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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불특정 그룹 샷의  난민사진을 본 사람들, 반난민정책 더 선호’
    [영상저널리즘 연구소] ‘불특정 그룹 샷의  난민사진을 본 사람들, 반난민정책 더 선호’ - 취재윤리, 국가가  중심의 언론 통제가 아닌  현장기자들의 주체적 판단 속 정립돼야 지난 늦봄에서 이번 여름까지 캐나다 토론토와 프랑스 리옹에서 열린 두 개의 국제학회에서 기자가 아닌 연구자로 발표를 했다. 토론토에서 열린 ICA 컨퍼런스는 (International Communication Association) 는 미국 중심의 학회라면, 프랑스 리옹에서 열린 IAMCR 컨퍼런스 (International association of media and communication research)는 유럽과 제 3세계 학자 중심의 학회로 알려져 있다. 개최 국가가 매년 바뀌고, 수 천명이 참여하는 컨퍼런스이기 때문에 현업에서 종종 다니던 국제대회 분위기도 나는 데다가, 저널리즘 뿐 아니라 미디어와 관련된 다양한 주제와 관점을 한 곳에서 들을 수 있기 때문에 보고 느끼는 바가 컸다. 젊은 현업기자들에게 이런 기회들이 더 주어진다면 보고 느끼는 게 더 많지 않을까 싶다. 이런 자리에 카메라가 아닌 페이퍼를 들고 가는 내 모습이 낯설기만 하지만, 다양하고 복잡해진 미디어 환경에서 현장은 보다 정교한 이론을 필요로 하고, 이론에는 현장의 목소리가 더 반영되어야 된다고 생각을 하기 때문에 아직 나에게는 일의 연장이란 생각이 든다. 이 자리에서는 토론토의 발표 내용을 간략하게 소개하려 한다. <난민의 올바른 재현이란> 이번 연구는 난민 보도에 있어서 사진의 안과 밖에서 작동하는 권력과 제작관행의 연결 지점에 관한 것이었다. 2022년을 기준으로  1억명이 넘는 국제 강제 이주민들이 지구상을 떠돌고 있는데, 국내외 언론사들은 이들에 대한 관심 뿐 아니라 이들을 올바르게 재현하는 데에도 많은 문제점을 드러내고 있다. 가까운 예로 지난 6월, 침몰한 타이태닉호를 보러 가던 심해잠수정 탑승자 들의 사망 소식은 전 세계 언론과 소셜미디어에서 큰 관심을 받았지만, 지중해에서 비일비재하게 일어나는 난민선의 침몰과 난민들의 익사에 언론사들은 대부분 무관심하고, 더 나아가 적대적일 때도 있다. 난민을 포함해서 우리사회에서 소외된 이들을 보도하는 문제는 이렇게 언론사의 정파와 기본 논조에도 영향을 받지만, 현장 기자의 가치와 윤리적 코드, 그리고 제작 관행에도 영향을 받는다.  특히, 서방언론이 비판을 받는 대표적 지점은 서방세계가 이슬람을 일방적으로 보는 방식과 관련이 있다. 이런 배경 하에서 이번 연구는 서구의 대표적 국제통신사들이 기독교 문화권인 우크라이나 난민과 이슬람 시리아 난민을 시각화 하는 방식을  비교한 것이다. 연구 결과를 간단하게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보도영상에 내재된 권력과 영상의 형평성> 첫째, 시리아 난민의 경우, 남성의 비중이 높고, 우크라이나는 여성이 압도적으로 높다. 이 둘의 결정적 차이는 유럽이 이중적인 난민 정책을 통해 이미 촬영 전 단계에서부터 사진의 성격을 구조적으로 차별화하고 있는데 있다. 우크라이나 난민들은 3년 동안 유럽 내에서 일하고 거주할 수 있는 한시적 보호 조치(Temporary Protection Directive)를 적용 받았고, 시리아는 그렇지 못했다. 법적 보호를 받는 난민들을 다룰 수 있는 공간은 자연스럽게 동질성을 확인할 수 있는 일상적, 문명적 공간이지만, 난민촌 철창 너머로 촬영되는 난민들은 대부분 이질적이고 비문명적으로 보일 수 밖에 없다. 그리고 여성과 어린이는 난민의 역경과 슬픔을 표현하기 위해 현장 기자들이 대표적으로 찾는 대상들인데, 우크라이나 난민 사진의 대부분은 여성과 어린이들이다. 이렇게 보도 사진은 현실을 반영하고 구성하면서 동시에 현실에 의해 한계 지어진다.  둘째, 남성 사진의 경우에도 우크라이나 남성은 친근감을 높일 수 있는 반려동물이나 아이와 함께 촬영한 사진 빈도가 높다. 또한, 시리아는 그룹 샷들이 많고, 우크라이나는 개인들을 포착한 사진들이 많다. 그 이유는 시리아의 경우 통제를 받아서 혹은 취재의 관행상 망원렌즈를 주로 사용했지만, 우크라이나는 서로 교감할 수 있는 가까운 거리에서 촬영을 했기 때문이다. 시리아 난민들의 개별적 사연들은 대부분 공개되지 않았지만, 우크라이나 난민의 보도에는 적지 않은 사람들의 이름과 개인적인 사연들이 소개되었다.  이 각도에서 보다 보면 결국, 사진의 차이는 종군사진기자로 잘 알려진  로버트 카파(Robert Capa)의 유명한 표현, “당신의 사진이 만족스럽지 않다면, 당신은 충분히 가깝지 않은 것이다”에 다다른다. 그가 말한 거리감은 물리적이기도 하지만 심리적이기도, 그리고 제도권 내에서는 정치적이기도 하다. 현장에서 일하는 영상기자들은 이 차이가 어디서 오는지, 또 그것이 어떻게 제작 관행으로 연결되는 지 경험적으로 알고 있다. 예를 들어, 시간과 적절한 지원이 없다면 우리는 먼 거리에서 불특정한 다수를 망원렌즈로 촬영하고 와서, 이들의 성격과 정체성을 규정하는 내레이션과 자막을 붙인다. 이런 오래된 방식이  현대 미디어 문화와 맞는 지를 고민해야 할 것 같다.  이처럼 사람들을 포함하는 취재는 그 과정에서 경제적, 정치적, 윤리적 문제들이 뒤엉킨다.  난민 재현에 있어서 서구의 유수 언론들도 같은 논리로 편향성과 보도의 방식에 대한 비판을 받고 있다.  <사회 심리학자들의 실험과 소외된 이웃의 재현> 한편, 우리나라의 난민 보도로 눈을 돌려 보면 또다른 문제가 있다.  국내 언론은 취재원의 보호라는 취지에서 탈북민을 포함해서 난민들의 영상 대부분에 모자이크 처리를 하고 있다. 그 취지와 방향은 맞지만, 여기에는 생각해 볼 또 다른 지점이 있는데, 바로 모자이크의 사회적 효과와 관련된 것이다. 