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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일본 군국주의 전범자가 제정한 ‘나카소네 야스히로 상(賞)’
    일본 군국주의 전범자와 정치인의 역사인식 (1)일본 군국주의 전범자가 제정한 ‘나카소네 야스히로 상(賞)’ 지난 3월 윤석열 대통령과 기시다 후미오 일본총리와의 한일정상회담 이후 국내에서는 우리 정부의 대일본 외교에 대한 비판이 나왔다. 일본이 진정한 사과와 반성의 태도를 보이지 않는 상황에서 한일 문제를 성급하게 해결하려다 오히려 한일 간 갈등을 부추겼다는 비판이었다. 이러한 비판의 배경에는 일본의 식민지 피해국과 가해국 간의 시각 차이가 있을 수도 있다. 과거의 일을 문제 삼아 한·일 관계가 적대적으로 유지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서로 미래의 이익을 위해 걸림돌이 되는 문제를 해결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하지만 일본의 정치지도자들이 과거를 부정하고 진정한 사죄를 회피하면 바람직한 한일관계는 요원할 것이다.   진정한 한일관계 개선을 위해서 현재 일본 정치의 주축을 이루는 일본의 정치지도자들의 기원이 된 제2차 세계대전 전범자 출신 정치인들의 행보를 살펴보고, 같은 전범국이면서도 다른 길을 걷고 있는 독일 정치지도자들의 역사인식과 행보를 비교하는 기획연재를 시작한다.(편집자) 군국주의의 상징, '야스쿠니 신사' 첫 공식 참배한 일본총리 ▲나카소네 야스히로 전 일본 총리(사진 출처 : 일본 수상관저 홈페이지 https://www.kantei.go.jp)  나카소네 야스히로는 일본 총리(제71·72·73대)를 역임하고 군국주의 상징인물로 알려져 있다. 나카소네 전 총리는 1965년 8월 15일 일본 총리로서는 처음으로 A급전범이 합사된 야스쿠니 신사를 공식 참배해 일본의 침략전쟁을 경험한 한국과 중국 등 주변국들을 분노케 했다.  그는 2003년에 56년간의 일본 정치생활을 끝내고 정계를 은퇴한 후 '세계평화연구소'의 회장을 역임하면서 새로운 국제질서 구축 등을 위해 2004년에 "나카소네 야스히로상"을 제정했으며 2019년 11월 29일 노환으로 사망했다(향년 101세). 현재 회장은 2021년 10월부터 일본 총리(제92대)를 역임하고 망언제조기와 극우파로 알려진 아소다로 일본 자민당 부총재가 맡고 있다. 나카소네 씨는 아시아·태평양전쟁에 참전했다. 당시 위안소 설치에도 적극적으로 관여했다. ▲나카소네가 근무한 '해군 항공기지 제2설영반 부대 지도', 빨간색 동그라미가 위안소가 설치된 곳 (사진=필자 제공). ▲일본 방위성 자료에는 "주계장(나카소네)의 재량으로 토착인 여자를 모아 위안소를 개설하고, (일본군 부대원들의) 기분 완화에 매우 효과가 있었다"고 적혀 있다(사진= 필자 제공).나카소네 전 총리, 해군장교시절 위안소 설치 관여 일본 방위성에서 발견된 「해군 항공기지 제2설영반 자료」에는 당시의 제2시설대 (아베부대) 공영장인 미야지 요네조우(해군기사)의 자필을 포함한 자료를 바탕으로 1962년에 방위성(당시 방위청)이 정리한 것이다(26페이지). 제2설영반의 주계장(회계담당 간부)이 당시 나카소네 해군중위이다. 자료에는 반의 편성이나 장비, 활동 내용과 함께 발릭파판(인도네시아·보르네오 섬)에서 비행장 정비가 끝나고, "(부대원들의 성격이) 거칠어져서 일본인 동지들이 싸움이 일어난다"며 "주계장(나카소네 해군 중위)의 재량으로 토착인 여자를 모아 위안소를 개설했더니 기분 완화에 매우 효과가 있었다"며 나카소네 씨가 위안소 설치에 관여한 사실을 뒷받침하고 있다. 또 자료에는 발릭파판에 상륙한 후, 민가를 접수해 울타리나 화장실을 만들어 '설영반 위안소'를 설치한 지도도 있다. 한편, 1978년 나카소네 씨가 쓴 자서전 '끝없는 해군' (松浦敬紀편저, 문화방송개발센터출판부)에는 "3천 명에 달하는 대부대였다. 얼마 되지 않아 원주민 여자를 습격하거나 도박에 빠지는 사람도 생겼다. 나는 그들을 위해 고심 끝에 위안소를 만든 적도 있다"고 회상하는 등 위안소 설치에 관여한 사실을 인정했다. 그러나 그는 2007년 3월 23일 일본 외신기자클럽 기자회견에서 "위안소는 군인들이 바둑을 두는 등 휴식장소의 목적으로 설치했다"며 이른바 '위안부'를 두는 위안소 설치는 부인했다. 자료에는 나카소네 씨가 위안소 설치에 적극적으로 관여한 사실과 인도네시아 현지 여성을 모아 위안소를 설치했다는 점, 1942년 3월 11일에 해군 기지에 위안소가 개설되었다는 등 구체적인 기술이 있고 위안소 내의 배치도가 있다는 점이 나카소네 씨가 위안소 설치에 적극적으로 관여했다는 사실을 보여주고 있다. 국제법 전문가인 전 건국대학교 법과대학 조시현 교수는 "전쟁 당시 일본이 점령한 인도네시아는 네덜란드 식민지였으며 나카소네 씨가 체포되었다면 네덜란드법과 일본 국내법, 국제법에 적용되어 전쟁범죄로도 처벌 받을 수 있었다"고 말했다. 나카소네 씨는 위안부 설치에 부정하고 반성하지 않은 채 세상을 떠났다. 하지만, 그의 가계(家系) 정치 후계자는 장남인 나카소네 히로후미(78세) 일본 참의원이다. 