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영상기자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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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현장에서] 여전히, 오늘도, ENG. 다시 생각하는 ENG카메라의 미래
    여전히, 오늘도, ENG. 다시 생각하는 ENG카메라의 미래 “ENG 이걸 꼭 써야 되나요?” 영상기자가 장래 희망이라는 한 지망생이 내게 직접 했던 말이었다. 말문이 막혔다. 그들의 눈에 비춰진 ENG는 크고 무겁고 이제는 성능조차 백만원짜리 미러리스에 비해 한참 떨어지는 그런 촬영장비였다. 돌이켜 생각해보니 왜 쓰는지 의문조차 가지지 않은 채 ENG를 들고 십년넘게 일을 해왔다. 적어도 내가 이 일을 배우기 시작한 그 시절엔 그게 당연했다. 뉴스 영상은 곧 ENG로 통용되던 때였다. 일반인과 전문가로 구분되던 촬영이라는 영역은 어느덧 사람도 장비도 이제는 그 경계를 전혀 찾아볼 수 없는 시대가 되었다. 유튜브를 위시한 개인미디어 시장의 폭발적인 성장으로 전문가보다 훨씬 ‘잘’찍는 ‘일반인’이 늘어났고, 장비 역시 엄청나게 발전했다. 핸드폰 하나로 4k 영상을 촬영하고 스트리밍과 편집이 가능한 시대가 되었다. 미디어를 소비하는 시청자들의 눈높이가 올라간 건 당연한 수순이었다. 보수적이기만 하던 뉴스 영상 분야도 ENG로는 성에 차지 않는 시대가 도래한 것이다. 자, 당장 포털사이트에서 영상뉴스 하나를 클릭해보자. CCTV, 블랙박스, 액션캠, 드론… ENG 영상보다 그 외의 소스들이 훨씬 많이 눈에 띌 것이다. ENG만 잘 다뤄서는 좋은 ‘뉴스영상’을 만들 수 없는 세상이 되었다. ENG를 기획하고 만드는 제조사의 사정은 어떨까? ENG 시장의 양대 산맥중 하나인 소니는 가장 발빠르게 차세대 4k ENG를 연달아 출시했지만 시네마 장비에 밀려 숄더캠코더라는 명칭으로 간신히 명맥을 유지하고 있는 느낌이다. (심지어 ENG라는 용어 자체도 사용하지 않는다.) 파나소닉은 최근에야 4k ENG를 뒤늦게 출시했지만 전용 이미지센서도 갖추지 못한 채 엉성한 완성도의 제품으로 구매욕을 떨어뜨리고 있다.이렇듯 고급 영상 제작 장비의 대명사였던 ENG는 찍는 사람, 보는 사람, 만드는 사람 모두에게 외면당한 채 골동품 취급을 받고 있는것이 현실이다.UHD시대에도 80%의 영상기자들이 ENG를 선호하는 이유-기동성과 신뢰성 그럼에도 불구하고 얼마전 영상기자협회의 설문조사 결과는 매우 흥미롭게 다가온다. 설문에 참여한 영상기자 중 약 80%가 4k시대 차세대 영상취재 장비로 ENG가 적합하다고 답변한 것이다. 왜일까? 마냥 단점 덩어리로 보이는 ENG 카메라를 왜 영상기자들은 고집하려 하는 것일까? 그 이유를 짧게 정리해본다면 기동성과 신뢰성으로 압축해 볼 수 있을 것이다. 기계식 광학계를 그대로 노출시켜 조작이 직관적이고 간편하면서 촬영에 필요한 모든 파츠가 합쳐져 있기에 기동성이 뛰어나 현장 대응에 유리하다. (배터리와 공미디어만 넣으면 촬영 준비가 거의 끝난다. 무선 마이크 수신기를 따로 챙길 필요도, 화각별 렌즈를 따로 준비하지 않아도 된다.) 또한 튼튼한 내구성과 전자제어가 최소한으로 적용된 바디가 신뢰성을 담보해준다. (최신의 오토포커스 렌즈들은 전원이 공급되지 않으면 수동조작이 전혀 불가능한데 ENG의 렌즈는 이와는 대조적으로 전원이 끊겨도 모두 수동으로 조작이 가능하다. 각 파츠가 독자적으로 설계되어 모듈식으로 조립되어 있다보니 가능한 부분이다.) 고화질의 출력단자를 이용한 MNG와의 확장성 역시 무시할 수 없는 장점 중 하나로 여겨진다. 이러한 장점에도 불구하고 이 시대에 ENG 카메라의 단점은 너무나 명확하다. 최근 출시된 신제품들조차 20여년전에 개발된 HD모델에 비해 드라마틱한 변화가 느껴지지 않는다.최신 촬영장비의 트랜드인 트래킹 AF나 가변 ND, 고감도-고속촬영 등은 아직 요원하다. 송출을 하거나 스트리밍을 하려면 여전히 노트북이나 MNG가 꼭 있어야 하고, 결과물을 다양한 포맷으로 변환하는 것 역시 번거롭게 느껴진다. 성능 대비 크고 무거운 건 애교로 느껴진다.4K UHD 시대의 ENG가 나아갈 길 열거된 단점들을 역설적으로 생각해보면 ENG는 아직도 발전가능성이 많이 남아있다고 볼 수 있다. AF와 오토화이트밸런스, 경량화 등의 요구사항은 이제는 다소 식상하기까지 하다. 차세대 촬영장비로서의 ENG가 가야할 길은 어디일까? 정답은 ‘Connectivity’ 즉, 연결성에 있다고 본다. 찍고 녹화해서 송출하는 개념에서 벗어나 ENG가 존재하는 현장이 곧 뉴스의 중심이 되는 것이다. 이미 확보되어 있는 ENG의 신뢰성에 더하여 5G 네트워크를 이용한 실시간 스트리밍과 클라우드 전송기능이 핵심이 될 것이다. 5G 네트워크의 넓은 대역폭은 기존 LTE 기반 장비에 비해 더 적은 모뎀으로 동일한 전송률을 확보할 수 있기 때문에 물리적으로 부피와 전력소모를 줄여 카메라에 통합된 모듈 형태를 가능하게 할 것이고, 더 긴 구동시간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MNG의 기능에 더하여 실시간 유튜브 중계등을 ENG 바디 차원에서 구현할 수도 있을 것이다. 원본은 클라우드에 자동으로 인제스트가 될 테니 원본송출에 대한 스트레스에서 영상기자를 해방 시켜 줄 것이다. 5G 네트워크의 핵심인 짧은 레이턴시는 장비를 실시간 원격 리모트 컨트롤 할 수 있도록 하여 멀티캠 혹은 리모트캠 환경에 ENG의 쓰임새를 넓혀 줄 것이다. ENG 카메라 자체가 소규모 뉴스 스테이션이 되는 것이다. 얼마전 파나소닉은 4k ENG 신제품 시연회를 통해 그들의 향후 세일즈 포인트가 카메라 바디 자체의 성능 향상보다는 네트워킹 기능 강화에 치중해 있다는 걸 보여주었는데 제조사의 ENG 발전방향 역시 우리가 생각하는 것과 크게 다르지 않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변화된 환경 속에서 영상기자들은 매일매일 더 나은 뉴스영상 촬영을 위해 어떤 장비를 사용할 것인가에 대해서 선택을 요구받고 있다. 오늘 내가 어떤 현장에 던져지고, 어떤 피사체를 찍게 될지, 어떤 기상조건일지 모르는 상황에서 ENG는 영상기자를 위해 만들어진 최적의 솔루션이었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다만 ENG 카메라만을 고집할 수 없는 시대가 된 만큼 ENG카메라로 다져진 기본 개념으로 다양한 촬영 장비를 적재적소에 융통성 있게 조합해 쓰는 것이 영상전문가로서 영상기자가 나아가야 할 방향이라고 생각한다. 영상기자의 역사는 곧 ENG 카메라의 역사였고 앞으로도 우리의 동반자가 되어 줄 것이기에. UHD 방송시대에도 영상기자들은 여전히 ENG카메라를 어깨에 메고, 역사의 현장을 누빌 것이다.〈이 내용은 지난 7월 데스크연수, 전국회원연수회에서 발표된 내용을 요약한 것입니다.〉SBS / 김남성
    2022-08-31
  • [현장에서] 카메라와 아이디어로 담아낸 현실의 부당함과 저항, 인간의 투쟁이 세상의 조...