사회 심리학자들은 서로 다른 그룹에 서로 다른 성격의 난민을 사진을 보여주고 사람들의 인식의 차이를 살펴보았는데, 불특정한 난민들의 그룹 샷을 본 사람들은 구체적인 난민 개개인의 사진을 본 사람들에 비해서 반난민정책을 더욱 선호하는 경향을 보이고, 반이민 정서를 선동하는 지도자들에 더 많은 지지를 보낸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난민 보도와 관련해서 모든 난민들이 자신들의 얼굴이 노출되었다고 위험해 빠지는 것은 아니다. 이런 차원에서 생각을 해 본다면, 모자이크가 심하게 들어가 있거나 식별 불가능한 그룹 샷이 주종을 이루는 현재의 보도 영상 패턴의 효과는 다시 생각해 볼 여지가 있다. 모두 알다시피 이런 관행은 인터뷰를 할 때 훨씬 폭넓게 사용된다. 현장을 생각해 본다면, 사회적으로 문제가 없는데 얼굴이 나오기를 원하지 않는다는 이유나 제작 편의를 위해 끈질긴 설득대신 모자이크와 뒷모습으로 하는 경우가 너무 많지 않았나 싶다.  사회심리학자들의 실험연구들을 뒤집어서 생각해 본다면, 국가는 초상권 등 명목적인 원칙을 통해 현장을 통제할 수도 있고, 또한 이미지를 통해 여론 형성과 공론화 과정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특히, 이미지를 볼 때 이성보다 감성적 가치가 더욱 커진 오늘날의 미디어 환경에서는 더더욱 그럴 수 있을 것이다. 해외에 거주하면서 우리나라처럼 모자이크 처리가 자주 등장하는 뉴스 영상을 많이 접해보지는 못했다. 이런 생각들로 이번 발표에는 최대한 현장의 느낌을 많이 전달하려고 노력을 했다. 15분 동안 영어로 설명하는 것도, 카메라 없이 그런 자리에 선 것도 낯설었지만, 영상 저널리즘 위기의 시대에 세계 곳곳에서 고민을 같이 하는 사람들과 이런 내용들을 나눈다는 것 자체가 의미가 있었다고 생각을 한다. 주관적으로는 우리나라의 영상기자들은 국내외의 다양한 사회적 맥락을 어느 나라 영상기자들과 비교를 해도 적지 않게 경험을 한다고 생각을 한다. 그렇기 때문에 더 이상 서양 번역서를 그대로 적용을 하거나, 외국의 사례를 벤치마킹하기 보다는 우리가 주체적으로 현장 지식을 생산하고 다양한 기자들과 연대하고 교류하면서, 영상저널리즘이 나아갈 길을 주도적으로 이끌었으면 좋겠다. 현장에는 기자를 향한 비우호적인 사회적 시선, 현장 통제의 강화,  황색저널리즘의 횡행, 그리고 누구나 기자 직종으로 분류되는 사회적 인식까지 다양한 어려움이 산적해 있다. 그래서 우리 직종의 가치를 보다 더 사람들에게 알리고 그 가치를 찾아내는 다양한 노력들이 필요한 때인 것 같다.  토론토의 국제 컨퍼런스는 미약하지만 그런 생각을 펼쳐본 첫 공간이었다. 김우철 / 前MBC 영상기자, 사이먼프레이저 대학 박사
    2023-08-31
  • [뉴스VIEW] 진실을 가짜로 만드는 무소불위의 힘은 누구인가
    [뉴스VIEW]  진실을 가짜로 만드는 무소불위의 힘은 누구인가  ‘가짜’에 상을 수여한다는 희괴한 소식을 들었다. ‘자유언론국민연합’이라는 단체 주최의 ‘2023 상반기 10대 가짜뉴스 시상식 & 기념토론회’에 한국언론진흥재단이 3천만 원이나 지원한다니 사실임이 분명하다. 이 시상식 홍보 동영상에서 “가짜뉴스 누가 누가 잘하나? ‘가짜 명작’ 쏙쏙 뽑아”라고 자막으로 소개하고 있으니 가짜뉴스를 ‘진짜’ 시상하는 게 맞나 보다. 국민 예산을 투입하는 만큼 수상과 후보작은 엄격하고 객관적으로 선정해야할 것이다. 상금과 명예도 뒤따라야 마땅하다. 그런데 '자유언론국민연합' 홈페이지에서 가짜뉴스 시상식 취지를 살펴보니 “국민들께 가짜뉴스의 폐해와 경각심을 불러 일으켜 건장한 언론, 건강한 대한민국을 만들어 가겠습니다. 가짜뉴스와 가짜뉴스를 만들고, 배포하는 자들이 자유대한민국에 발붙이지 못하고 패.가.망.신. 하도록 온 국민과 함께 싸워가겠습니다.”고 밝히고 있다. 왜 번거롭게 굳이 시상의 형식을 빌려 패가망신을 시키려는 것인지 그 발상이 매우 독특하다. 대개는 잘한 일을 격려하고 칭송하고자 상을 주지 않나. 게다가 진실하고 사실에 기반한 객관적 언론이 아닌, ‘건장한 언론’을 만들어 가겠다니. 덩치가 크고 힘이 센 언론을 만들어 가겠다는 취지가 낯설다.    ‘자유언론국민연합’의 ‘2023 상반기 10대 가짜뉴스’ 선정투표 링크를 따라가면 우수 ‘가짜뉴스’ 후보작 30여 편이 이슈 중심으로 분류되어 있다. 문재인 정부 관련 이슈는 ◼문재인 혼밥 ◼김정숙 옷값 ◼해수부 공무원 피살사건◼북한 어민 강제북송 사건, 이명박 정부 관련 이슈는 ◼4대강 ◼사드괴담, 야당 관련 이슈는 ◼이재명 선친묘소 훼손 ◼이재명 조문 반발 ◼김남국의 이모 교수 ◼김남국 거지행세와 가상화폐 ◼넷플릭스 투자, 일본 관련 이슈는 ◼후쿠시마 오염수 ◼극단적 친일 국방 주장◼일본 자위대 ◼일장기 경례, 대통령 관련 이슈는 ◼MBC 뉴스데스크, 바이든...◼청담동 술자리 ◼일광 횟집 ◼용산 관저 이전 천공 개입설 ◼영국 국왕 조문, 대통령 부인 관련 이슈는 ◼쥴리 ◼빈곤포르노 ◼영국 국왕 장례식 베일 착용, 한동훈 관련 이슈는 ◼검언유착 ◼‘YTN 돌발영상’ 생방송 리허설 ◼마약과의 전쟁 ◼마약 단속과 일방통행 ◼한동훈 딸, 현 정부 관련 이슈는 ◼김기현 울산땅 등이다. 특히 ‘언론’ 관련 뉴스들이 눈에 띈다. 이들은 폐지 프로그램인 TBS ‘김어준의 뉴스공장’에서 보도한 윤석열 정부 KBS, MBC 사장 퇴진 압박 보도와 TBS 예산 삭감 뉴스를 ‘방송장악’ 가짜뉴스로 분류하고 있었고, ‘검언유착’과 관련해 MBC 뉴스데스크, KBS 유튜브 채널 ‘댓글 읽어주는 기자들’, KBS 라디오 ‘김경래의 최강시사’ 등의 보도를 문제 삼았다. 공교롭게 MBC 뉴스데스크를 통해 방송된 “국회에서 이XX들이 바이든 쪽팔려서‥”(2022년 9월 22일 방송)도 후보작이었다. 윤대통령의 확인되지 않은 발언에 ‘자막’까지 달아 시청자를 오인케 했다는 것이 우수 ‘가짜뉴스’ 후보 선정 이유였다. 후보작 분류체계와 링크조차 뒤죽박죽이고 오타투성이인 ‘가짜뉴스’ 후보작을 도대체 누가, 어떤 기준과 절차에 의해 선정했을까?    이 단순하고도 명백한 물음조차 가볍게 던지지 못하는 세상에 살고 있다고 느낀다면 무언가 잘못된 것이다. ‘가짜뉴스’는 합의된 뚜렷한 정의가 아직 없다. 