그는 1986년 참의원 선거에 첫 당선됐다. 이후 외무대신과 문부대신, 과학기술청장관 등을 역임했다. '나카소네 야스히로상', 한국인 수상자 '나카소네 세계평화연구소'는 '세계 평화와 안보에 관한 연구 업적이 뛰어난 사람들을 선정해 시상한다.'는 가치를 내걸고 2004년 "나카소네 야스히로상"을 제정하여 시상해 왔다. "나카소네 야스히로상(賞)'을 수상한 한국인은 윤석열 대통령의 외교안보 핵심 참모인 김태효 대통령실 국가안보실 1차장(제5회)과 외교부 직속 국책연구기관인 박철희 국립외교원 원장(제1회), 고려대학교 정치외교학과 교수인 이신화 북한인권국제협력대사(제4회)가 있다.■ 필자 소개  YTN 기자로 활동하면서 30여 년 간 일본군 성노예피해자, 강제동원피해자 문제를 취재하고 각종 기획보도와 다큐멘터리를 제작해 다수의 상을 수상했다. 일본군 성노예 피해자를 다룬 다큐멘터리 '내 청춘을 돌려다오(Give me back my youth)'는 제55회 베를린영화제 국제부문에 출품돼 상영되었다. 일본 히토츠바시대학대학원 사회학연구과(종합사회과학전공)에서 '아시아태평양 전쟁에 있어서 일본의 선전전'을 연구해 석사학위를 받았다. 제25대, 제26대 한국영상기자협회 회장과 제1회 힌츠페터국제보도상조직위원회 공동위원장을 역임했다.한 원 상 (한국영상기자협회 고문)
    2023-04-26
  • [인터뷰] 109회 이달의영상기자상 인권,노동보도부문 수상자 - KBS대전 심각현 기자
    [인터뷰] 109회 이달의영상기자상 인권,노동보도부문 수상자 - KBS대전 심각현 기자“남겨지지 않을 것이라 남겨야 했다.”  전국으로 방송되는 3.1절 특집 다큐. 처음부터 이렇게 큰 작품을 생각한 건 아니었다. KBS대전 뉴미디어팀 소속으로 웹다큐 ‘달그릇’을 제작하기 위해 자료 조사를 하다 우연히 일제 강제동원 생존자 현황을 발견했을 때만 해도 그랬다.   일제 강제동원 피해 생존자의 이야기를 다룬 <외면의 기록, 생존자>를 제작하는 과정은 쉽지 않았다. 생존자를 찾는 것도, 섭외하는 것도 정말 어려웠다. KBS대전 심각현 기자는 일제강제동원피해자지원재단 등 관련 기관의 문을 두드리고, 피해자 단체도 10개 가까이 접촉했지만, 대부분 왜 취재하려고 하느냐며 거부했다. 그래도 포기할 수 없었다. 지금까지 살아있는 피해자는 1800여 분(2022년 초 의료지원자 기준). 하지만 대부분 90대이거나 100세를 넘긴 분들이라 해마다 500~600명이 유명을 달리하고 있는 상황이었다. 4~5년이 지나면 일제의 만행을 증언할 생존자가 남아있지 않을지도 몰랐다. 여러 차례 공을 들인 보람이 있었는지, 한 단체에서 연락이 왔다. 피해자는 많지만 생존해 계신 분들이 거의 없다며 부산에 한 분, 부천에 한 분을 소개해 주었다.  20살에 나가사키에 강제동원된 김성북 할아버지, 19살에 일본 해저 탄광과 구마모토 비행장 건설에 끌려간 신영현 할아버지를 인터뷰하고 돌아오면서 15분짜리 웹다큐로 끝내서는 안 된다는 생각을 했다. 일제의 강제동원에 대한 배상은커녕 사죄도 받지 못한 상태로 계속 둘 수 없는 문제였다.  “대일항쟁기강제동원과 관련해 서면으로 돼 있는 기록은 있습니다. 일제강제동원피해자지원재단이 구술채록 사업을 하고 있고요. 그런데 영상으로는 기록이 안 돼 있어요. 피해자들의 이야기를 진정성 있게 들어주는 사람도 없는데, 언론인으로서 내가 이걸 남기지 않으면 앞으로는 하고 싶어도 하지 못할 상황이 오겠죠. 남겨지지 않을 것이기 때문에 남겨야 했습니다.”전국을 수소문해 모두 18명의 생존자를 만났다. 하지만 작품에는 14명의 이야기만 나갔다.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인터뷰와는 차원이 달랐다. “생존자 찾기도 힘들었지만, 만나서 이야기 나누기도 너무 어려웠어요. 워낙 연로하셔서 보청기를 꼈는데도 잘 못 들으시고, 이도 없으세요. 또, 일본어를 많이 섞어 쓰셔서 가족 분들이 옆에서 통역하듯 도와주셨어요. (건강이 안 좋으시다 보니) 일반적으로 한 시간이면 끝날 인터뷰를 어떤 분은 정말 죄송하게도 4~5시간 걸린 분도 계세요. 신기한 건, 가족들에게 전화상으로 연락했을 때 대부분이 아버지(어머니)가 인터뷰하기 싫어하신다고 했는데, 막상 가면 당시의 울분이 봇물처럼 터져 나와요. 내 인생도, 엄마 아버지도, 가족도 모두 거기에서 인생을 망치고 송두리째 뺏겼다고요.” 정말 어렵게 만난 한 분 한 분이지만, 그 가운데 가장 기억에 남는 분이 있다. 바로 충남 태안에서 뵌 가재학 할아버지다. “인터뷰를 하러 갔을 때 할아버님 연세가 98세셨어요. 인터뷰 중간에 큰아드님이 호떡을 사와서 잠시 쉬며 먹었는데, 알고 보니 할아버님이 위암 말기여서 이날 서울 병원에서 치료를 받으셔야 하는 상황이었더라고요. 그런데 할아버님께서 내일 당장 죽을지 모르니 얘기를 해야 한다고 (병원에)안 가셨더라고요.” 가재학 할아버지는 인터뷰를 마친 뒤 돌아가셨다. 이번 프로그램에서 처음 공개된 증언도 있다. 일본의 해저 탄광인 조세이(장생) 탄광에서 일하다 수몰 사고에서 살아남은 피해 생존자 고 김경봉씨의 증언이 그것이다.  “김경봉 씨가 95년 일본의 한 언론사와 인터뷰를 했는데, (탄광 수몰 이후)일본 정부가 유골 수습도 전혀 하지 않으니 유족회에서 (일본 정부와 언론에 대해) 많은 의심을 해 내보내지 않았더라고요. 다행히 유족회 회장을 설득해 당시 자료를 받을 수 있었습니다.” 우리에게는 ‘군함도’는 잘 알려져 있지만, 군함도와 함께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등재된 미이케 탄광은 잘 알려져 있지 않은 곳이다. 심 기자는 만 명 가까운 조선인이 강제로 동원돼 일하다 수십 명이 숨진 미이케 탄광의 생존 피해자를 각방으로 수소문했다. “어떤 탄광을 지정해 생존자를 찾기가 쉽지 않았어요. 그래서 일제강제동원피해지원재단 홈페이지에서 구술채록사업을 어떻게 했는지 살펴봤는데, 보도자료에 미이케 탄광 생존자가 한 분 계시더라고요. 그때 당시 105세라 돌아가시진 않았을지 걱정하면서 민족문제연구소, 지자체 등을 통해 수소문했는데 개인정보에 막혀 못 찾다가 겨우겨우 따님이 하는 식당을 찾아가게 됐죠. 그런데 구술채록 과정에서 힘드셨는지 인터뷰를 안 하신다고 하셔서 여러 번 부탁해 겨우 인터뷰를 했습니다.” 이번 프로그램의 성과는 그동안 일제 강제동원과 관련한 언론의 조명이 피해 현장 중심이거나, 국가기록원 등의 자료를 발굴했던 것이었던 데 반해 피해 생존자의 육성이 중심이 되었다는 것이다. 실제로 행정안전부에서는 다큐가 방영된 이후 해당 영상 자료를 협조해 달라고 요청하기도 했다. “프로그램 취재를 위해 피해 현장 세 곳에 직접 다녀왔지만, (오랜 시간이 지난 지금) 가장 중요한 건 생존자 증언이 핵심이라고 생각했죠.” 생존 피해자들의 인터뷰 사이사이에는 구름이 흘러가고, 꽃이 지고, 비가 내리고, 단풍이 떨어지는 장면이 삽입되어 있다.  “이번 다큐는 연출 장면을 배제하고 싶었고, 할아버지 할머니께 뭔가를 요청할 수도 없는 상황이어서 (영상미학적으로) 뭐가 필요할까 고민을 많이 했다. 그러다가 이분들이 강제동원된 시기가 10대 초반에서 20대 초반이라는 점을 떠올려 이분들의 (슬픈) 청춘과, (흘러간) 지난 세월을 표현하기 위해 계절의 변화를 찍었다. (꽃만 하더라도 어떤 꽃이 좋을지 몰라) 대전·충남 지역에서 찍을 수 있는 꽃은 다 찍었는데, 실제로 나간 건 몇 장면이다. 나레이션도 별도로 삽입하기 않았는데, ‘노 내레이션 다큐’는 당사자 연출을 최소화할 수 있고, 시청자를 집중시킬 수 있다는 점에서 심 기자가 선호하는 방식이다. “지상파 방송 다큐멘터리는 자꾸 (시청자를) 가르치려고 하는데, 개인적으로 다양한 정보와 지식을 습득할 수 있는 지금 환경에서는 주입식으로 가르치듯 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해요. 당사자의 목소리만으로도 충분히 이해할 수 있고 설득할 수 있고 정보를 제공할 수 있어요. 반면, 노 내레이션 다큐의 단점이 인터뷰이를 통해 정확한 정보 전달이 안될 수 있다는 건데, 할아버지 할머니의 경험이 중심 내용이기 때문에 될 수 있어 이 부분에 대해서는 자막을 사용했습니다.” 우연인지 필연인지, 강제동원 피해 생존자들의 이야기가 3.1절 특집으로 방영된 이후 한일 정상회담이 열렸고, 윤석열 대통령과 외교통상부는 이들에 대해 일본 정부나 기업이 아닌 제3자가 배상하는 해법안을 내놨다. 여러 피해자들을 직접 만나고 취재한 심 기자는 정부의 입장에 대해 어떻게 생각할까. “정부 안에 대한 보도를 접하고 정말 화가 났어요. (정부가) 피해 생존자의 이야기를 조금이라도 진정성있게 들었다면 그런 생각을 할 수 없을 텐데, 많이 안타까웠죠. 생존자들 가운데는 내가 이 나이에 돈 받아서 뭐하냐, 직접 안 찾아와도 된니 TV에서 미안하다고 한 마디만 해 주면 된다는 분도 계시고, 사죄와 배상을 모두 원하는 분도 계세요. 가재학 할아버지는 나라를 뺏겨서 그런 걸 어떡하냐고 하셔서 현장에서 취재진이 울기도 했어요. (정부가) 피해자성을  제대로 인식하고, 그걸 회복하려는 노력을 통해서 다음을 진행해야 하는데, 국가 간의 이익 관계만 따져서 하려고 하니 안타깝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우리나라도 이제 선진국이니 일본 눈치를 안 봐도 된다고 생각해요.” 누군가의 ‘삶’이 모여 한 사회의, 국가의 ‘역사’가 된다. 그런 의미에서 한 사람의 삶과 사회의 모습을 담아내는 영상기자의 역할은 중요하다. “영상기자는 기록하는 사람이라고 생각해요. 한 사람의 역사, 시대의 역사, 나라의 역사를 기록하는 것이기 때문에 카메라를 들이대서 단순히 기록하는 게 아니라 이분들이 당했던 일에 대해 공감할 줄 알아야 한다고 봅니다. 영상기자의 가장 큰 능력은 촬영과 편집, 여기에 기획도 가능하기 때문에 큰 능력을 발휘하려고 하면 얼마든지 가능합니다. 매일매일 해야 할 일들이 있겠지만, 조금만 노력하면 더 좋은 콘텐츠를 생산하고 조직 발전에도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영상기자들이 맡은 직종에서 역량을 발휘할 수 있길 바랍니다.”안경숙 기자 (cat1006@naver.com)
    2023-04-26
  • [2023년 4월 11일 강릉 경포동 산불 취재기] 강풍은 곧 대형 산불로…반복되는 재난 보도...