    카메라와 아이디어로 담아낸 현실의 부당함과 저항, 인간의 투쟁이 세상의 조명을 받도록  저는 인권운동가로 활동하다 10여 년 전 영상기자가 되었습니다.  콜롬비아 외딴 지역에서 노조와 농민단체들과 일했는데, 엘리트 계층과 외국 회사들에 의한 살인, 살해 위협, 강제 실종, 추방, 가난을 포함한 심각한 폭력과 학대가 너무도 강력했습니다.   그때 저는 다른 사람들에게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말하는 게 중요하다는 걸 깨달았습니다. 그래서 영상기자가 되어 손에 든 카메라와 머릿속에 있는 아이디어로 제 작품에 현실의 부당함, 저항, 인간의 투쟁에 대해 담았습니다.  이런 종류의 이야기들이 항상 저희가 바라는 만큼의 영향을 주는 것은 아니지만, 우리가 그곳에 있었고, 그것을 목격했고, 우리의 주제인 투쟁의 주인공, 폭력의 피해자, 변화를 촉구하는 활동가와 함께 시각적 서사를 창조하는 행위는 의미가 있습니다. 영상기자로서, 우리는 사람들이 그들 자신을 알아볼 수 있는 이야기를 엮어내고, 사건들과 이야기들에 역사의 합당한 위치를 부여하고, 심지어 성냥불만으로도 그 이야기가 더 많은 대중들에게 조명 받을 수 있게 합니다.  한국영상기자협회에서 힌츠페터국제보도상 출품을 제안받았을 때, 저와 같은 영상기자였던 위르겐 힌츠페터의 믿을 수 없는 이야기를 몰랐다는 걸 인정하기 부끄러웠습니다. 위르겐 힌츠페터는 광주 대학살을 폭로하는 데 도움을 주었고, 이 보도를 통해 대한민국의 용감한 국민들이 민주주의를 위해 싸우는 데 기여했습니다. 위르겐 힌츠페터의 이야기를 알 수 있는 기회를 갖게 되어 감사합니다.  지난 몇 년 동안만 해도, 유럽이 지중해를 건너는 이민자들과 망명 신청자들에게 부과한 비참한 상황부터 미국인 경찰관이 길거리에서 무릎을 꿇으며 흑인 미국인 살해에 대해 사죄하는 장면까지, 많은 이야기를 담은 영상들이 집단적인 지식과 양심을 만드는 데 기여했습니다.  저와 제 동료인 나자 드로스트와 카를루스 빌라론은 미국에 들어가려고 다리엔 갭을 건너는 카메룬, 파키스탄, 방글라데시, 아이티 출신 이민자들과 망명 신청자들의 이야기를 들려주기 위해서 PBS NewsHour의 '필사적인 여정' 시리즈를 촬영하기로 결정했습니다. 우리는 일주일 동안 그들과 함께 걸었습니다.  밀수업자에게 버림받은 남자들, 임산부들, 그리고 그들의 자녀들은 위험한 지형과 가슴 높이의 강을 스스로 헤쳐 나가야 했습니다. 그들은 길을 잃거나, 음식을 먹지 못하거나, 무장한 도적들에게 돈, 텐트, 옷을 빼앗겼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성폭행을 당하기도 했습니다. 강둑을 따라 흩어져 있는 뼈와 시체들은 여러 사람들이 익사하거나 죽었다는 증거였습니다. 그들의 용기, 끈기, 인간성은 그들이 마주한 위험과 방해물처럼 엄청났습니다.  그들의 이야기를 알아주고, 알려주신 힌츠페터국제보도상에게 감사드립니다.  저희는 이 상이 피할 수 없는 지리적 방해 때문이 아니라 인간이 만든 정책 때문에 그 누구도 해서는 안 될 비참한 여정에 관심을 불러일으키기를 바랍니다.  영상기자, 영상 제작자, 카메라맨들이 모두에게 세상의 중요한 이야기를 들려주기 위해 힌츠페터국제보도상에 지원해 주기를 기원합니다. 2021 힌츠페터 국제보도상 특집상 수상자 / 브루노 페데리코 (이탈리아 영상기자)
    2022-07-01
  • [현장에서] “독재와 권력에 맞설 우리의 무기는 손에 든 카메라와 마이크입니다.”
    “독재와 권력에 맞설 우리의 무기는 손에 든 카메라와 마이크입니다.”  ‘2021힌츠페터국제보도상’에 참여하게 된 건 동료 덕분이었습니다. 저는 제 다큐멘터리를 출품한 적이 없어 수상 경력이 없었습니다. 저는 동료가 요청한 대로 출품 양식을 작성했고, ‘힌츠페터국제보도상 심사위원회’가 저를 '기로에 선 세계상' 수상자로 선정했다는 메일을 발견하기 전까지 잊고 살았습니다.  힌츠페터국제보도상의 심사위원회가 제 작품을 평가해 주신 것에 감사합니다. 제 다큐멘터리를 통해 대한민국 국민들이 벨라루스 사람들이 겪고 있는 모든 일을 알게 되었기를 바랍니다. 힌츠페터국제보도상을 통해 벨라루스 주변 정세와 루카셴코 정권 하에 벨라루스 사람들이 겪는 고통에 관심을 가져 주신 대한민국 국민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힌츠페터국제보도상을 수상한 후 제 삶은 크게 변하지 않았습니다. 저는 여전히 폴란드에 있는 BelsatTV에서 근무하며, 2020년 이후 루카셴코 독재 정권의 언론과 비정부기구에 대한 탄압을 피해 벨라루스를 떠난 독립 언론인들의 발전을 돕고 있습니다.  저는 벨라루스를 떠나야만 했던 평범한 벨라루스 사람들과 제 영화의 영웅들을 만났습니다. 제 작품에 대한 엄청난 찬사도 받았습니다. 일반인들은 감사를, 동료들은 존경을 표했습니다. 많은 사람들은 저에게 속편을 만들 거냐고 물었습니다. 솔직히 말하자면, 계획은 있지만 아직 결정을 내리지 못한 상태입니다. 만약 속편을 제작한다면, 속편은 굉장히 슬픈 작품이 될 것입니다. 루카셴코 정권은 전체주의 체제로 바뀌고 있으며, 정치범들과 탄압을 피해 떠난 벨라루스 사람들이 매주 점점 더 늘어나고 있습니다. 그리고 벨라루스는 우크라이나 침략에 동참한 나라가 되었습니다. 사람들은 감옥에 갇힐 뿐만 아니라, 죽고 있습니다. 수만 명의 사람들이 죽었습니다. 이건 끔찍한 일입니다. 시청자들에게 희망을 보여 주고 싶지만, 제가 직접 목격하지 못한다면 어떻게 희망을 전달할 수 있을까요?  영상기자를 비롯한 언론인과 다큐멘터리 제작자 여러분! 힘든 상황 속에서 사람들에게 진실을 전달하는 것보다 더 큰 가치는 없습니다. 독재 정권들이 고개를 들었습니다. 그들은 사람들을 공포에 떨게 하고, 감옥에 가두고, 전쟁을 시작했습니다. 그러나, 우리는 우리만의 무기가 있습니다. 우리의 무기는 손에 든 카메라와 마이크입니다. 여러분이 어떤 기술을 사용하든 어떤 걸 발견하든 상관없습니다. 여러분이 세상에서 알게 된 사람들과 사건들에 대한 이야기는 정말 중요합니다! 우리는 취재와 보도로 선전을 비난하고, 독재 정권의 거짓말을 허물었습니다. 힌츠페터 기자가 5·18광주민주화운동의 참상을 취재하지 않았다면, 세상은 전두환의 범죄를 알지 못했을 겁니다. 용감무쌍한 벨라루스 언론인들과 감옥에 갇힌 사람들이 아니었다면, 세상은 루카셴코 정권의 범죄를 알지 못했을 겁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략 전쟁에서 목숨을 잃은 많은 언론인들로 인해, 우리는 우크라이나의 부차와 마리우폴에서 발생한 러시아의 전쟁 범죄를 알게 되었습니다.  우리는 그들을 기리며, 우리의 일을 계속해 나가야 합니다! 세상이 ‘진실을 알리기 위한 당신의 작품’을 알 수 있도록 ‘2022 힌츠페터국제보도상’에 출품해 주시길 바랍니다. 2021 힌츠페터 국제보도상 '기로에 선 세계상' 수상자 / 미하일 아르신스키 (벨라루스)
    2022-07-01
  • 대법원 ‘임금피크제 무효’ 판결에 방송사들 “우리는?”
    대법원 ‘임금피크제 무효’ 판결에 방송사들 “우리는?”<방송사별 임금피크제 현황>  지난달 대법원이 “합리적 이유 없는 임금피크제는 연령을 이유로 한 차별”이라며 무효 판결을 내놓자 임금피크제를 실시해 온 방송사들도 대응 방안을 검토하고 나섰다. 하지만 KT 전·현직 근로자들이 임금피크제로 인해 삭감된 임금을 청구한 소송에서 1심 재판부가 패소 판결을 내리는 등 임금피크제를 둘러싸고 상반된 판결이 나와 관련 판결이 언론사 임금피크제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미지수다.  언론사 가운데 가장 먼저 임금피크제를 실시한 MBC는 노동조합을 중심으로 조합원 설명회를 여는 한편 회사 쪽과 교섭에 나섰다.  전국언론노동조합 MBC본부는 지난 27일 상암 MBC 경영센터 2층 M라운지에서 ‘2022 임금피크제 조합 설명회를 열었다.언론노조 MBC본부는 이 자리에서 대법원 판결의 주요 내용을 요약·안내하고, 현재 MBC의 임금피크제를 둘러싼 핵심 쟁점과 조합의 교섭 및 대응 방향 등을 공개했다.  MBC본부는 대법원 판결 직후 노조 홈페이지를 통해 “대법원 판결 취지에 따라 임금피크제를 전면 재검토해야” 한다는 카드뉴스를 제작해 공개하기도 했다. 카드뉴스에서 MBC본부는 △임금피크제 도입 목적이 타당한지 검토하고 △임금삭감에 따른 보상 조치가 적절하고 업무 강도가 일치하는지 점검하라며 사측의 조속한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MBC본부의 한 관계자는 “대법원 판결을 토대로 MBC 임금피크제를 적용해 보니 보상 조치, 연령을 58세 이상으로 규정한 내용, 삭감률, 도입 목적의 타당성 여부 등에서 불법의 소지가 크다고 판단해 임금피크제를 폐지하는 게 맞다고 보고 있다.”며 “회사쪽에서도 개선을 해야겠다는 입장이라서 곧바로 소송으로 가지 않고 교섭을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소수 노조인 MBC 제3노조는 사내 게시판에 소송인단을 모집하겠다고 나선 상태다.  2005년부터 임금피크제를 시행해 온 MBC는 만 55세 혹은 29호봉의 경우 3%, 56세 3%, 만57세 4%, 58세 5%, 59세 7%를 삭감해 오다 2021년부터 임금피크제 대상을 만58세로 조정하는 대신 삭감률을 일반직과 촉탁직은 40%, 전문직은 25%로 높였다. MBC본부 관계자는 “노사협의회와 별도로 임금피크제만 관련해 논의할 예정”이라며 “실무 교섭은 이미 한 차례 진행했고, 다음달 초 회사쪽과 공식 교섭 자리가 마련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SBS도 노동조합이 조합원 의견 수렴에 나선 상태다. 