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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8회 이달의 영상기자상 뉴스특종 단독 보도부문 - MBN 배병민 <차 두고 오지 못할망정...시민들 자리까지 차지>

관리자 2026-07-14 조회수 20

MBN 배병민

<차 두고 오지 못할망정...시민들 자리까지 차지>


벌어지는 일을 담아 내는 일

 


 

 벌어지고 있는 일을 담아내는 일은 어렵지만 때론 영상기자가 해내야 하는 일이라 생각합니다지난 겨울밤 매서운 추위에도 우리는 계엄의 현장으로 달려갔고 이른 새벽 현직 대통령 체포영장 집행이 있던 날 망원카메라를 메고 한남동 언덕 위를 향했습니다비공개였던 재판도 힘을 모아 공개로 바꿔냈었죠

역사를 담아내는 일을 함께해 온 동료들이 있었기에 저 역시 힘을 냈나 봅니다거창한 현장은 아니지만 확실한 증거를 담고 사소한 변화라도 이끌어 낸다면 이 또한 보람찬 일입니다.

 

 기자가 된지 15년이 지났습니다어느덧 쉬엄쉬엄 하라는 얘기가 익숙해졌고 세팅 된 현장만 하기를 바라고 있는 것은 아닌지 스스로를 돌이켜 봅니다

우리가 해야 할 일을 다른 직군에 넘기면 몸은 편합니다하지만 그것은 결국은 우리 직군에게 돌아오는 칼이 됩니다출입처와 현장에서 주도적으로 일을 하는 선후배들을 겪었습니다그런 모습들을 보면서 매너리즘에 빠진 스스로를 뒤돌아봤습니다

 

 인천시청과 교육청 공무원의 주차 품앗이가 있다는 건 시청을 출입한 지 얼마 안 된 시점에 인지했습니다전쟁의 여파로 정부에서 기름을 절약하기 위해 2부제 까지 검토하고 있는 마당에 시공무원은 교육청에교육청공무원은 시청에 몰래 차를 가져 오는 행태는 변함이 없었고 이를 개탄하는 취재기자와 함께 제작을 결심했습니다

 평소보다 아침 일찍 민원실 옥상으로 향했고 턱이 높은 옥상이라 아래가 제대로 안보 난감하기도 했습니다오래된 드론의 연식과 배터리 상태를 걱정했고 소리가 너무 커 소문나면 어쩌나 고민했습니다몰카를 찍다 들켜서 망신당하면 어쩌나 하는 걱정도 들었습니다경내에서 떡하니 ENG를 들고 서 있다 보니 대변인공보관들과 어색한 만남을 갖기도 했습니다

 혼자였으면 좋을 영상을 담지 못했을 겁니다취재기자오디오맨운전기사 까지 한마음이어서 뷰파인더에 집중 할 수 있었습니다더불어 입체적으로 현장을 보여주기 위해 노력했습니다위치풀을 진행하듯이 옥상 한명지상 한명내부 한명나누고 싶은 마음이 굴뚝이었지만 그럴 수 없어 날짜를 늘려 반복해서 취재를 했습니다

 마지막 날은 생각보다 얌체 주차를 하고 넘어가는 공직자가 없어서 당황하기도 했습니다기자가 붙으면 당황하며 답변을 피하는게 보통이었는데 다행히 출근시간 종료 막바지에 한분이 원하는 싱크를 해줬습니다. “시청에서도 넘어오고교육청에서도 넘어간다.” 이 싱크가 없었다면 기사가 나가지 못했을 수도 있습니다

 

 CCTV와 제공영상의 홍수 속에서 마땅히 해야 하는 일도 소홀히 하는 게 아닌지 돌이켜 봅니다임팩트 있는 순간은 내가 아닌 다른 누군가가 찍어준다는 인식이 커지고 이런 제작 방식이 관습화 되다보면 어느덧 영상기자들은 스탠딩이나 하고 사건이 남기고간 흔적들만 담는 직군이 되는데 그칠 겁니다실제로 지난해 김건희 여사가 휠체어를 타고 아산병원을 나서는 모습을외부에 있던 풀단은 못 담고 내부에 있던 취재기자가 핸드폰으로 담는 일이 있기도 했습니다.

 눈앞에서 벌어지는 역사적인 사건들을 생생한 영상으로 담아내고 취재를 통해 알아낸 부조리한 현장의 증거들을 꼼꼼히 기록하는 것이 더욱 요구 되는 시기입니다이번 수상을 채찍이라 생각하고 초심으로 돌아가 현장에서 한 걸음 더 움직이기 위해 노력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