    [2023년 4월 11일 강릉 경포동 산불 취재기]강풍은 곧 대형 산불로…반복되는 재난 보도 대비 절실 ▲강릉 경포동 산불 당일 차 안에서 촬영한 첫 컷 ▲강릉 경포동 산불 ▲강릉 경포동 산불 당일 KBS강릉방송국 취재진 밤사이 강한 바람이 불었다는 걸 짐작할 수 있는 출근길이었다. 아파트 상가 유리창이 깨져있고 전신주를 고치는 한전 직원들의 모습이 보였다. 이때까지만 해도 동해안 강풍으로 인한 피해를 종합하는 리포트를 제작할 줄 알았다. 회사에 다다를 무렵 멀리서 검은 연기가 보였다.섣부르지만 짐작했다. 일반적인(?) 화재가 아니라는걸. 아니나 다를까 보도부는 매우 분주했고 출근과 동시에 출동이다. 점차 가까워지는 뿌연 연기... 강릉 경포동 산불이다. 4월 11일 9시 8분 차 안에서 첫 컷을 눌렀다. ENG가 아닌 핸드폰으로 촬영을 하고 카카오톡 보도부 단톡방으로 전송했다. 화재의 심각성과 1보를 위한 신속성이 더해진 판단이다.취재진의 안전을 지키지 못한 후회와 반성 현장에 가장 먼저 도착한 영상기자의 심정은 말하지 않아도 영상기자들은 공감할 것이다. 막중한 책임감으로부터 나오는 발생 초기의 현장감 있는 영상을 확보하는 것. 이것 때문에 재난보도준칙을 망각하고 안전은 잠시 뒷전이다. 불길이 눈앞에 보일 때까지 더욱더 깊숙이 들어갔다. 이때까지만 해도 두려움은 없었다. 경포동 낮은 산의 구릉 사잇길은 차가 한 대밖에 다닐 수 없는 비좁은 외길이었다. 그 덕분인지 어렵지 않게 불길을 찾을 수 있었다. 산불을 진화하고 있는 산림청 고성능 진화차가 보이고 대피하는 주민들이 보였다. 급히 재난용품(안전모, 고글, 방진 마스크)을 착용하고 차에서 내려 촬영을 시작했다. 얼마나 찍었을까. 붉은 연기가 주변을 뒤덮고 뜨겁고 매캐한 연기가 숨을 조여오는 느낌이 들었다. 잠시 뷰파인더에서 눈을 떼고 주변을 둘러보니 머리 위에선 불붙은 솔잎이 떨어지고 있고 시야 정면에서만 타고 있던 숲이 강한 바람을 타고 순식간에 사방을 태우고 있었다. 급히 촬영을 접고 서둘러 취재차에 탑승했다. 설상가상. 불붙은 솔잎이 취재차 엔진룸으로 들어가고 있어 자칫 차에 이상이 생길 수 있는 상황까지 벌어졌다. 형님(방송사마다 조금씩 다르겠지만 취재차 기사를 칭한다.)이 부랴부랴 차에서 내려 엔진룸을 열고 솔잎을 걷어내고 어렵사리 현장에서 빠져나왔다. 근접한 영상 몇 컷만 찍고 나와야겠다는 나의 짧은 생각이 함께한 취재진을 위험으로 내몰았다. 짧은 순간이지만 나를 포함한 취재진이 불미스러운 일을 당할까 두려웠다. 재난보도준칙을 망각하고 안전을 뒤로 한 채 위험한 취재를 감행한 나에게 주는 뼈아픈 교훈을 다시금 마음에 새겼다. 다시 떠오른 산불의 악몽...그리고 강원도 영동권 영상기자 잠시 개인사를 이야기해볼까 한다. 2019년 고성 산불 당시에도 강한 바람을 타고 삽시간에 속초 시내까지 불 이 번져나갔다. 그때 당시에도 나는 현장에 있었다. 취재진이 아닌 피해자 가족으로. 부모님 댁도 화마를 피하지 못하고 주택 일부가 소실되었고 당시 충격으로 아버지는 우울증을 심하게 앓으셨다. 나 또한 산불만 나면 당시 상황이 생각이 난다. 몸을 가누기 힘들 정도의 강하고 따뜻한 바람. 그 바람이 강릉 경포동 산불에서 느껴졌다. 봄철에 강원도 양양과 간성 사이에 부는 국지성 강풍으로 동시에 고온 건조하고 속도가 빠른 특성이 있다. 일명 ‘양간지풍’이라 부르는 바람이다. 이번 산불 또한 양간지풍으로 인해 진화를 위해 하늘에 떴던 헬기도 다시 착륙했다. 산불 진화의 핵심인 헬기가 바람으로 인해 무용지물이 됐으니 급속도로 번지는 불을 눈뜨고 바라만 볼 수밖에 없었다. 피해는 삽시간에 눈덩이만큼 불어나 1명의 사망자가 발생했고 26명이 다쳤다. 그리고 500여 명의 이재민이 발생했다. 주택과 상가 등 건축물 266동과 해수욕장과 공원 등에서 공공 시설물 182곳이 불에 탔고 해안가 송림을 포함해, 경포 일대 산림 179만 제곱미터도 산불 피해를 입었다. 8시간 동안 불이 난 것에 비해 엄청난 피해를 준 것이다. 이렇게 강원도 동해안은 봄철이 되면 강한 바람이 불어 어김없이 산불로 큰 피해를 주기 때문에 영동권 영상기자들은 봄철에 긴장을 늦출 수 없다. 영동권 영상기자들을 재난전문기자라 표현해도 과하지 않을 정도로 재난 상황을 많이 접했고 안타깝게도 매우 익숙해져 있다. 이런 우리들 사이에선 금기어가 있다. ‘바람이 심상치 않다’, ‘불안한데’와 같은 산불을 암시하는 말들이다. 그런 말들이 오가면 어김없이 산불이 발생한다고 해서 금기어가 생긴 것 같다. 그도 그럴 것이 저런 말들이 머릿속을 맴돌고 있다는 건 이미 상당 기간 건조주의보나 경보가 지속됐거나 강한 바람이 불 때다. 입 밖으로 말을 꺼내진 않지만 영동권 영상기자들은 언제 발생할지 모르는 재난 상황을 대비해 다시 한번 자신의 장비를 점검하고 무언의 작심을 조심스럽게 한다. 지금 이 순간에도 불냄새 가득한 사무실에서 익숙하게.KBS강릉 박영웅 기자 
    2023-04-26
  • MBC충북 김병수, 신석호 기자 <미래유산을 찾아서>가 보도한 건축물들 줄줄이 충북 등록문...