분명한 것은 사회적으로 보도 가치가 있는 뉴스에 대해 진위 논쟁이 일어났을 때 이를 밝히기 위한 발언의 자유, 표현의 자유가 어떠한 힘에 의해 억압되거나 은폐되기를 강요받아서는 안 된다. 그렇다고 표현의 자유가 남용되거나 악용되어서도 안 된다. 표현에는 진실을 보도할 책임이 따른다. 조지 오웰은 “진실은 내가 필요할 때 만들어내는 게 아니라 객관적으로 발견되는 것”이라며 진실의 성질에 대해 간명하게 설명했다.    객관적 진실을 발견했음에도 불구하고 이를 밝히는데 큰 용기가 필요해질 때가 있다. 그럴 때는 서로 믿고 그 발견된 진실을 함께 알리는 지혜가 필요하다. 한국영상기자협회는 지난해 제107회 이달의 영상기자상 ‘뉴스특종단독보도’ 부문에 대통령 비속어 취재를 한 대통령실 출입 영상기자단을 수상자로 결정한 바 있다. 한국영상기자협회 이달의 기자상 심사위원회는 특정 방송사가 아닌 KBS, MBC, SBS, MBN, OBS, JTBC, YTN 등 총 7개 방송사 취재단에게 수여한 이유를 “해당 영상의 온전한 보도와 정치적 왜곡을 막기 위해 기자단이 보여준 행동들은 저널리즘 윤리와 언론의 자유를 지키기 위한 노력으로 높이 평가해 수상자로 선정했다”(출처 :PD저널 2022년 12월 5일자 기사)고 밝혔다. 진실이 연대할 때 희망은 빛이 난다.    공영방송을 포함한 다수의 매체가 동일한 진실 보도를 하였음에도 불구하고 유독 특정 언론을 가짜로 지목해 의도적으로 ‘패가망신’ 시키려는 누군가가 있다. 공교롭게도 새 방송통신위원장께서는 가짜뉴스를 엄단하고 무소불위 공영방송을 국민의 심판과 선택을 통해 신뢰 회복하겠다고 선언했다. 그러나 취임 과정에서 시민사회와 국민적 의견 수렴 없이 일방적으로 공영방송 이사진과 경영진을 해임시켰고, 공영방송 구조를 파행적으로 개혁하려는 움직임을 가시화 하고 있다. 언론인이라면 지금 무소불위의 주체가 누구인지 알 것이다. 취재의 자유, 표현이 자유, 진실을 밝힐 자유가 위축될까 우려스럽다.  진실을 밝히려 용기 내는 언론인들은 힘을 내시라. 특히 카메라로 진실을 있는 그대로 기록하려는 영상기자들께서는 더욱 힘을 내시라. 돌을 맞으며 아프게 기록한 진실은 잊히지 않는 법이다. 최선영 / 연세대 커뮤니케이션대학원 객원교수
    2023-08-31
  • “오송 지하차도 참사가 우리에게 주는 숙제”
    [현장취재기]  “오송 지하차도 참사가 우리에게 주는 숙제”      지난 7월 15일 오전 8시 40분, 청주시 오송읍에 위치한 궁평 제2지하차도가 집중호우로 인해 임시제방이 유실되면서 물에 잠겼다. 그 안에는 시내버스, 화물차 등 15대의 차량이 있었다.    취재진은 당일 MNG를 통해 현장을 생중계하며 피해자가 없기를 간절히 기도했다.  다행히 지하차도의 중앙 분리대를 잡고 탈출을 하신 분들도 있었다. 그러나 시간이 흘러 차량 안에 있는 사람들이 빠져나오지 못했다는 소방당국의 이야기를 듣고 마음이 무거웠다.    14명 사망 10명 부상.    친구들과 여수 여행을 가기 위해 오송역으로 향하던 20대 여성, 세 남매를 둔 40대 치과의사, 지난 5월 결혼한 30대 초등학교 선생님 등 이들의 안타깝고 황망한 죽음은 충분히 막을 수 있는 인재이지 않나 생각한다.    현장이 마무리되고 과연 이번 사고가 어떻게 일어난 것인지, 왜 일어났는지에 대한 취재가 시작됐다. 우선 임시제방 보수공사를 담당하던 감리단장을 만나기 위해 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청 앞에서 마냥 기다릴 수밖에 없었다. 오랜 기다림 끝에 감리단장을 만날 수 있었고 그 분이 112 최초 신고자였다. 하지만 112 신고받은 경찰은 엉뚱한 곳으로 출동했고 각 지자체들은 서로 관할구역이 아니라며 책임을 회피했다.    안타까웠다. 충북 도청, 시청, 구청, 행복청(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청) 등 정말 많은 곳을 돌아다녔지만, 모든 사람이 이번 참사에 대해 함구했다. 현재 검찰 수사가 계속 진행되고 있다. 누군가의 책임과 그에 맞는 처벌도 당연히 필요하다. 그리고 앞으로 재난 대응 시스템에 대해 더 세밀하고 꼼꼼한 재정비가 필요해 보인다.    사실 이번 참사로 가장 고통받는 분들은 유가족과 현장을 빠져나왔지만 온전한 생활을 하지 못하는 생존자가 아닐까 싶다.    어느 날. 생존자분들의 인터뷰 요청이 왔다. 그 당시 블랙박스를 보여주며 지하차도 안에 갇혔을 때의 심정을 자세히 설명해 주었다. 그날의 생각에 그분들의 목소리에는 아직도 불안감과 공포감이 남아있음을 인터뷰 도중 느꼈다. 당시 지하차도 내부 블랙박스를 공개한 이유도 책임을 서로 미루는 정부 기관들이 부끄러움을 느끼길 바란다며 진상 규명에 힘을 보태기 위해 결정한 것이라고 말했다.    오송 참사를 통해 허술한 재난 시스템의 재정비도 필요하지만, 지금의 유가족들과 생존자들이 온전한 일상생활을 할 수 있도록 지자체의 노력이 우선적으로 필요할 거라 생각한다. KBS청주 강사완 기자 
    2023-08-31
  • "기후위기 시대의 영상기자’로의 진화가 필요한 시점"
    [현장취재기] “기후위기 시대의 영상기자’로의 진화가 필요한 시점”    바야흐로 기후 위기의 시대입니다. 올여름 살인적인 더위로 우리나라에선 전국적으로 천 명이 넘는 온열 환자가 발생했습니다. 수십 명이 목숨을 잃기도 했습니다. 바다 건너의 상황도 마찬가지입니다. 이탈리아 로마는 연일 최고 기온 40도를 웃돌았습니다. 이탈리아 남부에 위치한 시칠리아섬은 최고 온도 47.6도를 기록하기도 했습니다. 지구 전체가 펄펄 끓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극한의 더위는 제게도 예외는 아니었습니다. 폭염 상황을 취재하기 위해 현장으로 나갈 때면 위에서 내리쬐는 태양광선과 아스팔트에서 올라오는 열기의 협공으로 정신이 아찔해지기도 했습니다. 광화문 광장 분수대에서 물을 맞으며 뛰노는 아이들을 찍고 나면 나도 물속으로 들어가고 싶다는 생각이 자연스레 들었습니다.    특히 기억에 남는 현장은 폭염의 절정이었던 8월 초의 비닐하우스였습니다. 폭염의 비닐하우스에서 작업을 하던 어르신들께서 목숨을 잃는 일이 벌어졌습니다. 