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회 수 469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인쇄 첨부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인쇄 첨부

클라우드시대의 영상기자

 

 

 보도영상 관련 기술은 계속 발전해왔다. 화질은 SD에서 HD로, 기록 매체는 테이프에서 메모리로 진화했다. 이러한 변화는 영상취재 방식에도 영향을 미쳤지만 영상기자의 역할까지 바꾼 것은 아니다. 하지만 MNG는 기존의 위성 장비를 뛰어넘는 현장 접근성과 신속성으로 영상기자 업무를 확장했다. 현장 중계와 기자 연결의 영역에 이르기까지. 영상기자에게 MNG는 가장 큰 변화를 가져온 기술이다.

 

 또 어떤 기술이 미래의 영상취재 모습을 바꿔 놓을 지 예측해 본다면 클라우드가 아닐까 싶다. 클라우드는 구름 속에 가려진 마법주머니라고 볼 수 있다. 그 안에 뭐가 들어 있는지는 몰라도 필요한 것이 있다면 그 구름 속에 손을 넣어 빼 쓰면 된다. 실제로 가장 큰 클라우드 서비스 중 하나인 아마존 클라우드 서비스(AWS : Amazon Web Service)는 상상할 수 있는 거의 모든 IT 솔루션을 제공한다.

 

 보도영상 기술로 좁혀 보면, 취재 현장의 모든 카메라는 클라우드를 통해 실시간 모니터링과 제어가 가능하다. 클라우드와 연결되는 대상은 단지 영상뿐만 아니라 위치, 시간, 렌즈, 배터리 상태 등의 카메라에 내장된 센서가 쏟아내는 모든 데이터를 포괄한다. 이미 ENG카메라는 아직 낮은 수준이긴 하지만 클라우드와 연동 기능이 내장되어 있다. 내가 현재 사용하는 파나소닉 AJ-PX800G 모델만 해도 전용 LTE 동글을 삽입하면 카메라의 모니터링과 원격 조정이 가능하다.(물론 제대로 된 클라우드 서비스는 제조사 사정으로 여전히 어려운 실정이다.) 심지어 TVU 서버와도 TVU 송신기 없이 직접 연결할 수 있다. 네트워크 본딩 기술이 없어 실제 사용은 힘들겠지만 급한 경우 6Mbps 이상의 속도가 나오는 인터넷 선이 있다면 시도해 볼 수 있는 기술이다.

 

 ENG 메이커의 특수성 때문인지는 몰라도, 소니나 파나소닉보다도 MNG 제조업체가 보도영상의 클라우드 기술을 빠른 속도로 발전시키고 있다. 특별히 주목할 기술은 TVU 그리드 서비스이다. 아마존 AWS 클라우드 기반의 영상 공유 서비스로 이미 각사에서 AP, CNN, ABC 등 외신의 수신에 사용되고 있다. 영상의 단순 분배는 TVU 그리드 서비스의 아주 작은 부분일 뿐이다. 이 서비스의 핵심은 TVU 백팩 혹은 스마트폰 어플인 TVU Anywhere 등에 연결된 영상을 전 세계 모든 방송사에 배포할 수 있다는 점이다.

 

 이란의 이라크 내 미군기지 미사일 공격 당시를 가정해 보자. 클라우드 서비스에 현장 영상이 검색되는데 이 영상을 실시간으로 사용하지 않을 방송사가 있을까?