    MBC충북 김병수, 신석호 기자 <미래유산을 찾아서>가 보도한 건축물들 줄줄이 충북 등록문화재 ‘등록’철거 위기 음성 한옥성당도 내달 최종 등록…“방송 이후 보존 공감대 형성돼”  현장에는 1인 미디어 창작자가 넘쳐나고, 챗GPT가 언론의 영역까지 넘보는 시대. 과연 레거시 미디어 기자의 역할과 존재 이유는 어디에서 찾아야 할까.  철거 위기에 처한 문화유산을 찾아 가치를 알리고 지역의 문화재 등록까지 이끈 MBC충북의 노력이 하나의 모범 사례로 지목되고 있다.  MBC충북 김병수, 신석호 기자는 지난해 5월부터 12월까지 영상뉴스 <미래유산을 찾아서>를 통해 주변 사람들로부터 잊혀가지만 역사적으로 가치가 있는 충북 지역의 근대건축물을 연속 보도했다. 충주역 급수탑, 괴산 목도양조장, 청주 내덕동 주교좌성당, 증평 대성정미소, 괴산 수력발전소, 성공회 음성성당, 경부선 이원역 등이 UHD고화질로 전파를 탔다. <미래유산을 찾아서>는 영상기자가 기획부터 연출, 촬영, 편집 등 모든 과정을 직접 작업했다. 첫 번째 영상뉴스로 보도된 충주역 급수탑은 방송 이후 충청북도 제1호 등록문화재로 등록 고시됐고, 2편으로 전파를 탄 괴산 목도양조장도 급수탑에 이어 제2호 등록문화재로 선정됐다. 대한성공회 음성성당은 문화재위원회 심의를 거쳐 오는 5월 최종 등록 고시가 확정될 예정이고, 증평정미소는 현재 문화재등록 심사가 진행중이다.  MBC충북은 특히 철거 위기에 처한 성공회 한옥성당을 보존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미래유산을 찾아서>를 기획, 제작한 김병수 기자는 “음성성당이 철거된다는 얘기를 듣고 철거되기 전 성당을 영상으로 남겨 놓아야 한다는 절박한 마음으로 영상뉴스를 보도했다.”며 “철거 결정의 철회를 위해 영상뉴스 보도 이후 취재기자와 함께 일반 뉴스도 제작해 전국뉴스로 보도하면서 철거 반대 여론이 확산되었다.”고 밝혔다. 충청북도와 음성군 관계자들도 철거를 주장하는 신도들 설득에 나섰다.  충청북도 문화예술산업과 관계자는 “음성성당의 경우 종교 시설이기도 하지만 교육 시설로도 역사성을 가진 건축물”이라며 “철거 위기가 있었지만 방송을 통해 음성성당의 가치와 보존 필요성이 알려져 등록문화재 지정이 필요하다는 공감대가 형성됐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MBC충북의 <미래유산을 찾아서>가 사람들이 미래유산에 관한 관심을 갖는 계기가 되었다.”고 전했다. <미래유산을 찾아서> 제작진은 “과거의 유산을 찾아 아름다운 영상 작품으로 만들어  그 유산들이 가진 역사와 가치를 재조명했다”는 평가를 받으며 2022년 한국영상기자상 새로운시선 부문을 수상하기도 했다. 김 기자는 “영상기자들이 관리의 사각지대에 있는 근·현대 문화유산을 ‘기록’하는 것에서 나아가 적극적으로 발굴해 알린다면 소중한 문화유산이 지금 모습 그대로 후세에 전해질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안경숙 기자 (cat1006@naver.com)
    2023-04-26
  • 2022년 최고의 영상보도 7편, 제36회 한국영상기자상 수상
    2022년 최고의 영상보도 7편, 제36회 한국영상기자상 수상환경오염, 지구온난화, 핵폐기물과 친환경에너지, 지역문화유산 영상보도한 영상기자들 수상 …대상 수상작은 없어 ▲ 제36회 한국영상기자상 수상자들이 협회 발전을 기원하며 케익을 자르고 있다.(지난 2월 17일) 한국영상기자협회(회장 나준영)는 지난 2월17일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 프레스클럽에서 제36회 한국영상기자상 시상식을 열었다.  지역뉴스 특종단독 보도부문은 KBS춘천 임강수·이장주 기자의 <춘천 도심 하천 물고기 집단 폐사 연속보도>가, 지역뉴스 탐사기획 보도부문은 KBS광주 이성현 기자의 <햇빛·바람에 멍들다-재생에너지의 명암>이, 환경 보도부문은 MBC 장영근 기자의 <물이 밀려온다- 해수면 상승 기후위기 연속보도>가 수상의 영광을 안았다. 보도특집 다큐부문에는 MBC강원영동 김창조 기자의 <여음, 아직 남겨진 소리>이, 멀티보도부문에는 KNN 전재현 기자의 <위대한 유산 100경>이, ‘새로운시선’ 부문에는 MBC충북 김병수·신석호 기자의 <UHD 영상뉴스 - 미래유산을 찾아서>가 각각 선정됐다. 국제·통일보도부문은 KBS 이재섭·류재현 기자의 <시사기획 창 - 전쟁과 음악>이 차지했다. 올해 대상 수상작은 나오지 않았다. 이에 대해 한국영상기자상 서태경 심사위원장은 “지난 한 해 가장 뜨거웠던 뉴스들 중에 영상기자들의 주도적인 역할이 절실했던 부분이 많았는데도 문제의 중심에 더 적극적으로 뛰어들지 못한 건 아닌가 하는 자성의 목소리가 있었다.”며 “급박하게 변하는 현장에서 시간, 공간적 문제가 있다는 걸 이해하지만 그 현장의 영상 기록들은 훗날 역사가 된다는 것을 더욱 고민하자는 차원에서 대상수상자를 선정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 힌츠페터국제보도상 기여, 협회원 역량강화사업 공로자에게 영예상, 공로상 수여 공로상은 5.18 공로기념재단 ‘5.18 글로컬센터’전윤철 전 협회 부회장, 김영미 분쟁지역 전문PD, 김상준 독립PD가 힌츠페터국제보도상과 관련한 공로로 수상이 결정됐고, 영상기자 역량강화 사업 공로자로 이종호 한국언론진흥재단 연수팀 사원과 이대한 한국전파진흥협회 연구원이 선정됐다.  또한, <영상보도가이드라인> 제정과 현장 보급, 정착사업을 벌이고, 힌츠페터국제보도상의 제정을 통해, 영상저널리즘 발전에 크게 기여한 공적을 인정받아, 제25~26대 협회 회장을 역임한 한원상 전 회장이 협회 창립이후 두 번째 영예상의 주인공이 되었다.   올해로 20회를 맞은 굿뉴스메이커상은 2022 카타르월드컵 대한민국 축구국가대표팀과 주장인 손흥민 선수에게 돌아갔다. 상은 대한축구협회 조병득 부회장과 송기룡 홍보국장이 대리수상했다.   이날 시상식에 참석한 정청래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장은 “카메라는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며 “언론 자유 지수가 낮아질 가능성이 높은 요즘이지만, 언론자유의 지평을 넓히는데 여러분과 함께 기여하겠다.”고 밝혔다.제28대 회장 취임식도 열려 한편, 이날 시상식에 앞서 28대 회장 취임식이 진행됐다. 협회는 지난 1월30일 전국운영위원 투표를 실시한 결과 재적위원 48명 가운데 46명이 투표에 참석, 44명의 찬성으로 나준영 후보를 28대 회장으로 선임했다(반대 2명, 기권 2명). 27대 회장으로 활동해 온 나 당선자의 임기는 2023년 3월1일부터 2025년 2월28일까지 2년이다.  나 당선자는 “앞으로 2년은 ‘나와 가까운 협회’, ‘내 편이 되어주는 협회’라는 구호를 지키기 위해 더욱 노력하겠다.”며 ▲온택트 소통 체제 강화 ▲풀 취재, 포토라인 취재 관련 운영 규칙 개정 ▲영상보도 가이드라인 개정 ▲힌츠페터국제보도상 서울 시상식의 성공적 개최 등을 약속했다.안경숙 기자 (cat1006@naver.com)