저희 취재팀은 직접 비닐하우스 내부 온도를 측정하여 시청자들께 폭염에 밭일하는 것이 얼마나 위험한지 보여주고자 했습니다. 취재기자와 함께 비닐하우스로 들어가 온도계로 내부 온도를 측정해 봤습니다. 결과는 45도. 대구 출신으로 나름 더위에 내성이 있다고 생각했던 저는 그 숫자와 함께 완전히 붕괴됐습니다.    아찔해지는 정신을 붙잡고 스케치와 스탠딩을 마치고 나니 머리부터 발끝까지 물속에 다녀온 듯 젖어있었습니다. 제 상의만을 젖게 했던 광화문의 열기는 이곳 비닐하우스 열기에 비하면 버틸 만한 것 같기도 합니다. 진짜 문제는 축축해진 옷가지가 아니라 이후 찾아온 증세였습니다. 두통, 메스꺼움, 무기력함. 더위 먹음 증상의 대표적인 세 녀석이 찾아왔습니다. 바로 에어컨이 틀어진 휴식 공간으로 들어가 찬물을 마시며 더위를 식혔습니다. 바로 휴식을 취할 수 있는 공간이 없었다면 큰 사고로도 이어질 수 있는 상황이었습니다.    과연 이 경험이 저만의 특이한 경험일까요. 저는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이 글을 읽고 계신 여러분들께서도 저와 비슷한 경험을 하셨을 것입니다. 더 위험한 현장을 취재하신 분들도 분명히 계실겁니다. 생생한 현장을 취재하여 시청자들께 전달하는 영상기자로서 기후위기와 폭염은 이제 피할 수 없는 동반자가 되었습니다. 피할 수 없다면 현명하게 맞이하는 법을 배워야 합니다.    기상청에서 알려주는 폭염 대처 방법은 이렇습니다. 폭염 취재 시 직사광선을 피할 수 있는 모자나 자외선 차단제를 적극 사용해야 합니다. 우산 등을 활용해 직사광선을 피하는 것도 좋습니다. 취재 중에는 아무리 바쁘더라도 그늘이 있는 곳에서 적당한 휴식 시간을 가지는 것도 중요합니다. 카페인이 들어간 음료보다 생수나 이온 음료를 마시는 편이 낫습니다. 취재 현장에서 적극 적용해야 할 방법들로 보입니다.    어느 학자의 말이 기억에 또렷이 남습니다. 올해 우리가 경험한 이 여름이 앞으로 경험할 여름 중에 가장 시원하다고 합니다. 이보다 더운 여름이 우리의 일생 동안 계속될 예정입니다. 이제 기후변화와 폭염이 우리의 동반자라는 사실을 인지하고 행동할 때입니다. 가장 중요한 우선순위는 우리의 안전입니다. 폭염을 현명하게 대처하고 자신의 안전을 지키며 현장을 누비는 ‘기후위기 시대의 영상기자’로의 진화가 필요한 시점입니다. SBS 양지훈 기자 
    2023-08-31
  • 지역에서는 이미 불거진 문제, 아쉬움만 가득한 잼버리 조기퇴영
    [현장취재기] 지역에서는 이미 불거진 문제, 아쉬움만 가득한 잼버리 조기퇴영  잼버리가 열리기 두 달 전 새만금 잼버리 부지에 도착해서 가장 먼저 든 생각은 ‘이런 곳에서 텐트를 치고 야영을 한다고?’였다. 장화가 없으면 들어갈 엄두도 나지 않는 발이 푹푹 꺼지는 뻘밭에 그늘 한 점 찾아볼 수 없는 광활한 간척지, 두 달 후에 4만여 명의 청소년들이 모일 국제 행사를 치러야 할 곳으로는 보이지 않았다.   잼버리 불안한 시작  ‘새만금 세계 스카우트 잼버리‘ 오래전부터 적어도 전라북도 지역 기자인 우리에게는 골칫덩어리 같은 존재였다. 잼버리 개막 전부터 배수 문제, 폭염 대책 미비 등 끝없는 문제를 제기해 왔음에도 불구하고 조직위는 ’모든 준비를 마쳤다’라는 말만 반복했을 뿐 별다른 행동을 취하지 않았다. 너무도 당연한 문제들이 해결되지 않았고 ‘우리가 괜한 걱정을 하는 건가?’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언론의 문제 제기를 대수롭지 않게 넘기는 모습이었다.    결국 잼버리는 여러 가지 문제점을 안은 채 불안한 개영을 했다. 잼버리 첫날 현장의 분위기는 말 그대로 무질서 그 자체였다. 체감온도가 약 40도를 넘나드는 날씨에 자신들의 숙영지를 배정받지 못한 채 땡볕에서 기약 없이 기다리고 있는 대원들, 작은 부채에 의존해 더위를 견디고 있는 대원들 등 ’스카우트 정신’으로 포장하기엔 청소년들에게 너무 가혹한 환경이었고 정말 큰일이 일어날 것만 같은 생각에 개막 첫날부터 잼버리의 문제점에 대한 리포트를 제작했다. 굳이 문제가 되는, 될만한 곳을 찾아 취재하지 않아도 잼버리는 카메라를 가져다 대는 모든 곳이 문제였다.    오전부터 시작되는 조직위 브리핑을 시작으로 취재기자와 함께 잼버리 현장을 이리저리 쉴 새 없이 뛰어다니며 현장의 분위기와 상황을 모두 카메라에 담았다. 하루가 멀다하고 위생 문제, 식사 문제, 성추행 논란 같은 사건·사고가 쏟아졌고 조기 퇴영을 하는 국가들이 생겨나는 등 시시각각으로 변하는 모든 상황들을 담아내기 위해 취재, 영상기자 모두가 주말을 반납하고 잼버리에 매달려야 했다.   모두에게 상처만 남긴 잼버리  결국 새만금 잼버리는 조기 퇴영으로 막을 내렸다. 더 큰 문제가 발생하기 전에 끝나서 차라리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새만금 잼버리는 4만여 명의 청소년들과 12일간의 일정을 진행하기에 아무것도 준비되지 않았다는 느낌을 너무도 많이 받았다.    잼버리는 참가 대원들뿐만 아니라 전라북도 지역민들에게도 큰 상처를 남겼다. 웰컴센터에 만난 자원봉사자 어머니는 먼 곳에서 찾아온 학생들에게 미안하다며 눈물을 흘렸다.    새만금 잼버리의 시작과 끝을 가장 가까이에서 봐왔던 영상기자로서 잼버리의 이런 찝찝한 마무리는 너무나도 큰 아쉬움으로 남는다.    우리는 잼버리의 후속 리포트를 제작하는데 많은 공을 들이고 있다. 잼버리는 끝났지만 기자들에게 잼버리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 잼버리를 둘러싼 여러 의혹들이 후속 취재들을 통해 하나 둘 밝혀지고 있다, 어디서부터 잘못된 것인지 문제점을 파악하고 재발 방지 대책을 세우는 것. 이것이 상처받은 이들을 조금이나마 위로해 줄 수 있는 길일 것이다.    잼버리와 같은 미숙한 국제 대회 운영은 더 이상 한국에서 볼 수 없기를 바란다.    전주MBC 조성우 기자 
    2023-08-31
  • 기후변화로 달라진 기상 재난 현장. 우리는 얼마나 준비되어 있나?
