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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여정 음성 삭제’, 청와대 vs 기자단 충돌로 비화

통일부 “질의응답 과정에서 생긴 오해…최대한 직접 취재할 수 있도록 할 것”
 

 

(사진1) 김여정.jpg

▲ 지난 12일 오후 판문점 북측 통일각에서 김여정 북한 노동당 선전선동부 제1부부장이 고(故) 이희호 여사 별세에 대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조의문과 조화를 남측에 전달했다(MBC화면 캡처).

 

(사진2) 김여정.jpg

▲ 김여정 북한 노동당 선전선동부 제1부부장이 박지원 김대중 평화센터 부이사장과 만나 인사하고 있다(MBC화면 캡처).

 

 통일부가 김여정 북한 노동당 제1부부장의 조의문 전달 영상을 묵음 처리한 일이 엉뚱하게 청와대와 통일부 기자단의 충돌로 비화됐다.

 

 통일부는 지난 12일 고 이희호 여사 서거와 관련해 김 부부장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명의의 조화와 조전을 우리 쪽에 전달한 상황을 녹화하면서 영상을 묵음 처리했다. 통일부가 취재진에게 제공한 영상을 보면, 김 부부장이 판문점 북측 지역인 통일각에서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 등과 만나 조화를 전달하고 대화를 나누는 1분 47초 동안 어떠한 소리도 나오지 않는다. 앞서 통일부 기자단은 지난 해에도 통일부가 제공한 남북 행사 영상이 묵음 처리되거나 일부 인사의 발언이 편집된 점을 들어 ‘묵음 처리를 하지 말아 줄 것’을 통일부에 요청한 상태였다.

 

 하지만 음성을 포함한 영상을 제공하도록 노력하겠다는 통일부의 약속은 지켜지지 않았다. 특히 이번 묵음 처리가 북측의 요청이 있었던 게 아니라는 사실이 확인되면서 일부 언론은 ‘과도한 북한 눈 치보기’라며 통일부를 비판했다.

 

 통일부를 출입하는 한 기자는 “통일부에서 제공하는 영상은 무음으로 처리해서 주는 게 있는데, 대변인이 새로 온 지 얼마 되지 않아 이 사실을 모르고 기자들과 협의하면서 착오가 생긴 것 같다.”며 “대변인이 이 부분에 대해 사과했고, 앞으로 잘 대처하겠다고 해서 이해하고 넘어갔다.”고 밝혔다.

 

 문제는 통일부의 ‘유감 표명’을 청와대가 사실상 ‘번복’하면서 커졌다. 청와대 고위 당국자가 14일 ‘묵음 영상’에 대한 취재진의 질문에 “저희들(정부)이 북측 판문점 지역에 전속(촬영인력)이 들어가서 촬영을 하기로 결정하고 그것을 배포했으면 되는 부분이었다.”면서 “그것이 통일부 출입기자단과 협의할 대상은 아니었다.”고 밝히고 나선 것이다.

 

 이에 통일부에 출입하는 51개사 가운데 44개 언론사 소속 기자들은 지난 17일 성명을 내어 “(청와대 고위 관계자의 발언은) 통일부와 기자단이 사전 협의해 온 신뢰·협력 관계를 무시하는 무책임한 언급이라고밖에 볼 수 없다”고 반발했다.

 

 기자단은 “현실적 이유로 남북관계 사안에 대해 종종 정부 전속 인력이 촬영한 사진과 영상을 제공”받아 왔고, “경우에 따라 정부가 제공하는 영상에 음성·음향이 삭제되는 것에 대해서도 불만스럽지만 남북관계의 특수성과 공익 등을 고려해 수용해왔다”면 서 “다만 이때 통일부와 기자단은 통상적으로 사전 협의를 거친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기자들은 이번 사안을 두고 현장 취재가 가능했다면 이런 논란은 벌어지지 않았을 거라며, 직접 취재를 늘려야 한다고 말한다.

 

 한 통일부 출입 기자는 “취재진이 직접 가서 현장을 취재하면 그 자리에서 어떤 얘기가 나왔는지에 대한 추측 기사도 나오지 않을 것이고, 제대로 된 내용을 보도할 수 있을 것”이라며 “언론도 역사의 기록자인데, 직접 취재를 제한하니 이런 문제가 생기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에 대해 통일부 이상민 대변인은 “직접 취재가 원칙인데, 이번엔 장소가 북측 지역이었던 데다 당일날 통보를 받다 보니 (여러 여건상) 취재가 어려웠다.”며 “앞으로 국민의 알 권리 차원에서 최대한 직접 취재가 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이 대변인은 이어 기자단과 청와대 고위 당국자 간 논란에 대해 “질의응답이 오가는 과정에서 ‘취지’와 ‘진의’ 사이에 오해가 있었던 것 같다.”며 “남북 간 행사나 회담이 있을 때마다 기자단과 협의를 하고 있고, 앞으로도 직접 취재 지원이나 영상 제공 부분에 대해 기자단과 긴밀하게 협의해 가겠다.”고 강조했다.

 

 

안경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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