    2023-03-03
  • 협회, 풀(Pool)취재·포토라인 준칙, ‘영상보도가이드라인’ 개정한다
    협회, 풀(Pool)취재·포토라인 준칙, ‘영상보도가이드라인’ 개정한다1990년대 취재 환경서 제정한 각종 준칙, 미디어 환경 변화 맞춰 개정 필요, 공인취재, 참사보도 등 새로운 현장 이슈 보강한‘영상보도 가이드라인’개정 한국영상기자협회(회장 나준영)는 회원들의 정체성을 대표하는 가장 중요한 활동인 풀취재, 포토라인 취재와 관련해 올 상반기 대대적인 개정 작업을 진행하기로 했다. 현재 모든 출입처와 전국의 취재 현장에서 시행되고 있는 풀취재·포토라인 취재 준칙은 1990년대 중반 제정됐다. 그러나 취재보도 환경은 그동안 많은 변화가 있었다. 종합편성채널과 뉴스전문채널 등 뉴스를 취재하는 매체가 증가했고, 뉴스제작의 중심이 온라인과 모바일로 옮아가며 실시간 뉴스중계 및 현장송출이 강화됐다. 하지만 이런 변화를 제대로 반영하지 못한 풀취재·포토라인 준칙들로 영상기자들은 출입처와 공동취재현장에서 영상취재와 라이브송출을 둘러싸고 갈등을 빚어 왔다. 협회는 이런 혼란을 막기 위해 취재원의 인권을 보호하고, 매체 간 불필요한 취재경쟁을 방지하기 위한 풀취재와 포토라인 취재준칙을 개정할 계획이다. 나준영 회장은 지난 2월 17일 열린 제28대 회장 취임식에서 “각 지회와 지역지부 대표들로 ‘풀 취재·포토라인준칙 개정 특별위원회’를 구성해 상반기 내에 개정 작업을 마치고, 개정된 준칙이 현장에서 잘 지켜질 수 있도록 여러 노력들을 벌여 나가겠다.”는 구상을 밝혔다. 이를 위해 나 회장은 먼저 수도권 회원사 보도영상담당 최고책임자 및 각 지회·지역지부장과의 소통을 통해 특별위원회 활동과 관련한 의견을 수렴하고, 3월 말부터 특별위원회 활동을 시작할 방침이다. 지난 2018년 제정되어 2020년 초에 개정된 ‘영상보도 가이드라인’도 현장의 필요성에 맞게 보강할 계획이다. 협회는 ‘영상보도 가이드라인’ 제정 이후 가이드라인의 안착을 위해 회원은 물론 영상편집자, AD 등 비회원에게도 교육 사업을 펼쳐 왔다. 특히 협회가 주관하는 영상기자상 심사에 ‘영상보도 가이드라인’을 중요 심사기준으로 적용해왔다. 하지만 지난 2년 동안 공인보도, 참사보도, 재연보도, 영상자료 사용 등 새로운 영상보도 이슈가 등장하면서 가이드라인 개정 필요성이 제기됐다. 올해 추진되는 ‘영상보도 가이드라인’ 개정 작업은 최초 제정 작업 때와 같이 영상기자, 언론학자, 언론법 전문 법조인 등이 참여해 현장의 이슈를 취합, 토론과 연구를 거쳐 확정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협회는 지난 4년간 꾸준히 ‘영상보도 가이드라인’에 대해 교육하고 현장 정착을 위해 노력해 왔다. 하지만 최근 발표된 영상기자들의 초상권 인식 조사 논문에 따르면, 현장 영상기자들의 인권보도에 대한 인식이 미흡한 것으로 나타났다. 협회는 이러한 연구결과를 심각하게 받아들여 ‘영상보도 가이드라인’ 재개정 이후 이에 대한 교육 사업을 더욱 확대·강화해 나갈 방침이다.안경숙 기자 (cat1006@naver.com)
    2023-03-03
  • “영상기자들, 초상권 침해 규정 절반만 인지”
    “영상기자들, 초상권 침해 규정 절반만 인지”방송사, 협회 차원 ‘영상보도가이드라인’ 교육 강화 필요심미선 순천향대 교수, ‘영상기자의 초상권 침해 인식 수준’ 조사한 논문서10년차 미만 기자들의 초상권 관련 인식 수준 더 높은 것으로 드러나   2018년 11월, 한국영상기자협회는 국내에서 처음으로 영상보도 가이드라인을 제정했다. 급변하는 미디어 환경에서 누군가의 인권을 침해하지 않으면서 언론의 공적 기능을 수행하려는 영상기자들의 고민을 담은 결과였다. 영상보도 가이드라인은 현장의 목소리와 관련 규범의 변화 등을 담아 1차 개정판을 내놨고,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세계적으로 대유행함에 따라 ‘감염병 보도’ 항목을 추가하는 등 개정 작업을 이어 왔다.  협회는 가이드라인을 내놓는 데 그치지 않고, 전국의 회원사를 대상으로 교육도 실시했다. 코로나19로 대면 교육이 어려운 점을 감안해 수도권과 지역권역별로 나누어 온라인 교육을 실시했고, 영상기자와 영상 편집자뿐만 아니라 방송 관련자라면 누구나 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문호를 개방했다. 영상보도 가이드라인이 제정된 지 5년. 과연 영상기자들은 가이드라인을 충분히 알고 현장에서 적용하고 있을까.  순천향대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과 심미선 교수가 초상권 침해에 대한 방송사 영상취재 기자들의 인식을 조사한 결과, 기자들은 23개의 초상권 침해 관련 사례 가운데 절반 가량인 12~13개 사례만 인지하고 있었다(인지율 54.7%). 특히, 경력이 10년 미만인 젊은 기자들은 초상권 침해 규정에 대해 잘 알고 있는 반면, 11년~20년차 기자들은 잘 알고 있지 못해 가이드라인 제정만으로는 초상권 침해를 예방하는 데 한계가 있음을 드러냈다.  심 교수는 영상보도 가이드라인에 담긴 초상권 침해 관련 사례 23개를 유형별로 분류해 협회 회원인 153명의 영상기자들을 대상으로 인지 정도를 설문조사를 실시, ‘언론보도로 인한 초상권 침해에 대한 영상취재기자들의 인식 연구’ 논문을 내놨다. 이 논문은 언론중재위원회가 지난해 11월 발간한 학술지 ‘미디어와 인격권’ 제8권 3호에 수록됐다.  논문에 따르면, 영상기자 10명 중 7명은 개인의 초상권보다 표현의 자유와 국민의 알권리가 더 중요하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어떤 경우에서든 개인의 초상권이 보호돼야 한다는 응답은 28.8%에 그쳤다.  또, 재난 및 사고 현장이나 공개된 장소에서의 초상권 침해에 대한 인식은 높은 반면, 일반인이나 범죄자, 유명인의 초상권 침해에 대한 인지수준은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전반적으로 초상권 침해에 대한 인식 수준이 높지 않다는 것을 보여주는데, 10명 중 9명 이상(92.2%)는 초상권 침해 예방 규정을 어느 정도 알고 있다고 응답해 실제 초상권 침해에 대한 인지수준과 기자 스스로 느끼는 인식수준이 차이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초상권 침해 규정에 대한 인지는 기자들의 경력에 따라 달랐다. 취재활동 기간이 10년 미만인 기자들이 초상권 침해에 대한 인식이 가장 높았고, 11년~20년차 기자들의 인식이 가장 낮은 것으로 조사됐다.  심 교수는 “영상취재기자들이 초상권 침해가 되는 사안에 대한 인식이 부족하다는 것은 우려스러운 현실”이라며 “명백히 초상권 침해가 되는 사안을 정확히 인지하지 못함으로써 초상권 침해가 발생한다는 점은 방송사나 협회 차원에서 영상취재기자들에 대한 초상권 침해에 대한 교육의 필요성을 제기한다.”고 밝혔다. 안경숙 기자 (cat1006@naver.com)