    [기후취재특집]  기후변화로 달라진 기상 재난 현장. 우리는 얼마나 준비되어 있나? 현세 인류의 기원은 약 250만 년 전으로 본다. 그리고 인류는 약 249만 년을 원시인 형태로 살았다. 이유는 기후다. 약 1만 2000년 전 마지막 빙하기인 플라이스토세(Pleistocene)가 끝나고 현재의 온난한 기후 시대인 홀로세(Holocene)로 접어들면서 인류의 번성이 시작된 것이다. 이러한 지질시대는 급격한 자연환경 변화의 흔적에 따라 나누게 되는데 일부 학자들은 인간이 가장 살기 적합한 홀로세가 약 1,000만 년은 지속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제 1만 년 조금 지났으니, 앞으로 9천9백9십9만 년 동안 지구의 지질학적 기후는 홀로세여야 한다. 그러나 홀로세는 그 수명을 1/1000도 채우지 못하고 끝나고 있다. 1995년 오존층을 발견해 노벨화학상을 받은 네덜란드 과학자 파울 크루센은 인간 활동이 지구 생태계와 기후에 큰 영향을 미치기 시작한 약 150년 전 산업혁명 이후의 시대부터 인류세(Anthropos)라는 새로운 지질시대로 진입했음을 주장했다. 인간 활동에 의한 급속한 이산화탄소 증가로 지구가 갑작스레 뜨거워지고 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새로운 지질시대인 인류세에 대해서는 아직 논란의 여지가 있지만 전(全) 지구적 환경이 급속히 바뀌고 있음은 이제 누구나 인정한다. 국가간 기후협약협의체인 IPCC(Intergovernmental Panel on Climate Change)의 기후변화에 관한 6차 보고서는 현재의 급격한 전 지구적 온도상승으로 인해 앞으로 50년 만의 찾아오는 극한 기후가 10배 이상 증가 하게 됨을 예상한다. 올해보다 내년이 내년보다 그 후년에 더 강한 태풍이, 더 많은 비가, 더 뜨거운 여름이 다가오게 되는 것이다. 문제는 이런 극한의 기상은 기존의 인간 환경으로는 더 이상 감당할 수가 없다. 이라크는 체감온도 60도를 넘기고 있고 유럽은 폭염으로 사망자가 속출하고 있다. 동남아는 태풍의 시기가 아님에도 100년 만의 가장 강력한 태풍으로 기반 시설들이 초토화되었다. 한국도 예외는 아니다. 지난 장마에 들이닥친 폭우로 산사태가 발생하고 지하차도는 순 십간에 침수되어 안타까운 희생자들이 속출했다. 그리고 연이은 폭염은 야외활동이 불가능할 정도로 거리를 뜨겁게 달구고 있다. 곧 불어 닥칠 태풍은 또 얼마나 강력한 위력을 발휘할 지 가늠하기도 어렵다. 이제 일상이 재난이 되고 있다. 재난 보도는 언론의 중요한 책무 중 하나이기에 올해도 어김없이 태풍을 쫓아 다니면서 재난 보도를 하게 될 것이다. 폭염 환자가 속출한 잼버리의 파행을 취재한 기자들은 고스란히 땡볕에 노출된 채 현장을 누비고 다녔다. 홍수로 침수된 거리에서 몸이 반쯤 잠긴 기자들의 스탠드업은 여전히 전파를 타고 있다. 재난 상황이 발생하면 시청자들에게 위험지역에서 대피할 것을 전하지만 기자 본인들은 오히려 불나방처럼 재난 현장으로 빨려 들어간다. 그것이 현장 기자들의 의무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제 재난 현장의 양상이 달라졌다. 수해 지역에서 아무런 안전 장비 없이 수색하던 해병대 병사의 죽음은 재난 현장을 취재하는 기자들에게 많은 시사점을 안겨준다. 언론사 마다 재난 보도 준칙이 마련되어 있지만 여전히 현장 기자들의 안전 문제에는 구체적인 지침이 부족하다. 또 언론진흥재단 등에서 매년 실시하는 언론인 인식조사를 보더라도 노동환경 이슈에 기자들의 재난현장에서의 위험성과 사고 사례에 대한 조사는 찾아볼 수 없다. 지난 2018년 싱가포르 북미 정상회담 당시 폭염 속에서 하루 종일 현장중계와 영상취재를 하던 저년차 영상기자가 탈수 증상으로 쓰러진 사건이 있었다. 태풍 취재를 위해 방파제 앞에서 파도에 휩쓸려 사망한 영상기자도 있다. 영상기자라면 누구나 한 번은 경험해 봤을 위와 같은 상황의 취재에서 우리는 어쩌면 운 좋게 지금까지 살아남아 있는지 모른다. 기후는 장기간의 걸친 기상현상을 말한다. 기후위기 보도는 자연스레 기상현상을 수반한다. 기후가 변하고 있음은 그만큼 기상환경이 달라지고 있음을 뜻한다. 그것도 혹독하게 변하고 있다. 극한 기상환경의 취재는 주로 저년차 기자들이 맡게 된다. 그렇기에 선배들의 예전 경험으로 취재 지시를 해서는 안 된다. 앞으로 현장의 기자들은 여태껏 한 번도 경험하지 못한 기상환경을 고스란히 받아들이면서 현장을 전달해야 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현장의 영상을 고스란히 전달하는 건 영상기자들의 숙명이다. 그러나 그 어떤 현장성도 기자들의 안전보다 우선시 될 수 없다. CCTV, 위성영상 등 첨단 기법을 활용해서 시각적인 피해 상황을 종합적으로 전달 하고 재난 현장에서의 취재 안전 대책을 보다 구체적으로 수립할 필요가 있다. 소 잃고 외양간 고친다는 말이 또 나와서는 안 된다. 달라진 기후변화 현장에 과연 우리는 얼마나 준비되어 있는지 지금 당장 돌아봐야 한다. 현기택 / MBC, 편집장 
    2023-08-31
  • [프레임 밖에서] 39년 동안 화성에서 산 우주인 _ ‘오펜하이머’와 상관없는 노래
    [프레임 밖에서] - 음악 추천 39년 동안 화성에서 산 우주인_'오펜하이머'와 상관없는 노래    크리스토퍼 놀란의 새 영화 ‘오펜하이머’가 개봉됐다. 전작인 ‘인터스텔라’에서는 상대성 원리와 블랙홀, ‘테넷’에서는 앤트로피라는 과학적 개념을 영상화했는데, 이번 작품에는 원자폭탄 개발계획인 ‘맨해튼 프로젝트’가 소재가 되었다. 이 글은 영화를 보지 않고 다만 영화에 내재된 ‘과학’이라는 모티브만 가지고 왔다.   1. `39-Queen  재건축으로 사라진 런던의 ‘웸블리’ 구장에서 열린 1986년의 라이브 공연 중간쯤에는 쉬어가는 부분이 있는데 이때 퀸의 ‘브라이언 메이’는 어쿠스틱 12줄 기타를 들고 등장했고 프레디 머큐리는 이상한 가사를 읊조린다.  ‘39년에 우주로 떠나는 용감한 사람들이 있었는데, 1년의 우주 항해 후 돌아와 보니 이미 지구는 39년이 흘렀고 아내 대신 자식이 맞이하네...’ 이런 내용이다.  빛의 속도로 움직이는 우주선에선 시간이 거의 멈추는데 지구에서는 세월이 빛처럼 흘러간다. 이는 ‘상대성 원리’에서 언급되는 ‘시간 지연’(time dilation)인데 서로 다른 중력에 위치한 관찰자에 따라 시간이 다르게 측정된다는 의미이다. 영화 ‘인터스텔라’를 보면 주인공인 쿠퍼와 브랜드가 외계 행성에 착륙했다 돌아왔더니 사령선 조종사는 폭삭 늙었고, 임무를 마치고 지구를 구원한 쿠퍼가 귀환했을 때 자신보다 훨씬 늙어버린 딸을 만나는 장면을 보면 이해할 수 있다.  퀸의 멤버인 브라이언 메이는 ‘천체물리학’ 박사 과정 중에 밴드를 시작했고, 이후 프레디 머큐리가 세상을 떠나고 공연이나 음반 작업에서 여유를 찾았을 때 학위를 마쳐 ‘박사님’이 되었다. 그리고는 갑자기 대학교 총장이 되었다. 