 

 보도영상의 클라우드화는 유튜브 라이브와는 분명히 결이 다른 기술이다. TVU 그리드에 영상을 올리는 영상 제작자는 다수의 일반인이 아닌 방송사에 영상을 배포하려는 분명한 목적을 가지고 있다. TVU 그리드에 떠 있는 영상의 종착지는 스마트폰 화면이 아니라 전 세계 방송사 신호 분배실의 SDI 출력 단자이다. 여기까지는 그저 기술의 문제이다. TVU 그리드에서 중요한 현장의 라이브 영상을 클릭했더니 결제창이 뜨는 시점부터는 직종의 생태계, 보도영상 시장의 문제가 된다. (TVU社 에서도 차후 과금 체계를 구축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미 미국에는 특종 영상을 전문적으로 촬영해 방송국에 판매하는 일명‘ 나이트 크롤러’와 같은 직업이 존재한다. TVU그리드와 같은 보도영상 클라우드 시스템이 과금 체계와 결합된다면 갈수록 그 진입 장벽이 낮아지고 있는 영상제작기술의 흐름과 맞물려 보도영상과 관련한 새로운 시장이 열릴 것이다. 일반인도 영상기자도 아닌 프로 같은 아마추어들이 클라우드를 통해 보도영상의 한 역할을 할 것이다.

 

 이쯤 되면 클라우드 시대에영상기자만의 가치와 역할을 고민해야 하지 않을까? 역사를 기록하고 공신력 있는 영상을 만든다는 기본 그 이상의 가치 설정이 필요한 때다.

 

 

이우진 / MBN    (사진) MBN이우진 증명사진.jpg

 


  1. 국민의 알권리, 사생활 보호받을 시민의 권리

    국민의 알권리, 사생활 보호받을 시민의 권리 ▲ 당시 연합뉴스에 보도된 화면 갈무리 (초상권 보호를 위해 모자이크 수정) 지난 1월 31일, 연합뉴스는 충북 진천의 국가공무원인재개발원에서 격리 생활하고 있는 교민들 사진을 여러 장 취재해 보도했다. 교민...
    Date2020.05.07 Views638
    Read More
  2. [줌인] 포비아와 왜(倭)신

    포비아와 왜(倭)신 국내에서 처음 코로나19 확진자 및 사망자가 한두 명씩 나올 때까지만 해도 코로나19는 자기 진면목을 온전히 보여주지 않았다. 당시엔 그 누구도 코로나19가 이렇게까지 파괴적일지 알지 못했다. 코로나19 감염병 발생 초기, 국내 언론은 ...
    Date2020.05.07 Views319
    Read More
  3. 우리 삶과 닮아 있는 정치

    우리 삶과 닮아 있는 정치 사전투표장에 갔다. 한 시간 일찍 도착해 선거관리위원회 직원, 정의당 대변인과 취재 동선 등에 대해서 논의했다. 정의당 심상정 대표가 투표하러 투표장에 오려면 아직 30여 분의 시간이 남아 있었다. 26살인 오디오맨에게 시간 괜...
    Date2020.05.07 Views236
    Read More
  4. 한국 영화 100年史 속 봉준호, 그리고 김기영

    한국 영화 100年史 속 봉준호, 그리고 김기영 -잊혀진 씨네아스트 김기영- ▲ 사진(MBN뉴스 갈무리) ▲ 김기영 기획전 포스터(사진) 영화 기생충이 아카데미 최고상인 작품상과 칸 황금종려상을 동시에 석권했다. 영화 역사상 이 둘을 동시 석권한 작품은 1945년...
    Date2020.05.07 Views302
    Read More
  5. 영상기자의 아내로 사는 법

    영상기자의 아내로 사는 법 ▲ 카메라 뷰파인더를 보면서 취재에 몰두하는 SBS 영상취재팀 김태훈 기자<사진> 봄 방학을 외가에서 보내려 아이들과 친정으로 가던 도중 남편(SBS 영상취재팀 김태훈 기자)의 전화를 받았다. 전화를 잘하지 않는 그가 전화를 했다...
    Date2020.05.07 Views378
    Read More
  6. 스마트폰 맛집 투어

