가 된 뒤엔 검정색으로 바꼈고 선거운동 중간에 회색으로 바뀌는 등 그때 그때 상황에 맞는 이미지를 잘 만들어 냈다고 생각했습니다. 처음 경선에서 이겨 민주당의 대선 후보가 되었을 때만해도 현장에서 느낀 이 후보는 ‘샤이’했던 것 같습니다. 그러나 지지율이 올라가고 현장에서 대중들이 보내주는 피드백을 받으면서, 윤 후보처럼 세리머니를 하는 것은 아니어도 올라와서 손 흔들고 유세 현장을 누비는 모습이 마치 록스타와 같았습니다.  한 인물의 성장드라마를 보듯이, 한 명의 정치인이 대중의 지지를 받은 대선후보로 성장해가는 과정을 지켜보는 재미가 있었습니다. 문 : 시장에 가면 안철수 후보는 걸음걸이가 굉장히 느립니다. 상인들의 가게에 방문해 떡을 사먹는 일정이 예정되어 있어 기다리고 있으면 30분이 지나도 안 옵니다. 반면, 심상정 후보는 걸음걸이가 경쾌하고 빨라서 취재하는 우리가 천천히 가라고 할 정도였습니다. 두 후보 사이를 오가며 선거운동을 취재하고, 두 후보의 면모를 알아가는 것은 바쁜 선거취재의 또 다른  재미였습니다.  장 : 시장취재 이야기가 나와서인데, 과거 선거에서도 시장 취재는 쉽지 않았습니다. 시장에서 사람들을 만나는 게 후보 입장에선 유권자들에게 감성적으로 다가서는 선거운동이 될 수 있겠지만, 뉴스 가치는 그렇게 높지 않다고 생각됩니다. 그런 면에서 언론도 다음 대선 때는 뉴스 가치에 경중을 두고 취재하는 방법을 고민했으면 좋겠습니다. 현장에서 돌발상황이 발생할 경우에 대비해 일일이 시장유세를 커버하긴 하지만, 이에 대해 고민할 시점이 됐다고 봅니다. 나 : 각자 생각하는 선거의 향방을 가른 결정적 순간이나 승패를 가른 장면들이 있다면 무엇인가요. 장 : 지난 3월 3일 새벽 3시쯤 단일화 속보가 떠서 아침 일찍 기자실로 달려왔습니다. 선거가 며칠 안 남은 시점에서 ‘윤-안 단일화’는 선거의 방향을 결정짓는 ‘터닝포인트’였다고 생각합니다. 이전까지만 해도 이재명 후보가 격차를 많이 줄여오고 있는 상황이었는데, 단일화가 그 기세를 주춤하게 만들었다는 것을 현장에서 느낄 수 있었습니다.  박 : 단일화를 선언한 날이 여론조사 결과 공표가 금지되는 ‘깜깜이 선거기간’이었습니다. 분명히 정치적 타이밍을 꼼꼼히 쟀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장 : 초반에 지지율이 벌어져 있을 땐 윤석열 후보가 정책을 내놓고 하다가, 격차가 줄어드니 상대 후보와 현 정부를 비방하면서 초조함을 드러내는 것이 보였습니다. 하지만 단일화 이후 후보의 발언 수위가 조절되기 시작했고, 여유를 찾아가는 것을 보면서 선거의 분위기가 변하고 있다는 것을 느꼈습니다.  최 : 대중 유세현장에서 윤 후보가 청중에게 하는 말들은 단순하고 이해하기 쉬웠습니다. 그래서인지 귀에 잘 들어온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개인적으로 손학규 전 바른미래당 대표 같이 훌륭하고 역량 있는 정치인이 대중적 지지를 못 받고 실패한 가장 큰 이유가 대중을 향한 말의 명료함과 메시지의 정확성이 부족했기 때문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이재명 후보도 훌륭한 철학과 지식, 논리를 갖고 있었지만, 이런 면에선 밀린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나 : 이번 대선을 취재·보도하는 과정에서 후보 검증이나 팩트 체크가 제대로 이루어졌는지 스스로를 평가해봤으면 합니다. 장 : 유세 현장은 짜여 진 시나리오대로 진행되다 보니 후보들의 진면목이 드러나긴 어렵습니다. 현장기자인 영상기자 입장에서 볼 때 유권자들이 현장에 많이 모이는 것보다 그들에게 자신이 갖고 있는 정견과 정책에 대한 정보와 메시지를 주는 게 더 좋다고 봅니다. 스케치나 부가성 취재도 좋지만 후보의 공약을 더 알려주고, 메시지에 포커스를 맞춰서 보도해야 하지 않을까 합니다.   유권자가 후보 검증을 제대로 하려면 지금보다 TV토론 횟수가 늘어나야 하고, 군소 후보들에 대한 토론도 더 활발히 이뤄져야 한다고 봅니다. 하지만 거대 정당이 모두 이를 부담스러워하고 있습니다. 이에 대한 개선이 이뤄져야 유권자들이 당의 규모를 떠나 대선후보들을 제대로 판단할 수 있지 않을까 합니다.  박 : 영상기자는 당장 쓰이지는 않더라도 언제 쓰일지 모르기 때문에 현장에 가면 꼼꼼하게 기록하고 취재합니다. 하지만 이번 대선에서는 우리가 기록한 기록물의 내용과 분량에 비해 너무 많은 것들이 선거캠프 쪽이 의도하는 방향으로 이미지만 소비되고, 빠르게 사라지는 콘텐츠로 전락했다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우리가 담당하고 있는 보도가 질적으로, 또 가치중립적으로 완성도 있게 나가기 위해 영상기자를 비롯해 취재기자와 데스크들도 좀 더 깊은 고민이 필요합니다.  나 : 지난 3월 ‘이달의영상기자상’ 심사에서 ‘대선기간 중에 취재, 보도한 작품이 전혀 출품 되지 않아 놀랐다.’는 의견이 많이 나왔습니다. 이번 대선 과정에서 좀 더 다양한 영상보도와 프로그램이 나오지 못한 것은 현재의 뉴스제작 시스템, 취재보도 환경의 문제라는 생각이 듭니다.   박 : 대선이라는 이벤트는 엄청 큰 이벤트입니다. 하지만 코로나19 팬데믹 상황 때문에 방역 지침을 준수하려면 전체 취재 인원이 제한이 되고 그러다보면 자연스럽게 취재 결과물을 공유하는 ‘풀(pool) 취재 시스템’을 활용할 수밖에 없는 환경이었습니다.  풀 시스템을 활용하면 방송사별로 단독으로 취재를 진행할 수 있는 기회가 줄어들면서 각사가 내보내는 영상이 거의 복제 수준으로 똑같아집니다. 저는 이것이 이번 대선기간 중 주목할 만한 영상취재 보도물이 많이 없었던 이유라고 생각합니다. 나 : 시청자 입장에서는 당장의 이벤트를 따라가지 않고 그런 것을 분석하고 다른 시각을 보여줄 수 있는 뉴스보도나 기획을 원합니다. 