물론 공연도 꾸준히 하고 있다.   2. Rocket Man-Elton John  이 곡은 ‘보헤미안 랩소디’처럼 음악가의 일생을 다룬 동명 영화의 제목이자 엘튼 존의 대표곡 중 하나이다. 내용은 지구를 떠나 화성에서 직업인으로 살아가는 우주인의 절망과 우울을 담고 있다.  ‘로켓 발사 전날 아내는 내 짐을 싸 주었고, 난 연처럼 떠올라 우주로 왔다네. 먼 시간이 지나 집으로 귀환했을 땐 난 그전의 내가 아니라 로켓맨일 거야. 그렇지만 지금은 지옥처럼 추운 화성에서 난 주5일만 일할 뿐.’  당연하게 우주인들은 이 노래를 좋아했다. 엘튼 존은 나사의 우주 기지를 방문했고, 2011년에는 우주왕복선 ‘아틀란티스’ 호의 마지막 우주 항해 중 이 노래를 불러줬다. 2012년에는 국제우주정거장에서 곡 발표 40주년을 기념해 이 곡을 그날의 음악으로 선정해 기지 내 방송을 통해 재생했다. 2022년에 나사는 이 노래 발매 50주년을 축하해 주었다.   3.Starman-David Bowie  ‘난 X 됐어.’  영화 ‘마션’에서 주인공인 ‘마크’는 대원이 모두 탈출한 화성 기지에서 혼자 살아남아야 되고, 생존 신호를 지구로 꾸준히 보내며 우주의 로빈슨 크루소가 되었다. 그는 우여곡절 끝에 화성을 탈출하기 위해 로켓 발사 지점으로 차를 타고 이동하는데 노래는 그 장면에서 사용되었다.  이 곡은 영국의 가장 창조적인 싱어송라이터 중 한 명인 ‘데이비드 보위’가 1972년에 발매한 ‘지기 스타더스트...’ 앨범에 4번 트랙으로 실려 발표되었다. 앨범은 보위의 아이디어로만 만든 컨셉트 앨범인데 여기에서 스스로를 외계인으로 설정했다. 이 곡은 앨범의 주인공인 ‘지기 스타더스트’가 지구로 내려온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영화에서는 주인공의 탈출 장면에서 지구로 귀환하는 들뜬 마음, 그것을 응원하는 지구인들과 관객들의 감정을 건드리는 역할을 하고 있다. 방종혁 / MBC
    2023-08-31
  • 윤 대통령, 금명간 이동관 방통위원장 지명할 듯
    윤 대통령, 금명간 이동관 방통위원장 지명할 듯언론시민사회 “이 특보는 MB정부 언론장악 전문가…자격 없어”야4당 “이동관 지명·KBS 수신료 분리징수는 언론장악 의도” 공동 대응키로 ▲잔뜩 흐린 하늘아래 보수·극우 단체들이 보낸 조화들이 KBS 본관을 둘러싸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이 이번주 중 이동관 대통령 대외협력특보를 방송통신위원장에 지명할 것으로 알려지면서 내년 총선을 앞두고 윤 정부의 언론 장악이 가속화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언론계 안팎에서는 이 특보가 방통위를 통해 언론 장악에 드라이브를 걸 것으로 보고, 이를 저지하기 위한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야4당도 KBS 수신료 분리 징수 추진과 이 특보의 방통위원장 내정 등을 윤 정부의 ‘언론장악’으로 규정하고, 이를 저지하는 공동행동을 펼치겠다고 나선 상황이다. ▶관련기사 (/board_qQPD14/66981) 언론계 안팎에서는 이 특보가 이명박 정부 시절 언론 탄압에 앞장서 온 ‘언론 장악 전문가’이고, 대통령의 최측근 인사가 독립성을 보장받아야 할 방통위의 수장을 맡는 것도 바람직하지 않다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실제로 경향신문은 27일 ‘이동관, MB 때 KBS 인사 개입… 국정원에 ‘좌편향 인사 파악’ 지시’ 기사에서 “이 특보가 (이명박 정부) 청와대 재직 시절 공영방송 조직개편에 간여한 정황이 국정원 문건과 국정원 간부의 검찰 진술조서를 통해 확인”됐다고 보도했다. 시민사회뿐만 아니라 현직 기자들도 이 특보의 방통위원장 임명에 반대하는 의견이 압도적으로 높다. 한국기자협회(회장 김동훈)는 지난 16일부터 19일까지 문자 발송에 성공한 1만1069명(전체회원 1만1122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응답자 1473명 가운데 80.0%가 “이동관 방통위원장 임명에 반대한다”고 답했다고 밝혔다. ‘찬성한다’는 7.1%, ‘적극 찬성한다’는 6.0%였다. ‘모르겠다’는 응답은 6.9%였다(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서 ±2.6%). 기자협회에 따르면, 기자들이 이 특보의 방통위원장 임명에 반대하는 이유(복수 응답)는 ‘이명박 정부에서 언론탄압에 앞장선 인물이어서’라는 응답(80.3%)이 가장 많았고, ‘현직 대통령실 인사 임명은 방통위 독립성 침해’(61.5%), ‘자녀 학교폭력 무마 의혹’(58.5%), ‘경험이 부족한 미디어 정책 비전문가’(25.4%) 순이었다.  기자협회 김동훈 회장은 “기자협회가 평소 창립기념일에 맞춰 설문조사를 할 때 응답자 천 명을 채우기가 힘들었는데, 이번에는 주말에 조사했는데도 1400명이 넘었다”며 “응답자들의 소속사가 지상파, 종편, 보도전문채널, 신문 등 고르게 나와 매체 유형이나 세대, 연차에 무관하게 현직 기자들이 전반적으로 이 특보의 방통위원장 임명을 반대하는 것으로 조사됐다.”고 밝혔다. 윤 정부가 언론 장악 움직임을 노골화하면서 야당도 공동 대응을 선언하고 나섰다.   고민정 민주당·류호정 정의당·용혜인 기본소득당·강성희 진보당 의원은 지난 22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총선이 불과 1년여 앞으로 다가오면서 윤석열 정권의 언론장악 시나리오는 본격적으로 공영방송을 향하고 있다”며 “우리 야 4당은 ‘윤석열 정권 언론장악 저지 야 4당 공동대책위원회’를 구성하고 언론의 자유를 탄압, 손아귀에 넣으려는 윤석열 정권의 시도에 함께 맞설 것”이라고 밝혔다. 야4당 의원들은 윤 대통령이 한상혁 전 방통위원장을 면직 처분한 이후 차기 방통위원장으로 내정된 이 특보에 대해 “(이 특보는) 이명박 정권의 언론장악 설계자”라며 “국정원까지 동원한 언론장악 장본인인 이동관 대외협력특보는 공정성과 독립성이 생명인 방송통신위원장 자격이 없다”고 강조했다. 야 4당 의원들은 또 대통령실 주도로 KBS 수신료 분리징수가 추진되는 것을 두고 국민 의견을 제대로 수렴하기 위해서는 정부 차원의 여론몰이가 아닌, 여야가 국회에 ‘공영방송 공공성 강화 특위’를 설치해 KBS 수신료 등 공영방송 재원과 공공성 강화 정책을 모색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강조했다. 앞서 대통령실은 지난 3월 홈페이지 ‘국민제안’ 코너에 KBS 수신료 분리징수에 대한 글을 올린 뒤 지난 5일 관계부처에 관련 법령 개정을 권고했다. 이에 따라 방통위는 지난 16일 KBS 수신료 분리징수 내용을 담은 방송법 시행령 개정안을 입법예고하고, 통상 40일 이상인 입법예고 기간을 10일로 단축했다.  