언론노조 SBS본부 정형택 본부장은 “노무 검토를 마쳤고, 소송을 통해 임금피크제를 무효화할지, 사측과 교섭을 통해 노동자의 손실 부분을 줄이는 방향으로 갈지 의견을 조율하고 있다.”고 밝혔다. SBS는 유연근무제와 시간외수당 합의가 7월에 예정되어 있어 이와 연계하여 협상을 진행할 예정이다.  언론노조 KBS본부도 대법원 판결이 난 지난달 26일 낸 성명을 통해 “(KBS의) 임금피크제 위법성은 종합적으로 판단되어야 한다는 단서가 있지만, 현재 회사의 임금피크제 중 최소 1년차는 단순한 연령 차별일 가능성이 높다.”며 “임금피크제로 피해를 받는 노동자가 생기지 않도록 회사에 조속한 대책마련을 요구한다.”고 밝혔다. 만55세부터 임금피크제가 적용되는 YTN은 임금피크제와 관련해 여러 대응 움직임이 감지된다. 언론노조 YTN지부 관계자는 “2020년 임금협상에서 임금피크 개시일을 만57세까지 미루자고 했는데, 추산을 해 보니 금액이 너무 커져서 시행을 못했고, 2021년에는 임금피크 대상자 가운데 삭감이 많이 된 사람의 경우 일정 금액 이하로 내려가지 않게 최저 하한선을 마련했다.”며 “올해는 삭감률 조정과 임금피크 개시 연령을 높이는 방향을 모색하고 있다.”고 밝혔다.  소수노조인 YTN방송노조는 대법원 판결 이후 사내 문의가 많아 로펌에서 자문을 받았다며 해당 내용을 공개했다. ‘정년을 늘려 고용을 보장하면서 도입한 임금피크제는 도입 목적이 타당하다’는 해석과 관련해 방송노조는 법 개정으로 근로자 정년이 60세로 강제 연장되었기 때문에 ‘정년 연장’이 임금피크제 시행을 위한 적당한 보상조치가 될 수 없다고 밝혔다. 또, 제도 시행 전후로 해당 직원의 업무 내용과 강도가 차이 없는 것은 물론 일부 대상자의 경우 ‘야근 전담’을 맡아 업무 강도가 더 강해졌다고 주장했다.  YTN방송노조는 임금피크제와 관련한 회사 측의 조속한 대응을 촉구하는 한편 “임금피크제로 인한 손실분 회복을 위해 소송이 필요할 경우 집단소송을 지원하겠다.”고 밝힌 상태다. 하지만 회사 쪽은 대법원에서 무효 판결을 받은 한국전자기술연구원과 방송사 임금피크제는  사례가 다르다며 선을 그었다. SBS는 대법원 판결 이후 SBS본부가 사내 게시판을 통해 임금피크제의 문제점을 지적하며 사측에 대안 마련을 촉구하자, ‘알림’을 통해 자사 임금피크제는 정년연장형이어서 대법원 판결 사례와는 다르다는 입장을 밝혔다. MBC 관계자는 “노조에서 협의 요청이 왔으니 협의를 해 봐야 한다.”고 말을 아꼈지만, 폐지에는 미온적인 분위기로 전해졌다. 한편, 전국언론노동조합은 산하 130여개 조직을 대상으로 임금피크제 전수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또한, 임금피크제를 도입한 단위노조에 “대상조치(임금 삭감에 따른 보상조치)가 없는 상황에서 임금 삭감만이 이뤄지는 경우 임금피크제를 폐지할 것, 대상조치가 다소 부족하나 임금피크제 존속이 필요하면 단체교섭을 통해 대상조치를 조정할 것”을 권고한 상태다. 언론노조는 전수조사 결과를 토대로 30일 중앙집행위원회에서 구체적인 지침을 전할 방침이다.안경숙 기자 / cat1006@naver.com
    2022-07-01
  • [뉴스VIEW] 역사적 상상력의 원재료, 5.18 보도영상의 가치
    [뉴스VIEW] 역사적 상상력의 원재료, 5.18 보도영상의 가치   5.18이 비교적 짧은 시간에 ‘폭동’에서 ‘민주화운동’으로 역사적 평가를 바꿀 수 있었던 것은 ‘갇혀 있던 진실’을 알리려는 광주 사람들의 피나는 노력이 타 지역 사람들의 공감을 얻었기 때문이다. 항쟁의 뜨거웠던 열기가 채 가시기 전 1985년 5.18을 기록한 최초의 책자 『죽음을 넘어 시대의 어둠을 넘어』는 그런 교두보 역할을 했다. 비록 문자로 작성된 텍스트였지만 항쟁의 진실을 비교적 생생하게 전달하는 데 성공했다는 평가다. 그런데 5.18의 경험과 교훈을 다음 세대에게 어떻게 잘 전달할 것인가를 고민해야 하는 현 단계에서 텍스트만으로 그때와 같은 효과를 거둔다는 것은 어림도 없다. 영상 중심의 뉴미디어 환경에서 자란 세대가 이미 사회의 주류를 이루고 있을 뿐만 아니라, 넘쳐나는 뉴스 속에서 가짜뉴스를 판별하기도 녹록지 않은 게 현실이다. 원본 형태의 5.18 보도 영상은 그런 문제에 가장 확실한 해답을 제시하는 열쇠가 될 것이다.현재와 미래의 영상세대에게 5.18의 진실을 전하는 가장 확실한 해답은 ‘5.18 보도영상’ 지금 5.18은 ‘현실’에서 ‘과거’로 넘어가는 입구에 들어섰다. 오늘날 한국 사회가 도달한 ‘ 민주화’의 성취는 지난 40여 년간 끊임없이 반복된 5.18에 대한 ‘회고’와 ‘재현’에 바탕을 두고 있다고 해도 크게 틀리지 않다. ‘민주화운동’이라는 말이 5.18을 수식하는 용어로 따라붙는 것이 어색하지 않은 시대가 된 것이다. 그러나 현실은 아직도 만만치 않다. 5.18을 둘러싼 왜곡과 폄훼가 멈추지 않고 지속되는 게 안타까운 현실이다. 영상기자들이 목숨의 위협을 느끼면서 취재한 그날의 영상은 군사정권이 끝날 때까지 국내의 TV 화면에서는 거의 접할 수 없었다. 반면 군사정권의 국방부가 촬영을 허용했던 영상은 예외였다. 이런 영상들은 대부분 항쟁에서 발생하는 폭력과 무질서를 의도적으로 집중해서 보여줌으로써 계엄군의 진압행위를 ‘질서회복을 위한 국가의 불가피한 선택’으로 합리화하기 위한 목적에서 촬영한 것들이다. 하지만 우리 사회가 민주화되면서부터는 영상기자들이 찍은 5.18 현장의 다양한 영상들이 TV 화면을 압도했다. 이런 영상들은 국민의 뇌리 속에서 5.18에 대한 부정적인 이미지를 걷어내고 긍정적인 이미지로 바꾸는데 크게 기여했다.  한국 사회 ‘민주화의 원재료’가 된 5.18 보도영상의 철저한 고증·복원· 정리 작업 이뤄져야진상규명 이슈가 떠오를 때마다, 혹은 매년 돌아오는 5.18기념행사에서 당시 현장을 담은 영상들이 다양한 서사적 맥락 속에 재편집되어 사용됐다. 한마디로 영상기자들이 촬영한 5.18관련 보도영상들은 우리 사회 ‘민주화의 원재료’로 작용했던 것이다. 그런데 안타깝게도 현재 남아있는 원본 영상들은 몇 가지 문제를 안고 있다. 5.18 당시 영상취재자의 의도에 따른 상반된 시각 차이, 그리고 보존방법 및 사용과정에서 발생한 문제점들이 바로 그것이다.  첫째, 1980년도만 해도 방송용 카메라 촬영은 특정인 몇몇 사람에게만 허용된 고급 기술이었다. 당시 광주 현장에서 취재활동을 했던 사람들은 국내 TV와 외신 TV 영상기자들, 그리고 계엄당국이 홍보와 채증 목적으로 현장에 투입했던 대한뉴스의 촬영감독들이었다. 이들 가운데 외신이나 방송기자들이 생산한 영상들은 비교적 사건의 본질을 객관적인 시각에서 취재한 영상들이다. 하지만 정보기관의 통제 아래 촬영한 영상은 사건을 왜곡시키려는 의도에서 생산됐다. 후자는 오늘날에도 5.18 왜곡을 목적으로 한 유튜브 등에서 널리 사용되고 있다.  둘째, 5.18 이후 영상기자들이 찍은 보도영상의 보존 문제다. 영상 촬영자가 소수였기 때문에 정보기관의 통제가 용이했다. 5.18 직후 사진기자들이 찍은 현장 필름을 보안사가 나서서 강제로 탈취해간 과정은 어느 정도 알려진 사실이다. 이에 반해 영상자료가 어떻게 통제, 보존되었는지에 대해서는 지금도 관련자들이 증언하기를 꺼리거나 아예 침묵하는 실정이다. 극소수 일부 증언에 따르면 영상 필름도 사진처럼 5.18 직후 보안사가 강제 수거해간 것으로 알려졌는데, 어찌된 일인지 ‘계엄군의 발포와 관련된 원본 영상’은 모조리 자취를 감춰버렸다. 1980년 5월 21일 오후 1시경 전남도청 앞 집단 발포 상황을 담은 영상은 단 한 컷도 찾을 수 없다. 당시 수많은 내외신 기자들이 현장에 있었기 때문에 누군가는 촬영했을 법한데 남아있는 원본 영상이 전혀 없는 것이다.  셋째, 보도영상의 활용 과정에서 드러난 문제점도 간과할 수 없다. 1989년 초 MBC가 방영한 ‘어머니의 노래’와 KBS의 ‘광주는 말한다’는 5.18과 관련해 군부정권의 시각을 벗어난 최초의 방송으로 큰 관심을 끌었다. 5.18 때 영상을 오리지널 소스로 이용하여 새로운 5.18 서사를 만들어냈던 것이다.  그런데 이때 사용한 원본 영상들조차도 엄밀한 의미에서 5.18 당시의 팩트를 정확하게 반영했다고 볼 수 없다. 예를 들면 5월 19일 오전 미국 CBS 촬영기자 유영길이 찍은 금남로 진압 장면이 최초의 영상인데도 마치 5월 18일 오후 상황인 것처럼 사용됐다. 이렇듯 원본 영상에 대한 정확한 고증 없이 프로그램 제작에 사용됐을 경우 본의 아니게 또 다른 왜곡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5.18 보도영상, 미래 세대 역사적 상상력의 원재료  원본 5.18 보도 영상들이 갖는 잠재적 가치는 우리가 지금 생각하는 것 이상으로 크다. 42년 전 현장을 비주얼 이미지로 보여줄 수 있는 유일무이한 재료이기 때문이다. 시간이 흐를수록 청소년들의 눈높이에 맞게 교육용 학습재료로 재해석되면서 가짜뉴스(fake news)가 범람하는 시대에도 진실과 거짓을 구별할 수 있는 확고한 지표로 기능할 것이다. 또한 예술가들에게는 소중한 상상력의 원천으로써 더욱 가치가 높아질 게 분명하다. 새로운 문화적 감수성으로 차세대를 이끌어갈 영화감독이나 극작가, 소설가, 화가, 웹툰 작가, 뮤지컬 작곡자 등에게 ‘민주화운동으로서의 5.18’은 스토리와 서사를 제공하는 마르지 않는 샘물이다. 원본 5.18영상은 그들에게 모호한 상상이 아니라 진실의 밑바닥에서 솟아나는 맑은 영감의 원천을 발견할 수 있게 할 것이다. 황지우 시인은 ‘서사는 상상력이라는 이스트(효모균)로 세계를 부풀리는 것’이라고 정의한다. 하이테크 시대 원본 5.18 영상은 상상력을 펼칠 수 있는 서사 전문가들에 의해 충분히 부풀려지고 잘 형상화되기 위해 미리 준비된 역사적 상상력의 원재료인 것이다. 이재의 / 5.18기념재단 연구위원, 『죽음을 넘어 시대의 어둠을 넘어』 저자
    2022-07-01
  • 용산 대통령실 이전 2개월…기자들 반응은? “도어스테핑으로 언론 접촉 늘었지만…...