    2023-03-03
  • [인터뷰] “<영상보도 가이드라인>은 내가 본 최고의 가이드라인”
    <뉴스뷰> 심미선 순천향대 교수 인터뷰“<영상보도 가이드라인>은 내가 본 최고의 가이드라인”가이드라인, 영상저널리즘의 질 끌어올려…협회의 지속적인 교육 필요한 컷에 진실을 보여 주는 영상의 힘, 영상기자들 우리 사회변화 중심 될 것심미선 순천향대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과 교수  ▲<영상보도가이드라인> 저자들이 참여한 2021년 협회온라인교육 장면 ▲2018년 영상보도가이드라인은 2020년 개정판을 냈다. “굉장히 많은 가이드라인을 봤는데, 영상보도 가이드라인이 최고였다. 이렇게 좋은 가이드라인을 기자들은 얼마나 알고 있는지 궁금했다.” 심미선 순천향대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과 교수(사진)는 지난 23일 전화 인터뷰에서 이번 연구의 주제를 ‘영상기자와 초상권 침해’로 잡은 배경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4년 동안 이달의 영상기자상 심사위원으로 활동한 심 교수는 심사 때마다 협회가 제정한 ‘영상보도 가이드라인’을 자세히 살펴볼 기회가 있었다. 기자들이 현장에서 맞닥뜨릴 상황과 관련해 사례별로 법원 판례가 나와 있어, 관련 보도를 할 때 기자들이 자신에게 어떤 문제가 발생할 수 있는지를 즉각적으로 알 수 있게 만들어져 있어 이해가 쉬웠다. ‘이렇게 잘 되어 있는 가이드라인을 기자들은 얼마나 알고 있을까?’라는 의문이 생긴 것은 어찌 보면 자연스러운 일이다.  연구를 시작할 때 막연히 생각했던 것보다 영상기자들의 초상권 침해에 대한 인식은 높았다. “언론중재위원으로 활동하면서 초상권에 대해 인식이 낮은 경우를 많이 봤고, 클릭수를 유도해 자극적인 영상을 내보내는 언론도 많은 상황임을 감안할 때 협회 기자들은 내가 생각했던 것보다 인식 수준이 높았다.”는 게 심 교수의 평가다. 다만 심 교수는 “나이가 많을수록 경험이 많아 초상권 침해 인식이 높을 줄 알았는데, 10년차 미만 기자들의 인식 수준이 더 높았다.”며 “요즘 사람들은 초상권이나 인격권에 대한 인식과 보호받겠다는 의지가 있는데, 선배 세대가 그런 정서를 잘 모르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고 분석했다. 영상보도 가이드라인이 ‘영상기자상’ 심사에 적용되면서 가이드라인은 영상 저널리즘의 질을 끌어올리는 데도 큰 몫을 했다.  심 교수는 “처음 심사를 맡았을 때와 최근의 작품을 비교해 보면 영상의 퀄리티, 영상기자들이 사회적 이슈를 담는 영상 문법이 좋아졌다.”며 “‘영상기자상’의 목적이 영상의 품질과 수준을 높이는 것, 좋은 작품을 많이 만들어주기를 원하는 것이라면 지난 4년 동안 그 목적을 200% 달성했다고 본다.”고 밝혔다. 특히 그는 지난 2020년과 2021년 한국영상기자상 대상 수상작이 지역 언론 작품임을 들어 지역 언론의 성장과 힘, 중요성을 거듭 강조했다.우크라이나전쟁, 10.29참사보도 등에서 좀 더 깊이 있는 영상보도 아쉬워- 영상기자 스스로 핵심을 꿰뚫고 카메라에 본질을 담으려는 노력해야 하지만 아무리 훌륭한 가이드라인이라도 지속적인 교육 없이는 초상권 침해를 예방하는데 한계가 있다는 게 심 교수의 생각이다. 심 교수는 “초상권 침해는 영상기자들이 잘 몰라서 발생하는 경우가 많은데, 영상 시대를 맞아 초상권 침해 소지도 커진 만큼 영상기자들에 대해 취재 윤리와 초상권, 인권 보호에 대한 반복적 교육이 필수”라며 “협회가 회원과 비회원을 구분하지 않고 연수 사업으로 꾸준히 교육하는 게 가장 좋다고 본다.”고 강조했다.  이번 논문에서 심 교수는 재난보도에 있어서 초상권 침해에 대한 기자들의 인식이 가이드라인과 차이가 컸던 부분에 주목했다.심 교수는 “그림이 되니까 재난 현장의 참혹한 현장과 사람들을 보여주는 부분에 대해서는 기자들이 감수성을 높여야 한다고 생각한다.”면서도 “지금의 가이드라인으로 재난의 심각성을 충분히 알리는 언론의 공적 기능을 수행할 수 있는지, 언론과 비언론의 경계가 희미해진 상황에서 언론이 어디까지 책임감 있는 목소리를 낼 수 있을지 등에 대해 다시 한 번 논의하고 사회적 합의를 도출해야 하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든다.”고 털어놨다.  심 교수는 “앞으로 비슷한 연구가 있을 때 내 논문이 바탕이 되어 비교할 수 있는 기초를 만들었다는 데 의의가 있다.”며 “우리나라에 영상기자를 대상으로 한 조사가 거의 없는데, 협회랑 인연을 맺고 많은 분들이 참여해 주셔서 좋은 결과를 낼 수 있게 되어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한편, 심 교수는 4년 동안 이달의 영상기자상 심사위원으로 활동한 소회도 밝혔다. 특히 미얀마 사태, 우크라이나 전쟁, 이태원 참사 등 우리 역사에서 큰 의미를 차지하는 사건들과 관련해 좀 더 깊이 있는 영상보도가 없었던 점에 아쉬움을 토로했다.  이태원 참사와 관련해 참사당시를 심도있게 취재한 출품작이 한 편도 없었던 것과 관련해서는 “영상은 기록인데 어떻게 이럴 수 있는지, 정말 속상했고 심사위원들끼리 고민도 많았다.”며 “이 부분은 영상기자들이 반성해야 한다.”고 꼬집기도 했다. 그럼에도 심 교수는 영상이 힘과 영상기자의 중요성을 거듭 강조했다. 심 교수는 “복잡하고 파편화된 사회에서 한 컷으로 진실을 보여줄 수 있는 영상이 가진 힘을 생각하면 앞으로 영상기자들이 우리 사회의 변화를 주도해 나가는 중심이 될 것이고, 그러기 위해 교육이 더욱 중요해졌다.”며 “저널리즘에서 영상기자의 역할이 중요해진 지금, 영상기자 스스로 핵심을 꿰뚫고 카메라에 본질을 담으려는 노력을 해 달라.”고 당부했다.안경숙 기자 (cat1006@naver.com)
    2023-03-03
  • [현장에서] ‘세계적 보편성’ 인정받은 ‘세계의 지역성’ …‘ATF2022’와 다큐멘터리 ...