박 : 대선기간 중 어느 방송사에서 한 후보 쪽에 다큐멘터리를 제작하겠다고 제안을 했는데 경호 문제, 다른 미디어와의 형평성, 팬데믹 상황에서 후보를 밀착취재 하는 것에 대한 우려 등을 고려해 결국 이뤄지지 않았다고 합니다. 선거취재에서 철저하게 통제된 인원, 철저하게 약속된 협업이 아니면 새로운 시도를 해 볼 여지가 없습니다. 타사들도 여러 기획을 했을 텐데 팬데믹이라는 ‘이유’로 현장에서 원천적으로 접근조차 잘 안 됐고, 추가적 콘텐츠 생산 기회가 박탈됐습니다. 최 : 처음엔 KBS, MBC, SBS, YTN 등이 서로 겹치지 않게 기획물을 제작할 거라고 협의를 했는데, 현장에 가면 막상 제작팀이 안 보입니다. 나 : 예전 대선의 경우를 보면, 영상기자들이 정규보도 외에 영상저널리즘적 접근으로 기존과는 다른 새로운 형식과 내용의 보도를 보여주곤 했는데, 이번 대선은 그런 보도들이 나오지 않아 아쉽습니다. 물론 업무강도나 변화한 취재환경을 고려해야겠지만요.  장 : 현실적으로 불가능했고, 앞으로는 선거취재 현장에서 출입영상기자가 기획된 콘텐츠를 생산하기는 더 힘들어질 것입니다. 데이터를 갖고 방송사 안에서 기획을 하고 기존 취재물을 재가공할 수 있는 역량을 기르는 게 점점 더 중요해진 상황입니다. 특히 국회같이 매일매일 발생하는 뉴스가 넘쳐나고 풀취재로 돌아가는 특수한 환경에서 새로운 영상기획과 제작을 해내기가 쉽지 않습니다.  박 : 취재된 영상을 재가공하는 것은 기획의 능력이 필요한 것이기 때문에 스트레이트를 커버하는 취재팀과 기획을 고민하는 취재팀이 함께 협업을 하고, 소통을 할 수 있는 분위기가 활성화되는 게 필요합니다. 특히 취재가 제한되고 영상이 매일 비슷할 수밖에 없는 대선취재 환경에선 이런 협업이 기획 콘텐츠를 생산해내는 경쟁력이 될 것입니다. 나 : 마지막으로 앞으로 대선을 비롯한 선거 취재·보도에 있어 개선해야 할 점이 있다면 말씀 부탁드립니다.  장 : 다음 대선 때 국회 풀단을 지금과는 다른 방식으로 운영하는 걸 고민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과거엔 편성 시간이 조금씩 다른 수준이었는데 지금은 온라인 때문에 종일 편성에 가깝도록 하다 보니 각 풀러 간의 입장이 다르고 이견이 발생합니다. 협회 차원에서 선거 기간에 어떻게 풀 운영을 할 것인지 토론해 보는 것을 제안합니다. 총선은 쉽지 않겠지만, 다음 대선 때 적용해 보면 어떨까요. 문 : 소수정당에 대한 선거보도 비중이 적은 것은 개선되어야 합니다. 이번 선거에서 보면 정의당 심상정 후보가 선거 운동을 중단하고 칩거에 들어갔을 때나, 국민의당에서 유세 차량 사고가 있었을 때 같이 큰 사건이나 사고가 있어야만 소수정당이 주목받습니다. 그렇다 보니 취재현장에서 ‘이게 과연 보도가 될까?’하는 의문이 드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소수정당 후보들의 선거운동과 정책을 소개하는 보도가 좀 더 균형있게 이뤄져야 한다는 생각이 듭니다.  장 : 뉴스편집회의에 들어가 보면 ‘시청자들이 어떤 이슈에 관심 있을까?’하는 관점에서 접근하기보다는 기자들의 입장에서 기사 가치를 정하다 보니, 기자들의 관심사 위주로 아이템이 선정되고 리포트가 만들어진다는 생각이 듭니다. 균형잡힌 시각을 가진 데스크나 부장들이 이런 부분을 잡아주지 않는 이상 이런 관행은 되풀이될 것입니다. 한 리포트에 여야 후보를 보도할 경우 비슷한 분량을 다룬다는 기준이 있는데, 소수정당도 의무적으로 리포트를 하도록 만드는 제도적 장치가 마련되어야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선거기간 작은 정당들이 제시하는 정책과 비전, 후보의 활동을 시청자와 유권자들이 제대로 접하지 못하는 문제가 계속 반복될 수밖에 없을 것입니다. 또, 이번 대선은 다른 대선에 비해 취재를 한다는 느낌보다는 영상을 업로드하는 업로더(uploaders), 유튜버같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통신 환경이 발달하면서 장비를 카메라에 연결해 송출시켜 온라인에 방송되고, 내가 찍고 있는 게 실시간으로 휴대폰으로 모니터되다 보니 취재보다는 중계 카메라맨 같은 느낌이 컸습니다.  나 : 영상 저널리스트로서의 역할을 하는 것이 힘들었다는 얘기인가요. 박 : 기존에 우리가 갖고 있던 영상기자로서의 직무와 가치가 있는데, 이것이 바뀌어야 하는 현실에 직면해 있습니다. 시대에 따라 영상기자에게 요구되는 능력과 기술이 달라집니다. 기술이 우리 마음대로 발전하는 것은 아니기 때문입니다. 앞으로 이러한 현상은 더 심화되고, 극단적으로는 ‘당신들의 정체성은 뭐냐’는 질문에 봉착하는 상황이 올 수도 있습니다. 장 : 이번에도 저널리즘 측면에서 기본적으로 지켜야 할 원칙은 다 세워놓고 취재했습니다. 하지만 그것보다는 현실적으로 변화된 환경이 훨씬 더 크게 체감되는 상황이었습니다. 변화된 환경에 어떻게 대처해 나갈지 협회 차원에서 현장의 변화와 영상저널리즘의 방향에 대해 함께 고민해 봐야 할  것입니다.  박 : 대선 영상취재의 기본이 된 기계적 풀(pool)이 아니라 채널 성격에 맞는 플랫폼이나 운영도 필요하다고 봅니다. 채널 성격이나 이벤트에 따라 풀참여사의 변화를 두고 이에 대한 가이드라인을 정해 운영해 보면 좋을 것 같습니다.  나 : 풀 운영에 대한 논의를 적극적으로 고민해야 할 시점입니다. 그렇지 않아도 하반기에 영상보도 가이드라인 개정 작업을 위해 분과를 꾸릴 예정인데, 이런 내용도 포함해서 논의하도록 하겠습니다. 길고 힘든 대선레이스를 기록하고 보도하느라 여러분 모두 고생하셨습니다.진행=나준영 한국영상기자협회장, 정리=안경숙 기자 
    2022-05-03
  • 국회발의 공영방송 지배구조 개선 법안의 핵심  ‘운영위원회’ 모델 된 독일식 공영방송 ...