    용산 대통령실 이전 2개월…기자들 반응은?“도어스테핑으로 언론 접촉 늘었지만…”보안앱 설치 논란·잔디광장 스탠드업때 소통관 직원 동행 원칙 등 취재현장 소통은 ‘삐걱’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 5월10일 취임 다음날부터 대통령실 출근길에 출입기자단과 약식기자회견을 갖고 있다. (사진제공: 뉴스1)  윤석열 대통령이 용산 청사로 집무실을 이전하면서 청와대 춘추관을 떠나야 했던 기자들의 취재 환경은 어떻게 달라졌을까? 대통령실을 출입하는 기자들이 가장 먼저 꼽는 변화는 윤 대통령이 매일 아침 출근길에 기자들과 만나 약식으로 기자회견을 하는 이른바 ‘도어스테핑(door-stepping)’이다. 국민과의 소통 강화를 강조하면서 특별한 일정이 없는 한 아침마다 대통령이 언론 앞에 직접 얼굴을 내민다는 점에서 역대 대통령에 비해 대통령의 언론 접촉이 는 것은 부인할 수 없다. 영상기자들은 윤 대통령의 도어스테핑 취재를 위해 아침 8시까지 출근하는 등 풀단 근무가 늘기도 했다. 청와대에서 국방부 청사로 집무실을 이전하면서 리모델링 일정이 빠듯하게 진행되었고, 춘추관에 비해 공간이 좁다 보니 영상기자들이 미처 생각하지 못한 불편함도 있다. 춘추관은 사무공간이 넓어 이를 분리하여 방송 송출 시스템을 설치했는데, 용산 청사 기자실은 공간이 협소해 영상기자단은 소통관실 쪽에 별도 공간을 요청했다. 하지만 청사 쪽에서 마련해 준 공간에 전기 시설이 없어 공사를 하느라 다시 시간이 지체되었고, 최근에서야 공사가 마무리되어 송출 시스템이 완비됐다. 화장실도 열악해 최근 다시 공사를 했고, 영상기자단이 대통령 순방에서 돌아오면 방송 장비들을 보관할 장소도 마땅치 않은 상태다.촉박한 기자실 이전 문제점 드러나송출장비 이전 설치에 시간 걸려 춘추관서 취재 원본영상 송출 ▲지난 5월 13일 윤석열 대통령이 용산청사 1층 기자실을 방문한 뒤 오픈브리핑룸에서 기자들에게 즉석연설을 진행하고 있다. (대통령실이 출입기자단에게 제공한 사진)  한 영상기자는 “용산 청사에 송출 장비를 못 들여와 한동안 춘추관 송출 시스템에 풀단별로 기자 1~2명이 가서 송신 근무를 서야 해서 추가 인력이 필요했다.”며 “그렇게 받은 영상도 인터넷망으로 보낸 것이어서 원본은 따로 녹화해 파일을 외장하드에 저장해 각 방송사에 보내는 작업을 한 달 넘게 해 왔다.”고 토로했다. 대통령과 같은 건물을 사용하다 보니, 촉박한 기자실 이전으로 인해 문제점이 드러나고 있다. 용산 청사 1층에는 기자실이, 2층에는 대통령 집무실이 있다. 하지만 기자들은 1층 정문을 이용할 수 없고, 지하1층으로 다녀야 한다. 들어올 때마다 보안검색대도 통과해야 한다. 한 출입기자는 “기자들에게 청사 출입을 위해 보안앱을 깔라고 했다가 반발하니까 기자 출입증이 있으면 보안앱이 없어도 통과되는 것으로 정리됐다.”며 “청사 앞 잔디광장에서 스탠드업을 할 때도 소통관 직원이 동행해야 한다는 원칙이 있는데, 늘 함께 나오는 건 아니지만 기자가 대통령실 관계자 앞에서 리포트 촬영을 하는 게 말이 되느냐.”고 말했다.대통령 일정 영상취재 공개 없이 전속촬영가가 영상제공하려다 논란 되기도 그런가 하면 영상기자단에 대통령 일정을 공개하지 않은 채 전속촬영기사가 찍은 영상을 준다고 해서 논란이 되기도 했다. 이를 두고 기자들 사이에서는 “앞에선 국민과 소통하겠다고 도어스테핑을 하면서 뒤에서는 명확한 기준도 없이 영상취재를 못 하게 하는 것은 모순”이라는 비판이 나오기도 했다. 매일신문 이호준 기자는 지난 23일자 데스크칼럼 ‘대통령의 소통, 대통령실의 소통’에서 “(윤 대통령이) 당선인 시절 기자실을 청사 1층에 두고 자주 들러 소통하겠다고 강조하기도 했”지만 국민소통관실(옛 춘추관)도 왕래할 수 없고, 소통관장이나 홍보수석과의 정례 모임이 없다며 “대통령실도 소통에 좀 더 분발해야 할 것 같다.”고 지적했다.안경숙 기자 cat1006@naver.com
    2022-07-01
  • 영상기자들, UHD시대에도 주취재장비로 ‘ENG카메라’ 가장 선호
    영상기자들, UHD시대에도 주취재장비로 ‘ENG카메라’ 가장 선호협회원 대상 설문조사…10명 중 8명 차세대 카메라로 ‘ENG카메라’ 선택취재현장에서 MNG장비 사용 확대로 근무환경 악화, 사고 스트레스도 커져    한국영상기자협회(회장 나준영)가 협회원들을 대상으로 지난 6월 24일, 25일 이틀 동안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많은 영상기자들이 UHD방송을 위한 주취재장비로서 ENG카메라를 선호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정부의 지상파방송 UHD 전환일정에 따라, 1년 뒤인 2023년까지 지상파방송사들은 UHD방송망을 전국의 시-군 지역으로 확대하고, 2025년까지 UHD 콘텐츠 의무편성비율을 50% 이상으로 늘려야 한다. 이에 따라 지상파방송사들은 물론 함께 콘텐츠경쟁을 벌이는 종합편성채널과 뉴스전문채널 방송사들은 UHD방송을 위한 장비 및 제작, 송출시설 확충을 위한  계획을 수립하고 있다. 보도영상 분야에서는 2000년대 후반 진행된 HD 카메라장비들이 노후화됨에 따라, UHD 전환일정에 맞춰 새로운 영상취재 장비를 교체하기 위한 논의와 움직임이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협회는 이런 변화의 분위기에 맞춰, 전국의 영상기자들이 UHD 전환에 대해 갖고 있는 고민들을 공유하고, UHD 전환 과정에서 장비의 사용자와 취재, 제작현장에 맞는 변화를 만들어 가기 위해 이번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이번 설문조사에 참여한 영상기자들의 80.7%가 UHD 방송시대의 주취재장비로서 여전히 ENG카메라를 선호한다고 응답했다. 이는 소형화된 디지털 영상장비들이 출시되고, 경제성 등을 이유로 ‘취재용 카메라를 기존의 ENG타입이 아닌 6mm카메라형태의 소형카메라나 DSLR카메라로 대체하면 안 되는가 하는 의문’이 방송계 일부와 일반시민들을 통해 나오고 있는 것과는 정반대의 결과가 나온 것이다.  뉴스취재를 위한 안전성과 편리성이 ENG카메라의 가장 큰 선호 요인 취재용 기본UHD카메라 도입을 위해 우선적으로 고려해야할 것이 무엇이라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영상기자들 중 48.7%는 영상취재시 안정성과 편리성을, 23.9%는 취재영상의 무선송출 등 다양한 기능성을, 18.8%는 취재영상의 화질과 안정성이 우선 고려되어야 한다고 응답했다. 이번 조사에 참여한 영상기자들의 44.2%는 ENG카메라가 취재 시 포커스와 조리개 조작이 간편해 취재에 최적화되어 있다는 점을, 18.1%는 취재영상의 화질과 안정적 영상을 얻을 수 있다는 점을, 16.6%는 어깨견착, 무게중심 잡기가 편해 안정적으로 영상취재를 할 수 있다는 점을 장점으로 꼽았다. 이는 경제성과 장비호환, 색감의 문제보다 더욱 치열해져 가는 취재경쟁과 급변하는 뉴스현장 속에서 보다 빠르고 안정적으로 영상취재를 하고자하는 기자들의 업무적 요구와 무선송출과 뉴스라이브 참여가 늘어나는 뉴스제작 현실을 반영한 결과로 보인다. 한편, 응답 영상기자의 17.4%가 취재장비로서의 상징성과 역사성을 갖고 있다는 이유로 ENG카메라를 주요 취재장비로 선호하는 이유로 꼽아 눈길을 끌었다.영상기자의 MNG장비 활용 확대, 장비의 불안정성에 따른 잦은 사고 책임 귀속에 따른 스트레스 호소  이번 설문조사에서 무선망을 이용해 MNG(Mobile News Gathering) 송출장비로 취재현장에서 영상을 송출하고, 현장연결과 취재기자 뉴스라이브를 하는 등의 업무가 확대되면서 많은 영상기자들이 업무강도가 세지고, 이로 인한 업무 스트레스가 커지고 있다는 조사결과가 나왔다. 응답자의 92.9%는 취재현장에서 영상송출을 위해 MNG장비를 선호하고 있다고 답했다. 하지만, 응답자의 66.2%가 MNG장비를 사용한 취재업무 중 발생하는 방송사고의 주원인을 불안정한 MNG장비의 문제로 꼽아 MNG장비의 안정적 운영을 위한 장비개선의 필요성이 제기되었다. 그러나 이런 현실에도 실제 현장에서 방송사고가 발생할 경우, 회사에서는 장비문제보다는 현장영상기자의 운영미숙으로 인한 문제로 취급한다는 의견이 44.7%로 조사돼, MNG 운영에 대한 영상기자들의 업무스트레스가 크다는 것이 드러났다. 