KBS는 21일 “현재 진행되는 시행령 개정 절차와 개정안의 내용에 여러 가지 문제점이 있다”며 헌법재판소에 ‘방송법 시행령 개정 절차 진행 정지’ 가처분 신청을 냈다. KBS는 “국회가 법률로 정한 사항을 특별한 근거 없이 행정부가 시행령 개정을 통해 제한하려 한다는 점에서 헌법원리에 어긋나는 시도”라고 비판한 뒤 방통위가 입법예고 기간을 단축한 데 대해서도 헌법소원을 제기하겠다고 밝혔다.  KBS는 또 “(대통령실에서 실시한) 국민제안 온라인 찬반투표는 중복참여와 조직적 투표 등 대표성과 신뢰성 측면에서 문제점이 존재하며 대통령실의 분리 징수 권고 열흘 후 진행된 방통위 심의 의결도 5인 체제 위원회에서 3인만으로 심의 의결하는 등 절차적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방통위는 현재 여권 추천 몫인 김효재·이상인 위원과 야권의 김현 위원 등 모두 3명으로 운영되고 있으며, 한상혁 전 위원장 면직 이후 김효재 위원이 위원장 직무대행을 맡고 있다. 언론유관단체는 김 직무대행이 KBS 분리징수 작업을 사실상 주도하고 있다며 국회에 김 직무대행의 탄핵을 요구한 상태다. 방통위 관계자는 KBS의 가처분 신청에 대해 “헌재 판단을 지켜보겠다”고 밝혔다. 논란이 일고 있는 입법예고 기간 단축에 대해서는 “수신료에 대해선 장기간에 걸쳐 논의가 이뤄져서 입법예고 기간을 10일로 하는 것에 대해 법제처에서 논의가 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김서중 성공회대 미디어콘텐츠융합자율학부 교수는 “방통위원은 정당 당원이나 3년 이내에 대통령직인수위원회 활동을 한 사람을 결격사유로 규정하고 있는데, 이것은 방통위원장과 위원들은 정치권력으로부터 독립적이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며 “이 법의 취지를 고려할 때 대통령의 측근인 이 특보는 절대 방통위원장이 되어서는 안 되는 인사”라고 비판했다. 김 교수는 이어 “방통위가 완전체도 아닌 상황에서 입법예고 기간까지 단축하면서 KBS 수신료 분리징수를 강제하는 것은 KBS를 향해 ‘재원이 줄어들면 결국 정부에 손을 벌릴 텐데, 정부와 우호적으로 지내야 하지 않겠느냐’는 엄청난 압박”이라며 “비판 보도를 줄이고 호의적 보도 하라는 뜻이자 앞으로 KBS 사장을 교체하겠다는 신호”라고 비판했다. 특히 김 교수는 “수신료는 징수 방법이 어떻든 모두가 내야 하는 특별분담금인데, 정부는 ‘분리징수하면 수신료를 안낼 수 있다’는 식으로 호도하고 있다”며 “분리 징수를 찬성한 국민들은 매달 징수원과 갈등을 빚을 것이고, 찬성한 사람들은 깜빡 잊고 못 냈을 때 가산금을 내거나, 일정 기간 밀려 체납이 될 수 있고, 이런 상황을 막기 위해 별도로 자동이체를 신청해야 하는 등 국민 편익이 침해되어 정부가 내세우는 ‘국민 편익’이라는 명분과 다른 결과를 가져올 것이므로 진행되어선 안된다”라고 강조했다. 안경숙 기자 (cat1006@naver.com)
    2023-06-29
  • 감사로 털고 주인 바꾸고 압수수색으로 겁 주고 돈줄 죄고…
    감사로 털고 주인 바꾸고 압수수색으로 겁 주고 돈줄 죄고…윤석열 정부의 ‘언론 장악’ 어디까지? ▲지난 5월 30일 MBC 뉴스룸 압수수색을 시도하는 경찰에게 MBC노조, MBC기자회, MBC영상기자회가 항의하고 있다.  검찰 수사와 감사원 감사도 모자라 임기가 두 달밖에 남지 않은 방송통신위원장을 면직하면서까지 윤석열 정부가 언론 장악에 ‘속도’를 내는 이유는 뭘까.  방통위는 입법예고 기간이 끝나는 26일 이후 전체회의에서 시행령 개정안 의결을 강행할 것으로 보인다. 방통위는 이미 29일 차관회의와 다음 달 4일 국무회의 상정 의결을 예고한 상태다. 이 계획대로라면, 대통령실의 권고 이후 한 달 만에 KBS 수신료 분리징수를 위한 법 개정 작업이 마무리되는 셈이다.  당사자인 한상혁 전 위원장은 최근 경향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정부가) 이렇게 급히 서두르는 것은 총선과 연관이 있다고 생각”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여권 추천 위원인) 김효재 위원장 직무대행 체제에서 차기 위원장이 해야 할 일의 밑자락을 신속히 깔고 있”는 과정이라는 것이다.  한국기자협회 김동훈 회장은 ‘여권 인사의 방통위 장악 → 방통위에서 KBS 이사회와 MBC 대주주인 방송문화진흥원 이사진 교체 → 이사회가 KBS와 MBC 사장 교체 → 교체된 사장이 정권 입맛에 맞는 내부 인사 단행 → 내년 총선에서 정권 편향적인 방송 시행’이 정부의 방송 장악 시나리오라고 보고 있다. △ 수신료 분리징수 빼든 대통령실, KBS 내부에선 사장 퇴진 요구도 정부는 지금 KBS 수신료 분리징수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대통령실에서 방통위에 법령 개정을 권고하자마자 방통위가 일사천리로 움직이고 있는 모양새다. 방통위는 심지어 입법예고 기간을 유례없이 40일에서 10일로 단축해 논란을 자초하기도 했다.  KBS의 한 저연차 기자는 “대통령실이 수신료 분리징수와 관련해 여론을 수렴했다고 하는데, 정당하고 투명하게 절차를 거치지 않았다”며 “이후 진행 과정을 보더라도 공영방송을 정권 쪽에 유리하게 이용하려고 길들이는 차원에서 이 카드를 꺼낸 것으로 생각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한 고참 기자는 “과거 MB 정권이나 박근혜 정권 때는 사장을 낙하산으로 보내 내부를 장악하고 정권 입맛에 맞는 기사를 작성하도록 했는데, 이제는 공영방송 자체를 축소시키고 영향력을 미미하게 만들기 위해 가장 취약한 재원을 흔드는 방법을 들고 나왔다”며 “공영방송은 권력의 소유물이 아니라 시민의 자산이자 공기인데, 이걸 흔든다는 것 자체가 반민주적인 행태”라고 꼬집었다. 대통령실이 KBS의 ‘재원’을 건드린 ‘효과’는 확실했다. 내부 직원들이 김의철 사장에게 책임을 물어 사퇴를 촉구하고 나선 것이다. 보수 성향의 노동조합인 ‘KBS노동조합’과 ‘대한민국언론인총연합회(언총)’ 소속 KBS 직원들로 구성된 ‘새로운 KBS를 위한 KBS 직원과 현업방송인 공동투쟁위원회(이하 새KBS공투위)’가 지난 20일 편파방송과 무능경영 등의 책임을 들어 김 사장과 이사진의 퇴진을 요구했고, 경영협회, 아나운서협회, 영상제작인협회, PD협회 등 KBS의 4개 직능단체도 김 사장의 사퇴를 요구한 상태다.  반면, 기자들의 생각은 달랐다.  KBS 기자협회는 23일부터 26일까지 전체 회원 504명을 대상으로 ‘현 상황에 대한 책임을 지고 사장과 경영진은 물러나라는 내용을 기자협회 입장문에 담는다’에 대해 모바일 찬반 투표를 실시한 결과 참여자 418명 가운데 절반이 넘는 220명(52.63%)이 반대한다고 답했다. 찬성한다는 응답은 198명(47.37%)이었다. 김 사장은 ‘수신료 분리징수 추진이 철회되면 즉시 사장직을 내려놓겠다’고 밝혔지만, 대통령실에서는 수신료 분리징수와 사장 거취 문제는 별개라는 입장이다.  