    국회발의 공영방송 지배구조 개선 법안의 핵심 ‘운영위원회’ 모델 된 독일식 공영방송 방송평의회란?공영방송의 내적 다원주의 보장, 정치권력으로부터의 독립성 확보가 목표 더불어민주당이 공영방송 지배구조 개선 법안의 핵심인 ‘공영방송 운영위원회’의 모델로 삼은 것은 독일의 공영방송 방송평의회다. 오영환 원내대변인은 지난 4월12일 국회에서 정책의원총회를 진행한 뒤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독일식 모델을 변형해 공영방송 운영위원회를 미디어 분야 등 사회 각 분야 대표성을 주로 해 25명 정도로 구성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독일은 9개 지방 공영방송사의 연합체인 제1방송(ARD)과 주정부간 합의에 의해 설립된 제 2공영방송(ZDF)이 있다. 독일의 방송 관련 법규는 공영방송과 민영방송이 각각 다른 기관으로부터 규제를 받도록 되어 있다. 공영방송사는 방송사마다 설치된 방송평의회와 경영평의회가 사장 선출과 감독, 예산 등을 맡고, 민영방송사는 본사가 위치한 지역의주 방송법에 따라 주미디어위원회의 통제를 받는다. 심영섭 경희사이버대학교 미디어영상홍보학과 겸임교수가 2017년 한국언론학회가 주최한 세미나에서 발표한 ‘공영방송 지배구조의 재구조화:독일과 한국의 공영방송 지배구조 비교’ 자료에 따르면, 독일의 공영방송사는 사별로 공영방송에 대한 감독과 규제의 업무 권한을 갖는 ‘방송평의회’가 있다.   방송평의원 수는 사별로 적게는 17명에서 많게는 74명까지 방송사별로 다양한데, 제2공영방송인 ZDF는 60명이다. ZDF 방송평의원는 위원을 추천하는 기관에서 직접 선출하여 16개 총리들이 지명하는 형태다. 16명은 주별로 선임하고. 2명은 연방정부, 2명은 개신교회, 2명은 가톨릭교회, 1명은 유대인중앙협의회, 21명은 시민사회와 직능별 대표들로 구성한다. 그밖에 16명을 각 주들이 지명하지만 주 대표들과는 별개로 각기 다른 사회적 이슈와 관련된 위원들이다. ZDF 방송평의원은 원래 77명이었다. 법으로는 현역 관료나 정치인이 3분의1 이상을 차지할 수 없도록 돼있지만, 현실은 각종 사회단체의 파견위원으로 주의원이나 연방의원이 지명되는 사례가 많아 정치권 위원이 44%나 차지하고 있었다. 그나마 경영평의회는 이러한 규정이 미흡해 보도국장 선임을 둘러싸고 헌법소원이 제기됐고, 2014년 연방헌법재판소는 사실상 의회의 축소판이라는 비판을 받는 방송평의회와 경영평의회 모두 정치인 비중을 3분의 1 이하로 줄이라는 판결을 내렸다. 이 판결 이후 위원의 수를 지금과 같은 60명으로 줄이고, 정치인 수도 두 평의회 모두 3분의1 이하로 줄였다.안경숙 기자 cat1006@naver.com
    2022-05-03
  • ‘대통령+집권여당→방통위→공영방송 이사→사장’ 수직 구조 깨져야
    ‘대통령+집권여당→방통위→공영방송 이사→사장’ 수직 구조 깨져야 더불어민주당이 당론으로 추인해 내놓은 공영방송 지배구조 개선 법안에 대해 한국영상기자협회를 포함한 언론 현업단체들은 ‘완벽하진 않지만 진일보한 법안’이라고 평가하고 있다.  이번 법안의 핵심은 정권이 바뀔 때마다 논란이 되어왔던 방송과 정치의 종속 고리를 끊고,  KBS, MBC, EBS가 공적 책임을 구현할 수 있도록 독립성과 정치적 중립성을 보장하겠다는 것이다.  ‘정치적 후견주의’ 논란이 일었던 현행법은 공영방송 이사와 사장 선임 과정에서 정치적 영향력을 배제할 수 없는 구조로 되어 있다.  KBS는 방송통신위원회가 추천한 이사 11명을 대통령이 임명하고, 이들로 구성된 이사회가 과반수 찬성으로 사장을 제청, 대통령이 임명하는 구조다. 하지만 KBS 이사는 관행적으로 여야가 7 대 4 구조로 임명해 왔다.  MBC와 EBS는 방통위가 이사진 9명을 모두 임명한다. 공영방송 3사의 이사진을 모두 추천, 임명하는 방통위는 5명의 상임위원으로 구성된다. 하지만 위원장을 포함한 2명의 위원은 대통령이 지명하고, 나머지 3명은 여당이 1명, 야당이 2명을 추천하다 보니 결국 ‘대통령+집권 여당 -> 방통위 -> 공영방송 이사 -> 공영방송 사장’의 구조를 벗어날 수 없는 게 현실이었다. 이 때문에 정권이 바뀔 때마다 독립성 논란이 제기됐고, 언론사 안팎에서는 공영방송의 지배구조 개선이 시급하다는 비판이 높았다. 정필모 의원이 법안 개정을 제안한 이유에 대해 “현행법이 KBS, EBS, 방송문화진흥회의 이사와 사장 선임 과정에 정치적 영향력을 배제할 수 없는 구조로 되어 있기 때문에 정치적 종속성에 관란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다.”고 명시한 것은 바로 이러한 구조적 한계를 깨고 공영방송의 독립성과 정치적 중립성을 보장해야 한다는 뜻이 담겨 있다. 지난해 이사진과 사장 교체를 앞두고도 KBS 안팎에서는 ‘정치권의 언론 장악 구태를 제도적으로 막아야 한다.’며 제도 개선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국회 과학기술방송통신위원회는  관련 공청회를 열기도 했는데, 이 자리에서 여야는 제도 개선에 모두 동의했다. 더불어민주당 정필모 의원은 국민추천위원회를 구성해 국민들이 이사진 선출에 참여하는 방안을 내놓았다. 국민의힘 박성중 의원은 이사 구성을 여야 7대 6 추천 비율로 구성하고 사장 추천시 이사회 3분의 2 이상 동의를 얻도록 하는 안을 냈다. 제도 개선에는 양당이 동의하면서도 구체적인 방안에 대해서는 견해차를 보였다.  그동안 공영방송 지배구조 개선을 둘러싸고 각계에서는 다양한 방안이 나왔다.  지난해 12월 국회 언론·미디어제도개선특위 소속 민주당 의원들과 언론현업단체들이 공동주최한 토론회에서는 △사회를 구성하는 다양한 집단이 이사를 추천하는 방식(김동원 한국예술종합학교 영상원 강사) △전문가추천위원회 20명이 공영방송 사장 후보자 5배수 추천 → 동수로 구성된 시민추천위원회가 2배수로 압축 추천 → 임명(김종민 의원) △국회나 방통위가 KBS이사와 방문진 이사를 각각 13명 추천하고 이 가운데 3분의 1 이상을 정파성을 최소화한 중립지대 이사로 구성(방송통신위원회) 등의 방안이 제시된 바 있다. 민주당의 발의로 그동안 관련 논의가 여야를 비롯한 언론계 안팎의 이해관계자의 입장에 따라 이견들만이 첨예하게 부각되어 공회전을 거듭했던 데서 벗어나 입법화의 길이 열렸다. 특히 여야 정치권과 학계, 방송사업자와 언론유관단체들이 입을 모아 주장했던 특별다수제가 반영되고, 공영방송 사장에 대한 임명제청권을 시청자사장추천평가위원회가 갖도록 해 공영방송 사장 선출에 시민들의 뜻을 반영하도록 한 것은 방송의 정치적 독립성을 확보할 수 있는 밑거름이 될 것이라는 평가다.  하지만 법안이 빠른 시일 내에 통과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언론현업단체는 4월11일 열린 기자회견 자리에서 “행정권력과 입법권력을 양대정당이 분점한 지금이야말로 공영방송을 양당의 적대적 대립과 공생의 제물로 만들었던 기득권을 청산하고 묵은 갈등을 풀어낼 최적의 시간”이라며 4월 내 법안 통과를 요구했지만,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가 법안 심사와 관련해 어떠한 일정도 잡지 않은 상태다. 이에 대해 전국언론노동조합은 국회 과방위를 향해 “즉각 법안 심사를 시작하라”고 요구하고, 정치권을 향해서도 새정부 출범 전까지 개정안을 처리하라고 촉구했다. 하지만 여야가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의 핵심 법안인 검찰청법 개정안을 놓고 첨예하게 대치하고 있는 데다, 국민의힘이 여야 합의로 설치된 언론·미디어제도개선특별위원회를 공전시키고 있는 상황이어서 당분간 법안 처리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안경숙 기자 cat1006@naver.com
    2022-05-03
  • [러시아, 우크라이나 전쟁 폴란드 국경지역 취재기] 전쟁 속에서 꿈꾼 자유와 평화 (...