특히, MNG운용에 있어 영상기자 1인의 운용에 대한 부담감과 스트레스가 커지는 상황에서 지역방송사 등에서 영상기자를 보조하는 오디오맨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 하지만, 지역방송사들의 경우, 경영상의 문제로 오디오맨을 줄이거나, 운전기사가 오디오맨 역할을 대신해 영상기자의 MNG 라이브나 현장연결 시 방송사고가 발생할 위험이 커지고 있어 이를 개선하기 위한 노력이 절실한 것으로 보인다.    영상기자들, ENG카메라의 MNG기능 결합,  MNG 해외이용 시 장비사들의 통신 관련 정보 공개 바래 설문조사에 참여한 회원들은 앞으로 주취재장비로 채택하거나 개발될 카메라에 대해 바라는 자유기술에서 MNG송출시스템이 함께 결합되어 별도의 MNG장비 없이 무선통신망을 이용한 송출이 가능했으면 좋겠다는 의견들을 많이냈다. 또한, ENG장비가 좀 더 가볍게 경량화되고, 초고속촬영이나 줌렌즈의 오토포커스 기능이 추가된다면 좋겠다는 의견도 주었다. MNG장비와 관련해서는 장비의 소형화가 이루어지면 좋겠고, MNG의 해외사용 시 해당국가의 통신사정과 MNG에 설치하는 유심(USIM)카드와 관련한 정보들을 공개해 현장에서 혼란 없이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장비업체들의 노력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그리고, MNG장비의 렌트비용이 너무 비싸서 사용빈도에 비해 너무 많은 렌트비용이 들어가므로 협회에서 렌트용 장비를 구매해 전국의 회원사들이 필요한 경우에 빌려서 사용할 수 있도록 하면 좋겠다는 의견들도 나왔다. 이번 설문조사는 영상기자협회원 전체를 대상으로 진행됐고, ENG관련 응답자 88명, MNG관련 응답자 56명의 응답결과를 갖고 분석했다.UHD카메라에 대한 정보취득, 교육경험 29.9% 밖에7월 협회연수, 카메라, MNG장비 관련 연구팀 결과 발표예정, 장비사들 직접 정보제공  이렇게 UHD방송용 ENG카메라에 대한 필요성과 도입요구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실제로 이에  대한  구체적 정보를 사내외에서 제공받거나 교육받은 경험이 29.9%, 사용해본 경험이 절반에 못 미치는 42.9%에 불과한 것으로 드러났다. 협회는 이런 회원들의 UHD취재장비에 대한 관심과 MNG관련 취재업무증가와 그에 따른 회원들의 업무환경을 개선하기 위한 다양한 사업을 벌여나갈 예정이다. 오는 7월 7~8일, 7월 13~15일 각 각 부산에서 열리는 전국 회원사 데스크-지부장연수와 전국회원연수에서는 "ENG카메라의 미래와 MNG송출장비의 발전" 세션을 통해, 영상취재장비를 담당하고 있는 각 방송사의 영상기자들이 지난 한 달간 ENG연구팀과 MNG연구팀을 구성해 벌여온 그동안의 연구작업의 결과들을 발표할 예정이다. 그리고, UHD영상장비 채택을 위해 취재장비의 사용자로서 고려하고 바라는 점들, MNG업무확대에 따른 업무상의 어려움과개선점들을 논의하고, 취재장비로서 ENG카메라와 MNG장비의 발전방향도 함께 이야기해볼  예정이다. 또, 소니, 파나소닉, 캐논, TV-U, LIVE-U 등의 장비사에서 직접 자신들의  장비개발방향과 특징을 설명하고, 참가자들이 직접 장비들을 테스트해볼 수 있는 시연회도 진행한다. 협회는 UHD방송전환을 앞두고 영상기자 업무와 관련한 다양한 정보를 얻고 체험할 수 있도록 하는 다양한 사업들을 벌여나갈 예정이다.<영상기자>편집팀 종합
    2022-07-01
  • 진짜 전쟁터는 가지 못하는 한국언론의 전쟁보도
    진짜 전쟁터는 가지 못하는 한국언론의 전쟁보도‘우크라이나전쟁’ 현장취재 기자들 “여행금지국가 취재제한 ‘여권법’ 개정해야” 지난 2월 24일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에 미사일 공습 뒤 지상군을 동원해 침공하면서 ‘우크라이나 전쟁’이 발발했다. 지난 2년여 간 세계적인 ‘코로나19 팬데믹’ 상황으로 해외취재에 소극적이었던 국내의 주요 방송사와 언론사들은 이 전쟁을 취재하기 위해 대규모 취재진을 파견했다. 전쟁 초기 공중파 방송사, 뉴스전문채널, 종편방송사들은 폴란드, 루마니아, 몰도바 등 우크라이나 국경과 인접한 지역에서 전쟁을 피해 탈출하는 우크라이나 피난민들을 취재해 전쟁의 참상을 생생하게 전달했다. 하지만, 국내 방송사들의 전쟁보도는 딱 여기까지였다. 우리 방송과 언론사 취재진은 우크라이나의 국경선 안으로는 한 발짝도 들어가 보지 못한 채, 인접국가의 국경지대에서 연일 비슷한 내용의 피난민 취재와, 외신들이 우크라이나 현지에서 발신하는 전쟁보도에 의존해 뉴스를 전달해야 했다. 우크라이나 전쟁터로는 들어가지 못하니 전쟁의 긴장감을 보여주기 위해 방탄조끼와 헬멧을 쓰고, 폴란드의 국경과 거리에서 스탠드업과 라이브중계에 집중하는 국내 방송과 언론인들에 대해 시청자들은 불만과 비아냥의 목소리를 쏟아냈다. 이렇게 방송사 취재진들이 대거 우크라이나 전쟁을 취재하기 위해 현장에 달려갔음에도, 진짜 전쟁취재를 하지 못한 이유는 뭘까.  전쟁터 아닌 안전지역에서 방탄조끼 입고 전쟁분위기 연출…현장기자들, 외신에 의존해야 하는 현실에 자괴감 토로  우리나라 여권법은 전쟁이나 재난, 재해가 발생해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위협받는 지역을 여행경보 4단계인 여행금지국가로 지정할 수 있도록 되어 있다. 만약 외교부의 허가 없이 이들 지역에 방문, 체류할 경우 1년 이하의 징역이나 1,0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진다. 하지만, 여권법의 ‘예외적 여권 사용’ 조항은 여행금지국가라도 외교부 장관의 허가를 받아 생업을 위해 해당 국가에 머물러야 하는 영주권자와 공익적 목적의 취재와 보도를 해야 하는 언론인 등에 대해서는 방문·체류를 예외적으로 허용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외교부는 지난 2월 22일 전운이 감돌던 우크라이나를 여행금지 국가로 지정했다. 우크라이나 전쟁에 관한 국민들의 관심이 높아지고, 전 세계 언론인들이 우크라이나 현장취재에 나서는 상황에서도 외교부는 우크라이나 현지취재 요청을 허용하지 않아왔다. 그러다 국내 여론과 언론인들의 비판이 계속되자, 지난 3월 18일 언론인의 우크라이나 방문 제한을 일부 풀었다. 현지에서 취재 중인 국내방송사들의 취재진과 유럽특파원들은 이 조치를 통해 폴란드 국경지역과 가까운 우크라이나의 리비우(Lviv) 지역이나 수도인 키이우(Kyiv)로 들어가 취재할 수 있기를 기대했지만, 외교부가 입국허용한 지역은 우크라이나 전선과는 먼 서남부 체르니우치주 지역(수도 키이우 기준 약 500킬로미터 이상 떨어진 우크라이나 국경 도시)였고, 취재를 위한 체류기간도 단 2박3일로 한정했다.  BBC와 CNN, NYT 등 세계 유수의 언론사들은 전쟁이 시작되자마자 우리언론인들이 가장 많이 취재활동을 벌였던 폴란드 프세미실 지역과 가까운 우크라이나 서부 도시 리비우에 베이스캠프를 차린 뒤, 수도 키이우는 물론이고, 격전이 벌어지고 있는 동남부 도시들의 소식을 실시간으로 전했다. 하지만, 우리 언론의 취재지역은 전쟁터와는 한참 떨어진 곳들로 제한될 수밖에 없었다. 이로 인해 우리 방송사 취재진과 한국 언론인들은 비싼 경비를 들여 전쟁취재를 와서도, ‘진짜 전쟁터’에는 들어가 보지도 못하고, 생생하게 새로운 소식을 전하는 외신보도에 의존해 전쟁리포트와 기사를 현지 제작하고 있는 실정이다. 우크라이나 현장취재를 다녀온 언론인들은 외교부가 전쟁 등 위험지역에서 한국언론의 취재를 임의로 제한하고 있고, 이 때문에 국내 시청자와 독자들, 다른 나라의 언론인들에게 비난과 비웃음을 받는 상황이 생겨나고 있는데 대해 깊은 자괴감을 느낀다고 말했다. 신문사나 통신사 사진기자들의 경우, 전세계 포토저널리스트들이 현장취재를 위해 우크라이나로 들어가고 있지만, 외교부의 취재제한으로 우크라이나 내로는 접근조차 할 수 없어 현장취재를 애초에 포기하는 상황도 발생하고 있다. 