    스마트폰 맛집 투어 ▲ 맛집 음식 ‘오늘 점심은 무엇을 먹을까?’ 보통 직장인들이 하루 중 가장 많이 하는 고민 일 것이다. 하루하루 전국 방방곡곡을 누비는 우리들의 고민도 크게 다르지는 않다. '끼니 때우기’ 로 치자면 흔한 순댓국집이나 해장국집 등을 찾...
    Date2020.05.07 Views319
    Read More
  7. [줌인]

    [줌인] 봉준호 감독 영화 『기생충』이 아카데미 시상식장을 휩쓸었다. 아카데미 최고의 상인 작품상을 비롯해 감독상, 각본상, 국제영화상까지. 방탄소년단 센세이션에 이어 두 번째 문화적 쾌거, 영화 역사상 대약진이라 할 만하다. 봉준호 감독이 오스카 트...
    Date2020.03.12 Views274
    Read More
  8. 확진자의 동선, 취재진의 동선

    확진자의 동선, 취재진의 동선 ▲ 인천공항에서 마스크를 끼고 취재하고 있는 필자<사진> 대한민국에서 가장 광범위한 행동반경을 가지는 직업은 뭘까? 아마도 순위를 매긴다면 다섯 손가락 안에 영상기자가 포함되지 않을까? 종종 생각해 본다. 장소나 시간 제...
    Date2020.03.12 Views343
    Read More
  9. 클라우드시대의 영상기자

    클라우드시대의 영상기자 보도영상 관련 기술은 계속 발전해왔다. 화질은 SD에서 HD로, 기록 매체는 테이프에서 메모리로 진화했다. 이러한 변화는 영상취재 방식에도 영향을 미쳤지만 영상기자의 역할까지 바꾼 것은 아니다. 하지만 MNG는 기존의 위성 장비를...
    Date2020.03.11 Views469
    Read More
  10. 지역 영상기자의 '반전(反轉)' 적응기

    지역 영상기자의 '반전(反轉)' 적응기 ‘지역이라고 해서 만만히 볼 게 아니구나...’ 작년 이맘때쯤 처음 빛고을에 발을 딛고 난 후 1년 동안 머릿속에 늘 떠오르던 생각이다. KBS에 입사하기 전 서울에서 맞닥뜨리던 현장과 업무와 비교할...
    Date2020.03.11 Views289
    Read More
  11. 제주에서의 일 년, 어떻게 보내게 될까

    제주에서의 일 년, 어떻게 보내게 될까 ▲ 제주 월정리 해변에 취재하고 있는 필자 2016년 4월, 일주일 동안 제주를 돌아본 경험이 있다. 당시 제주공항에서 일하던 친구네 놀러 가서 사흘, 영화제가 열린다는 강정마을에서 이틀, 그리고 결혼 후 제주시 구좌읍...
    Date2020.03.11 Views329
    Read More
  12. 드라마는 감독의 작품인가

    드라마는 감독의 작품인가 1. “습관이 이상하게 들어 시나리오를 집이나 사무실이 아닌 카페나 커피숍에서 쓴다. 영화가 개봉할 때쯤에 가보면 그 커피숍이 망해서 없어졌다.” 2020년 미국 헐리우드비평가협회 시상식에서 각본상을 수상한 ‘...
    Date2020.03.11 Views303
    Read More
  13. 그들의 첫 번째 가이드라인과 두 번째 가이드라인

    그들의 첫 번째 가이드라인과 두 번째 가이드라인 ▲ 지난 11월 29일과 30일 이틀간 영종도 웨스턴그레이스호텔 세미나실에서 ‘영상보도 가이드라인’ 내용을 마지막 점검하고 있는 집필진<사진>. 2014년 1월에 개봉했던 ‘겨울왕국’이 ...
    Date2020.01.09 Views307
    Read More
  14. [줌인] 아듀 2019, 웰컴 2020!!