    전쟁 속에서 꿈꾼 자유와 평화 (2022.2.17.~3.13) 엇갈린 전쟁예측, 다시 역사의 현장 속으로 우크라이나 전쟁이 임박해지면서 위험지역 출장 자원자를 모집한다는 공지가 떴다. 2003년 이라크 전쟁 당시 국경지역 요르단과 쿠웨이트에서 취재 경험이 있는 나는 순간 솔깃했다. 가장 먼저 지원을 했고 폴란드 국경지역 취재가 결정됐다. 비록 인접 국가 국경지역에서 시작된 출장이지만 전쟁이 일어난 우크라이나에 들어가 처참한 실상을 영상에 담아내고 싶었다. 폴란드로 출장지역이 정해졌고 2월 17일 폴란드 바르샤바(Warsaw)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바르샤바 공항 입국은 코로나 상황이라 더 까다로웠고 2시간의 입국심사를 마친 후 국경마을 프세미실(Przemysl)에 도착했다. 디지털 문명의 발달로 세계 어느 곳이든 라이브가 가능한 시대에 이번에도 MNG(Mobile News Gathering) 통신장비 하나 믿고 잘 터지기만을 기대했건만 시작부터 순조롭지 않았다. 밤새워 안 터지는 장비와 씨름하며 최상의 컨디션을 만들었지만 막상 폴란드 메디카(Medyka) 국경 검문소에 접근하자 통신 상태가 엉망이었다. 국경 검문소 부근에는 간간히 우크라이나에서 식료품을 구입하러 넘어온 사람들과 우크라이나에 들어가기 위한 화물차들이 줄 지어 서 있었다. 아직 전쟁의 분위기는 느껴지지 않았고 오히려 전쟁이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고 예측하는 사람들도 많았다. 전쟁에 앞선 취재 전쟁 2월24일 우크라이나 전역에 공습경보가 발령 되면서 전쟁이 시작됐다. 이때부터 우리 팀의 하루 일과는 더 바빠지기 시작했다. 라이브연결은 물론 제작까지 하루 24시간 모자랄 정도로 뛰어다녔다. 아이템을 찾아 하루 500KM를 왕복한 적도 있고 새벽 5시에 일어나 다음 날 새벽까지 24시간 일한 적도 있었다. 이런 극한 환경에서도 어쩔 수 없는 취재 경쟁은 계속됐고 서로 따듯한 인사 한마디 나누기 힘든 시간 속에 모두들 지쳐가고 있었다. 국경지역 분위기도 심상치 않았다. 우리가 주로 취재한 지역은 폴란드 메디카(Medyka) 국경검문소 부근이다. 가장 많은 피란민들이 넘어왔고 대부분 취재진들이 이곳에서 난민들을 취재했다. 전쟁 초기에는 취재 여건이 괜찮았는데 시간이 지날수록 통제가 심해져 접근이 어려웠다. 통신환경 또한 좋지 않아 라이브에 대한 부담이 있었고 일부 방송사가 사전녹화를 하거나 연결 중 끊김 현상을 감수하고 방송하였다. 시간이 지날수록 피란민 숫자는 늘어났고 식상한 국경지역에서 벗어나 프세미실 중앙역으로 들어오는 피란민 열차를 취재하기 시작했다. 밀려드는 피란민들로 곳곳에 대피소가 세워졌고 아빠 없이 아이들만 데리고 온 엄마들의 표정엔 힘겨움과 불안감이 묻어났다.  전쟁이 시작되고, 막막한 앞날을 걱정하는 우크라이나인들 우리가 취재한 우크라이나인들 대부분은 앞으로의 삶에 대해 막막해 하며 눈물을 보였고 그들에게 큰 도움을 줄 수 없는 현실이 안타까워 취재하는 내내 우울했다. 우크라이나가 아닌 국경지역에서의 취재는 한계가 있었다. 전쟁 상황을 보여줄 수 없으니 국경지역 분위기를 담아내야 했다. 폴란드에 상주해 있는 미군기지 움직임을 포착했고 우크라이나에서 탈출하는 한국인 취재에 열을 올렸다. 아이템이 고갈될 무렵부턴 우크라이나에 들어가기 위한 절차를 밟았으나 외교부에서 허가하지 않았다. 하지만 루마니아로 파견된 후발팀은 한국대사관이 있는 체르니우치(Tschernowitz)지역까지 이틀간의 취재를 허락해주었다. 우크라이나, 벨라루스 삼각지대에서 담아낸 전쟁의 현장  대부분 취재진이 4년~15년 차 안팎의 취재경험이 있는 기자들로 파견되었고 우리 팀만 22년~25년 차로 구성된 가장 나이도 연차도 많은 팀이었다. 회사에서 루마니아로 또 다른 취재진을 보내면서 잠시 여유가 생겼지만 폴란드에서도 새로운 아이템을 짜내야 하는 상황, 우린 새로운 모험을 시작했다. 언론이 접근하기 어려운 우크라이나, 벨라루스 국경 삼각지대를 찾아 왕복 10시간이 넘는 거리를 헤맸고 결국 그곳에 들어갈 수 있었다. 상상보다 더 무거운 공포가 느껴지는 지역에서 해질 무렵 어둠이 밀려오는 짧은 시간 동안 현장의 분위기를 서둘러 카메라에 담아냈다. 국경수비대가 촬영을 막아 더 이상의 취재는 어려웠지만 힘겹게 담아낸 영상을 잘 지켜서 전쟁의 공포로 물든 이곳의 실상을 국내언론 최초로 보도할 수 있었다. 평화의 빛을 찾아서 도무지 끝이 보이지 않는 이 암흑에서 벗어나 평화의 빛을 보고 싶었다. 긴 시간 취재를 하며 찾아 헤맨 평화는 아직도 오지 않았다. 25일간의 취재를 마치고 돌아가는 날, 러시아 하늘길이 막혀 비행기는 결항 되고 기나긴 하루를 견딘 후에야 다음 날 귀국할 수 있었다. 지금 이 글을 쓰고 있는 순간에도 전쟁은 계속되고 있다. 누군가의 잘못된 선택으로 한 순간에 소중한 삶의 터전을 잃어버린 우크라이나 국민들, 취재를 하면서 느꼈던 자유와 평화에 대한 그들의 간절함이 하루빨리 이루어지기를 기원한다.SBS / 김학모