지난 4월 21일 저녁, 한국영상기자협회 회의실에서 열린 ‘우크라이나 전쟁 현장취재 언론인 간담회‘에 함께한 참석자들은 우크라이나 전쟁취재 현장에서 느낀 문제점들을 토로하며 우리 언론인들의 전쟁·위험지역 취재를 제한하는 현재의 여권법과 외교부의 제한적 취재허용조치가 헌법이 보장한 언론자유를 심각하게 침해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또, 국제뉴스에 대해 커지는 한국 시민들의 관심을 충족시키기 위한 국내언론의 취재활동을 제한함으로써, 국민의 알권리도 훼손당하고 있다며 빠른 법개정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이에 앞서, 지난 4월15일에는 유럽주재한국특파원단이 외교부의 우크라이나 취재제한조치를 비판하는 성명서를 내기도 했다.전쟁 등 위험지역 취재 위한 안전장비, 보험, 의료, 법률 지원 시스템도 ‘구멍’ .국제 분쟁·전쟁·재난·재해 취재와 관련한 국내 언론의 노하우가 체계적으로 정리되어 전수되지 않고, 실제 현장에서 꼭 필요한 사전보험가입, 취재가이드라인과 취재필수품목에 대한 준비도 되어 있지 않다는 지적도 나왔다. 30년 가까이 된 구형방탄조끼가 지급되고, 전쟁취재 현장에서 국제관행으로 정착된 파란색 ‘프레스완장’에 대한 정보가 없어, 우리 언론인들은 전혀 다른 색깔의 프레스완장을 차고 전쟁취재를 다녀 망신을 당하기도 했다. 해외 전쟁·분쟁 지역에서는 언론인임을 증명하는 인증서의 의미로 소속된 기자단체나 협회가 발급한 ‘프레스카드’를 요구받는 경우가 많은데, 이를 준비하지 않아 낭패를 본 경우도 있었다. 실제로 협회에는 우크라이나 전쟁 취재를 간 소속 회원이 협회가 발급했던 파란색 프레스완장을 추가제작해 보내 달라거나, 협회프레스카드 사진파일을 메일로 보내달라는 등의 요청들이 들어오기도 했다. 해외 언론사들의 경우 여러 번의 현장취재 경험을 쌓은 전쟁전문기자들이 현장을 지휘하고, 전쟁·위험지역 취재에 대한 노하우를 전수하는데, 우리 방송과 언론은 그렇지 못하기 때문에 이런 일들이 발생하고 있다는 자성의 목소리들이 나왔다.협회, 여권법개정·전쟁취재 보도가이드라인 개정·필수장비 권고안 제정 등 활동 예정 협회는 우리 시민들이 국제뉴스에 대한 관심이 커져가고, 우리 시각의 언론보도를 갈망하는  시대적 흐름을 반영하고, 우크라이나 전쟁취재에서 드러난 문제점들을 현실적으로 개선해 나가기 위한 구체적 활동을 벌여나갈 예정이다. 먼저, 다른 언론단체들과 연대하여 이번에 문제가 부각된 여권법의 취재제한조항을 현실에 맞게 개정하는 노력을 벌여 나갈 예정이다. 또한, 올 하반기로 예정된 영상보도가이드라인 개정 작업에 국제관행에 맞는 전쟁취재보도가이드라인 조항을 추가하고, 전쟁위험지역 취재를 위한 필수장비 권고안도 마련할 계획이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 한국 언론의 국제취재 활성화 강조…새정부 여권법 개정으로 ‘진정성’ 보여야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은 지난 4월 4일 열린 한국보도사진전에 참석해 “(우리 언론인들이) 국내문제만이 아니라 세계보도현장에 뛰어들어서, 종군기자로서 또, 해외의 많은 사회·경제·인권현장에 가서 우리 국민들에게 좋은 철학이 담긴 작품을 선사해주시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윤 당선자의 바람처럼  국민들이 우리 시각과 취재진의 역량으로 생산한 국제뉴스 보도를 접하기 위해서는 이를 가로막고 있는 여권법을 하루 빨리 개정해야 한다. 또, 한국 언론의 국제이슈 취재·보도 시스템을 국제기준에 맞게 개선해 나갈 수 있도록 새정부의 정책적 지원과 관심이 필요한 상황이다.
    2022-05-03
  • 우크라이나전쟁 현장 취재, 언론인 간담회
    전쟁 취재, 제한하는 ‘여권법’ 언론자유, 알권리 침해 국민들의 높아지는 국제뉴스에 대한 요구 반영해 ‘여권법’ 개정 절실한국 언론의 국제취재보도 역량 개선위해 전쟁 취재 메뉴얼 등 정비되어야    지난 2월 24일 우크라이나 전쟁이 발발하자 한국 언론들은 현장 취재를 위해 대거 취재진을 파견했지만, 전쟁터가 된 우크라이나에는 들어가지도 못한 채 인접국인 폴란드, 루마니아 등에서 현지 소식을 전하고 있다.   정부가 ‘여권법’의 ‘예외적 여권사용 허가’ 조항을 근거로 취재진의 우크라이나 입국을 불허하고 있기 때문이다.   우크라이나 현지 취재를 다녀 온 기자들은 우리만의 시각을 담은 국제뉴스를 제작하기 위해 이에 대한 개선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를 내놓고 있다.   이에 한국영상기자협회(회장 나준영)는 현장 취재를 다녀온 영상기자들과 취재진의 목소리를 직접 들어보는 자리를 마련했다. 우크라이나 취재·보도 간담회는 지난 21일 한국영상기자협회 회의실에서 열렸다.   간담회는 나준영 영상기자협회장이 진행을 맡았으며 SBS 김용우 기자, MBN 임채웅 기자, KBS 조세준 기자, MBC 현기택 기자와 분쟁 지역 전문 PD인 김영미 다큐엔드뉴스 대표가 참석했다.  나준영(아래 나) : 우크라이나 취재를 다녀온 기자들과 같이 현장 상황을 공유하고, 어떤 점이 개선돼야 할지 발전적으로 얘기해 보는 시간을 마련했습니다. 취재 과정에서 있었던 일 등 현장 취재와 관련해 총평을 부탁드립니다. 임채웅 MBN 기자(아래 임) : 폴란드로 가는 비행기에서 BBC 기자를 만났습니다. 그 기자는 자기들은 어떤 루트로 어떻게 우크라이나에 입국할 거라고 얘기하면서 우리는 어떻게 들어갈 건지 물었습니다. 아무 말도 할 수 없는 상황에 자괴감이 들었습니다. 우크라이나에 들어가서 취재하고 싶은데, 외교부의 허가가 안 났습니다. 외교부에 지속적으로 요청해서 특별허가를 받긴 했는데, 허가 지역이 중요한 전쟁피해를 입은 지역이 아니다 보니, 회사에서 최종적으로 들어가지 않기로 결정했습니다. 한국에서 온 대부분의 취재진들이 저와 같은 경험을 이야기하더군요.  우리나라 기자들을 더 속상하게 만든 것은 대부분의 방송사들이 이 전쟁의 보다 생생한 상황과 문제점을 보여줄 심층 보도를 요구하지 않는다는 점이었습니다. 2주 동안 루마니아 수체아바주 시레트(Siret) 지역 취재를 했습니다. 초반은 주로 난민 취재였고, 중·후반으로 갈수록 현장 중계 역할밖에는 못했다는 생각이 듭니다. 시간이 지날수록 (우크라이나 전쟁) 관련 기사가 줄어든 데다 뉴스프로그램 후반부에 한 꼭지만을 편성하니까, 현장라이브로 스트레이트성 전장 상황을 보내고 나면 따로 심층 취재를 할 수가 없었습니다. 이번 취재는 항공편, 현지 코디, 통역, 통신, 숙박 등 큰 비용이 드는 취재였는데, 많은 방송사들이 ‘다른 건 몰라도 라이브연결에 신경 써라.’라는 것이 한국방송사들이 현지 취재진에게 준 가장 큰 요구였다는 생각이 듭니다.김용우 SBS 기자(아래 김) : 우린 각국의 취재진이 폴란드로 몰리다 보니 이를 피해 벨라루스나 루마니아로 가려고 했습니다. 그런데 벨라루스도 비자가 필요하다고 해서 취재가 안 됐고, 최대한 몰도바까지 가는 것을 기획하고 여기로 향했습니다. 가보니 루마니아의 시레트와 우크라이나의 체르니우치(Czernowitz) 양 지역사람들이 매일 오가고 있을 정도로 왕래가 잦아서 우리도 들어가겠다고 외교부에 제의를 했는데 거절당했습니다.  우리가 외교부에 우크라이나 입국허가를 계속 요청할 즈음 KBS취재진도 같은 요청을 했고, 제한적으로 체르니우치만 들어가게 해 주겠다는 답을 받았습니다. 하지만, 우크라이나 오데사(Odessa) 에서 몰도바공화국(Moldova)쪽으로 나오는 난민들을 취재하면서 만난 외신기자는 우리에게 ‘그냥 (우크라이나에) 들어가라.’고 하더군요. ‘한국취재진은 국내법상 우크라이나에 들어갈 수 없다.’고 그 외신기자에게 말하는데 정말 창피했습니다. 전쟁을 취재하기 위해 우크라이나에 입국하려는 자국의 기자들을 여권법으로 막는 나라는 전 세계에서 우리나라밖에 없다는 것을 이번에 처음으로 알았습니다. 전쟁취재를 와서 현장에 들어가지 못하는 이유를 말하는 것도 창피했고, 외신기자들도 그것을 이해하지 못하는 분위기였습니다. 외교부가 많은 국민이 관심을 갖고 있는 우크라이나 전쟁을 취재하려는 자국의 언론인들을 ‘안전’을 이유삼아 무조건 막아서는 느낌이었습니다. 나: 우크라이나 전쟁 이전에 분쟁이나 재난 지역 취재 경험이 있는지 궁금합니다. 임 : 저는 처음입니다. 저는 이번에 우리 회사에서 두 번째 교체팀으로 가게 되었습니다. 가기 전에는 우크라이나 전쟁 취재를 위해 여러 계획들을 세웠는데 하나도 실행할 수 없었습니다. 현지에 도착해 우크라이나에 못 들어가는 상황이 되니, 몰도바 같은 곳에 가서라도 취재하는 게 우리가 전쟁의 참상을 최대한 전달할 수 있는 방법이지 않을까 생각하고 접근했습니다.  