윤창현 전국언론노동조합 위원장은 지난 21일 기자회견에서 "(정부가) 수단방법 안 가리고 방송장악을 하겠다는 첫 번째 시도가 공영방송 핵심 재원인 수신료를 분리징수하겠다는 것"이라며 “현행 방송법에는 방통위가 수신료 징수방법을 변경할 수 있는 아무런 법적 근거가 없다. 명백한 위헌적·위법적 직무집행”이라고 비판했다. 한 언론학자는 “KBS는 방송법상 공영방송이자 국가기간방송이고, 방송통신기본법상 재난방송 주관사”라며 “이러한 KBS가 법에 명시된 방송사로서 보장된 책무를 이행하는 데 필수적인 것이 재원의 안정성 확보인데, 일부 보도 내용이 맘에 들지 않는다고 해서 재원 문제 가지고 위상 자체를 위태롭게 해선 안된다”라고 강조했다. △ MBC, 기자에 이어 뉴스룸 압수수색까지…감사원 국민감사로 방문진·MBC ‘흔들기’ 대통령 비속어 보도 이후 MBC에 대한 정부의 탄압도 노골적으로 계속되고 있다. 기자 개인 뿐만 아니라 뉴스룸 압수수색까지 시도하고, 감사원의 국민감사도 앞두고 있는 상황이다.   서울경찰청 반부패·공공범죄수사대는 한동훈 법무부 장관의 개인정보 유출 의혹과 관련해 지난달 30일 MBC 기자 A씨를 압수수색했다. 경찰은 A기자의 휴대전화와 노트북을 압수하고 차량, 주거지도 수색했다. 경찰은 이날 서울 마포구 상암동 MBC 사옥 내 뉴스룸도 압수수색을 시도했지만, MBC 구성원의 반발로 수사관 2명이 해당 기자의 업무 공간을 확인하고, 압수할 물품이 없다며 돌아갔다. MBC 등 언론계 안팎에서는 A기자가 지난해 9월 윤석열 대통령의 비속어 논란을 보도한 당사자이고, 개인정보유출이 뉴스룸을 압수수색할 만한 사안은 아니라는 점에서 보복·과잉수사라는 비판이 이어지고 있다. 전국언론노조 MBC본부는 지난 2일 노보를 통해 “온갖 취재 정보가 모여 있는 언론사의 뉴스룸을 공권력이 압수수색하는 것은 전례를 찾아보기 힘들다”며 ”더욱이 기자 한 명의 개인정보 유출 혐의를 수사하겠다고 언론사의 뉴스룸을 뒤진다는 것은 도저히 납득할 수 없는 수사방식“이라고 비판했다.   MBC본부는 또 “MBC 뉴스룸에 대한 전례없는 압수수색 시도는 MBC 장악 시나리오의 신호탄”이라며 “언론의 자유를 짓밟고, 공영방송의 독립성을 훼손하려는 일체의 시도를 거부할 것”이라고 밝혔다. MBC의 한 기자는 “정부가 보수 언론을 제외한 나머지 언론에 재갈 물리기를 넘어선 ‘무력화’를 시도하는 모습을 보면서 YTN, KBS에 이어 MBC 차례가 올 거라고 생각하고는 있었다.”며 “이번에는 압수수색 시도를 통해 ‘겁주기’에 그쳤지만 방통위원장을 면직한 상황에서 ‘언론장악 전문가’를 내세워 방문진을 장악하고 MBC 사장을 교체하는 수순으로 가지 않겠느냐”고 내다봤다. 익명을 요청한 한 언론학자는 “취재와 보도는 헌법에서 보장된 언론자유의 핵심”이라며 “언론의 특별한 가치를 생각하면 압수수색이 법률상 근거가 있다고 하더라도 기자와 언론사 뉴스룸에 대한 압수수색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비판했다.  정부는 MBC 최대주주인 방송문화진흥회에 대한 감사원 감사를 진행 중이다.  보수 언론단체는 지난해 11월 MBC의 방만 경영 등을 문제 삼아 국민감사를 청구한 바 있다.  MBC와 방문진은 ‘감사원이 감사 대상이 아닌 MBC와 자회사에까지 위법한 직무감찰을 벌이고 있다며’며 집행정지를 신청했지만, 법원은 받아들이지 않았다. MBC와 방문진은 “감사원이 방문진의 내부 비공개회의 속기록, MBC의 재무 정보 등 감사 항목과 관계없는 자료를 요구하고 있다”며 “이는 방문진의 정상적 운영을 저해하는 동시에 탈법적으로 MBC을 감사하려는 것”이라는 입장이다. △ 주식 매각 통한 민영화 앞둔 YTN, ‘단협’개정 통해, 보도의 공정성· 자율성, 고용안정 추진 공기업 대주주가 가진 주식에 대한 매각 공고를 앞둔 YTN은 정부의 ‘사영화’를 앞두고 어수선한 분위기다. 정부는 지난해 공공기관 자산효율화 계획을 확정하면서 YTN 대주주인 한전KDN(21.43%)과 한국마사회(9.52%)에 YTN 주식 매각을 권고했다. 전국언론노동조합 YTN지부와 한전KDN 노조는 “지분 매각을 통한 사영화는 언론 장악의 외주화”라며 강하게 반발했지만, 주식 매각을 막진 못했다. 대신 YTN지부는 최근 고용 안정과 공정방송 등의 내용을 담은 단체협약을 체결했다. 13일 발행된 특보에 따르면, YTN노사는 고용안정협약을 신설해 △경영상의 이유로 YTN 본사나 계열사를 매각·분할할 때 △대량 해고나 희망퇴직 등을 실시할 때 반드시 고용안정위원회 의결을 거치도록 했다. 위원회는 회사와 과반수 노조 각각 3명씩 노사 동수로 구성되고, 의결은 과반수 찬성으로 이뤄진다. 구조조정을 할 때 노조의 합의를 거치도록 한 장치다 .  공정방송과 관련해서는 △사장추천위원회에서 후보자들의 공정방송 의지와 자격을 검증하는 내용을 명문화하고 △조합원이 보도 업무로 민.형사상 소송을 당했을 때 고의나 과실이 없으면 회사가 소송 비용과 배상금을 부담하도록 했다. 또, 최근 YTN 인수자로 떠오르는 한국경제신문과 한국일보 등을 견제하기 위해 보도국장 자격에 ‘YTN 재직 10년’조항을 추가하기도 했다.  고한석 지부장은 “사영화 위기 앞에서 노종자의 권리는 단협으로 단단히 했다”며 “이제 우리사주조합을 확대하는 등 주주 권리를 강화해 사영화 위기에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YTN의 저연차 기자는 “기자들이 가장 우려하는 것은 보도의 자율성과 공정성이 떨어지는 것”이라며 “사영화 되면 사주가 생기는 건데, 보도에 있어 기자들이 사주의 눈치를 보고 선택적 보도를 하거나, 광고 때문에 보도를 하지 못하는 상황이 올까봐 가장 걱정 된다”고 전했다. 이 기자는 또 “지분 매각 얘기가 처음 나왔을 땐 내부에서 좀 더 지켜보자는 의견도 있었는데, 매각이 현실화하니 이제는 정말 목소리를 내야 한다는 구성원들이 많아졌다”며 “매각 자체를 반대하지만 어쩔 수 없는 상황이 온다면 지금 언론에 오르내리는 보수 언론사나 언론단체, 대통령 측근이나 대기업 등은 피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중견급 기자는 “지금 정부의 움직임을 보면 특정 개인을 염두에 두고 우리 지분을 넘기려는 것으로 보여 ‘사영화’라는 표현이 맞는 것 같다”며 “최대주주가 누가 되느냐보다 공적 재원인 방송이 특정 개인에게 넘어간다는 자체가 더 문제”라고 지적했다. 또, “각 언론사가 처한 상황이 다르기 때문에 다른 방향으로 시도하고 있을 뿐 결국 귀결점은 언론장악”이라고 꼬집었다.  김서중 성공회대 미디어컨텐츠융합자율학부 교수는 “수신료 분리징수로 공영방송의 영향력을 축소시키고 준공영방송을 사영화해 공영방송 목소리를 줄이려는 것은 단기적으로는 내년 총선을 염두에 둔 것이고, 장기적으로는 언론 시장을 재편해서 현 정권이 표방하는 친기업 친시장 정책들을 언론의 견제와 비판 없이 펼치기 위한 것”이라고 비판했다.안경숙 기자 (cat1006@naver.com)
    2023-06-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