    2022-05-03
  • [현장에서] 역대 최악의 울진 산불 현장을 취재하며
    역대 최악의 울진 산불 현장을 취재하며 거대한 산불의 화마 앞에 사람도 동물도 모두 아비규환 3월 4일, 동료 취재기자와 점심을 먹고 있는데 울진에 산불이 났다는 소방본부 문자를 받았다. 곧이어 전화가 울리자마자 우리는 본능적으로 밥을 신속히 입에 밀어 넣었고, 전화를 끊자마자 회사로 출발했다. 회사가 있는 포항에서 울진 산불 현장까지는 2시간이 넘게 걸리는 거리기 때문에 카메라와 LTE 장비, 조명, 안전모 등을 차에 실고 바삐 출발했다. 현장에 가까워질수록 뿌옇게 흐려지는 시야와 매캐한 냄새 때문에 정신을 차리기 어려웠다. 눈길이 닿는 모든 곳에 불이 붙어있었다. 앞집, 옆집, 뒷산 할 것 없이 모두 활활 타고 있었고, 길에 나와 있던 강아지들은 흰색 털이 모두 누렇게 그을려 누렁이가 되어있었다. 현실감이 들지 않아 마치 재난영화 속에 들어와 있는 것 같았다. 새까맣게 타서 무너져 내린 집 앞에서 우시는 할머니를 인터뷰하면서 감히 위로조차 할 수 없었다. 사람도 동물도 현장은 모두 아비규환이었다. 현장에서 통신이 터지는 곳을 찾는 것도 문제였다. 이동 중에 휴대폰으로 촬영한 영상을 회사로 보내려는데 통신 신호가 안 잡히는 거다. 알고 보니 전선이 불에 타 일부 지역의 통신망이 마비가 된 것이었다. 나와 취재기자는 동시에 패닉이 되었다. 하지만 그렇게 멍하니 시간을 지체할 수 없었다. 5시 뉴스 생중계 연결까지 30분도 채 남지 않았었기 때문이다. 우리는 당장 차를 타고 왔던 길 그대로 돌아가기 시작했다.통신도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 열악한 취재현장, 인력난 속 주120시간 근무를 꽉 채운 열악한 재해취재 근무상황  취재차량을 운전하는 오디오맨은 엑셀을 세게 밟았고 앞에 앉은 취재기자는 휴대폰으로 통신 신호가 터지는지 확인했다. 뒤에 앉은 나는 MNG송출장비를 켜서 제발 신호가 들어오길 기도하며 거의 절규하고 있었다. 우리는 생방송 5분 전에 겨우 통신 신호가 터지는 현장에 자리를 잡았고 생중계 연결을 무사히 마칠 수 있었다. 저녁 뉴스 연결 전 리포트 제작을 위해 급히 자리를 옮겼다. 주민 임시 대피소로 찾아가 인터뷰를 하고 현장을 스케치해서 LTE 장비로 회사에 영상을 보냈다. 이후 다시 화재 현장으로 돌아와 타오르는 불길 앞에 기자를 세워두고 현장 연결을 했다. 그렇게 새벽 특보까지 마감하고 새벽 2시가 넘어서야 숙소로 출발했다. 도로로 침범하는 불길을 뚫고 가면서 이 불이 언제 끝날지 모르겠다는 두려움이 들었다. 숙소에서 한 시간 정도 눈을 붙인 뒤 우리는 아침 뉴스 연결을 위해 카메라를 들고 다시 현장으로 갔다.    영상기자들은 산불 취재기간 동안 적게는 주 80시간에서 많게는 주 120시간까지 근무를 했다. 인력난으로 인해 한 취재기자는 주 130시간 넘게 일하기도 했다. 오디오맨들 또한 하루 종일 취재에 동행하고 왕복 다섯 시간 거리를 운전해야했다. 또 다른 사고가 나지 않은 것에 감사했다.더딘 피해복구, 모자란 피해주민 지원금- 주민들 삶, 정상화 될 때까지 현장기자로서 꾸준한 관심 전하려 우려처럼 불은 쉽게 꺼지지 않았다. 산불은 열흘간 이어졌고 서울 면적 1/3의 산림이 불탔다. 역대 최악의 산불이 진압된 뒤에도 취재는 이어졌다. 집을 잃은 이재민들, 송이 밭이 전부 탄 농민들, 불에 타 죽은 동물들 등 현장을 다시 찾아가 그들의 이야기를 카메라로 담았다.   산불이 난 지 두 달 가까이 지났지만 피해복구는 더디게 이뤄지고 있다. 전파된 주택들에 대한 지원금이 최대 9천만 원으로 책정되었지만 이재민들이 새 집을 짓기에는 턱없이 부족하다. 임시 조립 주택에 입주하지 못한 50여 세대의 주민들은 모텔이나 마을 회관을 전전하고 있다.  산림이 복구되고 주민들의 삶이 돌아올 때까지 오랜 시간이 걸릴 것이다. 적극적인 지원과 관심이 필요한 만큼 영상기자로서 울진 현장의 이야기를 앞으로도 꾸준히 전하겠다. 포항MBC / 박주원
    2022-05-03
  • 공영방송 지배구조개선 법안 발의 국회 빠른 입법처리로, 공영방송 국민의 품으로 돌려...