김 : 저도 전쟁취재는 처음입니다. 지난 홍콩민주화시위 때 방탄조끼와 방독면을 갖추고 취재한 경험은 있습니다. 출장을 가며 우크라이나에 들어갈 수 있어도 ‘리비우 같은 곳에 가서 CNN 같은 외신보다 뛰어나게 취재할 수 있을까’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우리 출장팀은 외신에서 주목하지 않는 데를 취재하자고 했고, 갈 수 있으면 오데사를 가보자고 했는데 결국 못 들어갔습니다.  회사는 우크라이나 전쟁을 현지취재 갔으니 우크라이나 접경에서라도 라이브중계를 원했는데, 현지시차 때문에 라이브는 오전에 진행해야 했습니다. 라이브리포트를 마치면, 취재는 오후에 해야 하는데 다른 곳에 가려면 이동하는 시간이 있어 다음날 오전 라이브에 지장이 생길 수밖에 없었습니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같은 회사에서 두 팀을 보냈을 땐 한 팀은 취재, 한 팀은 라이브연결을 맡아 취재했지만, 거의 모든 언론사 취재팀이 한 팀만 남자, 우크라이나 인접 지역에서의 취재는 현장에서 주요뉴스용 라이브연결을 하는데 그쳤습니다. 회사 입장도 어느 정도는 이해하지만 보도하는 입장에선 아쉬움이 남습니다. 나 : 이번 취재를 위해 각사에서는 어떤 준비를 해줬는지 궁금합니다. 현기택 MBC 기자(아래 현) : 폴란드 국경과 인접한 우크라이나의 리비우(Lviv)에 들어가려고 했더니, 외교부에서 보험 가입이 필요하다고 했습니다. MBC는 전쟁이나 재난 지역 취재와 관련한 특약보험이 없어서 급하게라도 가입하려 했는데, 가입 일수가 모자라 우리팀은 적용이 불가능했습니다. 보험 때문에 취재 허가가 안 나오면 곤란해서 회사 쪽에 상응하는 조치를 취해달라고 했는데, 규정이 없어 안 된다고 하더군요. 취재진이 늘 ‘경계’에서만 머물다 와서 그런지 ‘무슨 보험이야.’라는 분위기였습니다. 하지만 뒤에 출발하게 될 다른 팀을 위해서라도 보험이 필요했고 결국 보험에 가입했습니다.  이번 우크라이나 전쟁 출장취재를 경험하며 우리나라 언론이 진짜 취재하고 싶은 게 무엇인지 묻고 싶어졌습니다. 전쟁이 일어난 인근지역에 가서 뉴스를 전달한다는 스탠드업(리포트의 기자 크레딧샷)만 잡고 오는 게 다인지, 저널리스트로서 진실을 알리고 분쟁지역에 들어가 전쟁의 실상을 담아 우리 시청자와 국민들에게 전달하는 것인지 의문이 듭니다.  김 : SBS는 예전 이라크 사태 때 기자가 피랍된 적이 있어 전쟁, 분쟁지역 취재를 보장하는 보험이 있습니다. 이번에 우크라이나 전쟁취재를 갈 때도 그 보험으로 갔습니다.  조세준 KBS 기자(아래 조) : KBS는 전쟁지역 취재진을 위한 보험은 준비되어 있었습니다. 하지만 분쟁 취재가 잦은 일이 아니고 전쟁지역을 취재하는데 참고할 매뉴얼도 없다 보니, 취재를 위한 다양한 안전장비라든가 여러 가지 준비가 안 되어 있었습니다. 이번 취재를 위해 지급된 회사의 방탄조끼는 30년이 다 된 장비라서 너무나 무겁고, 현지에서 취재를 위해 착용하니 제대로 움직이기도 힘들었습니다. CNN이 우크라이나 개전 초기 키이우(Kyiv)의 현장에서 급하게 최신형 방탄조끼를 날렵하게 입던 영상은 정말 남의 나라 이야기였습니다.   김영미PD(아래 김PD) : 외신들은 해외 취재를 나갈 때 현지 병원과 변호사를 사전에 계약해 놓는 경우가 많습니다. 외신기자생활을 한 저는 이런 경험 때문에 해외 취재시 사전에 숙소 가까운 곳에 지정 병원을 미리 계약하고, 현지 변호사와도 계약을 해놓습니다,  이번에 우크라이나 전쟁취재를 온 많은 한국기자들이 코로나에 걸려 호텔 방안에서 힘들게 투병했다는 얘기를 듣고 안타까웠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현지 병원과 계약되어 있었다면 어땠을 까요. 2010년 아랍의 봄 당시, 이집트 혁명을 취재갔을 때 저와 카메라감독이 경찰에 연행되었던 적이 있는데, 사전에 계약한 현지 변호사에게 연락해 금방 풀려나기도 했습니다.  전쟁취재 시 많은 외신사들은 저처럼 이런 조치들을 해 주는 행정팀이 따로 있습니다. 얼마 전 만난 BBC취재팀은 전체 열 팀이 출장을 왔는데, 그 가운데 두 팀이 행정팀이라고 했습니다.  현: 한국의 영상기자들은 전쟁 취재를 가는데 제대로 된 교육을 받은 경우도 거의 없고, 오로지 선배들이 전하는 경험이나 취재팀이 확보한 현지정보와 현지 가이드들의 자원에 전적으로 의지해야 하는 상황입니다. 한국 언론이 정말 전쟁 보도를 제대로 하고 싶다면 평소에 이에 대한 준비를 해야 한다고 여러 번 얘기했었는데, 결국 진짜 전쟁이 터지자, 아무 준비도 없이 기자들을 취재하라고 보내고 있습니다. 이러한 고질적인 관행을 개선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엄청난 비용이 들어가는 취재팀을 몇 팀씩 보낼 게 아니라, 제대로 교육시키고 안전을 위한 대책을 바탕으로 제대로 기획하고 준비된 취재를 하는 게 나은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조: 후쿠시마 원전 사태를 통해 우리가 원전 취재 매뉴얼을 만든 것처럼 전쟁이나 분쟁 지역 취재에 대해서도 매뉴얼이 생겼으면 좋겠습니다. 개별방송사의 대응이 미흡하고 준비절차가 복잡하니, 협회 차원에서 이번 우크라이나 전쟁을 계기로 분쟁 지역 취재 경험자들의 경험과 지식을 모아 국제 분쟁이나 재난 상황이 발생하면 유사시에 바로 참고할 수 있는 매뉴얼과, 현장에서 사용할 수 있는 전쟁보도용 키트를 목록화해 각 회원사에 권고해 주면 좋겠습니다. 나 : 2010년 즈음 언론방송진흥단체들의 주최로 호주와 영국 등지에서 전쟁 보도 연수를 실시한 적이 있습니다. 그런데 당시 교육을 받은 기자들 중 이번 우크라이나 전쟁 취재를 다녀온 이들은 얼마나 될까요.  김PD: 전쟁이나 분쟁 지역을 한 번 다녀오면 좋은 경험이 쌓여야 하는데, 이번에 폴란드 국경지대서 만난 한국기자들은 모두 제대로 된 전쟁취재 경험이 없거나 처음이었습니다. 기존에 전쟁취재를 경험했던 사람들은 안 오고, 어린 기자나 경험이 전혀 없는 기자들만이 전쟁·분쟁·험지 취재를 하는 방식으로는 이들 취재의 노하우가 쌓일 수 없습니다. 국제적인 전쟁, 분쟁, 사건, 사고가 있을 때마다 경험이 없는 취재진들만이 취재를 나오는 구조로는 국제취재의 노하우와 인맥을 만들기 어렵습니다. 이런 식으로 가다가는 대한민국의 지금도 열악한 국제취재 인프라가 사라질 것입니다. 현 : 이번 폴란드 국경취재를 하면서 우리 언론이 국제적 취재방식과 인프라가 너무나 뒤처져있다는 것을 실감했습니다. 제도적 부분, 취재하는 방식, 고민들이 너무나 옛날 방식입니다.  외신들은 현지 취재, 특히 전쟁이나 분쟁지역 취재를 가면 가이드를 반드시 현지인을 고용할 것을 매뉴얼로 제시하고 있다고 합니다. 그러나 우리 언론은 현지에 사는 우리 교민을 가이드로 우선 섭외하다 보니, 위기상황에서는 똑같은 외국인이 되는 경우가 생길 수 있습니다. 취재현장에서 착용하는 프레스완장도 국제 기준이 파란색이라는 것을 이번에 처음 알았습니다. 국내에서 아무도 이야기해주지 않았기에 MBC는 보라색, SBS는 주황색을 차고 다녔습니다. 사전에 알았다면 협회에서 국제기준에 맞춰 제작한 파란색 프레스완장을 챙겨 취재를 갔을 겁니다,  또, 외신들은 자기들끼리 현지에서 단톡방을 만들어 정보를 공유하는데 여기에 끼지 못한 우리 언론인들은 특파원을 비롯해서 외신이 공유하는 중요한 현지 정보를 제대로 확보할 수 없는 상황이었습니다. 국제보도 분야에서 우리 언론의 취재 방식은 너무나 뒤쳐져 있다는 생각이 취재 내내 들었습니다. 나 : 앞에서도 많은 말씀들을 하셨지만, 우크라이나 현지는 취재하지 못하고, 접경지역만을 취재하면서 어떤 생각이 들었나요. 김 : 저는 전쟁 발발하고 20일 좀 넘었을 때 들어갔습니다. 그때까지만 해도 댓글이 항상 ‘너네는 왜 안 들어가냐. 우리나라 취재진은 왜 안 들어가느냐’는 것이었습니다. 그런데, 막상 어렵게 외교부의 2박3일 취재허가를 받아 우크라이나의 체르니우치(Czernowitz)에 들어가니 ‘안전한 데만 골라다닌다.’는 댓글이 달리기 시작했습니다.서울의 데스크들은 안전 문제가 있으니 ‘우크라이나 현지에 들어갔다’는 것만으로도 만족하는 분위기였습니다. 혹시라도 사고가 나면 문제가 더 커질 수 있으니. 전쟁의 현장을 보여주는 영상은 외신들이 찍어주는 걸 쓰고 우린 안전하게 취재하자는 생각들이 보도책임자들에게 있는 것 같습니다.  