    [현장에서] ‘세계적 보편성’ 인정받은 ‘세계의 지역성’…‘ATF2022’와 다큐멘터리 ‘화엄(華嚴)’ 지난 2021년 한국영상기자상 멀티보도부문 수상작 안동MBC 임유주 기자의 ‘화엄’이 대만 Daii TV에 방송이 확정되었다. 또한, 태국, 이스라엘, 남아공에서도 수입의향서가 제출되어 ‘화엄’의 해외방송가능성도 커졌다. 안동MBC다큐멘터리 ‘화엄’의 해외진출은 해마다 싱가폴에서 개최되는 ‘ATF(아시아TV포럼)’의 콘텐츠마켓에 참가해 이룬 쾌거이다. 영상기자들의 다양한 콘텐츠제작이 활기차게 진행되는 요즘, 프로그램을 직접 기획, 촬영, 연출한 안동MBC 임유주 영상기자의 ATF도전기와 프로그램 판매의 성과는 많은 회원들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 이에 임유주 회원의 ATF 참가와 해외프로그램판매의 경험들을 회원들과 공유한다.(편집자)  28년 동안 취재나 보도특집 등과 같은 제작 현장에서만 있었던 필자에게 작년 12월 6일에서 9일까지 싱가폴에서 개최된 ‘ATF2022(아시아TV포럼)’ 참여는 놀라움을 넘어 충격이었다.  지금까지 제작자의 관점에서 지역의 시청자, 또는 이를 넘어 국내 시청자들을 대상으로 공급자의 문법에 맞추어서 TV콘텐츠를 바라보던 기존의 관점을 완전하게 바꾸어 놓은 계기가 되었기 때문이다.  ATF는 아시아에서 제작된 다양한 TV콘텐츠를 공유하고, 이를 말 그대로 ‘거래’하는 현장이다. 국내 TV 제작자들은 국내에서 제작된 TV콘텐츠를 한국이 아닌 다른 나라에서 방송할 수 있도록 판매하고, 국내 바이어들은 외국에서 제작된 TV콘텐츠를 한국에서 방송하기 위해 구입하는 전형적인 시장이다. 이 시장에서의 문법은 다른 나라에서 제작된 콘텐츠가 그 나라가 아닌 다른 나라에서 판매될 수 있을지에 대한 판단이며, 이를 위해서는 다른 문화권에서 제작된 이질성과 그 속에서 서로 공유될 수 있는 동질성이 동시에 작용되고 있다.  다른 문화권이 주는 이질성은 이미 각기 다른 나라에서 제작된 콘텐츠를 통해 확보되었다.  따라서 ATF에서의 가장 핵심은 다른 나라에서 제작된 콘텐츠가 그 나라 국민들에게도 공감을 얻을 수 있는 동질성이 있는가의 여부이며, 이는 특정 콘텐츠가 가진 글로벌 스탠다드와 지역을 넘어서는 인류 동질의 가치를 얼마나 잘 표현하고 있는가에서 드러난다. 이 시장에서는 각 콘텐츠 제작자들의 고민의 범위와 한계를 분명히 읽을 수 있는 동시에, 우리의 고민이 지향해야 할 방향을 보여주기도 한다.  특히 이번에 ATF에서 필자가 느낀 것은 이 속에서 작용되고 있는 글로컬리즘(글로벌과 로컬의 합성어)이다. 각 나라에서 TV콘텐츠 제작자는 그 지역, 혹은 그 나라가 가진 지역성에 집중한다. 단 며칠의 기간, 어느 특정 시기에 집중하기도 하고, 특정 인물이나 사건에 초점을 맞추기도 한다. 그런데 이렇게 어느 특정 지역의 이야기에 맞추어진 작품에 대만의 바이어가 관심을 갖기 시작하고 태국, 이스라엘, 남아공 바이어도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 그들의 관심은 1500년 전 한국의 ‘의상’이라는 학자가 펼친 ‘화엄(華嚴)’에 대한 이야기였다. 좀 더 엄밀히 말하면, 의상을 통해 드러내려 했던 화엄의 세계관과 새로운 세상을 꿈꾸는 위대한 그의 철학이 갖는 세계적 보편성이었다. 그래서 이곳에서 최고의 지역성은 최고의 세계성이 되었다.  1500년 전 한류를 이끈 위대한 철학자의 이야기는 그곳에서 세계 시장이 요청하는 콘텐츠가 되었다. 당나라 출신 유학파들인 불교의 의상과 유교의 최치원, 도교의 김가기의 이야기이다. 그들은 당대 최고의 종교인이나 철학자들과 교류하면서, 지금 동아시아를 형성하는 데 중요한 사상적 기반을 놓았다. 그들은 ‘현상에 존재하는 모든 것이 서로 의존하고 관계지어 있다’는 화엄의 가르침에 충실해서 이것이 실현되는 새로운 세상을 꿈꾸었다. 이들을 통해 어떠한 일에도 걸림이 없는 하나로 통하는 세계를 꿈꾸었고, 이를 실현하기 위해 그들이 처한 각각의 상황에서 최선을 다했다. 작년에 제작된 ‘화엄(華嚴)’ 다큐멘터리가 주목한 이야기이다. 지역의 특수한 이야기를 넘어, 다큐멘터리 ‘화엄’은 대만Daii TV에 방송이 확정되었다. 더불어 태국, 이스라엘, 남아공에서도 수입의향서를 받았다. 이제 화엄은 우리의 이야기가 아니라 세계의 이야기가 되었다. 더불어 영상기자가 혼자서 기획, 촬영, 편집을 진행한 다큐멘터리가 해외로 수출된 최초의 사례이기도 했다. 그렇게 우리의 이야기와 지역사의 어쩔 수 없는 제작 환경이 새로운 이야기와 새로운 사례가 되어 세계와 함께 하게 된 것이다. 화엄의 세계화는 우리 지역의 이야기가 갖는 세계적 가치와 한국의 영상기자들이 보유한 세계적 수준의 노하우를 함께 공유하게 된 어쩌면 새로운 시작일지도 모르겠다.안동MBC 임유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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