    공영방송 지배구조개선 법안 발의국회 빠른 입법처리로, 공영방송 국민의 품으로 돌려줘야 4월 27일, 민주당 공영방송 지배구조 개선 법안 발의정치권 입김 줄이고 전문가·현업단체·시청자 대표 25명으로 운영위원회 구성여야, 학계, 방송사 구성원들 주장해 온 공영방송사장 ‘시민추천제‘, ’특별다수제’ 담겨▲ 지난 24일 민주당 원내 대표실에서 열린 공영방송 관련법 개정을 촉구하는 언론현업단체 대표들과 민주당 미디어특위 위원들 간의 간담회.더불어민주당이 4월 27일 기존의 공영방송 또는 관리감독기구의 이사제를 폐지하고, 운영위원회 설치를 뼈대로 한 공영방송 지배구조 개선 관련 법안을 발의했다. 관련 내용이 담긴 방송통신위원회의 설치 및 운영에 관한 법률(방통위설치법)’·방송법·방송문화진흥회법·한국교육방송법 개정안은 정필모 의원이 대표 발의했으며, 당론으로 추인된 만큼 민주당 의원 171명 전원이 발의에 참여했다. 법안에 따르면, KBS·MBC·EBS의 이사회는 각계 대표로 이루어진 25명의 공영방송운영위원회로 확대·전환된다. 방송에 관한 전문성·지역성·대표성을 고려하여 방통위가 공영방송 3사의 운영위원을 각각 25명 임명하도록 했다. 운영위는 의석수 비율에 따라 국회가 8명(비교섭단체 추천 1명 포함), 방통위가 선정한 방송·미디어 관련 학회가 3명, 공영방송 3사 시청자위원회가 3명, 방송협회 2명, 종사자 대표가 2명을 추천하고 방송기자연합회·한국PD연합회·한국방송기술인연합회 등 방송 직능단체가 각각 1명씩 추천하도록 되어 있다. 이밖에 KBS·MBC는 대한민국시도의회의장협의회가 4명, EBS는 교육방송의 특수성을 감안해 교육부 선정 교육단체가 2명, 전국시도교육감협의회가 2명을 추천하도록 했다. 운영위원을 추천하는 단체나 주체는 공정성과 투명성 확보를 위해 공모·의견 수렴 등의 과정을 거쳐야 한다. 비상임 명예직인 운영위원 임기는 3년이다.공영방송 사장에 대한 임명제청권은 시청자사장추천평가위원회가 갖는다. 방송법 개정안은 시청자추천위가 복수의 사장 후보자를 추천하면, 운영위가 재적 운영위원 3분의2 이상의 찬성으로 의결하도록 했다. 시청자추천위는 사장 후보자를 추천하고 운영위에 임명제청을 요구하는 과정을 공개적이고 투명하게 진행해야 한다. 시청자추천위의 구성이나 운영 방안 등은 추후 각 방송사 운영위가 정해야 한다. 단, 개정된 법 시행 이전에 임명된 사장은 잔여 임기를 보장한다. 민주당이 당론으로 채택한 공영방송 지배구조 개선 법안에 대해 언론계에서는 ‘완벽하지는 않지만 진일보한 대안’이라며 조속한 처리를 촉구하고 있다.한국영상기자협회(회장 나준영)는 이날 성명을 내어 “우리 전국의 영상기자들은 새롭게 발의된 법안이 대한민국 공영방송사를 국민의 품으로 돌려주고 정치적 독립을 완결할 최고의 ‘이상안’이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면서도 “권력과 자본으로부터 독립된 국민의 방송과 언론으로 거듭나는 데, 이 법안이 새로운 시작점이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협회는 이어 여야 정치권을 향해 “지난 대통령선거의 결과에 담긴 우리 국민들의 변화와 개혁의 열망을 올바로 인식하고, 새로운 ‘방송법 개정안’을 빠른 시일 내에 통과시켜 방송독립과 언론개혁의 시대적 요구를 완성해 나갈 것”을 촉구했다.전국언론노동조합(위원장 윤창현)도 이날 발표한 성명에서 “민주당의 이번 개정안은 이상적인 공영방송 지배구조와 거리가 있다.”며 “정치권 추천 관행을 명문화한다는 점에서 일부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고 지적했다. 또, KBS와 MBC의 경우 사장 임명 주체가 각각 대통령, 운영위인 데 반해 같은 공사 체제인 EBS는 방통위로 한 점에 대해 법안 심사 과정에서 보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언론노조는 그러나 △정당이 지배하던 공영방송 이사진과 사장 추천 관행에서 정치권 몫을 1/3 이하로 축소한 점 △학계, 시청자위원회, 지방의회 및 방송 관련 단체 추천이 포함된 것에 대해서는 “양당 독식 관행을 완화하고, 다양성과 전문성을 강화한다는 점에서 진일보한 대안”이라고 평가했다. 언론노조는 국민의힘과 민주당을 향해 거대 양당이 방송에 대한 정치적 기득권을 스스로 내려놓겠다는 의지를 개정안 처리로 실천하라며 조속한 법안 처리를 촉구했다.나준영 영상기자협회장은 “개정안이 완벽하진 않지만 그동안 민주당 박홍근안, 국민의힘 박성중안이 공통으로 주장해 온 ‘사장선임시 특별다수제’의 공통분모와 2016년 촛불광장의 시민들이 요구해온 공영방송사장 임명과정에 시민추천, 선출의 목소리를 담아내려는 첫 시도라는데 의미가 있다.”며 “법안 개정으로 진정한 공영방송 독립과 언론개혁의 시대적 과제가 진전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한편, 더불어민주당 김종민 의원은 이날 허위조작정보를 제재하고 반론권을 강화하는 내용의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정보통신망법) 개정안을 대표 발의했다. 김의겸 의원도 포털 사이트에서 알고리즘이나 자체 기준에 따라 기사가 추천·배열되는 것을 제한하고, 독자가 키워드 검색을 할 때만 기사를 제공하는 내용의 정보통신망법 개정안도 대표 발의했다.안경숙 기자 cat1006@naver.com
    2022-05-03
  • 뒤늦게 폴란드 공항에서 열린 힌츠페터 국제보도상 시상식
    뒤늦게 폴란드 공항에서 열린 힌츠페터 국제보도상 시상식 한국 시간으로 3월 23일 오전, 폴란드에서 반가운 소식이 전해졌다. 제1회 힌츠페터 국제보도상의 대상인 ‘기로에 선 세계상’ 수상자 벨라루스의 미하일 아르신스키 영상기자에게 뒤늦은 현장 시상식이 진행되었다는 내용이었다. 우크라이나 전쟁을 현장 취재하기 위해 폴란드로 출국한 김영미 분쟁전문PD(다큐 앤 뉴스 코리아 대표 겸 힌츠페터 국제보도상 심사위원)가 폴란드에 난민 신분으로 체류하며 언론 활동 중인 아르신스키 기자와 사전 조율을 통해 공항에서 만나면서 뒤늦은 시상식이 거행되게 되었다.   미하일 아르신스키는 지난 10월 27일 제1회 힌츠페터 국제보도상에 참석하려 노력했으나, 코로나19와 난민 신분이라 비자를 발급받지 못해 역사적인 첫 시상식에 참석할 수 없었다. 당시 시상식에서 아르신스키 기자에게 수여되는 '기로에 선 세계상'은 벨라루스의 민주화를 소망하는 한국 체류 중인 벨라루스인들이 대리 수상했지만, 그동안 본인에게 전달되지 못한 상태였다.   미하일 아르신스키는 2020년 벨라루스 대선을 영상 취재해 온라인 중계를 하다 구속되는 고초를 겪어야 했다. 이후 그는 26년의 철권 통치를 해 온 루카셴코 정권이 벨라루스의 민주적 선거운동을 방해하고, 민주 정부 수립을 위한 국민의 열망과 언론 자유를 짓밟으며 부정 선거를 통해 집권하는 과정을 영상 취재해 보도했다. 미하일 아르신스키는 대선이 끝난 이후, 이들 영상을 모아 2021년 봄 <Don't be afraid>라는 보도 다큐멘터리를 제작해 벨라루스에서 추방된 언론인들이 폴란드에 설립한 'Belsat-TV'에서 방송했다.   미하일 아르신스키는 김영미 PD를 통해 "이 상을 주신 한국의 영상기자들과 저널리스트들, 시민들에게 깊은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고 밝혔다. 이 소식을 접한 힌츠페터 국제보도상 조직위원들은 이 상이 애초의 취지대로 한국 사회와 시민들이 5.18광주민주항쟁 이후 쟁취한 민주주의와 언론 자유의 경험들을 전 세계인들과 공유하고, 민주주의, 인권, 평화의 신장을 위해 고군분투하는 현장의 영상기자, 언론인들에게 든든한 연대와 지지, 격려와 응원이 될 수 있도록 더욱 노력하자는 의지를 밝혔다.
