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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3회 한국영상기자상 심사평

 

(사진) 이한상 심사위원장 .JPG

▲ 제33회 한국영상기자상 시상식에서 심사평을 발표하는 이한상 심사위원장(전 동아방송예술대 교수)

 

 

 한국영상기자상 심사위원회는 한 해 동안 보도된 출품작 가운데 본선에 올라온 25편 후보작 중 엄격한 심사 끝에 총 10편의 작품을 제33회 한국영상기자상 영예의 수상작으로 선정했습니다.

 

 수상작 중에는 최근 한국 사회의 잘못된 관행이 거센 변화의 압력에 직면하고 있고 공정한 사회, 인권이 중시되는 사회, 약자들의 고통에 귀를 기울이는 사회, 부패한 사회의 관행을 폭로하는 심층적으로 다룬 작품들입니다.

 

 수상작은 투철한 기자 본연의 역할을 훌륭히 수행하고 열정이 담긴 작품이라고 평가합니다.

 

 <뉴스부문>을 수상한 MBC <죽음의 택배 바뀐 게 없다>는 불법이 만연한 현장에서 촬영이 불가한 상황이지만 대부분 핸드폰 영상과 위장 카메라를 이용한 택배노동현장의 불법행위나 반인권적 행태를 고발한 공익성 보도물입니다. 영상기자가 일용직 근로자로 위장해 현장을 체험하면서 택배 노동자들이 겪는 고충의 실체를 파헤쳐 사회적 반향을 불러일으킨 점이 호응을 받았습니다.

 

 <지역뉴스부문>을 수상한 KBS제주 <추자도 석산의 비밀>는 제주 부속섬인 추자도 보전지역에서 공무원의 비호 아래 레미콘을 제조하고 건축 폐기물을 매립하는 등 환경파괴 현장을 고발했습니다. 이후 추자도내에 모든 공사가 당국으로부터 중지되고 석산의 레미콘 시설의 폐쇄뿐만 아니라 폐기물 처리와 원상복구 명령이 내려졌습니다. 그리고 제주시장의 공식 사과와 도의회의 행정 질타, 관련부서의 감사와 업체 및 관련자 고발, 경찰 조사 및 압수수색이 잇따르는 등 큰 파장을 낳았습니다. 지역 환경의 문제점을 지속적으로 추적해 원상복구가 이루어지도록 사회적으로 부각한 점이 호평을 받았습니다. 또 환경파괴의 심각성을 담기 위해 하늘과 지상, 수중에서 심층적으로 영상을 담는 데 노력한 점도 높은 평가를 받았습니다.

 

 <기획보도부문>을 수상한 MBC <논두렁 시계의 비밀>는 노무현 전 대통령의 논두렁 시계 파문이 미궁에 빠진 상황에서 의혹의 중심에 있었던 이인규 전 대검찰청 중수부장의 행방을 쫓아 미국 현지에서 ‘국정원 개입설’을 주장하는 사실을 인터뷰했습니다. 이것으로 검찰발 기사, 검찰의 피의사실 공표 문제와 검찰개혁이 급부상했습니다. 취재현장에서 영상기자가 능동적으로 대처하고 추적을 통해 사회 현안으로 결과물을 만들었다는 점이 호평을 받았습니다.

 

 <인권보도부문>을 수상한 KBS제주 <기다리다 죽는 사람들>은 중환자실을 기다리다가 죽음으로 내몰리는 의료체계와 실태를 고발했습니다. 이것은 비단 병원만의 문제가 아닙니다. 제주지역의 중환자실 부족의 구조적인 원인과 지역에 맞는 중증 응급의료 체계의 문제점을 국가와 지역사회가 함께 생각해야 할 문제임을 공론화시켰다는 점이 높은 평가를 받았습니다. 그리고 지역에 맞는 지역사회 문제 해결에 적극 개입한 점과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소재 선정도 돋보였습니다. 영상보도 가이드라인 준수를 위해 화면에 등장하는 모든 인물을 찾아 초상권 허락을 받는 등 모자이크 없이 생생한 영상을 전달하는 열정도 좋은 평가를 받았습니다.

 

 <문화보도부문>을 수상한 안동MBC <"최초의 한류, 최치원" 2부작>은 문장가이자 개혁가, 사상가였던 최치원이 저술한 ‘법장화상전’과 선묘 낭자가 일본 교토 고산사에서 ‘선묘대명신’이 된 사실을 최초로 공개했습니다. 천년이 지났음에도 여전히 주목받는 최치원의 21세기 가치와 사상의 배경의 깊이를 확인할 수 있었고 9세기 최고의 문장가인 최치원을 통해 우리 문화에 대한 자긍심을 고취시켰다는 점이 높은 점수를 받았습니다. 지역에서는 최치원에 대한 재조명에 나서기도 했습니다. 영상기자가 혼자 기획, 취재, 촬영, 편집, 연출을 하는 등 방송영역을 확대한 공로에 대해서도 높은 평가가 있었습니다.