    아듀 2019, 웰컴 2020!! 2019년 한 해가 저물고 2020 새해가 왔습니다. 우주 만물이 저마다 한 살을 더 먹었습니다. 여러분들의 2020, 우리의 새해 전망은 어떻습니까? 새해엔 우리 사회에 어떤 일이 펼쳐질까요? 오래된 이야기지만 TV 뉴스는 한층 더 위기를 ...
    Date2020.01.09 Views289
    Read More
  15. 해외 사례로 ‘검찰 포토라인’ 철폐 톺아보기

    해외 사례로 ‘검찰 포토라인’ 철폐 톺아보기 검찰 뉴스의 익숙한 공식이 깨지고 있다. 법무부 훈령으로 검찰에 소환되는 피의자 소환을 비공개로 전환하면서 더 이상 포토라인에 선 피의자의 모습을 뉴스에서 찾아볼 수 없게 됐다. 얼마 전까지 당...
    Date2020.01.09 Views335
    Read More
  16. 영상기자가 가져온 내 삶의 변화

    영상기자가 가져온 내 삶의 변화 사람은 한 치 앞일도 알 수가 없다. 불과 작년만 해도 나는 아직 학생이었다. 그러다가 영상기자라는 직업 명사는 불현듯 내게 왔다. 영상기자가 된 후 세 번째 봄을 기다리고 있다. 모든 이에게는 저마다 인생 전환점이 있을 ...
    Date2020.01.09 Views416
    Read More
  17. ‘단순실수’가 단순하지 않은 이유

    ‘단순실수’가 단순하지 않은 이유 영상 데스킹, 케케묵은 이야기 최근 몇 개월 동안 KBS뉴스는 보도 영상에 관한 여러 가지 일들로 인해서 큰 홍역을 치렀다. 지난 7월, 일본 불매운동을 소개하는 뉴스에 특정 정당 로고가 노출되는 방송사고가 있...
    Date2020.01.08 Views326
    Read More
  18. 디지털 경험을 통해 새롭게 보이는 것들

    디지털 경험을 통해 새롭게 보이는 것들 현장에 도착해 뭘 어떻게 해야 할지 막막했던 경험, 누구에게 있을 것이다. 그럴 땐 현장에서 좀 떨어져 먼 곳에서 바라보는 것도 괜찮은 방법이다. 높은 곳에 올라가 위에서 아래를 내려다보는 것도 비슷한 원리로 도...
    Date2020.01.08 Views233
    Read More
  19. 트라우마를 경험한 취재원, 그리고 셀프케어

    트라우마를 경험한 취재원, 그리고 셀프케어 ▲ 필자가 지난 8월 27일 호주 멜버른 다트센터에서 방송기자연합회 연수 대상자 기자들에게 ‘트라우마를 경험한 지역사회 보도 사례’를 주제로 발표했다. 1979년 10월, 박정희 유신독재에 반대해 일어난 부마항쟁이...
    Date2020.01.08 Views251
    Read More
  20. 1년차 지역총국 영상기자의 반성

    1년차 지역총국 영상기자의 반성 8시 50분. 커피 한 잔과 함께 회사에 들어서며 하루가 시작됩니다. 9시 10분. 취재 일정이 나옵니다. 하루에 리포트 하나 정도를 제작하는 게 일반적입니다. 보통은 오전 10시쯤 시작해 3시경이면 현장 취재는 끝납니다. 취재...
    Date2020.01.08 Views393
    Read More
  21. 펭수는 왜 이렇게 인기가 많을까?

    펭수는 왜 이렇게 인기가 많을까? ▲ 자이언트 펭TV에 출연한 펭수 지난 10월 말, 우연히 EBS 프로그램 ‘자이언트 펭TV’에 출연했다. SBS 정복기라는 에피소드로 펭수가 스브스뉴스팀을 방문했을 때 (5초 정도?) 잠깐 출연 당한 것. 그 출연 후 주...
    Date2020.01.08 Views375
    Read More
Board Pagination Prev 1 2 3 4 5 6 7 8 9 10 11 Next
/ 11
CLOS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