    2022-03-23
  • 대선일 당선자 취재, 코리아풀 합의
    대선일 당선자 취재, 코리아풀 합의영상취재 경쟁 막고 당선자·취재진 안전 확보협회 소속 영상기자 중심 되어, 10개 방송사 소속 영상기자 풀취재키로 제20대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방송사들이 선거 당일인 3월 9일 당선 유력자의 취재를 위해 ‘코리안풀’을 운영하기로 했다. KBS, MBC, SBS 등 지상파 방송사와 MBN, JTBC, 연합뉴스TV 등 종합편성·보도전문 채널 등 10개 방송사 최근 대선보도 담당자들과 국회출입영상기자단 논의를 통해, 대선 당일 방송사간 과도한 취재, 보도 경쟁을 자제하고, 당선 유력자와 취재진의 안전 등을 위해 코리안풀을 구성해 운영하기로 결정했다.  코리안풀 운영 논의에 참여한 한 방송사의 영상기자는 “예전 대선 보도를 돌아보면, 선거 당일 대통령 당선 유력자를 취재하는 과정에서 종편을 포함한 지상파 및 보도채널이 경쟁적으로 따라다니면서 소소한 사고가 있었다.”며 “당선 유력자, 취재진 등의 안전을 확보하고 안정적인 영상 제공을 위해 선거 당일 밤 당선자 혹은 당선 유력자가 이동할 때 방송사가 풀단을 운영하겠다고 대선 후보 캠프, 청와대 경호실, 경찰 경호팀 등에 협조를 요청했다.”고 밝혔다.  이번 코리안풀은 KBS, MBC, SBS 등 지상파 3사가 제안하고 MBN,  OBS, 연합뉴스TV, JTBC, YTN,  TV조선, 채널A, 등의 영상데스크들이 동의해 이뤄진 것으로 전해졌다. 대선 당일 20대 대통령 당선자가 자택을 나서 ‘대국민당선인사행사장’으로 이동하는 취재는  10개 방송사를 대표해 한 방송사만이 대표취재해 다른 방송사들에게 영상을 제공할 예정이다. 이번 협의에 참여한 SBS대선보도팀의 김세경 기자는 “정해진 유세장소에서의 취재는 늘 해왔던 거라 질서 유지나 안전에 대해서는 각사 취재진들이 모두 숙지하고 있는데, 이동 구간에 있어서는 그렇지 못한 상태”라며 “과거의 사례를 볼 때 더 좋은 그림을 잡겠다며 당선자가 탄 차량을 추월하기도 하고, 그 과정에서 차량끼리 부딪힐 위험이 있기도 했다.”고 말했다.“현재 대선을 취재하는 지상파를 중심으로 한 1풀단과, 종편을 중심으로 한 2풀단 소속 10개 방송사의 영상기자들이 모두 취재를 하겠다고 나서면 과열된 취재경쟁으로 당선자와 취재진의 안전에 문제가 생길 수 있어, 이를 지양하자는 취지에서 하나의 풀을 구성하고 협조를 요청한 것”이라고 덧 붙였다. 20대 대선 선거운동이 본격화하면서 협회에는 대선을 취재하는 영상기자들로부터 ‘영상취재하는 매체와 온라인영상가들이 늘어난 상황에서 취재현장의 안전과 질서를 유지하기 위한 협회의 적극적인 조정노력이 필요하다.’는 의견들이 이어져 왔다. 이에 따라, 협회는 국회출입영상기자단과 각 사 대선보도영상팀, 각 정당의 선거운동 관계자들과의 업무협의를 통해 과열된 취재경쟁을 막기 위한 노력을 해줄 것을 요청해왔고, 그 결과, 이번 합의가 이뤄지게 됐다. 안경숙 기자 cat1006@naver.com
    2022-03-08
  • [뉴스VIEW]사회적 분노와 불신,  피해자 고통을 키우는 위험한 범죄자 보도
    사회적 분노와 불신, 피해자 고통을 키우는 위험한 범죄자 보도 범죄자의 서사를 강화시키는 언론의 위험한 보도경쟁 사건보도는 뉴스의 특성상 다른 뉴스에 비해 흥미성을 갖추고 있다. 가해자와 피해자가 존재하는 명확한 서사구조와 원초적인 정서를 자극하는 행위의 동기들과 결과를 담고 있는 범죄사건은 방송뉴스의 시청률을 견인하는 감초와도 같다. 지난해 연말 있었던 (2021.12.17.) 조두순 피습 사건 보도는 이러한 범죄보도의 특성에 더하여 악인에 대한 복수라는 원초적 서사구조까지 갖추고 있기에 단숨에 시청자와 구독자의 시선을 끌었다. 그런데 모 지상파 방송 뉴스는 [단독]으로 조두순 피습 사건을 전혀 새로운 차원의 보도로 전이시켰다. 조두순의 육성을 직접 인용하면서 그의 개인적 ‘심경’을 전통적 범죄사건 보도의 서사구조 위에 덧붙여 조두순 개인의 사적 서사를 강화시켜 사회적 이슈의 성격 자체를 변화시켰다. 이 보도이후 가해자는 ‘안산토르’라는 별칭이 생겼으며 해당 뉴스 댓글창에는 혐오와 폭력적인 대화들로 넘쳐났고 정부와 사법기관에 대한 불신을 자극하는 글들이 계속해서 올라왔다. 이 사건보도로 인해 사회적 분노, 혐오, 그리고 공공기관에 대한 불신이 증폭되었다.기자들, 여과 없는 성범죄자의 영상을 접할 피해자들의 고통에 대한 윤리적 공감필요 단독 보도를 한 지상파 언론사 기자는 조두순이 경찰에서 조사를 받고 귀가하는 현장을 포착하고 주저함 없이 조두순에게 마이크와 카메라를 들이밀며 사건 정황과 피해자로서 그의 ‘심경’을 집요하게 묻다가 마침내 그의 회한이 담긴 육성을 담아 내는데 성공하게 된다. 해당 기자는 주저없이 [단독]이라는 훈장을 붙이고 자막과 편집 작업을 통해 속보로 뉴스를 가장 먼저 보도하였다. 