 

 <공공보도부문>을 수상한 KBS제주 <환경영향평가 민낯을 파헤치다>는 제주 비자림로 도로공사의 환경영향평가 부실 의혹과 민ㆍ관ㆍ정의 유착과 비리와 공정과 정의가 작동하지 않는 사회 현실의 의혹을 파헤친 보도였습니다. 이후 환경영향평가 사업에 대한 정부의 실태조사와 국회에서는 환경영향평가 부실에 따른 처벌 대상 확대 법안을 발의하여 사회적 반향도 있었습니다. 현장과 회의록이 없는 상황에서 A4용지에 기록된 환경영향평가서 하나만으로 새로운 영상 언어를 만들고 기사 한 줄 없이도 창의적 사고의 영상 뉴스를 제작할 수 있었다는 점이 높은 평가를 받았습니다. 또 영상기자가 스튜디오에 출연해 영상기자로서의 제작기법과 환경영향평가제도의 부실함을 전달하고 영상 표현의 한계를 극복한 창의적 시도가 좋은 결과를 낳았습니다. 취재원 보호를 위해 <영상보도 가이드라인>과 윤리강령을 준수하는 데 노력한 점도 돋보였습니다.

 

 <국제보도부문>을 수상한 SBS <베트남-한국 불법비자 커넥션>은 베트남 불법 비자발급이 쉽고 간편하게 진행된다는 것을 포착하고 베트남 현지에서 취재팀이 직접 비자발급을 시도해 보고 양국에 걸쳐있는 브로커를 찾아 다양한 증언과 증거물을 담아내어 현장의 실태를 고발했다는 점이 높은 평가를 받았습니다.

 

 <멀티보도부문>를 수상한 MBC <고성산불-화마가 삼킨 삶의 터전>은 화마가 삼킨 폐차 공장에서 한 남자가 울먹이며 주저앉는 모습의 한 컷의 영상은 고성 산불이 안겨준 아픔과 시련을 그대로 전해준 영상의 힘이었습니다. 또 취재원을 찾아가서 인터뷰를 시도했고 초상권 보호에 대해서도 이해를 구하는 등 영상기자로서 책무를 다한 모습은 귀감이 되었다는 평가가 있었습니다.

 

 <영상기획부문>을 수상한 KBS대전은 <가로림만>은 갯벌의 다양한 가치와 문제점을 지적하고 해양생태관광에 대한 올바른 인식과 대안을 제시했습니다. 사계절의 변화 속에 담긴 갯벌환경과 긴 추적 끝에 국내 최초로 천연기념물 331호 해양보호생물인 점박이 물범을 포착하는 데 성공했습니다. 다양한 자연현상과 현실을 절제된 영상미로 잘 담아냈다는 평가가 있었습니다. 영상을 기획, 촬영, 편집, 연출 등 1인 다역을 소화하면서 영상기자의 의욕과 노력이 돋보인 작품으로서 새로운 각도에서 접근하고 내용도 좋다는 평을 받았습니다.

 

 <특별상>을 수상한 SBS <동물 국회>은 작년 4월 공수처법안, 선거개혁법안을 앞두고 영상기자가 의사당 의안 내부를 진입해서 9시간 걸친 여야 충돌장면을 단독으로 담았습니다. 현장에 있던 종편, 신문, 인터넷 매체들이 의안 진입조차하지 못한 단독 영상이었습니다. 2012년 국회 선진화법 통과 이후 7년 만에 일어난 국회의 물리적 충돌 상황에서 쇠지렛대 쟁탈전을 여과 없이 보여줌으로써 시청자들이 영상을 통해 그날의 상황을 알 수 있게 되었습니다. 이러한 단독 취재 영상은 국회 영상취재 풀(POOL) 단을 통해 각 사로 전달되어 사회적 반향이 컸습니다. 따라서 심사위원들은 영상기자가 의안에 9시간 갇혀 취재한 노력만큼은 높이 사야 한다는 데 대부분 동의하고 특별상을 주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의견이 있었습니다.

 

 심사는 심사규정에 따라 심사를 하였으며 영상보도 가이드라인과 언론윤리강령 준수를 엄격하게 적용했습니다. 몰카 영상을 사용하면서 음성변조를 하지 않았거나 자료화면을 사용하면서 고지하지 않아 사실을 왜곡한 사례가 지적되었습니다. 또 인서트 화면에 개인정보가 유출되는 사례도 지적되었고 모자이크 처리가 미흡한 사례 등은 심사에서 철저히 배제되었습니다.

 

 한 해 동안 좋은 작품들을 출품했음에도 경합에서 수상작에 진출하지 못하였거나 영상기자의 성과를 대표하는 대상작을 선정하지 못한 점에 대해서 안타깝게 생각합니다.

 

 나날이 진화해가는 미디어 환경 속에서 사회 곳곳에서 드러나는 문제의식에 맞서 영상기자라는 이름으로 도전해온 한 해였습니다. 그 노고에 감사와 박수를 보냅니다.

 

 

이한상 심사위원장 / 전 동아방송예술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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