김PD : 분쟁 취재건 전쟁 취재건 전쟁의 핵심지역을 취재해야 하는데, 전장의 주변만을 도니까 한국언론의 전쟁취재가 우리 국민들의 관심을 제대로 충족시키지 못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한국 언론이 들어간 체르니우치는 우크라이나를 취재하는 외신과 그것을 보는 국제사회와 시민들에게는 뉴스 가치가 전혀 없다고 생각합니다.  우크라이나 수도인 키이우에 들어가 있는 외신들은 단톡방을 만들고 얼라이언스(전략적 연합체)를 만들어 같이 움직이고 있습니다. 그러다 보니, 러시아의 공격으로부터 더 안전하고 함부로 건드리지 못하는 측면이 있습니다. 외신들은 이런 연대와 정보공유, 소통을 통해 전쟁의 한복판에서 생생하게 취재하는데, 우리는 우크라이나의 외곽에서만 취재하면 시청자와 독자의 알권리가 충족되는 수준이 달라질 수밖에 없습니다.  이번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의 전쟁은  양국 모두의 선전전이 강하게 펼쳐지고 있는 전쟁입니다. 현장에선 진위 판별이 안 되고, 외곽에서 전언을 통해 생산되는 기사는 전쟁의 진실을 전하기보다는 취재할 수 있는 난민들에 대한 온정적 기사들만을 양산할 뿐입니다. 한국 국민들이 우리 언론을 통해 보는 것은 난민들의 불쌍함 외엔 선전전이 만든 굴곡을 통해 전쟁의 모습을 볼 수도 있다는 점에서 외교부가 우리 언론인들을 문제의 핵심에 접근하지 못하도록 한 지금의 ‘취재제한시스템’은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임 : 현장 취재 중·후반으로 가면서 외신을 모니터해 보도했습니다. 우크라이나 부차(Bucha)에서 민간인 학살이 일어났을 때 외신이 취재한 사진이나 영상을 보니, 많은 외신기자들이 부차에 들어가서 라인을 치고 취재를 하고 있더군요. 전 세계 외신들과 로컬 언론들은 다들 들어가서 취재하고 있는데 왜 우리는 끼지 못하나 하는 생각에 기자로서 민망했습니다. 또, 한편으로는 그들처럼 우리나라의 언론인들도 안전을 확보하면서 취재하는 방식이 있을 텐데, 우린 왜 여기에 대해 문제제기하고 제한철폐를 위해 노력한 언론사나 언론인들이 없었는지 아쉬웠습니다. 나 : 외교부가 전쟁지역의 취재를 제한하고 있는 데 대해 언론자유 침해라는 비판도 나옵니다.  김PD : 대한민국헌법은 언론인의 취재자유, 거주이전의 자유를 보장하고 있습니다. 우리 헌법의 가치를 수호해야 할 외교부가 취재를 ‘허가한다’는 말 자체가 문제입니다. 또, 취재를 허가받기 위해 취재의 내용, 이동 경로를 다 적으라는 것은 취재진을 다 통제하겠다는 의미로 밖에는 보이지 않습니다. 여행금지국가에 대한 우리 국민의 이동을 금지하는 현행 여권법은 언론인 취재에 대해 예외를 둘 수 있도록 하고 있지만, 실제 그 예외조항을 적용받아 여행금지국가를 취재하는 것은 너무나도 힘든 일입니다. 헌법이 보장하는 언론자유를 침해하고 있는 것입니다. 언론인에 한해서는 여행금지국가에 대한 취재입국을 사전허가가 아니라 사후 신고제로 바뀌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이번에 전쟁이 발발한 우크라이나의 경우 ‘고려인’이라는 우리 사회와 밀접한 이슈도 있습니다. 취재를 하며 연락하고 있는 고려인 출신 우크라이나 고위 관료가 있는데, 한국 정부에 메시지를 전하고 싶은데 한국 기자가 없다면서 ‘왜 우크라이나에 한국취재진은 취재오지 않느냐’고 물어왔습니다. 우리 여권법을 얘기하며 상황을 이야기 하니, ‘이것은 우크라이나 사람의 입장에서는 주권 침해에 해당되는 문제’라며 이해를 못 했습니다. 우크라이나에 들어올 수 있는지 없는지는 우크라이나 정부가 결정할 문제이지, 한국 정부가 결정할 게 아니라는 것입니다. 한국언론의 국제이슈 취재를 가로 막는 여권법은 빨리 개정되어야 합니다.  임 : 외교부에선 국민의 생명과 안전 보호가 목적이고, 기자도 국민 중 하나니 어쩔 수 없다는 논리인데, 기자는 국민이기도 하지만 국민의 알권리를 충족시키기 위해 취재활동을 하고 보도를 해야 할 책임이 있는 사람이라는 특수성과 역할을 인정해야 합니다.  김PD : 우크라이나 현지 취재를 추진하며 외교부 허가를 받으려 했더니, NSC가 소집돼야 하고 그럼 한 달 이상 걸릴 수 있다는 답변을 받았습니다, 또 현지 취재계획, 만날 사람들, 숙소에 대한 모든 정보를 제공하라는 요구를 받았습니다, 한때 폴란드 국경지역에서 ‘나 체르니우치 갈 거야.’라는 한국기자들의 말이 외신기자들 사이에서 ‘취재는 안하고 안전한 곳에서 취재하는 척 하려고 한다.’는 조롱의 대명사가 되기도 했습니다.  나 : 우크라이나 전쟁의 가능성이 한창 예견되는 상황에서도 우크라이나의 키이우나 기타도시에 먼저 들어가 취재하는 언론이 하나도 없었습니다.  현 : 맞습니다. 일본은 TBS가 미리 기획해서 전쟁이 나기 전에 우크라이나에 들어갔다가 전쟁이 일어나고 난 뒤 현지인들이 빠져나올 때 같이 나왔습니다. 우리 언론에게도 그런 사전취재 기획과 역량이 필요합니다. 김: 우리 국민들은 국제뉴스와 글로벌 이슈에 대해 굉장히 관심도 많고 우리 언론이 전하지 않은 국제뉴스를 자발적으로 검색하고 찾아보는 일에도 열심입니다. 하지만 정작 정부와 언론은 관심이 없습니다. 만약 한국 언론이 이 전쟁의 발발 전부터 키이우에 들어가 있었다면 생생한 증언과 화면으로 국제적으로 주요 이슈가 되는 뉴스를 만들어낼 수 있었을 것입니다. 나 : 국제뉴스에서 현장 취재를 하는 건 우리 시각으로 이슈를 전달하자는 건데, KBS와 뉴스전문채널 일부를 제외하면 대부분의 방송사엔 국제뉴스나 문제들을 심층적으로 다루는 프로그램이 아예 없습니다.  조 : 우리나라는 정치 뉴스에 너무 편중되어 있는 게 문제라는 생각이 듭니다. 학교 다닐 때 정치 뉴스 편중에서 벗어나 글로벌하게 보도해야 한다고 배웠는데, 20년이 지난 지금 변한 게 하나도 없습니다.  현 : 우리 방송사들이 국제문제를 취재한다면 할 수 있는 게 많을 것 같습니다. 장기적으로 국제뉴스를 다룰 때 국제 정세, 지정학적인 관계 등 여러 고민들 속에서 우리의 시각을 담은 뉴스를 보도해야 합니다.  김 : 우크라이나 현지 취재가 막히면서 우리나라의 여러 취재팀들이 우크라이나 전쟁을 좀 더 가까이서 취재하기 위해, 우크라이나 인근의 또 다른 국가인 트란스니스트리아(Transnistria)에 들어가려고 했다 거절당했습니다. 우리는 관광객으로 들어가 보자고 해서 트란스니스트리아가 위치한 몰도바(Moldova)에 갔습니다. 그리고, 택시기사를 섭외해 이 지역에 들어가 우크라이나인들을 인터뷰를 했습니다. 이런 보도가 가능했던 건 데스크가 현지 취재팀을 믿고 충분한 시간을 줬기 때문입니다. 심층취재를 하려면 데스크가 그만큼 시간을 줘야 합니다. 그런데 미디어환경이 바뀌다 보니 매일 뭘 하라는 요구는 많아지고 그러다보니 뉴스의 깊이는 낮아집니다. 이런 방식의 취재가 국내는 물론 국제 취재를 망라하여 많아지고 있습니다. 기사의 양은 적더라도 가치가 있는 제대로 된 뉴스가 취재되어 보도될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지금처럼 전쟁터는 가보지도 못하고 매일 전쟁의 상황을 전하는 라이브를 요구하면 기자들은 제대로 된 능력을 보여줄 수 없고, 그런 보도는 서울에서 하나, 폴란드에서 하나 다를 게 없다는 생각이 듭니다. 임: 오늘 이야기한 우크라이나 전쟁 취재의 경험을 통해 공감대가 생겼으니, 이번 기회를 통해 해결 방안을 모색하고, 개선을 위한 목소리들을 만들어 갔으면 좋겠습니다. 나 :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지난 4월 4일 열린 한국보도사진전에 참석해 “(우리 언론인들이) 국내문제만이 아니라 세계보도현장에 뛰어들어서 종군기자로서 또, 해외의 많은 사회·경제·인권현장에 가서 우리 국민들에게 좋은 철학이 담긴 작품을 선사해주시길 기대한다.”고 말했습니다.   우리 국민들이 진정으로 우리 시각과 역량을 갖춘 우리만의 국제뉴스 보도를 접하기 위해서는 기존의 국제이슈의 취재·보도 관행들이 개선되고, 빠른 시간 안에 여권법이 막고 있는 전쟁·위험지역 취재 제한 조치를 개선해야 할 것입니다.  대담=나준영 영상기자협회장 정리=안경숙 기자 
    2022-05-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