그런데, 첫 보도후에는 모자이크 처리된 피해자 조두순의 모습에서 모자이크가 빠지면서 조두순의 모습이 그대로 노출되었는데, 이는 ‘성범죄자’ 조두순의 자리에는 피해자 조두순이 허락되지 않는다는 판단에 따른 것일 것이다. 사회적으로 낙인 된 개인은 뉴스보도에 재생산되고 강화됨을 다시 한 번 확인시켜 준다. 더군다나 이는 언론보도의 인권윤리 강령에 반하는 보도이기도 하지만 조두순의 범행으로 아직도 고통받고 있을 피해자와 그 가족들의 입장에서는 그의 육성과 모습 자체가 고통일 것이라는 윤리적 공감 인식도 찾아 볼 수 없었다. ‘조두순 피습사건 보도’, 능력주의가 저널리즘의 규범주의를 압도하는 뉴스현실 보여줘  조두순 피습사건 보도에서 우리는 한국의 저널리즘 산업과 뉴스룸 조직 구조와 문화 등 체계적인 요인들이 이러한 뉴스보도에 의한 폭력과 갈등 및 불신의 연쇄적 반응의 원인임을 확인할 수 있다. 무엇보다도 심화되고 있는 매체 경쟁이다. 이는 전통적 언론 산업 시장에서의 기존의 레거시 미디어간 경쟁에 더하여 유튜브 등 새로운 네트워크 미디어의 언론 시장의 진입에 의해 경쟁의 질적인 변화로 기존의 뉴스 생산 과정이 혼란상을 반영하고 있다. 둘째, 능력주의가 저널리즘의 규범주의를 압도하는 뉴스 생산 조직의 조직문화도 주요한 문제이다. 조두순 인터뷰를 과도하게 시도하며 그의 육성을 ‘단독’ 또는 ‘특종’으로만 인식하는 취재보도 윤리 의식 수준은 단순히 기자 개인의 잘못이 아니다. 그러한 인식을 자연스럽게 만드는 조직의 능률과 능력 중심주의, 그리고 이를 자체적으로 통제하지 못하는 조직 문화의 잘못이 크다. 더군다나 연차가 낮은 기자를 ‘현장’에 내몰며 속보와 단독, 특종을 기대하고 요구하는 봉건적 조직 문화는 조두순에게 카메라와 마이크를 아무런 고민없이 들이대게 하는 강력한 심리적 계기가 된다. 포털이 지배하는 뉴스플랫폼, 취재보도 관행의 성찰과 개선이 여지를 축소시켜  대중적 뉴스 플랫폼이 지배하고 있는 포털은 이러한 산업 경쟁구조와 취재보도 관행을 성찰하거나 개선할 여지를 매우 축소시키고 있다. 포털은 뉴스 생산과 유통의 ‘병목구조’를 고착화시키며 사건보도 뉴스를 더욱 자극적이고 선정적으로 만들게 한다. 이러한 뉴스는 위의 예를 통해 보았듯이 시민들의 분노와 갈등을 더욱 폭력적으로 고양시키는 정서적 타락을 확산시키는 재료가 되고 있다. 조두순 피습사건과 그의 심경 보도에서 알 수 있듯이, 언론보도로 증폭되는 사회적 갈등과 분도 그리고 불신은 뉴스 생산과 유통의 구조적 문제들에 기인하고 있으며 사건보도에서 이러한 문제들이 가장 대중적이고 적나라하게 드러난다. 분노와 불신 키우는 사건보도 앞서, 언론의 사회적 연대와 신뢰를 다지는 책무 고민해야 이 사건보도로 우리에게 남겨진 것은 과연 무엇이었을까? 의도하지 않았겠지만 이 보도로 인해 조두순으로부터 피해를 입은 당사자와 그 가족들의 공포와 분노, 그와 사회에 대해 폭력적인 감정을 여과없이 드러내고 공유함으로써 증폭된 사회적 혐오, 그리고 정부와 사법기관에 대한 불신은 명백해 보인다.  사건보도뉴스는 범죄 보도를 접함으로써 관련 사건에 대한 사회적 경각심을 높이고 사전에 이를 예방하게 하며, 관련 법과 제도의 마련 등 정책적 변화를 자극하는 계기를 제공하며 범죄로 인한 피해자에 대한 사회적 관심과 보호를 촉구하는 목적을 가진다. 하지만 이는 사건보도의 1차적 목적이며 사건보도의 본질적 목적은 보다 근원적이다. 이 사건보도를 이처럼 비판적으로 설명하는 이유도 2차적 목적, 즉, 사회의 본질적 성격과 관련된다. 우리는 매우 많은 사건보도를 통해 현재 만연해 있는 한국 언론에 대한 불신과 언론이 야기하는 불신과 그러한 불신의 문화가 초래하는 근본적인 사회적 타락에 대한 우려에 대해 심각하게 고민해야 한다.  저널리즘에 대한 불신과 저널리즘이 야기하는 분노와 불신은 우리 공동체와 시민들의 타락으로 이어지게 하고 있음을 이 사례는 명확히 보여주고 있다. 이는 곧바로 우리 사회의 연대와 타인에 대한 신뢰와 약자에 대한 공감의 타락을 부추긴다. 어쩌면, 이미 타락한 우리 사회의 연대와 이웃에 대한 불신, 그리고 팽배한 능력주의가 이러한 반규범적인 취재와 보도를 가능하게 해 주고 있을 수도 있다. 하지만 언론은 후자에 그 원인을 돌려서는 안 된다. 과도하게 들릴지도 모르지만, 언론은 언제나 원인이다. 언론은 사회적 책임을 제도적으로 위임받은 시민의 ‘언(言)’과 ‘론(論)’이기 때문이다. 언론은 사회적 연대와 신뢰에 기원하는 것이 아니라 사회적 연대와 신뢰를 다지는 책무에 기원함을 확인해야 한다. 특히 오늘날 미디어 환경은 언론보도-포털-SNS 플랫폼으로 이어진 네트워크 미디어 생태계에 놓여져 있기에 방송뉴스의 보도의 영향은 과거 어느때보다도 즉각적이며, 예측이 힘들다. 그만큼 취재와 보도 윤리와 규범에 대해 더욱 민감해질 필요가 있다. 채 영 길 한국외국어대학교 언론정보학과 교수
    2022-03-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